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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dyHwang 님의 서재입니다.

브라잇 동맹 1권 딥언더니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완결

CindyHwang
작품등록일 :
2016.05.31 17:26
최근연재일 :
2017.07.07 15:32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10,916
추천수 :
60
글자수 :
145,374

작성
17.06.16 14:03
조회
129
추천
1
글자
7쪽

12. 딥언더니아 - 2

DUMMY

나지막한 구릉을 빽빽이 덮고 있는 나무 사이로 난쟁이들, 아니 정확하게 예의를 갖춰 말하자면 딥언더니아인들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자세히 보니, 나무줄기와 잎들이 뒤엉킨 덤불 뒤로 동굴 입구가 교묘히 숨겨져 있었다. 동굴 천장이 낮아 이안은 목을 굽혀 들어가야만 했다. 내리막길이 이어지고 천장이 차차 높아지자 그는 곧 목을 편히 움직일 수 있었다.


벽에는 간간히 횃불이 걸려 있었으나 불길이 워낙 약해 동굴 안은 전체적으로 많이 어두웠다. 이곳 지리에 익숙한 그들과 어둠 속에서도 잘 볼 수 있는 이안은 마치 대낮의 길을 걷듯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수진은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게다가 동굴 바닥까지 울퉁불퉁해 넘어질 뻔 하기도 여러 번이었다.


그녀는 시선을 바닥으로 고정한 채 한 걸음 한 걸음 조심히 내디뎠다. 그녀의 머릿속으로 키릴장막 아케이드 광장의 약국에서 본 올빼미 안약이 번뜩 떠올랐다.


‘여기서야 올빼미를 볼 일도 없으니 그것을 사용하기 딱이잖아. 다음에 보면 이안을 조르던가 해서 꼭 사놔야겠어.’


문득 그녀의 등으로 싸늘한 전율이 스쳐 지나갔다. 너무 조용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그녀는 급히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았다. 앞서 가던 이안이나 우란, 다른 이들이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바닥만 보며 걷는 사이, 그들을 놓치고 만 것이다. 그녀의 등으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설상가상으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또 발생하였다. 그녀의 앞에서 동굴이 두 갈래로 나뉜 것이다. 딥언더니아로 안내하는 이정표나 표지판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갈림길 앞에 선 채 어느 쪽으로 가야 하는지 스스로 가늠해보았다.


‘왼쪽? 오른쪽?’


깜깜한 오른쪽과 달리, 왼쪽 끝에서 아주 희미한 노란 불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그곳이 올바른 길임에 틀림없었다. 바닥에는 여전히 컴컴한 어둠이 내린 왼쪽 동굴로 그녀는 몸을 돌리었다. 채 몇 걸음도 들여놓지 못한 그때였다. 우란의 앙칼진 외침이 그녀의 등 뒤로 내리 꽂히었다.


“당장 멈춰! 거기는 함정이야!”


그 말에 수진은 발걸음을 딱 멈추었다. 그리고 바닥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녀의 신발 앞으로 엄청나게 깊은 구덩이가 파여 있었다. 길은 신발 바로 앞에서 끊겨 저쪽 너머에서 다시 이어졌다. 어두워서 잘 보이진 않았지만 뭔가 허연 것들이 여기저기 뒹굴며 형광 빛을 품어내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해골과 뼈들의 인광이었다. 그 수가 상당히 많았다. 그녀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두려움과 충격으로 손가락 하나 까닥할 수 없었다.


우란이 등 뒤로 다가와 얼이 나간 그녀의 손목을 잡고 동굴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그녀는 갈림길 앞에 서서, 짧고 도톰한 손가락으로 왼쪽 동굴 끝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을 가리켰다.


“저것은 유인술이야. 많은 자들이 딥언더니아를 찾기 위해 여기까지 들어왔다가 저 빛을 따라가서 죽임을 당했어. 오른쪽이 올바른 길이야.”


그들은 깜깜한 오른쪽 동굴로 들어섰다. 나오자마자 이번엔 동굴이 세 갈래로 나뉘어 있었다. 또 왼쪽 동굴 끝에서만 노란 불빛이 비치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엔 우란이 빛이 있는 왼쪽으로 들어가는 게 아닌가? 수진이 그녀의 손을 잡아당기자 그녀는 오히려 수진의 손을 더 세게 잡아끌며 말했다.


“여기선 빛이 있는 왼쪽이 올바른 길이야.”


정말 그녀의 말대로 그곳에는 함정 없이 길이 쭉 이어져 있었다. 다음으로 불이 다 들어온 동굴 세 개가 나타났는데 가운데 동굴로 들어갔고, 그다음엔 왼쪽에만 불이 들어온 다섯 개의 동굴 중 가장 오른쪽의 불이 꺼진 동굴로 들어섰다.


수진은 처음에는 길을 기억해보려 노력했지만 비슷비슷한 동굴들이 계속해서 튀어나오자 나중에는 다 포기한 채 그냥 그녀를 따라가기만 했다. 그렇게 몇 개의 동굴을 더 지나갔다.



마지막 동굴을 벗어나자 두 개의 활활 타오르는 횃불의 보호를 받는 거대한 석문이 그 웅장한 자태를 맘껏 드러내었다.


이안은 바로 문 앞에 서서 구경을 하고 있었다. 그와 함께 들어온 난쟁이 무리와 또 다른 난쟁이들이 있었는데 모두들 문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수다를 떠는 중이었다. 수진이 그들에게 다가가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와아, 정말 대단하다! 어떻게 지하에 이런 문이 있을 수 있지?”


문의 크기는 난쟁이라기보다는 거인 왕국에 온 것처럼 거대하고 으리으리했다. 웅장한 석문 표면에 외지인이 알아보기 힘든 괴상한 쐐기문자 같은 것이 문 테두리를 따라 돌아가며 잔뜩 적혀있었다. 고대 룬문자였다. 테두리 안에는 별들, 태양과 달이 군데군데 새겨져 있었다. 새겨진 별 하나가 그녀의 머리 크기와 맞먹었으니 다른 것들이 얼마나 컸는지는 새삼 말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이안과 수진이 문 앞에 서서 구경하는 동안, 가장 나이가 많아 보이는 노인 난쟁이가 무리에서 두 발자국 앞으로 걸어 나왔다. 그는 두 손을 들어 올리며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딥. 딥언. 딥언더. 딥언더니. 딥언더니아. 딥언더니아. 딥언더니아. 딥언더니아. 딥언더니아!”


그는 혹시 틀렸을까 봐 조바심이 난 나머지 앞의 난쟁이를 붙잡고 다짜고짜 물었다.


“내가 끝에 ‘딥언더니아’를 총 다섯 번 불렀지? 그랬지? 맞게 했지?”


“네. 역시 이처럼 힘든 일에는 숙련된 분이 제격이라니깐요.”


젊은이의 칭찬에 만족스러운 듯, 이빨이 여러 개 빠져 거무죽죽한 잇몸을 드러내어 그가 미소를 지으려던 찰나였다. 그때까지 문 앞에서 서성이던 이안과 수진을 발견하고 그는 인상을 팍 쓴 채 그들을 향해 고래고래 고함을 질러댔다.


“이놈들아! 죽기 싫으면 얼른 뒤로 물러나란 말이야! 물러서!”


그들은 어찌 된 영문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엉거주춤 뒤로 물러나려 했다. 그때였다. 체인이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소리가 나더니 석문이 바깥쪽으로 열리기 시작했다. 신속한 속도로 다가오는 육중한 문에 깔려 쥐포가 되지 않기 위해 그들은 죽을힘을 다해 달려야 했다. 가까스로 불상사는 피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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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12. 딥언더니아 - 5 [THE END] 17.07.07 120 1 12쪽
48 12. 딥언더니아 - 4 17.06.30 124 1 6쪽
47 12. 딥언더니아 - 3 17.06.23 83 1 5쪽
» 12. 딥언더니아 - 2 17.06.16 130 1 7쪽
45 12. 딥언더니아 - 1 17.06.09 152 1 7쪽
44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5 17.06.02 127 1 5쪽
43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4 17.05.25 149 1 6쪽
42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3 17.05.19 131 1 7쪽
41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2 17.05.12 121 1 7쪽
40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1 17.05.04 127 1 5쪽
39 10. 화이트캐슬 - 5 17.04.28 127 1 5쪽
38 10. 화이트캐슬 - 4 17.04.20 130 1 7쪽
37 10. 화이트캐슬 - 3 17.04.13 114 1 6쪽
36 10. 화이트캐슬 - 2 17.04.06 135 1 6쪽
35 10. 화이트캐슬 - 1 17.03.30 102 1 7쪽
34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8 17.03.23 119 1 4쪽
33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7 17.03.16 144 1 6쪽
32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6 17.03.09 135 1 7쪽
31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5 17.03.02 104 1 8쪽
30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4 17.02.23 163 1 7쪽
29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3 17.02.16 110 1 7쪽
28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2 17.02.09 145 1 9쪽
27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1 17.02.02 665 1 5쪽
26 8. 오나시아 손님들, 가상현실(VR), 드론, 인공지능(AI) - 3 17.01.26 212 1 8쪽
25 8. 오나시아 손님들, 가상현실(VR), 드론, 인공지능(AI) - 2 17.01.19 226 1 9쪽
24 8. 오나시아 손님들, 가상현실(VR), 드론, 인공지능(AI) - 1 17.01.12 228 1 8쪽
23 7. 한밤중의 사냥꾼들 - 3 17.01.05 611 1 7쪽
22 7. 한밤중의 사냥꾼들 - 2 16.12.22 150 1 11쪽
21 7. 한밤중의 사냥꾼들 - 1 16.12.09 170 1 13쪽
20 6. 제임스 왕을 찾아온 뜻밖의 손님 - 2 16.12.01 134 1 5쪽
19 6. 제임스 왕을 찾아온 뜻밖의 손님 - 1 16.11.24 221 1 6쪽
18 5. 브라잇 동맹 - 3 16.11.17 173 1 6쪽
17 5. 브라잇 동맹 - 2 16.11.03 173 2 11쪽
16 5. 브라잇 동맹 - 1 16.10.27 413 2 12쪽
15 4. 프렐리야의 흰사슴 ‘히든벅’ - 3 16.10.14 160 2 5쪽
14 4. 프렐리야의 흰사슴 ‘히든벅’ - 2 16.10.07 275 2 8쪽
13 4. 프렐리야의 흰사슴 '히든벅' - 1 16.09.22 157 1 5쪽
12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4 16.08.18 180 2 9쪽
11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3 16.08.12 172 2 6쪽
10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2 16.08.05 201 2 6쪽
9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1 16.07.28 169 2 5쪽
8 2. 이안 일룸니아 - 3 16.07.14 193 1 7쪽
7 2. 이안 일룸니아 - 2 16.07.07 198 1 6쪽
6 2. 이안 일룸니아 - 1 16.06.30 207 1 6쪽
5 1. 초록갓 아이스크림 - 3 16.06.23 1,103 1 6쪽
4 1. 초록갓 아이스크림 - 2 16.06.16 252 1 7쪽
3 1. 초록갓 아이스크림 - 1 16.06.09 438 1 7쪽
2 차례 16.06.02 507 1 1쪽
1 프롤로그 16.06.02 531 4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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