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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dyHwang 님의 서재입니다.

브라잇 동맹 1권 딥언더니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완결

CindyHwang
작품등록일 :
2016.05.31 17:26
최근연재일 :
2017.07.07 15:32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10,984
추천수 :
60
글자수 :
145,374

작성
16.12.01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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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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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5쪽

6. 제임스 왕을 찾아온 뜻밖의 손님 - 2

DUMMY

그의 눈에 비친 광기를 보자 제임스의 등짝에 순간 서늘한 기운이 스쳐 지나갔다. 자신이 아주 큰 잘못을 저질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당황한 왕의 목소리가 부르르 떨리었다.


“클라우드, 그게 무슨 말인가? 자네에게 진짜 주인이 있다니, 왜 처음부터 나에게 말하지 않았나? 피가 필요하다면 그대의 주인은 뱀파이어인가?”


“뱀파이어보다 훨씬 강한 분입니다. 이 세상에 그분보다 더 강한 자는 없습니다. 왕께서도 무조건 복종하셔야 합니다. 마침 그분이 지금 여기에 와 계시니 인사를 올리시지요.”


제임스의 눈앞이 컴컴해졌다. 왕좌에 눈이 멀어 무작정 도와주겠다던 그를 단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었다. 반란을 도모할 때 그가 몰고 왔던 군대에 대해서도 이상한 감이 들긴 했지만 그냥 받아들였었다. 그런데 지금 와서 보니 다 미끼였던 것이다. 그때 덥석 물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러나 돌이키기엔 이미 너무 늦어버렸다.


클라우드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서재와 왕의 침실을 연결하는 비밀문으로 다가갔다. 노크를 하고 잠시 후 문을 열자, 키가 큰 남자가 서 있었다.


찢어진 청바지, 박스 티셔츠와 화려하게 보석들이 달린 금목걸이, 그리고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하는 최신식 검정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힙합가수가 주로 입는 복장이었지만 그런 음악적 장르를 전혀 모르는 왕의 눈에는 매우 해괴한 복장으로 보였음이 틀림없었다). 커다란 챙 모자가 갸름한 턱과 사파이어 귀걸이를 착용한 한쪽 귀를 제외하고 그의 얼굴을 다 가려버렸다.


그가 서재 안으로 들어오자 제임스는 또다시 충격에 빠지었다.


‘저 문은 어제 저녁 열쇠로 잠가두었어. 열쇠는 궁전에서 나만 갖고 있는데 어떻게 저기서 나오는 거지? 삼엄하게 감시하는 내 침실에는 또 어떻게 들어갔고?’


남자는 클라우드가 두 손으로 정중히 가리키는, 일룸니아의 왕만이 앉을 수 있다는 검은 책상 의자로 다가갔다. 그가 털썩 거기에 앉자, 앞의 벽난로에서 불길이 순식간에 높게 치솟았다. 마치 그것이 주인을 알아보기라도 하는 듯했다. 가만히 미소를 짓던 그가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꺼내었다.


“그대 덕분에 내가 새 생명을 얻었소. 그 점은 고맙게 생각하고 있소. 보답으로 잠시 그대를 왕의 자리에 그대로 앉혀둘 작정이오.”


책상 앞에 어정쩡하게 선 채, 제임스가 불안한 표정으로 그를 내려다보았다. 아무리 머리를 굴리고 굴려도 그의 정체를 도저히 알 수 없었다. 그의 허스키한 목소리는 매우 독특했고, 고대 사람들이 사용했다는 발음과 낮게 깔린 저음이 섞여 있었다. 그는 이어 말했다.


“말이 나와서 말인데, ‘잠시’라는 단어의 정확한 의미가 떠오르지 않는군. 3,000년 만에 다시 이곳도 방문해 보고. 그때나 지금이나 많이 달라지지 않았군그래. 그런데 이 책상과 의자는 처음 보는데? 음, 블랙 드래곤의 뼈와 가죽으로 만든 것들이군. 이런 모습으로 다시 만나게 되다니 참으로 슬픈 현실이야. 근데 말이야, ‘잠시’라고 하면 한 삼 년 정도를 뜻한다고 보면 될까?”


주인이란 자가 존댓말에서 반말로 바꾸자 제임스는 더이상 화를 참을 수 없었다. 그가 노기 띤 목소리로 마구 꾸짖기 시작했다.


“너는 도대체 누구냐? 누구이기에 왕인 나에게 이렇게 무례하게 구는 것이냐? 나는 브라잇 동맹의 수장국인 위대한 일룸니아의 왕이다. 누구도 나보다 위에 군림할 수 없거늘, 감히 건방지게 누구에게 헛소리를 퍼붓는 것이냐? 내가 부르면 바깥에 대기하고 있는 수백의 병사들이 들어와 너를 죽일 것이다. 너의 무덤은 네가 판 것이렷다!”


그가 큰소리로 병사들을 불렀다. 그런데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더 크게 불러보았다. 대답은커녕 움직이는 발자국 소리조차 들려오지 않았다. 소름끼칠 정도로 차가운 적막이 문틈으로 흘러들어와 그의 피부와 뼈를 시리게 했다. 그는 불안해졌다.


‘분명 아까 그들이 밖에서 대기하고 있었는데.’


이상하게 여긴 그가 손수 문을 열고 나가 양쪽 복도를 둘러보았다.


“앗, 이럴 수가.”


그의 몸이 부들부들 떨리더니 그만 제자리에 폭삭 주저앉아버렸다.


복도 바닥이 병사들의 시체와 피로 뒤덮여 있었다. 아까 문 앞에서 그에게 귀띔을 해주던 병사는 자신의 칼로 직접 배를 그은 채 처참히 죽어있었다. 그의 넋 나간 모습을 본 주인과 클라우드가 안에서 한참을 웃어댔다. 웃음을 가까스로 멈춘 주인이 혀를 차더니 냉정하게 빈정거렸다.


“쯧쯧. 그의 후손이 저렇게 멍청하다니, 영 실망인걸. 이렇게 시시해서야.”


불현듯 그가 누구인지를 알아차린 제임스.


품 안에서 마법지팡이를 꺼내려는 찰나, 그의 몸이 뒤로 확 잡아당겨지며 서재 안으로 튕겨 들어갔다. 동시에 문도 꽝 닫히었다.


피로 물든 복도 사이로 누군가의 커다란 비명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궁전은 잠의 마법에 빠진 듯 아무도 그를 구하러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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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12. 딥언더니아 - 5 [THE END] 17.07.07 121 1 12쪽
48 12. 딥언더니아 - 4 17.06.30 125 1 6쪽
47 12. 딥언더니아 - 3 17.06.23 84 1 5쪽
46 12. 딥언더니아 - 2 17.06.16 131 1 7쪽
45 12. 딥언더니아 - 1 17.06.09 153 1 7쪽
44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5 17.06.02 127 1 5쪽
43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4 17.05.25 151 1 6쪽
42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3 17.05.19 131 1 7쪽
41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2 17.05.12 122 1 7쪽
40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1 17.05.04 129 1 5쪽
39 10. 화이트캐슬 - 5 17.04.28 129 1 5쪽
38 10. 화이트캐슬 - 4 17.04.20 132 1 7쪽
37 10. 화이트캐슬 - 3 17.04.13 117 1 6쪽
36 10. 화이트캐슬 - 2 17.04.06 136 1 6쪽
35 10. 화이트캐슬 - 1 17.03.30 103 1 7쪽
34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8 17.03.23 121 1 4쪽
33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7 17.03.16 146 1 6쪽
32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6 17.03.09 136 1 7쪽
31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5 17.03.02 106 1 8쪽
30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4 17.02.23 164 1 7쪽
29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3 17.02.16 111 1 7쪽
28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2 17.02.09 146 1 9쪽
27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1 17.02.02 666 1 5쪽
26 8. 오나시아 손님들, 가상현실(VR), 드론, 인공지능(AI) - 3 17.01.26 214 1 8쪽
25 8. 오나시아 손님들, 가상현실(VR), 드론, 인공지능(AI) - 2 17.01.19 228 1 9쪽
24 8. 오나시아 손님들, 가상현실(VR), 드론, 인공지능(AI) - 1 17.01.12 229 1 8쪽
23 7. 한밤중의 사냥꾼들 - 3 17.01.05 612 1 7쪽
22 7. 한밤중의 사냥꾼들 - 2 16.12.22 151 1 11쪽
21 7. 한밤중의 사냥꾼들 - 1 16.12.09 170 1 13쪽
» 6. 제임스 왕을 찾아온 뜻밖의 손님 - 2 16.12.01 135 1 5쪽
19 6. 제임스 왕을 찾아온 뜻밖의 손님 - 1 16.11.24 223 1 6쪽
18 5. 브라잇 동맹 - 3 16.11.17 175 1 6쪽
17 5. 브라잇 동맹 - 2 16.11.03 175 2 11쪽
16 5. 브라잇 동맹 - 1 16.10.27 414 2 12쪽
15 4. 프렐리야의 흰사슴 ‘히든벅’ - 3 16.10.14 162 2 5쪽
14 4. 프렐리야의 흰사슴 ‘히든벅’ - 2 16.10.07 276 2 8쪽
13 4. 프렐리야의 흰사슴 '히든벅' - 1 16.09.22 158 1 5쪽
12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4 16.08.18 182 2 9쪽
11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3 16.08.12 174 2 6쪽
10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2 16.08.05 203 2 6쪽
9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1 16.07.28 169 2 5쪽
8 2. 이안 일룸니아 - 3 16.07.14 195 1 7쪽
7 2. 이안 일룸니아 - 2 16.07.07 200 1 6쪽
6 2. 이안 일룸니아 - 1 16.06.30 209 1 6쪽
5 1. 초록갓 아이스크림 - 3 16.06.23 1,104 1 6쪽
4 1. 초록갓 아이스크림 - 2 16.06.16 254 1 7쪽
3 1. 초록갓 아이스크림 - 1 16.06.09 439 1 7쪽
2 차례 16.06.02 508 1 1쪽
1 프롤로그 16.06.02 533 4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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