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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dyHwang 님의 서재입니다.

브라잇 동맹 1권 딥언더니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완결

CindyHwang
작품등록일 :
2016.05.31 17:26
최근연재일 :
2017.07.07 15:32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10,915
추천수 :
60
글자수 :
145,374

작성
17.04.06 10:48
조회
134
추천
1
글자
6쪽

10. 화이트캐슬 - 2

DUMMY

잠시 후, 이안이 침대로 다가와 말을 걸었지만 그녀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는 그녀의 어깨를 살짝 흔들었다. 불쑥 잠에서 깬 사람처럼 그녀가 움찔했다. 그의 파란 눈동자가 겁에 질린 그녀의 갈색 눈동자를 응시하며 넌지시 말했다.


“이제 갈 시간이야.”


그러나 그녀의 귀에는 “이제 죽으러 갈 시간이야.”로 들려왔다.


또다시 공포와 두려움에 가득 찬 그녀, 말을 하려 했지만 입술이 제대로 떨어지지 않았다.


“저기··· 난··· 도저히···”


그녀는 얼마 동안의 실랑이 끝에 그에 의해 강제로 밖으로 질질 끌려 나왔다.



환하게 빛나는 햇살 아래 에메랄드빛 호수가 그림처럼 펼쳐져 있었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자 그녀의 불안은 조금씩 사라져 갔다.


히든벅은 어느새 풀띠로 몸통을 감아 꼭 시금치로 가운데를 싼 핫도그처럼 보였다. 지원은 풀띠를 자신의 양쪽 어깨에 메고 가슴과 등 위를 X자 모양으로 지나가게 감은 상태였다.


그가 그녀를 가까이로 불렀다. 그녀의 상체 역시 자신의 띠 모양으로 두른 후 덧붙여 그녀의 팔과 다리까지 꽁꽁 감싸기 시작했다. 그녀의 어깨에 멘 빨간 핸드백이 풀띠 밑으로 깔려 단단히 고정되었다.


다들 풀에서 나는 고약한 향으로 고생했지만, 특히 몸에 가장 많이 두른 그녀가 최악이었다. 그녀는 손으로 코를 막아보았지만 팔에 둘린 띠 때문에 아무 소용이 없자 불평을 터트렸다.


“왜 이렇게 냄새가 지독해요, 지원 아저씨?”


“이건 향쑥이란다. 귀신이 가장 싫어하는 향을 가진 풀이지. 보통은 한두 줄로 충분하지만 심청의 노래를 들은 너에게는 여러 겹을 더 감았단다. 많이 감을수록 안전할 거야.”


“어휴, 움직이기가 쉽지 않아요. 미라가 된 것처럼 답답해요.”


“불편하겠지만 조금만 참으렴.”


그는 이제 챙길 것은 다 챙겼나 곰곰이 따져보며 갓끈을 조이는데 별안간 아차 하며 놀라는 눈치였다. 그리고 등에 멘 배낭을 앞으로 끌어와 안에서 작은 갈색 유리병을 꺼냈다. 뚜껑을 위로 잡아빼 열더니 그 안에다 진득한 회색 액체를 가득 부어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그것은 향쑥보다 몇 배 더 지독하고 비릿한 냄새를 풍겼다. 그녀의 눈살이 금세 찌푸려졌다. 그는 그것을 내밀며 재촉했다.


“하마터면 깜빡 잊고 바로 호수에 들어갈 뻔했구나. 이렇게 정신이 없어서야. 나랑 히든벅은 이미 먹었고 너만 먹으면 된단다.”


“이게 뭔데요?”


“물속에서 숨을 쉴 수 있게 해주는 일명 ‘잠수시럽’이야. 아까 히든벅과 왕자님이 만드셨지. 한 방울도 남기지 말고 쭉 들이키렴.”


그녀는 병뚜껑을 살짝 흔들어보았다. 끈적이는 액체 위로 미끈한 건더기 같은 것이 붙어있었다. 그것을 가리키며 그녀가 다시 물었다.


“이것도 먹어야 하나요?”


“이런, 급히 만드느라 제대로 갈리지 않았군. 당연히 먹어야지. 어서 먹으렴. 그래야 빨리 떠나지.”


다행히 먹는 것에는 일가견이 있는 그녀였기에 한입에 털어놓고 꿀꺽 삼켰다. 그런데 상상치 못한 역겨움에 비위가 상했는지 급속히 속이 안 좋아졌다. 그녀의 얼굴이 막 체한 것처럼 새하얗게 변해가자 그는 다 잘 돼가고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끄으억~”


그녀의 입에서 트림이 튀어나왔다.


“준비 완료. 자, 출발합시다!”


그가 소리쳤다. 그녀가 듣기에도 너무 요란한 트림이었기에 얼굴이 홍당무처럼 붉어졌다. 그녀는 멀리 떨어져 있는 이안을 슬그머니 쳐다보았다. 풀띠를 전혀 두르지 않은 그는 그녀를 향해 실실 쪼개며 악동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녀의 얼굴과 목이 더욱 새빨개졌다.


그나마 한 가지 위안은 느글느글하던 배가 편안해지고, 심한 역겨움이 트림과 함께 사라져 버린 것이다.



얕은 파도가 넘실대는 인당수에 여행킷에서 나온 나무 뗏목이 띄어졌다. 물은 너무나 투명하여 안이 훤히 들여다보였다. 그녀는 기분이 좋아져서 ‘이런 아름다운 곳에 그런 것이 있을 리 없어. 다 거짓말이야.’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배가 멈추었다. 지원이 몸에 묶은 향쑥띠를 다시 확인한 후 먼저 간다는 인사와 함께 호수 속으로 풍덩 빠졌다. 히든벅은 다이빙을 했는데 꽤 나가는 몸무게로 인해 수면 위로 높은 파도가 일기까지 했다.


이제 이안과 수진 둘만이 남았다. 그는 운동화 신은 발을 아예 물속에 담근 채 배의 가장자리에 앉아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옆자리를 손으로 톡톡 치며 그녀를 불렀다.


“수진, 이리 와서 좀 앉아봐. 아까 잠수시럽 재료들을 알려줄게.”


지금 상황에서 그것이 뭐 그리 중요한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녀는 순순히 옆으로 다가가 앉았다. 그러다 얼핏 떠오른 그의 악동 미소를 접하고 불안해진 나머지 일어서려던 찰나였다. 그가 그녀의 손을 확 낚아채었다. 그리고 물속으로 쑥 들어가 버렸다. 마치 그가 물귀신이라도 된 듯 그녀를 익사시키려 작정한 것 같았다. 마음의 준비도 없이 호수 바닥으로 끌려가던 그녀는 그의 손을 마구 흔들어대며 아우성을 쳤다.


“그냥 편하게 숨을 쉬어. 이미 시럽을 먹어서 괜찮다고.”


그가 하는 말이 땅에 있는 것처럼 그녀의 귀에 똑똑히 들려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거의 죽음에 이를 때까지 숨을 참았다. 더이상 견딜 수 없게 되자 저절로 입이 벌어졌다. 물이 한차례 그녀의 코와 입으로 들어왔다. 꿀꺽 삼켰다.


정말로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삼킨 물이 마치 산소 덩어리나 된 것처럼 가슴이 편안해진 것이다. 더이상 물이 코나 입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숨을 쉬어보았다. 이럴 수가, 땅에서처럼 자유자재로 호흡할 수 있었다.


그녀는 그가 이끄는 대로 호수 바닥으로 헤엄쳐 내려갔다. 지원과 히든벅은 이미 도착해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모래와 돌로 덮인 호수 바닥을 걸어 나갔다. 호수는 상당히 깊었지만 매우 밝았고, 다양한 물고기와 생명체들로 평화로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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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12. 딥언더니아 - 2 17.06.16 129 1 7쪽
45 12. 딥언더니아 - 1 17.06.09 152 1 7쪽
44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5 17.06.02 127 1 5쪽
43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4 17.05.25 149 1 6쪽
42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3 17.05.19 131 1 7쪽
41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2 17.05.12 121 1 7쪽
40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1 17.05.04 127 1 5쪽
39 10. 화이트캐슬 - 5 17.04.28 127 1 5쪽
38 10. 화이트캐슬 - 4 17.04.20 130 1 7쪽
37 10. 화이트캐슬 - 3 17.04.13 114 1 6쪽
» 10. 화이트캐슬 - 2 17.04.06 135 1 6쪽
35 10. 화이트캐슬 - 1 17.03.30 102 1 7쪽
34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8 17.03.23 119 1 4쪽
33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7 17.03.16 144 1 6쪽
32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6 17.03.09 135 1 7쪽
31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5 17.03.02 104 1 8쪽
30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4 17.02.23 163 1 7쪽
29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3 17.02.16 110 1 7쪽
28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2 17.02.09 145 1 9쪽
27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1 17.02.02 665 1 5쪽
26 8. 오나시아 손님들, 가상현실(VR), 드론, 인공지능(AI) - 3 17.01.26 212 1 8쪽
25 8. 오나시아 손님들, 가상현실(VR), 드론, 인공지능(AI) - 2 17.01.19 226 1 9쪽
24 8. 오나시아 손님들, 가상현실(VR), 드론, 인공지능(AI) - 1 17.01.12 228 1 8쪽
23 7. 한밤중의 사냥꾼들 - 3 17.01.05 611 1 7쪽
22 7. 한밤중의 사냥꾼들 - 2 16.12.22 150 1 11쪽
21 7. 한밤중의 사냥꾼들 - 1 16.12.09 170 1 13쪽
20 6. 제임스 왕을 찾아온 뜻밖의 손님 - 2 16.12.01 134 1 5쪽
19 6. 제임스 왕을 찾아온 뜻밖의 손님 - 1 16.11.24 221 1 6쪽
18 5. 브라잇 동맹 - 3 16.11.17 173 1 6쪽
17 5. 브라잇 동맹 - 2 16.11.03 173 2 11쪽
16 5. 브라잇 동맹 - 1 16.10.27 413 2 12쪽
15 4. 프렐리야의 흰사슴 ‘히든벅’ - 3 16.10.14 160 2 5쪽
14 4. 프렐리야의 흰사슴 ‘히든벅’ - 2 16.10.07 275 2 8쪽
13 4. 프렐리야의 흰사슴 '히든벅' - 1 16.09.22 157 1 5쪽
12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4 16.08.18 180 2 9쪽
11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3 16.08.12 172 2 6쪽
10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2 16.08.05 201 2 6쪽
9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1 16.07.28 169 2 5쪽
8 2. 이안 일룸니아 - 3 16.07.14 193 1 7쪽
7 2. 이안 일룸니아 - 2 16.07.07 198 1 6쪽
6 2. 이안 일룸니아 - 1 16.06.30 207 1 6쪽
5 1. 초록갓 아이스크림 - 3 16.06.23 1,103 1 6쪽
4 1. 초록갓 아이스크림 - 2 16.06.16 252 1 7쪽
3 1. 초록갓 아이스크림 - 1 16.06.09 438 1 7쪽
2 차례 16.06.02 507 1 1쪽
1 프롤로그 16.06.02 531 4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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