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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dyHwang 님의 서재입니다.

브라잇 동맹 1권 딥언더니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완결

CindyHwang
작품등록일 :
2016.05.31 17:26
최근연재일 :
2017.07.07 15:32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10,981
추천수 :
60
글자수 :
145,374

작성
17.01.12 17:02
조회
228
추천
1
글자
8쪽

8. 오나시아 손님들, 가상현실(VR), 드론, 인공지능(AI) - 1

DUMMY

바위처럼 보이는 등을 가진 코모도왕도마뱀이 사막 위를 날아가듯 질주했다. 그것의 긴 꼬리가 따라 흔들리며 모래 위로 물결무늬를 찍어내자 어느새 휘감아버리는 바람이 불어와 무늬는 모래 밑으로 사르르 흔적 없이 사라졌다.


이안과 수진이 그것의 등 위에 타고 있었다. 그는 살아 꿈틀대는 뱀을 매단 지팡이를 그것의 머리 앞으로 들고서 방향을 조정하고 있었다. 도마뱀을 어떻게 잡았는지 여기서 밝히지 않기로 한다. 이야기를 하자면 좀 징그러울 수 있으니까.



“수진, 저기가 ‘키릴장막’이야! 드디어 ‘브라잇 동맹’에 도착한 거야.”


그의 기쁜 외침에 뒤에서 졸고 있던 그녀가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보았다. 사막이 끝나는 초원 위로 하늘에 닿을 듯 어마어마한 높이의 매끈한 바위 장막이 위풍당당하게 솟아올라 양옆으로 길게 펼쳐졌다. 햇빛을 받아 도자기처럼 하얗게 빛나는 장막의 신성한 에너지가 물씬 넘어와 그녀를 단번에 압도하였다.


‘저 너머로 내가 살던 곳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지겠구나.’


그녀의 마음속에 잔잔하던 호수가 경이로움과 기대감으로 물결치며 일렁거렸다.


도마뱀이 초원으로 들어서자 한편에 주차된 코발트블루색의 지프와 간이 식탁이 보였다.


“지원 아저씨! 히든벅!”


그녀는 도마뱀에서 뛰어내려 지프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간이 식탁에 앉아 차를 마시던 지원이 벌떡 일어나 손을 흔들어 주었다. 히든벅도 그 옆에 있었다. 그는 밤새 날아와 여기서 제일 먼저 기다리고 있었는데 지원이 좀 전에 지프로 도착했다고 전했다.

지난밤 한밤중의 사냥꾼들과 엮인 일을 둘만의 비밀로 하자고 이안과 약속했기에, 그녀는 그것에 대해 일절 말을 꺼내지 않을 작정이었다. 지금 이 순간 가장 중요한 건 일행 모두가 무사하다는 점이니까.


지원이 지저분한 간이 식탁 위를 치우면서 그녀에게 물었다.


“뭘 좀 먹어야 할 텐데, 가장 먹고 싶은 것이 있니?”


“치즈피자가 먹고 싶어요. 치즈가 가득 얹어있는.”


그는 주변에서 돌을 줍기 시작했다. 그리고 모은 돌들을 식탁에 내려놓고는 마법지팡이를 꺼내어 주문을 외웠다.


“플라잉이글드래곤, 3인분 치즈피자세트로 변해라!”


“펑”하는 소리, 허연 연기와 함께 돌들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연기가 사라지자 김이 모락모락 나는 치즈피자 3판, 얼음이 차인 콜라 주전자, 오렌지주스 주전자, 감자튀김, 샐러드 등 음식과 그릇들이 완벽하게 세팅되어 식탁에 나타났다.


그녀는 눈앞에 보이는 것들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당장 확인해보고 싶어 피자 한 조각을 들어 한 입 베어 먹어보았다. 정말 꿀맛이었다. 지원과 히든벅도 각자의 피자 앞에 앉아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쭉쭉 늘어나는 모차렐라 치즈가 그들의 입 주변에 덕지덕지 붙었지만 아무도 상관하지 않았다. 이안은 왠지 앉아있기가 무안했는지 잠시 나갔다 오겠다며 자리를 뜨려 하자, 지원이 피자가 가득 든 입을 움직여 겨우 말했다.


“주스가 없어요. 왕ㅈ..”


“어허, 여기선 그런 호칭 쓰지 말라고 내 누누이 말하지 않았소? 주의하시오.”


“예. 알겠습니다.”


히든벅의 타박에 그가 순순히 수긍하는데 꼭 교장 선생님께 혼나는 학생 같았다. 수진이 이안을 바라보자 그는 한쪽 눈을 찡긋하고 자리를 떴다. 함께 식사하지 못하는 그가 안쓰러워진 나머지 그녀는 지원에게 넌지시 물었다.


“저기, 마법을 이용해서 피를 만들 수는 없나요? 그러면 이안이 매번 사냥 나갈 필요가 없잖아요?”


두 어른은 충격을 받았는지 아주 놀란 표정으로 잠시 그녀를 쳐다보았다. 도대체 어떻게 알았냐는 의문을 눈에 가득 품고서 말이다. 그녀는 묵묵히 콜라를 마시며 “그냥 그렇게 되었다.”라고 짧게 대답했다. 사실을 밝히자면 사냥꾼들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그것은 이미 비밀에 부치기로 하지 않았던가?


그들은 이제 힘들게 숨기지 않아도 된다는 위안과 그의 정체를 안 후에도 별 부담 없이 행동하는 그녀를 보고서 서로 기쁨의 눈빛을 교환했다. 예상보다 일이 순탄하게 풀린 것이다. 표정이 한결 편안해진 지원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대답했다.


“해보긴 해보았지. 그러나 피만큼은 만들어지지 않더구나.”


“당연하지. 피는 생명의 근원인데 어찌 감히 마법으로 만들 수 있단 말이오?”


히든벅의 핀잔에 그녀는 일부러 무심한 듯 물었다.


“그가 뱀파이어인 것을 언제부터 알고 계셨어요?”


“우리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단다. 사실 말이지, 왕ㅈ..아니 그도 불과 몇 달 전에는 14살의 평범한 인간이셨어. 아니, 평범하지는 않으셨지.”


그녀는 지원의 말에 너무 놀란 나머지 그만 입 안의 치즈가 맞은편의 히든벅 얼굴로 분사될 뻔하였다. 다행히 그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아니, 어떻게?”


“내가 예전에 말한 적 있지? 그가 제임스의 칼에 찔렸었다고.”


“네. 그때 그의 아버지인 선왕은 돌아가시고 그만이 살아남았다고.”


“죽었다가 뱀파이어로 되살아나신 거란다. 어쨌든 한 번 죽기는 한 것이지.”


영화를 찍나 싶을 정도로 드라마틱한 이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그녀의 머릿속으로 폭풍우가 거세게 들이닥쳤다. 빅락을 건넌 후로 어째 듣는 이야기의 강도가 점점 세지는 듯했다. 이러다 나중에 이안의 아버지가 사실은 금붕어라고 하는 거 아니야?


“하지만 어떻게 뱀파이어로 되살아난 거죠?”


“우리뿐 아니라 그도 전혀 모른단다. 자신이 왜 변했는지 말이야. 여전히 커다란 의문으로 남아있지.”


히든벅은 아무 말 없이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우걱우걱 피자만 먹어댔다.


“인간이었을 때 이안이 어땠는지 무척 궁금하네요.”


“그전에 직접 뵌 적은 없지만 소문으로는 아주 사랑스러운 분이었다 하더구나. 너처럼 잘 웃고.”


지원의 답변에 그녀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말했다.


“글쎄요. 지금으로선 상상이 잘 안 되네요. 그는 좀 냉정하잖아요?”


“그는 민트 초콜릿을 아주 좋아했어. 매일 식후 20개씩 먹었지.”


불쑥 말을 꺼낸 히든벅이 코에 붙은 치즈를 혀로 핥아먹자 지원은 의외라는 표정으로 감탄했다.


“정말이요? 그래서 내가 초콜릿 먹는 것을 그렇게 부러워하셨구나. 근데 히든벅은 어떻게 알았어요? 왕자.. 아이고 또, 그가 직접 말해줬나요?”


“프렐리야의 흰사슴이 모르는 것이 있겠소? 왕ㅈ, 아니 그의 식성에 대한 소문은 어디서든 들려오기 마련이오. 사실 말 나온 김에 까놓고 말하자면, 진짜가 아닌 이런 마법으로 만들어진 음식이 건강에 좋지 않다고 하더이다. 작년 여름인가, ‘브라잇 동맹 데일리’에 기사가 났었는데, 마법 음식을 많이 먹으면 생명이 단축될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 하던데. 혹시 읽어보았소?”


이미 자기 몫의 피자 한 판을 다 끝내 놓고 무슨 딴소리냐 식의 눈빛으로 그를 쏘아보며 지원이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아니오. 하지만 난 굶기보다 그냥 먹고 빨리 죽겠어요.”


그러냐고 비위를 맞추며 고분고분 대답할 줄 알았던 그의 입에서 예상 밖의 말이 나오자 히든벅은 그냥 입을 다물었다.



식사가 끝이 났다. 지원은 지프차를 축소시키고 텐트 미니어처를 확대시켰다. 히든벅은 뭐가 꿍한지 텐트로 쌩하니 들어가 버렸다. 지원은 수진과 식탁에 남아서 이야기를 더 나누었다. 그는 문득 고개를 들어 오후의 아늑한 하늘을 바라보았다. 구름 한 점 없이 쾌청하고 맑았다.


“아주 좋아. 밤새 넘어가는데 전혀 문제없겠어.”


“밤새 넘어가다니, 어디를요?”


“어디긴 어디겠니? 바로 저 키릴장막이지.”


“네? 저렇게 높은 곳을, 저기를 어떻게 넘어가요?”


그녀의 목소리 끝이 순간 날카로워졌다. 장막 아래 어딘가에 문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는데 넘어가다니, 지금 한밤중에 암벽등반이라도 하자는 말인가? 그녀의 눈앞이 글자 그대로 컴컴해졌다.


그러나 그녀의 반응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그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달빛이 만든 길을 따라가면 된단다. 너도 들어가서 눈 좀 붙이렴. 밤새 넘어가야 하니 말이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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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12. 딥언더니아 - 5 [THE END] 17.07.07 121 1 12쪽
48 12. 딥언더니아 - 4 17.06.30 125 1 6쪽
47 12. 딥언더니아 - 3 17.06.23 84 1 5쪽
46 12. 딥언더니아 - 2 17.06.16 131 1 7쪽
45 12. 딥언더니아 - 1 17.06.09 153 1 7쪽
44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5 17.06.02 127 1 5쪽
43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4 17.05.25 151 1 6쪽
42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3 17.05.19 131 1 7쪽
41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2 17.05.12 122 1 7쪽
40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1 17.05.04 129 1 5쪽
39 10. 화이트캐슬 - 5 17.04.28 129 1 5쪽
38 10. 화이트캐슬 - 4 17.04.20 132 1 7쪽
37 10. 화이트캐슬 - 3 17.04.13 117 1 6쪽
36 10. 화이트캐슬 - 2 17.04.06 136 1 6쪽
35 10. 화이트캐슬 - 1 17.03.30 103 1 7쪽
34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8 17.03.23 121 1 4쪽
33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7 17.03.16 146 1 6쪽
32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6 17.03.09 136 1 7쪽
31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5 17.03.02 106 1 8쪽
30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4 17.02.23 164 1 7쪽
29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3 17.02.16 111 1 7쪽
28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2 17.02.09 146 1 9쪽
27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1 17.02.02 666 1 5쪽
26 8. 오나시아 손님들, 가상현실(VR), 드론, 인공지능(AI) - 3 17.01.26 214 1 8쪽
25 8. 오나시아 손님들, 가상현실(VR), 드론, 인공지능(AI) - 2 17.01.19 228 1 9쪽
» 8. 오나시아 손님들, 가상현실(VR), 드론, 인공지능(AI) - 1 17.01.12 229 1 8쪽
23 7. 한밤중의 사냥꾼들 - 3 17.01.05 612 1 7쪽
22 7. 한밤중의 사냥꾼들 - 2 16.12.22 151 1 11쪽
21 7. 한밤중의 사냥꾼들 - 1 16.12.09 170 1 13쪽
20 6. 제임스 왕을 찾아온 뜻밖의 손님 - 2 16.12.01 134 1 5쪽
19 6. 제임스 왕을 찾아온 뜻밖의 손님 - 1 16.11.24 223 1 6쪽
18 5. 브라잇 동맹 - 3 16.11.17 175 1 6쪽
17 5. 브라잇 동맹 - 2 16.11.03 175 2 11쪽
16 5. 브라잇 동맹 - 1 16.10.27 414 2 12쪽
15 4. 프렐리야의 흰사슴 ‘히든벅’ - 3 16.10.14 162 2 5쪽
14 4. 프렐리야의 흰사슴 ‘히든벅’ - 2 16.10.07 276 2 8쪽
13 4. 프렐리야의 흰사슴 '히든벅' - 1 16.09.22 158 1 5쪽
12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4 16.08.18 182 2 9쪽
11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3 16.08.12 173 2 6쪽
10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2 16.08.05 203 2 6쪽
9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1 16.07.28 169 2 5쪽
8 2. 이안 일룸니아 - 3 16.07.14 195 1 7쪽
7 2. 이안 일룸니아 - 2 16.07.07 200 1 6쪽
6 2. 이안 일룸니아 - 1 16.06.30 209 1 6쪽
5 1. 초록갓 아이스크림 - 3 16.06.23 1,104 1 6쪽
4 1. 초록갓 아이스크림 - 2 16.06.16 254 1 7쪽
3 1. 초록갓 아이스크림 - 1 16.06.09 439 1 7쪽
2 차례 16.06.02 508 1 1쪽
1 프롤로그 16.06.02 532 4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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