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CindyHwang 님의 서재입니다.

브라잇 동맹 1권 딥언더니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완결

CindyHwang
작품등록일 :
2016.05.31 17:26
최근연재일 :
2017.07.07 15:32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10,921
추천수 :
60
글자수 :
145,374

작성
17.01.05 10:54
조회
611
추천
1
글자
7쪽

7. 한밤중의 사냥꾼들 - 3

DUMMY

이안은 숲이 끝나는 지점에 도달하고 나서야 수진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어느새 하늘에서는 밤이 물러나고 새벽 기운이 물씬 묻어 나왔다. 잠시 정신을 잃은 그녀 옆으로 그가 다가와 앉았다. 그는 품 안에서 마법지팡이를 꺼내어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어떻게 된 거지? 아무 주문도 걸지 않았는데 지팡이가 스스로 퇴치하다니.’


그녀가 정신을 차렸는지 천천히 일어났다. 그녀는 그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 기어서 멀찌감치 떨어지려 했다. 잠시 후 말을 꺼내는 그녀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리었다.


“뱀파이어...라고?”


그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혼란스러운 그녀의 머릿속으로 그동안의 의문스러운 기억들이 한꺼번에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가 음식을 먹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늘 붉은 액체만 마셨어. 점프와 달리기 등이 보통 사람 같지 않았고. 그래, 순록 사건이 있던 날에도 옷에 붉은 자국이 있었지. 그럼 그때 지원 아저씨께 건넨 병 안의 액체도, 다 피였던 거야?'


아귀가 딱딱 맞아떨어지자 그녀의 얼굴은 일그러졌다.


‘이제 그에게 잡아먹히는 것은 시간문제야. 아, 내가 왜 따라왔을까?’


얼굴이 눈물 콧물로 엉망이 된 그녀는 그의 앞으로 조심히 다가가더니 덥석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두 손을 비비며 간절히 빌기 시작했다.


“제발 살려줘, 제발. 내가 사냥을 해서라도 너의 양식을 꼭 구해 볼게.”


그녀의 애절한 호소에 진정성 어린 대답을 해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았지만, 그는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하하하. 난 사람 피는 먹지 않아. 오직 동물 피만 먹지. 근데 지금 네 얼굴을 네가 직접 봐야 하는데. 너 지금 콧물을 줄줄 먹고 있어. 하하하.”


그녀는 그만 멋쩍어져서 손으로 콧물을 훔쳐냈다. 그사이 그는 재빨리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그녀와 눈높이를 맞추었다. 그리고 매우 진지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호소했다.


“수진, 난 절대 너를 해치지 않아. 만약 못 믿겠다면, 좋아. 브라잇 동맹사에 손을 얹고 맹세하지. 널 절대 해치지 않는다고.”


그는 오른손바닥을 마치 앞에 가상의 책이라도 있는 것처럼 그 위에 얹는 제스처를 취하며 맹세를 했다. 그의 얼굴은 매우 진지했다.


그제야 그녀는 마음의 안정을 되찾아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 그가 손수건을 건네주자 그녀는 그것으로 엉망이 된 얼굴을 닦아냈다.


날은 점차 밝아오고 있었다. 그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그나저나 이상한데. 한밤중의 사냥꾼들이 동맹 밖에서 목격되다니.”


“도대체 그 유령들은 다 뭐야?”


그녀가 다 쓴 손수건을 되돌려주며 물었다. 그는 손을 내밀었다가 그것의 걸쭉해진 상태를 보고 그냥 가지라는 제스처로 손을 흔들면서 대답했다.


“그들에 대한 전설은 매우 오래되었어. ‘하하호호히히’에서는 반년마다 붉은 달이 뜨는데 그런 밤에는 저들이 브라잇 동맹의 숲을 헤매고 다닌다는 거야. 연기를 보거나 소리가 나면 달려가서 무자비하게 사냥을 한데. 산 자의 영혼을 말이지.

그래서 붉은 달이 뜨는 밤에는 외출을 금하고, 집 안에서조차 불을 피우거나 소음을 내지 않도록 주의하는 전통이 있어. 근데 이곳은 동맹 안이 아니란 말이야. 어쨌든 진짜 큰일 날 뻔했어. 특히 너 말이야.”


그는 아까의 기억을 떨쳐 내려는 듯 고개를 여러 번 흔들어댔다. 그녀는 문득 유령과의 대화가 떠올라서 다시 물었다.


“근데 블랙수트는 누구야?”


그의 안색이 싹 바뀌었다. 잠시 아무 말이 없었다. 그의 눈치를 보아하니 말을 할까 말까 사이에서 계속 고민하는 것 같았다. 더이상 자신에게 아무것도 숨기지 말라고 그녀가 재촉하자, 그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지 솔직하게 털어놓기로 결정했다.


"혹시 브라잇 동맹이 결성된 이유를 알아?”


“응. 예전에 지원 아저씨가 말해줬어. 가까이 모여 살던 나라들이 동맹을 만들었다고. 그리고 너는 브라잇 동맹의 수장국인 ‘일룸니아 왕국’의 정통 왕자라는 것까지.”


“그가 설명을 잘해줬겠지만 사실 그게 다는 아니야. 동맹이 만들어진 이유는 그저 가까이 모여 살았기 때문이 아니었어. 다른 절실한 이유가 있었지.”


“절실한 이유?”


“응. 지금으로부터 약 3,000년 전, 우리 선조들이 마왕 블랙수트와 전쟁을 벌였거든. 전쟁에서 이겨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다섯 왕국이 힘을 합쳐 싸울 수밖에 없었어. 참고로, 그때 뱀파니아 왕국은 동맹국이 아니었어. 다섯 나라는 나의 직계조상인 일룸니아 왕국의 가장 위대한 왕 ‘이안 1세’를 주축으로 방어 동맹을 결성했지. 나의 이름은 정확히 말하자면 ‘이안 7세’란다. (그는 이때 무척 자랑스러워하는 표정을 지었다.)


브라잇 동맹은 목숨을 바쳐 용감히 싸웠고 결국 블랙수트를 이겼어. 이안 1세는 전쟁에서 진 그를 지하 깊은 곳 얼음 속에 봉인해버렸지. 이후 마왕의 수하들조차 이 땅에서 종적을 감췄는데, ‘한밤중의 사냥꾼들’도 그중 하나였어. 원래 오나시아 왕국 태생인 사냥꾼들은 마왕 편에 가담했었는데, 그가 전쟁에서 질 것이 확실해지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해. 모두 독약을 넣은 초콜릿을 먹고 자살했데. 심지어 사냥개와 말들도 먹여서 다 같이 죽였다지 아마.”


“초콜릿이라고?”


그녀가 깜짝 놀라며 반문했다. 그녀의 얼굴이 사색으로 변하였다.


‘그럼 아까 애꾸눈이 주었던 것이 독약이 든?’


그녀의 반응에 의구심이 든 그가 그녀의 어깨를 잡아 흔들며 정색한 채 물었다.


“혹시 너, 그것 먹은 거 아니지? 한 입이라도 말이야.”


“안 먹었어. 그에게 다시 돌려줬어.”


“정말이지? 정말 안 먹었지? 브라잇 동맹사에 손을 얹고 맹세할 수 있어?”


“안 먹었다니깐. 내가 유령이 준 것까지 먹을 정도로 돼지인 줄 알아?”


화를 내는 그녀의 머릿속에 아이스크림을 게걸스럽게 퍼먹던 상민이 떠올랐다. 혹시 이안이 자신을 그렇게 보는 건 아닐까 살짝 걱정이 들려는 찰나, 그가 엄지손가락을 입술에 대더니 조용히 하라고 시켰다. 그리고 그 손가락으로 저 멀리 가시덤불 옆에 놓인, 땅에 납작 엎드려있는 회색 바위를 가리켰다.


그들이 그곳으로 다가가는데 바위가 꿈틀거렸다. 돌연 그녀의 표정이 일그러졌지만 그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지어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브라잇 동맹 1권 딥언더니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브라잇 동맹 2권 곧 개시 17.07.20 97 0 -
49 12. 딥언더니아 - 5 [THE END] 17.07.07 120 1 12쪽
48 12. 딥언더니아 - 4 17.06.30 124 1 6쪽
47 12. 딥언더니아 - 3 17.06.23 83 1 5쪽
46 12. 딥언더니아 - 2 17.06.16 130 1 7쪽
45 12. 딥언더니아 - 1 17.06.09 152 1 7쪽
44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5 17.06.02 127 1 5쪽
43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4 17.05.25 149 1 6쪽
42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3 17.05.19 131 1 7쪽
41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2 17.05.12 121 1 7쪽
40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1 17.05.04 127 1 5쪽
39 10. 화이트캐슬 - 5 17.04.28 127 1 5쪽
38 10. 화이트캐슬 - 4 17.04.20 130 1 7쪽
37 10. 화이트캐슬 - 3 17.04.13 114 1 6쪽
36 10. 화이트캐슬 - 2 17.04.06 135 1 6쪽
35 10. 화이트캐슬 - 1 17.03.30 102 1 7쪽
34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8 17.03.23 120 1 4쪽
33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7 17.03.16 144 1 6쪽
32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6 17.03.09 135 1 7쪽
31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5 17.03.02 104 1 8쪽
30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4 17.02.23 163 1 7쪽
29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3 17.02.16 110 1 7쪽
28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2 17.02.09 145 1 9쪽
27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1 17.02.02 665 1 5쪽
26 8. 오나시아 손님들, 가상현실(VR), 드론, 인공지능(AI) - 3 17.01.26 212 1 8쪽
25 8. 오나시아 손님들, 가상현실(VR), 드론, 인공지능(AI) - 2 17.01.19 226 1 9쪽
24 8. 오나시아 손님들, 가상현실(VR), 드론, 인공지능(AI) - 1 17.01.12 228 1 8쪽
» 7. 한밤중의 사냥꾼들 - 3 17.01.05 612 1 7쪽
22 7. 한밤중의 사냥꾼들 - 2 16.12.22 150 1 11쪽
21 7. 한밤중의 사냥꾼들 - 1 16.12.09 170 1 13쪽
20 6. 제임스 왕을 찾아온 뜻밖의 손님 - 2 16.12.01 134 1 5쪽
19 6. 제임스 왕을 찾아온 뜻밖의 손님 - 1 16.11.24 221 1 6쪽
18 5. 브라잇 동맹 - 3 16.11.17 173 1 6쪽
17 5. 브라잇 동맹 - 2 16.11.03 173 2 11쪽
16 5. 브라잇 동맹 - 1 16.10.27 413 2 12쪽
15 4. 프렐리야의 흰사슴 ‘히든벅’ - 3 16.10.14 160 2 5쪽
14 4. 프렐리야의 흰사슴 ‘히든벅’ - 2 16.10.07 275 2 8쪽
13 4. 프렐리야의 흰사슴 '히든벅' - 1 16.09.22 157 1 5쪽
12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4 16.08.18 180 2 9쪽
11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3 16.08.12 172 2 6쪽
10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2 16.08.05 202 2 6쪽
9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1 16.07.28 169 2 5쪽
8 2. 이안 일룸니아 - 3 16.07.14 193 1 7쪽
7 2. 이안 일룸니아 - 2 16.07.07 200 1 6쪽
6 2. 이안 일룸니아 - 1 16.06.30 207 1 6쪽
5 1. 초록갓 아이스크림 - 3 16.06.23 1,103 1 6쪽
4 1. 초록갓 아이스크림 - 2 16.06.16 252 1 7쪽
3 1. 초록갓 아이스크림 - 1 16.06.09 438 1 7쪽
2 차례 16.06.02 507 1 1쪽
1 프롤로그 16.06.02 531 4 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