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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dyHwang 님의 서재입니다.

브라잇 동맹 1권 딥언더니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완결

CindyHwang
작품등록일 :
2016.05.31 17:26
최근연재일 :
2017.07.07 15:32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10,985
추천수 :
60
글자수 :
145,374

작성
17.05.12 10:39
조회
122
추천
1
글자
7쪽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2

DUMMY

반나절이 지나 구름이 뭉실뭉실 피어오르더니 하늘이 점차 깜깜해졌다. 빗방울이 툭툭 떨어지고 곧 비를 퍼붓기 시작했다. 양탄자가 젖어들자 비행 속도는 점점 느려졌다. 게다가 세게 내리치는 비로 인해 눈조차 뜨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더이상 날아가기 힘들다고 판단한 이안은 두리번거리며 아래 숲을 뒤지기 시작했다. 때마침 그들 밑으로 조그만 통나무 오두막이 보였다. 아무도 살지 않는 듯 창문과 문이 떨어져 나가고 한쪽 벽이 약간 무너져 내렸지만 지붕은 그럭저럭 유지되고 있어 비를 피하는데 큰 무리는 없어 보였다.


그들은 땅에 발이 닿자마자 양탄자를 머리 위로 치켜든 채 급히 오두막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런데 그곳엔 이미 먼저 온 임자가 있었다.


“확~”


짙은 어둠 속에서 성냥불이 켜지며 난쟁이의 얼굴과 실내를 동시에 비추었다. 난쟁이는 굉장히 놀랐는지 크게 치켜뜬 눈과 주먹코를, 손에 든 성냥불과 함께 앞으로 쑥 내밀어 어린 침입자들을 관찰하였다. 해로운 자들이 아니라는 걸 알고, 그는 앞에 모아둔 나무판자와 종이뭉치 위로 성냥을 툭 떨어트려 불을 지피었다.


오두막 안에 어색한 분위기가 흘렀다. 입구에 서 있던 수진이 먼저 용기를 내어 그에게 말을 걸었다.


“안녕하세요. 비를 피하러 들어왔는데 잠시 이곳에 같이 있어도 될까요?”


“당연하지. 어서 들어오렴. 여기 불 곁으로 오렴.”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그가 옆자리를 손으로 가리켰다. 성큼 다가가 옆에 앉는 그녀와 달리 이안은 쭈뼛쭈뼛한 태도로 좀 떨어져 앉았다. 그는 다시 일어나 흠뻑 젖은 양탄자를 펼쳐 벽에 기대어 세워놓았다. 그는 난쟁이를 한번 흘겨본 후 그녀 옆에 놓인 빨간 핸드백 곁으로 머뭇거리며 다가와 앉았다.


비는 수그러들 기미가 없어 보였다. 장작불은 타닥타닥 타들어갔다. 난쟁이는 일어나 무너진 벽 쪽으로 가더니 바닥에 뒹굴고 있는 통나무 판자 여러 개를 주워왔다. 불 위에 그것들을 차근차근 쌓았다. 새로 넣은 장작에 불이 옮겨 붙으며 오두막 안은 금세 환해졌다.


비로 인해 축축했던 실내 공기가 따듯이 마를 때쯤, 그는 먼저 입을 열어 그들 사이에 흐르던 불편한 침묵을 깨뜨렸다.


“나는 미할 캐이브 란다. 보다시피 '딥언더니아'에서 왔지. 주문받은 물건이 있어서 ‘스위티니아’로 배달 가는 중이란다.”


“저는 황수진이에요. 이런 우연이 다 있나요? 저희는 딥언더니아로 가는 중이거든요.”

“오호, 그러니? 무슨 일로 가는 거니?”


이안이 바지 주머니에서 접힌 종이를 꺼내 그녀에게 주었다. 그녀가 미할에게 건네주었다. 그는 그것을 펼쳐보고 미소를 지었는데 뭔가 애틋한 표정이 물씬 묻어 나왔다.


“아하, 잘 알고 있지. 딥언더니아에서 여태껏 한 번도 개최한 적이 없었는데 이번이 처음이라지? 집에서 떠날 때 아들 녀석이 이것에 대해 얼마나 말을 많이 하던지. 아마 캠프에 가고 싶어서 그랬겠지. 하지만···(그는 말을 멈추고 종이 아래쪽을 뚫어져라 주시했다.) 여기 적혀있다시피 참가비가 금화 3닢이지 않니? 우리 집 형편으로는 절대 불가능한 액수거든. 대장간 일로 하루하루 겨우 먹고사는데. 다행히 카할이, 우리 아들이, 철이 일찍 든지라 보내달라고 조르지도 않았단다. 금화 1닢이었으면 어떻게든 해봤을 텐데 말이야.”


잠시 미할의 눈에 눈물이 고이는 듯싶었다. 이어진 그의 침묵에 아이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가만히 장작불을 주시했다. 그러나 쾌활하고 긍정적인 성격의 소유자인 그는 다시 얼굴을 펴고 밝은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두고 보렴. 더욱 열심히 일해서 다음 캠프에는 카할을 꼭 보내고 말 거다.”


두 주먹을 불끈 쥐며 굳게 다짐하는 그의 솔직함에 이안의 마음이 동요되었나보다. 그는 호기심을 보이며 먼저 질문을 건넸다.


“배달하시는 물건은 무엇이에요?”


“직접 보여주마.”


미할은 자리에서 일어나 뒤쪽 벽에 세워둔 배낭으로 다가갔다. 배낭이 얼마나 큰지 키가 대략 110cm 되는 그의 머리 위까지 올라갈 정도였다. 그가 배낭 안으로 들어가 숨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조여진 매듭 끈을 풀어헤친 후, 안에 가득 든 물건들을 하나하나 꺼내놓으며 그가 자랑스레 설명했다.


“이것은 디저트 전용 칼이란다. 칼날이 살짝 그어지기만 해도 뭐든지 깨끗이 잘리지. 초콜릿, 과자, 파이나 케이크 등이 부스러지지 않는단다. 더욱 놀라운 건 아무리 많이 써도 칼날이 10년 동안 무뎌지지 않는다는 거야. 10년 후에 내게 보내주면 적은 돈을 받고 다시 갈아 주니 평생관리 애프터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말할 수 있지.”


그가 치켜들고 흔드는 칼의 날이 얼마나 얇은지 마치 종잇장 두께 같았다. 꺼내놓은 칼 상자만 무려 일곱 개였다.


그는 이제 배낭 안으로 완전히 들어가 주섬주섬 무언가를 찾더니 밖으로 나오려 했다. 그런데 그게 잘되지 않아 안에서 발버둥을 쳤다. 결국 혼자 힘으론 불가능하자 그는 아이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얘들아, 얘들아, 나 좀 여기서 꺼내 주렴.”


그들의 도움으로 겨우 밖으로 나온 그의 손에는 칼 상자보다 더 큰 나무상자가 들려있었다. 상자를 여니 안에 냄비가 있었다.


“이것에 대해 말할 것 같으면, 한번 불을 지피면 그 열기가 세 달을 가는 냄비란다. 더욱 혁신적인 것은 이것을 사용하고 나서 설거지할 필요가 없다는 거야. 그저 물 한번 넣어서 헹구어주면 설거지 끝!”


호기심이 발동한 수진이 직접 냄비를 받아 뚜껑을 열고 안을 들여다보았다. 이어 바깥까지 샅샅이 살펴보았다. 자신의 외할머니가 쓰던 보통 냄비와 별다를 바가 없어 보였다.


“진짜인가요? 보기에는 그냥 평범한데요?”


“진짜지 그럼. 내 손을 거쳐 간 부엌 도구는 결코 평범하지 않아!”


“와아, 그렇다면 음식 만들기를 좋아하시는 저의 할머니를 위해 하나 사드리고 싶어요.”


“지금은 여유분 냄비가 없지만 나중에 대장간으로 주문을 넣어주면 직접 배달까지 잘해주마. 이렇게 만난 인연으로 이 칼도 덤으로 줄게.”


“당장은 돈이 없지만 생기면 꼭 살게요.”



빗소리가 점차 잦아들었다.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그녀는 밀려드는 피곤에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고 어느새 옆으로 쓰러져 잠이 들었다. 시간은 꽤 흘러 한밤중이었던 것 같다. 갑자기 누군가가 그녀의 어깨를 강하게 흔들어댔다. 눈을 떠보니 이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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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12. 딥언더니아 - 5 [THE END] 17.07.07 121 1 12쪽
48 12. 딥언더니아 - 4 17.06.30 125 1 6쪽
47 12. 딥언더니아 - 3 17.06.23 84 1 5쪽
46 12. 딥언더니아 - 2 17.06.16 131 1 7쪽
45 12. 딥언더니아 - 1 17.06.09 153 1 7쪽
44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5 17.06.02 127 1 5쪽
43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4 17.05.25 151 1 6쪽
42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3 17.05.19 131 1 7쪽
»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2 17.05.12 123 1 7쪽
40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1 17.05.04 129 1 5쪽
39 10. 화이트캐슬 - 5 17.04.28 129 1 5쪽
38 10. 화이트캐슬 - 4 17.04.20 132 1 7쪽
37 10. 화이트캐슬 - 3 17.04.13 117 1 6쪽
36 10. 화이트캐슬 - 2 17.04.06 136 1 6쪽
35 10. 화이트캐슬 - 1 17.03.30 103 1 7쪽
34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8 17.03.23 121 1 4쪽
33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7 17.03.16 146 1 6쪽
32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6 17.03.09 136 1 7쪽
31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5 17.03.02 106 1 8쪽
30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4 17.02.23 164 1 7쪽
29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3 17.02.16 111 1 7쪽
28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2 17.02.09 146 1 9쪽
27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1 17.02.02 666 1 5쪽
26 8. 오나시아 손님들, 가상현실(VR), 드론, 인공지능(AI) - 3 17.01.26 214 1 8쪽
25 8. 오나시아 손님들, 가상현실(VR), 드론, 인공지능(AI) - 2 17.01.19 228 1 9쪽
24 8. 오나시아 손님들, 가상현실(VR), 드론, 인공지능(AI) - 1 17.01.12 229 1 8쪽
23 7. 한밤중의 사냥꾼들 - 3 17.01.05 612 1 7쪽
22 7. 한밤중의 사냥꾼들 - 2 16.12.22 151 1 11쪽
21 7. 한밤중의 사냥꾼들 - 1 16.12.09 170 1 13쪽
20 6. 제임스 왕을 찾아온 뜻밖의 손님 - 2 16.12.01 135 1 5쪽
19 6. 제임스 왕을 찾아온 뜻밖의 손님 - 1 16.11.24 223 1 6쪽
18 5. 브라잇 동맹 - 3 16.11.17 175 1 6쪽
17 5. 브라잇 동맹 - 2 16.11.03 175 2 11쪽
16 5. 브라잇 동맹 - 1 16.10.27 414 2 12쪽
15 4. 프렐리야의 흰사슴 ‘히든벅’ - 3 16.10.14 162 2 5쪽
14 4. 프렐리야의 흰사슴 ‘히든벅’ - 2 16.10.07 276 2 8쪽
13 4. 프렐리야의 흰사슴 '히든벅' - 1 16.09.22 158 1 5쪽
12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4 16.08.18 182 2 9쪽
11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3 16.08.12 174 2 6쪽
10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2 16.08.05 203 2 6쪽
9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1 16.07.28 169 2 5쪽
8 2. 이안 일룸니아 - 3 16.07.14 195 1 7쪽
7 2. 이안 일룸니아 - 2 16.07.07 200 1 6쪽
6 2. 이안 일룸니아 - 1 16.06.30 209 1 6쪽
5 1. 초록갓 아이스크림 - 3 16.06.23 1,104 1 6쪽
4 1. 초록갓 아이스크림 - 2 16.06.16 254 1 7쪽
3 1. 초록갓 아이스크림 - 1 16.06.09 439 1 7쪽
2 차례 16.06.02 508 1 1쪽
1 프롤로그 16.06.02 533 4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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