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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오세요.

천재 배우가 마법을 숨김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이케요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1.07.30 20:36
최근연재일 :
2021.09.25 23:57
연재수 :
4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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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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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10
글자수 :
288,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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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16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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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글자
12쪽

까메오(1)

DUMMY

[극과 극의 윤해인, 첫 로코물 도전에 이미지 변신 성공!]

[단막극 <로맨스 패키지에 당첨됐습니다> 시청률 8%대로 성공적 출발!]

[달콤한 로맨스 연기로 시청자 사로잡은 윤해인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로맨스 패키지 당첨됐습니다> 1부 방영 후, 올라온 기사들은 대부분 호평일색이었다.

총 4부로 기획된 단막극인만큼 시원시원한 전개와 시청자들이 원하는 달콤한 연인들의 사랑이야기가 제대로 먹힌 것이다.

게다가 <로맨스가 알러지>의 김오영 작가 특유의 감성이 제대로 녹아들어 시청자들의 시린 옆구리를 제대로 간질간질하게 만들었다.

폭발적인 반응은 아니었지만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별로 어울리지 않을 거라 걱정했던 누리꾼들은 첫 회가 방송되고 나서부턴 두 배우의 케미가 제대로 살았다며 해우커플앓이에 정신을 차릴 수 없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시작이 좋네.”

“분당 최고 시청률은 9.2프로까지 찍었었데.”

“제대로 16부작으로 편성된 거였으면 10프로는 바로 넘겼을 텐데. 그 부분이 아쉽네.”

“그렇지. GBS쪽에서 판단을 잘못한 거지.”


GBS쪽에서도 버리는 카드로 여겼던 단막극이 예상 밖의 선전을 하자 아쉬움이 많을 터였다.

해인은 작품에 참여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김오영 작가님은 다음 작품은 안 하시려나?”

“아직 구상 단계일걸? 다음 작품도 로코물 생각 중이시라던데?”

“형이 어떻게 알아?”

“에이. 내가 누구냐. 어제 회식자리에서 슬쩍 물어봤지.”


역시 수완이 좋은 매니저는 뭐가 달라도 달랐다.


“어제 여쭤보니까 로패당이 속편이래.”

“속편?”

“어. 속편.”


해인은 오영의 기발함에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재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부연했다.


“사실 GBS에서 급하게 단막극 대본 요청했을 때 좀 실험적으로 쓰셨다고 하더라고.”

“자신의 대본이 공중파에서도 먹힐지 안 먹힐지?”

“그렇지. 단막극이니까 호흡이 그리 길지 않잖아. 그냥 생각나는 데로 다 때려 박으셨다고 하더라. 그냥 뭐 작가님이 상상하는 로맨스의 판타지를 다 집어넣었다고나 할까?”

“어쩐지. 촬영하는 내내 우울할 틈이 없더라니.”


1화에서도 각각의 커플은 떨어진 장면이 거의 없을 정도로 붙어서 나왔다.

마치 옆구리가 붙어있는 것 마냥.


“반응이 좋으면 진지하게 생각해보시겠다고 했는데 아마도 쓰시지 않을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출발이 좋다.

시청자들의 반응도 좋다.

시청자 게시판에 들어가 보면 네 커플의 서사에 대해 궁금해 하는 글도 심심찮게 보였다.

그럼 쓰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네 커플 다 나오게 쓰실까? 아님 네 커플 중 한 쌍만?”

“글쎄. 작가님 손에 달려있지 않을까?”

“그렇다고 한 커플만 쓰기엔 나머지 커플들이 아까운데.”


누가 출연할 지는 작가의 선택이었으니.

로패당에 나오는 커플은 총 네 쌍.

각각 이십대부터 오십대를 대표하는 커플들로 보여지는 사랑의 온도가 다 달랐다.

때문에 추측하기 어려운 것이다.


이십대는 열정적인 사랑을.

삼십대는 이성적인 사랑을.

사십대는 우정 같은 사랑을.

오십대는 가족 같은 사랑을 보여주니 다양한 연령층을 모두 아우르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다.


어느 커플의 서사를 그려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이는 직접 연기를 한 배우 입장에서 확신할 수 있었다.


“작가님이 큰 그림을 그리고 계셨구나.”

“배포가 크다고 해야 할까. 작가님께선 무려 GBS를 시험무대로 쓰신 거니까.”

“하고 싶다. 형.”

“하고 싶어? 아직 기획단계인데도?”

“응. 아직 안 나오면 뭐 어때. 김 작가님 머릿속에 이미 다 있을 텐데.”

“네가 이렇게 나올 줄 알고 김 작가님이랑 따로 미팅 약속 잡아 놨지.”


해인이 의왼데 하는 눈빛으로 재훈을 쳐다보며 말했다.


“형은 계획이 다 있구나?”


해인의 칭찬에 재훈이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이 바닥에서 살아남으려면 가장 중요한 게 뭔지 알아?”

“뭔데?”

“사람 보는 눈. 네 말대로 대본이 뭐가 필요하겠어. 김오영인데. 안 그래?”


해인이 배우로서 성장하는 만큼 재훈 또한 매니저로서 계속해서 나아가고 있었다.


*


김오영 작가는 얼마 전 작가들 모임에서 만나 언니 동생하게 된 작가의 집에 초대되어 가는 길이었다.

그녀는 으리으리한 주택을 보며 열정을 다지며 초인종을 눌렀다.

곧 집 주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오영이니?

“네! 언니 문 좀 열어주세요.”

-오냐.


문이 열리고 안으로 들어가자 넓진 않지만 안락한 잔디밭이 보였다.

햇살이 잘 드는 것이 이런 데서 글 쓰면 잘 나오겠단 생각부터 들었다.

현관문이 열리며 집주인이 오영을 맞이했다.


“오영아 어서와.”

“희정 언니!”


바로 초인대전의 나희정 작가의 집이었다.


“안 들어오고 거기서 뭐해.”

“여기서 글 쓰면 잘 나오겠다 뭐 그런 생각했어요.”

“누가 글쟁이 아니랄까봐. 들어가자. 언니가 커피 죽이게 내렸다는 거 아니겠니.”

“너무 기대되는데요?”


오영은 희정을 따라 집 안으로 들어갔다.

간단히 집 내부를 구경한 오영은 희정과 함께 가벼운 티타임을 즐기고 있었다.

두 사람 모두 드라마작가라는 공통분모가 있었고, 대화 주제는 당연히 드라마였다.


“그건 그렇고 드라마 재밌게 봤어. 해인일 완전 로맨틱한 남자로 만들어 놨더라?”

“저도 해인 씨가 잘 할 수 있을까 걱정하긴 했는데 의외로 잘 하더라고요. 로코가 처음인데도 어색해하지도 않고 상대배우랑 스킨십도 잘 하더라고요.”

“어머. 그래서 말인데 스킨십이면 어디까지 나오는 거야? 지우 씨랑 키스도 하니?”

“언니도 참. 당연한 걸 뭘 물어요.”

“꺅! 어떻게 어떻게. 너무 기대된다. 해인이가 초인대전 땐 여배우보단 혜성이랑 엮여가지고 통 그런 로맨틱한 걸 넣을 수가 있어야지. 이럴 줄 알았으면 나도 무리해서라도 한 장면 집어 넣는 건데. 아쉽다.”

“내가 그 소원 대신 풀어줄게요.”

“호호. 내가 이래서 드라마 작가 한다니까.”


두 사람의 공통분모는 드라마와 더불어 윤해인도 끼어있었으니, 대화의 흐름은 자연스레 해인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고, 오영은 그와 관련한 고민을 꺼내놓았다.


“그래서 언니. 미니 준비하려고 하는데.”“응. 얼른 말해봐. 고민이 뭔지.”

“사실 지금 방영되고 있는 게 속편 개념이거든요.”

“속편? 그럼 본편이 따로 있는 거야?”


오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어나갔다.


“언니도 봤다시피 네 커플 나오잖아요.”

“그렇지.”

“욕심 같아선 네 커플 다 써먹고 싶은데 여건상 그건 안 될 거 같고. 언니 생각엔 어느 커플이 괜찮을 거 같아요?”


매 커플, 역한 모두에게 애정이 있는 만큼 딱 하나만 고르기가 쉽지 않았다.

오영의 고민에 희정도 십분 이해하는 표정이다.

같은 작가란 처지에 어찌 캐릭터에 애정이 없을 수 있겠는가.

하지만 머리론 오영이 어떻게 해야 할지 이미 계산이 끝나 있었다.


“시청률을 원해 아니면 웰메이드 소리 듣고 싶어.”

“둘 다는 안 되겠죠?”

“둘 다 들을 수 있도록 영혼을 갈아 넣으면 되긴 하지.”

“만약 언니라면 어떻게 할 것 같아요?

“음... 나라면 말이지....”


만약 나라면 어떻게 할까.

희정은 진지하게 고민해보았다.

사실 답은 정해져있었다.

희정이 오영의 나이였을 땐 오로지 시청률만 보고 미친 듯이 글을 썼던 기억이 난다.

지금 그녀에겐 웰메이드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시청률이었다.

아무리 대본을 개떡같이 써도 시청률이 좋으면 필력이고 나발이고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들이 바로 방송국놈들이었다.


“네 나이대의 나라면 당연히 시청률을 택하지.”

“그럼 해인지우 커플이겠네요.”

“웰메이드라면 오광훈 임수련 선배님들 커플이지.”


그렇게 대답할 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오영이다.

물론 다른 커플들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인지도나 캐릭터들이 가지고 있는 힘이 약하단 건 아니었다.

다만 희정이 말한 배우들에 비해 파급력이 조금 덜 한 뿐이었다.

오영은 희정의 입에서도 뻔한 대답이 나오자 한숨이 절로 나왔다.

획기적이진 않더라도 뭔가 참신한 방법이 나오지 않을까 했었다.

그런 오영의 눈빛을 읽은 것인지 희정이 입을 열었다.


“왜. 너무 뻔한 대답이라서 실망했어?”

“실망보다는 답답해서 그렇죠.”

“그럼 내가 괜찮은 방법 있는데 좀 알려줄까?”

“정말요?”

“내 생각은 ·····················.”


희정의 말이 이어질수록 오영의 턱은 점점 벌어졌고, 종래에 이르러 결국 오영의 입에선 탄성이 흘러나왔다.


“와... 이게 말로만 듣던 짬바인가요. 언니 진짜 짱. 왜 시청률의 여왕이라 불리는지 알 것 같아요, 오늘 하늘 위에 또 다른 하늘이 있음을 깨닫네요.”


두 사람의 눈엔 보이지 않았지만, 희정의 어깨 위엔 도깨비가 열심히 그녀의 귓가에 속삭이고 있었다.


*


<저승차사의 비밀>의 촬영도 중반부에 이르렀다.

초인대전2는 마지막 2회만은 남겨두고 있었고, 단막극 로패당은 비록 시청률이 15퍼센트는 넘지 못했지만, 14.8퍼센트란 놀라운 성적으로 짧고 굵게 시청자들에게 행복감을 선사하며 막을 내렸다.

로패당의 후속작으론 전지상 주연의 현대를 배경으로 한 봉신연의가 방영되었다.

앞에서 로패당이 시청률 견인을 해준 덕분에 10퍼센트란 성적으로 순조롭게 출발했다.

퓨어가 없는 전지상의 연기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그 말은 전과의 차이가 있다는 소리였다.


“디테일이 무뎌졌어.”


퇴마를 하러다니는 전지상과 사실감 넘치는 CG와 만나 시너지를 일으켰다.

실제론 촬영하면서 앞에 괴물도 없을 텐데 고생을 많이 했겠다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그 미세한 차이가 의식하고 보지 않으면 알아보기 힘들었을 것이다.

2회까지 방영된 지금 마지막 시청률을 12.8퍼센트.

아마 별 일 아니면 시청률을 점점 오를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터져버렸다.


-와... 드라마 제목부터 봉신연의. 존X 이해가 안 가는데 왜 하필 중국 꺼 가져다가 쓰는 건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네.

-아마 돈으로 쳐발쳐발 했으니 전지상도 혹해서 들어간 거겠지.


문제는 배우의 연기도 드라마의 스토리도 아닌 PPL에서 터진 것이다.


-아니 하고 많은 PPL에서 그것도 버젓이 중국어로 쓰여 있는 비빔밥 뭐냐고.

└매국노 방송국 ㅅㄲ들. 우리 지상 오빠 이미지에 금가는 게 보인다.


그냥 다른 음식이었다면 대중들이 이리도 원성이 자자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필이면 비빔밥을 건든 것이다.

시청자들은 즉각적으로 들고 일어났다.

인터넷은 봉신연의 때리기에 나섰고, GBS 방송국은 급하게 PPL한 회사와 손절하며 선긋기에 나섰지만, 한번 인 불길은 쉽게 잠잠해지지 않았다.


봉신연의 촬영장의 분위기는 한번 논란이 있은 후 좀처럼 회복되는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다들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으로 PPL부터 논란이 될만한 모든 요소를 점검하고 또 점검했다.


봉신연의 담당 피디는 이 무거운 분위기를 타개할 만한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대중이 원하는 배우를 카메오로 세워야 겠다는 판단에 이르렀다.


‘요즘 누가 괜찮지?’


생각을 하던 중 리허설 중인 전지상을 보자 곧 이내 한 사람에게 다다랐다.

그렇게 마음을 굳힌 감독이 자리에서 일어나 전지상에게 다가가 말했다.


“선배님. 혹시 지인분 중에서 까메오로 나올만한 분 없을까요?”

“까메오요?”

“네. 뭔가 분위기를 반전시킬 게 필요한 때인 거 같아요. 계속 이렇게 가다간 죽도 밥도 안 될 것 가타요.”


감독이 진지하게 말하자 전지상이 물었다.


“혹시 생각해둔 배우 있어요?”


감독의 입에서 튀어나온 이름을 듣고 전지상이 미간을 굳혔다.


“윤해인 어때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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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제주도에서(4) +7 21.09.02 3,070 84 12쪽
31 제주도에서(3) +6 21.09.01 3,054 91 12쪽
30 제주도에서(2) +6 21.08.31 3,171 87 11쪽
29 제주도에서(1) +8 21.08.28 3,395 85 12쪽
28 일성기획(3) +5 21.08.28 3,294 8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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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일성기획(1) +6 21.08.24 3,539 94 12쪽
25 서교동 연금술사(2) +6 21.08.24 3,300 87 12쪽
24 서교동 연금술사(1) +5 21.08.23 3,448 94 13쪽
23 첫 리딩(2) +6 21.08.22 3,538 102 13쪽
22 첫 리딩(1) +4 21.08.21 3,715 113 13쪽
21 나른한 오후에서의 만남(2) +5 21.08.20 3,790 10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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