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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dyHwang 님의 서재입니다.

브라잇 동맹 1권 딥언더니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완결

CindyHwang
작품등록일 :
2016.05.31 17:26
최근연재일 :
2017.07.07 15:32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10,976
추천수 :
60
글자수 :
145,374

작성
17.02.23 14:45
조회
163
추천
1
글자
7쪽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4

DUMMY

그들은 다시 앞으로 나아갔다. 히든벅은 이안의 옆에 바싹 붙은 채 눈치를 살피며 그의 기분을 풀어줄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본의 아니게 수진은 지원과 나란히 걷게 되었다. 드디어 그녀는 참고 참았던 질문들을 그에게 퍼붓기 시작했다.


“아저씨, 여기가 어디예요?”


“이곳은 ‘키릴장막 아케이드’란다. 브라잇 동맹 밖으로 나가거나 동맹 안으로 들어올 때 통과해야 하는 곳이지. 네가 살던 세상의 공항과도 같은 곳이야. 키릴장막은 보다시피 양옆으로 길게 뻗어있어 문(door)이 아주 많단다. 그래서 인파가 이처럼 몰려드는 거야.


‘하하호호히히’ 땅에 브라잇 동맹이 결성된 이후 동맹원들은 이곳을 거쳐 넓은 세상으로 뻗어나갔지. 물론 원칙적으로 우리의 존재는 극비로 부쳐졌지만, 용기 있는 자들은 낯선 곳에서 스스로의 삶과 운명을 개척해나갔단다. 예를 들면 아까 만났던 ‘이장’ 같은 케이스 말이다. 그는 대한민국에 정착한 오나시아인의 후손인 셈이지.”


“방금 인사를 나눈 ‘레드점핑초코’는 사람인가요, 아님 요정인가요?”


“그는 맛있고 달콤한 것을 만드는 요정왕국인 ‘스위티니아’에서 왔단다. 나에게 아이스크림 만드는 비법을 전수해준 스승님이시지. 스위티니아에 있는 그의 집에서 같이 살면서 배웠었지.

전에 내가 브라잇 동맹에 대해 살짝 말해준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어떤 왕국들이 있었는지 혹시 기억나니?”


“오나시아, 스위티니아, 일...아, 모르겠어요. 저 머리가 그다지 좋지 못해요.”


“아직 생소해서 그런 거야. 곧 익숙해질 거다. 저들을 봐보렴.”


그는 그녀와 아까 길에서 부딪쳤던 난쟁이 무리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서로 떠드는 소리가 얼마나 우렁찬지 주위 행인들이 그들을 무섭게 흘겨보며 지나갔다. 그러나 그들은 전혀 개의치 않은 듯 한층 더 시끄럽게 떠들어댔다. 그녀가 가만히 들어보니 한 명의 수염 끝을 장식한 리본이 보기 흉하네/보기 좋네 두 편으로 나뉘어 열띤 토론을 벌이는 중이었다.


“난쟁이들이요?”


그녀의 대답에 깜짝 놀란 그가 재빨리 자신의 입술에 엄지손가락을 갖다 대며 말했다.


“쉿, 저들은 난쟁이라고 불리는 것을 무척 싫어해. 딥언더니아인이야. 땅속 지하왕국인 ‘딥언더니아’에서 왔지.”


“그런데 주변에서 그들을 좀 싫어하는 것 같아요.”


“흠. 솔직히 말하자면, 다른 동맹원이 저들을 차별하고 무시하는 편이지. 왜소하고 보잘것없는 외모, 일자무식, 괴팍한 성격 때문에 말이야. 가까이 가면 냄새도 좀 나지 않니? 솔직히 나도 저들을 그다지 좋아하진 않는단다.”


그녀는 저 앞으로 큰 짐을 등에 짊어진 채 가고 있는 동양인 가족을 가리키며 물었다.


“저들은 ‘오나시아’ 출신이겠죠? 근데 너무나 평범해 보여요.”


“오호, 겉모습만으로 판단하면 안 돼. 평범해 보여도 동양 마법왕국의 오나시아인은 각자 자신만의 특수한 능력이나 생존기술을 숨기고 있거든.”


의아해진 표정의 그녀가 그의 머리 위에 놓인 낡은 초록색 갓을 가리키며 되물었다.


“아저씨도 동양인인데 왜 ‘오나시아’ 출신이 아닌 거죠? 다른 오나시아 남자들처럼 갓을 쓰셨잖아요?”


“음, 나는 좀 예외라고 해두자꾸나. 그리고 ‘일룸니아’에도 동양인이 꽤 있단다. 당연히 ‘오나시아’에도 서양인이 있을 거고. 요즘 한국도 그렇지 않니? 해마다 외국인의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지. 그것과 같은 이치란다. 그리고 이 갓은 ‘초록갓 아이스크림’을 창업하신 김지만 사장님께서 쓰시던 거야. 그분은 원래 ‘오나시아’ 출신으로 ‘스위티니아’에서 교육을 받으셨지.”


때마침 그들 옆으로 멋있게 차려입은 창백한 피부의 미남미녀들이 지나쳐갔다. 그러자 지원은 전보다 더 주의를 기울이며 그녀의 귀에다 조용히 속삭였다.


“저들은 뱀파이어일 거야, 확실해. 20년 전, 뱀파이어 왕국인 ‘뱀파니아’도 동맹에 편입되었지. (그중 한 미남이 수진에게 윙크를 하며 지나가자 지원은 화들짝 놀라며) 어머머, 어서 내 옆으로 바싹 붙으렴. 난 왕자님을 제외한 어떤 뱀파이어도 당최 믿을 수가 없거든.”


한쪽 구석으로 파란색 로브를 입고 하늘색 고깔모자를 쓴, 하얀 수염이 배꼽까지 늘어진 노인이 서 있었다. 그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검은색 고깔모자와 망토를 두르고 기다란 빗자루를 든 중년 여인을 수진이 턱으로 가리키자, 지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설명을 이어갔다.


“저들은 ‘일룸니아’에서 왔지. 나와 왕자님의 고향인 ‘일룸니아’는 마법사와 마녀로 가득하단다. 그리고 지금 보이진 않지만 인어가 사는 왕국 ‘아쿠아니아’도 같은 동맹국이지.

자, 이제 브라잇 동맹국 이름들을 한 번 나열해 볼래?”


그녀는 주변을 가득 채운 군중의 모습과 옷차림을 따져보며 천천히 대답했다.


“스위티니아, 오나시아, 딥언더니아, 일룸니아, 뱀파니아 그리고 아, 아, 아쿠아니아?”


“그래. 이제는 꼭 기억하고 있으렴.”


순간, 그들의 오른쪽에 위치한 문이 열리면서 사람들이 우르르 밀려 들어왔다. 그는 그녀를 길 가장자리의 양탄자 차선 가까이로 데리고 나왔다. 그쪽이 덜 붐볐기 때문이다. 차선 건너편의 텅 비어있는 길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그녀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근데요, 동맹에서 떠나기 위해선 키릴장막 위로 올라가야 하잖아요. 내려올 때는 미끄럼틀을 탔는데 그럼 오를 때는 무엇을 타죠? 혹시 걸어서 오르는 것은 아니겠지요?”


“하하. 아니야, 올라가는 기구는 따로 있단다. 나도 몇 번밖에 타보지 않았지만 정말로 너에게 추천해주고 싶구나. 나중에 아마 타볼 기회가 있을 거야. 동맹 안으로 들어가려는 지금 시각 전에는 동맹 밖으로 나가려는 자들로 저 반대편 길이 북적거리지. 이쪽은 텅 비고 말이야.


각자 배정된 문으로 들어가면 그곳에는 최대 열 명까지 탑승할 수 있는 공룡 두개골이 바닥에 놓여있단다. 그 안에 모두 탑승하면 숫자 10부터 카운트다운이 시작되고, 0이 되면, 0이 되면 말이야, 그것이 위로 확 솟아오르지. 마치 발사된 로켓처럼 말이야. 그리고 단 몇 초 만에 장막 꼭대기에 도착한단다.


너희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놀이기구도 그만한 스릴을 느낄 수 없을 걸? 처음엔 나도 심장이 멎는 줄 알았거든. 미끄럼틀은 너도 타봤지만 멀미가 좀 나잖니? 그래서 난 미끄럼틀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 하지만 공룡 두개골은 아주 좋아하지.”


그녀는 물어보기가 두려워졌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그 많고 많은 운송수단 중에서 왜 하필 공룡 두개골이란 말인가?

이곳은 어쩌면 자신의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이상하면서 특이한 곳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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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12. 딥언더니아 - 5 [THE END] 17.07.07 121 1 12쪽
48 12. 딥언더니아 - 4 17.06.30 125 1 6쪽
47 12. 딥언더니아 - 3 17.06.23 84 1 5쪽
46 12. 딥언더니아 - 2 17.06.16 131 1 7쪽
45 12. 딥언더니아 - 1 17.06.09 153 1 7쪽
44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5 17.06.02 127 1 5쪽
43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4 17.05.25 151 1 6쪽
42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3 17.05.19 131 1 7쪽
41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2 17.05.12 122 1 7쪽
40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1 17.05.04 129 1 5쪽
39 10. 화이트캐슬 - 5 17.04.28 129 1 5쪽
38 10. 화이트캐슬 - 4 17.04.20 132 1 7쪽
37 10. 화이트캐슬 - 3 17.04.13 117 1 6쪽
36 10. 화이트캐슬 - 2 17.04.06 136 1 6쪽
35 10. 화이트캐슬 - 1 17.03.30 102 1 7쪽
34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8 17.03.23 121 1 4쪽
33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7 17.03.16 146 1 6쪽
32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6 17.03.09 136 1 7쪽
31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5 17.03.02 106 1 8쪽
»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4 17.02.23 164 1 7쪽
29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3 17.02.16 111 1 7쪽
28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2 17.02.09 145 1 9쪽
27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1 17.02.02 666 1 5쪽
26 8. 오나시아 손님들, 가상현실(VR), 드론, 인공지능(AI) - 3 17.01.26 214 1 8쪽
25 8. 오나시아 손님들, 가상현실(VR), 드론, 인공지능(AI) - 2 17.01.19 227 1 9쪽
24 8. 오나시아 손님들, 가상현실(VR), 드론, 인공지능(AI) - 1 17.01.12 228 1 8쪽
23 7. 한밤중의 사냥꾼들 - 3 17.01.05 612 1 7쪽
22 7. 한밤중의 사냥꾼들 - 2 16.12.22 151 1 11쪽
21 7. 한밤중의 사냥꾼들 - 1 16.12.09 170 1 13쪽
20 6. 제임스 왕을 찾아온 뜻밖의 손님 - 2 16.12.01 134 1 5쪽
19 6. 제임스 왕을 찾아온 뜻밖의 손님 - 1 16.11.24 223 1 6쪽
18 5. 브라잇 동맹 - 3 16.11.17 175 1 6쪽
17 5. 브라잇 동맹 - 2 16.11.03 175 2 11쪽
16 5. 브라잇 동맹 - 1 16.10.27 414 2 12쪽
15 4. 프렐리야의 흰사슴 ‘히든벅’ - 3 16.10.14 162 2 5쪽
14 4. 프렐리야의 흰사슴 ‘히든벅’ - 2 16.10.07 276 2 8쪽
13 4. 프렐리야의 흰사슴 '히든벅' - 1 16.09.22 158 1 5쪽
12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4 16.08.18 181 2 9쪽
11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3 16.08.12 173 2 6쪽
10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2 16.08.05 203 2 6쪽
9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1 16.07.28 169 2 5쪽
8 2. 이안 일룸니아 - 3 16.07.14 195 1 7쪽
7 2. 이안 일룸니아 - 2 16.07.07 200 1 6쪽
6 2. 이안 일룸니아 - 1 16.06.30 209 1 6쪽
5 1. 초록갓 아이스크림 - 3 16.06.23 1,104 1 6쪽
4 1. 초록갓 아이스크림 - 2 16.06.16 254 1 7쪽
3 1. 초록갓 아이스크림 - 1 16.06.09 439 1 7쪽
2 차례 16.06.02 508 1 1쪽
1 프롤로그 16.06.02 532 4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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