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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dyHwang 님의 서재입니다.

브라잇 동맹 1권 딥언더니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완결

CindyHwang
작품등록일 :
2016.05.31 17:26
최근연재일 :
2017.07.07 15:32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10,966
추천수 :
60
글자수 :
145,374

작성
17.02.16 11:48
조회
110
추천
1
글자
7쪽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3

DUMMY

시간이 지날수록 길은 점점 혼잡해졌다. 벽의 석문들이 열리며 동맹원들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주변을 관찰하던 중에 그녀는 이상한 점들을 포착할 수 있었다.


먼저, 난쟁이가 지나가면 모두 황급히 옆으로 비켜섰는데 마치 더러운 병균 보균자여서 접촉을 하면 옮길 수도 있다는 그런 반응들 같았다. 난쟁이 역시 그런 분위기에 익숙한지 별 신경을 쓰지 않거나, 아님 일부러 침을 뱉고 트림을 하는 등 주변의 인상을 더 찌푸리게 만들기도 했다.


그리고 잘 차려입은 뱀파이어가 무리 지어 지나가면, 다들 지레 겁을 집어먹어 피해버렸는데 난쟁이도 예외는 아니었다.


갓을 쓴 동양인들은 자기네들끼리 몰려다녔고, 고깔모자를 쓴 마법사와 마녀도 마찬가지였다.


마치 보이지 않는 투명한 벽들이 여기저기 처져있는 느낌이었다.



갑자기 그녀 옆의 14번 석문이 열리면서 빨간색으로 차려입은 자들이 우르르 튀어나왔다.


120cm에서 130cm 정도 키에 배는 불룩하고 팔과 다리는 짧았다. 난쟁이보다 피부가 하얗고 키는 더 컸는데, 얼굴은 인간과 다를 바 없었지만 빵모자 양옆으로 귀가 길게 삐죽 올라가고 그 끝이 아주 뾰족했다. 빨간 빵모자와 빨간 티셔츠, 빨간 멜빵바지를 맞춰 입고 짐이 매달린 나무 지팡이를 맨 다섯 명이 ‘예약 카드’가 붙은, 바닥에 깔린 양탄자 위로 급히 올라탔다.


그런데 바로 출발하지 않고 누군가를 기다리는 눈치였다. 곧 똑같이 차려입은 남자가 문에서 나와 서둘러 양탄자 쪽으로 달려왔다. 그러면서 곁에 서 있던 수진과 막 다가온 지원, 이안을 슬쩍 흘겨보았다. 하얀 머리와 하얀 수염을 단 노인이었는데 갑자기 흠칫 멈춰 서더니 손뼉을 치며 다가와 그들에게 먼저 인사를 건넸다.


“박지원, 이게 얼마만인가?”


지원은 처음엔 알아보지 못하다가 생각이 났는지 두 팔로 그를 반갑게 포옹했다. 노인은 듬직한 그의 품 안에서 10살 난 아이처럼 보였다.


“레드점핑초코 아닙니까?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수진은 지원이 ‘레드점핑초코’라고 부른 자를 찬찬히 관찰해보았다. 빨간 빵모자, 빨간 셔츠, 빨간 멜빵바지, 그리고 빨간 구두까지 맞춰 신고, 이분은 무섭게 시리 눈동자까지 빨강이었다. 정말로 온몸이 빨강으로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바지 가슴 부분에 위치한 주머니는 뭔가 잔뜩 들어가 있는지 바깥으로 울퉁불퉁 튀어나와 있었다.


“레드점핑초코, 저는 당신이 가르쳐준 아이스크림 기술로 먹고살고 있답니다. 롤리마을 손님들이 아주 좋아해요. 아니, 당연히 좋아할 수밖에 없겠죠? 당신이 개발한 아이스크림이니까요. 당신 이름을 딴 특별 메뉴도 인기 만점이지요. 그새 많이 변하셨습니다. 배도 더 나오시고, 머리도 많이 하얘지시고.”


“허허, 나이 드는 것을 막을 수 있겠나? 그나저나 가게가 잘 된다니 다행이군. 롤리마을이라면 ‘일룸니아 왕국’인가? 아님 ‘오나시아’? 이름이 생소하군 그래.”


“‘대한민국’이란 나라의 한 동네랍니다. 혹시 아세요?”


레드점핑초코는 눈을 찌푸린 채 곰곰이 생각하다가 고개를 내저으며 대답했다.


“아예 ‘하하호호히히’를 떠난 것이었군. 멀리도 갔네. 그럼 지금은 다 접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건가?”


“아니요. 급한 일로 잠시 들어오게 되었답니다. 여기 수진, 이안 (그들은 이안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기로 이미 결정한 후였다. 워낙 흔한 이름이기에), 그리고 히든벅입니다. 어디 여행 갔다 돌아오시나 봅니다. 저처럼 일행이 있으시네요."


노인의 얼굴에 전쟁에서 이기고 귀환하는 장군의 흐뭇한 미소가 떠오르더니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렇다네. ‘카카코 아이스크림’ 회장의 초청으로 벨기에를 다녀오는 길이네. 내년에 선보일 아이스크림을 한번 와서 시음해보라더군. 맛에 대한 세심한 평가가 필요하대나 뭐 대나.”


“‘카카코 아이스크림’이라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회사인데. 그래 신제품 평가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그의 흐뭇했던 미소가 순간 썩은 물고기 표정으로 험악하게 굳어졌다. 지원의 질문이 그의 꾹꾹 참았던 분노를 터트린 것이다.


“영 아니었네, 영 아니야. 그쪽 세상이 그렇게 이상하게 돌아가는지 미리 알았더라면 고생하면서까지 가지도 않았을 걸세. 벨기에 본사에서 회장이 직접 떠준 신제품을 맛보았지. 맛이 얼마나 끔찍하던지 예의상 차마 뱉지 못하고 겨우 삼켜버렸다네. 아이스크림을 그렇게 만들어 놓고도 회장이란 작자는 히트상품이 될 거라고 떠들어대더군. 뭐, 다이어트식으로 만든 거라나? 퉷퉷. (침을 뱉는 시늉만 냈을 뿐이다.)


아직도 혀에 그 밋밋한 얼음이 느껴지는군. 내가 데려간 평가단까지 다 맛없다고 하니까, 세상에나, 그 회장 놈 얼굴이 창백해지고 온몸을 부들부들 떠는 게 아닌가? 난 그가 간질발작이라도 일으키는 줄 알았네. 그러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나에게 막 돌진해오는 거야. 한 대 치러 오는 줄 알고 탁자 밑으로 재빨리 몸을 피하려 했지. 하지만 그가 한 발 더 빨라 내 옷깃을 붙잡고 흔들면서 이렇게 소리치더라고.


“아직도 세상이 바뀐 것을 모릅니까? 이젠 부모와 아이들이 달고 기름진 아이스크림을 원하지 않아요. 건강에 좋고 열량이 적어 살이 안 찌는 것을 원한다고요. 우리 제품을 먹고 당신처럼 배가 불룩 튀어나오면 정부에서 세금폭탄을 투하하고, 방송사와 언론이 불을 토한단 말입니다. 알겠습니까?


이제 당신은 더이상 필요 없소. 다시는 볼일 없을 테니 당장 내 앞에서 꺼지시오! 당장!”


그놈은 예전에 내가 만들어준 제품이 얼마나 히트를 쳤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하더군. 하지만 이보게, 자네는 초콜릿이 없는, 달콤한 체리 시럽을 뿌리지 않은, 진한 크림 맛이 나지 않는 아이스크림을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 그놈이 먹어보라고 한 것은 그냥 얼음덩어리였어. 브라잇 동맹사에 손을 얹고 분명히 맹세할 수 있네. 그것은 아이스크림에 대한 모욕이고 수치야.”


“그래서 회사에서 쫓겨난 이후 바로 이리로 오신 겁니까? 괜히 힘든 걸음 하셨군요.”


“그래도 평가단을 데려갔기에 바로 떠나기는 좀 그렇고, 물론 그놈의 회사는 바로 튀어나왔지만. 부근에 내 고향 친구 몇 명이 살고 있거든. 사탕 회사와 초콜릿 회사에서 일하는 친구들을 만나고 왔지. 그들도 일하기가 점점 힘들어진다고 푸념을 늘어놓더군. 아이고, 일행이 있어서 길게 이야기를 못 하겠네.

만나서 반가웠고, 언제 ‘스위티니아’로 오면 나를 찾아주게나. 난 여전히 그곳에 산다네.”


“꼭 다시 만날 겁니다. 건강하세요.”


지원과 작별 악수를 한 후, 레드점핑초코는 양탄자에 타려다 말고 몸을 돌려 수진에게로 다가왔다. 그리고 바지 가슴 부분에 위치한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더니 한 움큼을 집어 그녀의 손바닥 위로 떨어뜨렸다. 예쁜 포장지에 싸인 초콜릿들과 사탕들이었다. 그는 그녀의 감사인사를 듣기도 전에 벌써 양탄자에 올라타 앞으로 날아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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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12. 딥언더니아 - 5 [THE END] 17.07.07 121 1 12쪽
48 12. 딥언더니아 - 4 17.06.30 125 1 6쪽
47 12. 딥언더니아 - 3 17.06.23 84 1 5쪽
46 12. 딥언더니아 - 2 17.06.16 131 1 7쪽
45 12. 딥언더니아 - 1 17.06.09 152 1 7쪽
44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5 17.06.02 127 1 5쪽
43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4 17.05.25 151 1 6쪽
42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3 17.05.19 131 1 7쪽
41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2 17.05.12 122 1 7쪽
40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1 17.05.04 129 1 5쪽
39 10. 화이트캐슬 - 5 17.04.28 128 1 5쪽
38 10. 화이트캐슬 - 4 17.04.20 132 1 7쪽
37 10. 화이트캐슬 - 3 17.04.13 117 1 6쪽
36 10. 화이트캐슬 - 2 17.04.06 136 1 6쪽
35 10. 화이트캐슬 - 1 17.03.30 102 1 7쪽
34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8 17.03.23 121 1 4쪽
33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7 17.03.16 146 1 6쪽
32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6 17.03.09 136 1 7쪽
31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5 17.03.02 105 1 8쪽
30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4 17.02.23 163 1 7쪽
»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3 17.02.16 111 1 7쪽
28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2 17.02.09 145 1 9쪽
27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1 17.02.02 666 1 5쪽
26 8. 오나시아 손님들, 가상현실(VR), 드론, 인공지능(AI) - 3 17.01.26 213 1 8쪽
25 8. 오나시아 손님들, 가상현실(VR), 드론, 인공지능(AI) - 2 17.01.19 227 1 9쪽
24 8. 오나시아 손님들, 가상현실(VR), 드론, 인공지능(AI) - 1 17.01.12 228 1 8쪽
23 7. 한밤중의 사냥꾼들 - 3 17.01.05 612 1 7쪽
22 7. 한밤중의 사냥꾼들 - 2 16.12.22 150 1 11쪽
21 7. 한밤중의 사냥꾼들 - 1 16.12.09 170 1 13쪽
20 6. 제임스 왕을 찾아온 뜻밖의 손님 - 2 16.12.01 134 1 5쪽
19 6. 제임스 왕을 찾아온 뜻밖의 손님 - 1 16.11.24 223 1 6쪽
18 5. 브라잇 동맹 - 3 16.11.17 174 1 6쪽
17 5. 브라잇 동맹 - 2 16.11.03 175 2 11쪽
16 5. 브라잇 동맹 - 1 16.10.27 413 2 12쪽
15 4. 프렐리야의 흰사슴 ‘히든벅’ - 3 16.10.14 161 2 5쪽
14 4. 프렐리야의 흰사슴 ‘히든벅’ - 2 16.10.07 276 2 8쪽
13 4. 프렐리야의 흰사슴 '히든벅' - 1 16.09.22 158 1 5쪽
12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4 16.08.18 181 2 9쪽
11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3 16.08.12 173 2 6쪽
10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2 16.08.05 203 2 6쪽
9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1 16.07.28 169 2 5쪽
8 2. 이안 일룸니아 - 3 16.07.14 194 1 7쪽
7 2. 이안 일룸니아 - 2 16.07.07 200 1 6쪽
6 2. 이안 일룸니아 - 1 16.06.30 209 1 6쪽
5 1. 초록갓 아이스크림 - 3 16.06.23 1,104 1 6쪽
4 1. 초록갓 아이스크림 - 2 16.06.16 254 1 7쪽
3 1. 초록갓 아이스크림 - 1 16.06.09 439 1 7쪽
2 차례 16.06.02 508 1 1쪽
1 프롤로그 16.06.02 532 4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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