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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dyHwang 님의 서재입니다.

브라잇 동맹 1권 딥언더니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완결

CindyHwang
작품등록일 :
2016.05.31 17:26
최근연재일 :
2017.07.07 15:32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10,919
추천수 :
60
글자수 :
145,374

작성
16.08.05 11:20
조회
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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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6쪽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2

DUMMY

< 토마스 목사의 회상 >


마이클 홉킨스는 중학교 단짝 친구였다. 큰 덩치에다 활달하고 말이 많은 나에 비해, 그는 비쩍 마르고 사교성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소극적인 소년이었다.


그런데 비슷한 데라곤 전혀 없는 우리를 엮어준 중요한 동기가 하나 있었으니, 바로 초자연적(Supernatural) 현상에 대한 깊은 관심이었다. 특히 둘 다 '뱀파이어, 흡혈귀'라면 사족을 못 썼는데, 나는 소설 [드라큘라]를 10번이나 탐독했고 그는 영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를 20번이나 돌려봤을 정도였다.


방학이 시작되면 우리는 뱀파이어가 많이 산다는 루마니아로 가기 위해 햄버거 가게에서 같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틈틈이 학교 자퇴서를 썼다. 하지만 늘 자금 부족으로 그 계획은 다음으로 미룬 채 결국 개학 날 다시 학교로 굴러 들어와야 했지만 말이다.


‘그 시기에 팜킨을 만났지. 루마니아가 아닌 학교에서 말이야.’


2학년이 되자 나와 다른 반으로 배정된 마이클은 팜킨이 뱀파이어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나는 맞다고 강하게 주장하였다.


팜킨은 나의 반에 새로 전학 온 남학생이었다. 그의 성(姓)이 무슨 '스턴베리(stonbury)'라던가 그랬는데 정확히 떠오르진 않는다. 백혈병 환자처럼 창백한 피부에 회색 눈동자를 가진 그는 마치 중세 유럽의 기사처럼 늘 기품을 갖춰 행동하였다.


그러나 그의 옆에만 서면 뭔가 이상하면서도 익숙한 냄새가 맡아졌다. 난 인상을 바로 찌푸렸는데 살과 내장이 썩어 부패해가는 역겨운 냄새였기 때문이다. 장의사였던 아버지 작업장에서 항상 풍겨 나오는 그 지긋지긋한 시체 냄새 말이다. 아마 남들은 눈치채지 못할 수도 있으리라.


강한 확신이 든 나는 마이클에게 그 냄새를 자세히 설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도대체 믿지를 않았다. 나는 화가 나서 확실한 물증을 찾겠다며 큰소리쳤고, 다음날부터 열심히 팜킨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몇 번씩 땡땡이치던 학교 수업을 그가 있다면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다 참석했다. 물론 수업시간에 내 눈은 책이나 칠판에 가 있지 않고 오로지 그의 뒤통수로 향하였다. 쉬는 시간에도 그의 행동을 눈여겨보거나 그 뒤를 졸졸 쫓아다녔다.


오죽하면 ‘토마스는 동성애자이고 전학생 팜킨을 사랑한다.’라는 이상한 소문이 학교에 다 퍼졌을까? 하지만 난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가 뱀파이어라는 결정적 증거를 포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니까.


그렇게 조사를 하다가 나는 몇 가지 이상한 점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늘 발목까지 길게 늘어뜨린 검은 옷을 입었다. 그리고 얼굴에는 여자처럼 짙게 분을 발랐는데 하루에도 여러 번 콤팩트를 꺼내어 얼굴과 목에 찍어 바르는 장면을 심심찮게 목격하였다. 낮에는 항상 양산을 쓰고 다녔는데 햇빛 알레르기가 있어서라며 그가 직접 알려주기까지 했다.


하지만 너무 이상한 것은, 이 점이 가장 수상한데, 그가 밥을 먹거나 무엇인가를 먹는 장면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는 것이었다. 아이들이 건네주는 과자를 매번 사양하고, 점심때면 혼자 가방에서 보온병을 꺼내 밖으로 조용히 나가버렸다. 난 늘 점심을 한입에 집어삼키고 쫓아나갔지만 이미 그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후였다.


한 달이 지나고 겨울 방학을 하루 앞둔 날이 되자, 이젠 정말 시간이 없다는 조바심에 나는 점심도 거른 채 그의 뒤를 몰래 미행하였다.


양산으로 햇빛을 가린 팜킨은 학교 뒤로 이어진 숲으로 들어갔다. 그늘이 진 나무에 등을 기대더니 그는 보온병에 든 것을 마시기 시작했다. 나무 덤불 뒤에서 그의 모습을 찬찬히 관찰하며 난 그때까지 정말 잘 숨어있다고 스스로를 칭찬하고 있었다.


근데 갑자기 그가 내 쪽을 바라보며 배시시 웃는 거야.


“이제 그만 나오지 그래, 토마스?”


말을 마친 그의 입술 옆으로 붉은 액체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난 너무 무서워서 뒤도 안 돌아보고 냅다 학교로 뛰어 내려갔다. 곧장 마이클이 있는 식당으로 쳐들어가 그를 구석으로 데려갔는데 공포에 질린 내 모습에 그도 적잖이 놀란 모양이었다.


자초지종을 들은 후 그는 나와 같이 숲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팜킨은 사라지고 없었다. 그저 보온병만 그가 기댔던 나무 앞에 가지런히 놓여있을 뿐이었다. 내가 달려가 그것을 열자 비릿한 피 냄새가 퍼져 나왔다. 조금 남은 액체를 그가 손가락으로 찍어 먹어보더니 헛구역질을 하며 진저리를 쳤다.


“피야, 분명 피라고.”


방학 동안 우리는 매일 그 숲을 뒤졌지만 그를 만나지는 못했다. 개학 날 그가 다른 학교로 전학 갔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가 얼마나 실망했었는지. 물론, 그 이후로 팜킨을 다시 만난 적은 없다. 중학교를 졸업한 후 나는 아버지 직장 때문에 멀리 이사를 갔다. 그러면서 마이클과 점차 연락이 뜸해졌고 힘든 세상사에 치여 나중에는 서로를 잊게 되었다.


그런데 이렇게 연락이 되어 어릴 적 친구를 다시 만나게 되다니.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 예전의 열정을 또 한 번 품을 수 있게 되다니.


오, 하나님, 정말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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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12. 딥언더니아 - 5 [THE END] 17.07.07 120 1 12쪽
48 12. 딥언더니아 - 4 17.06.30 124 1 6쪽
47 12. 딥언더니아 - 3 17.06.23 83 1 5쪽
46 12. 딥언더니아 - 2 17.06.16 130 1 7쪽
45 12. 딥언더니아 - 1 17.06.09 152 1 7쪽
44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5 17.06.02 127 1 5쪽
43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4 17.05.25 149 1 6쪽
42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3 17.05.19 131 1 7쪽
41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2 17.05.12 121 1 7쪽
40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1 17.05.04 127 1 5쪽
39 10. 화이트캐슬 - 5 17.04.28 127 1 5쪽
38 10. 화이트캐슬 - 4 17.04.20 130 1 7쪽
37 10. 화이트캐슬 - 3 17.04.13 114 1 6쪽
36 10. 화이트캐슬 - 2 17.04.06 135 1 6쪽
35 10. 화이트캐슬 - 1 17.03.30 102 1 7쪽
34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8 17.03.23 120 1 4쪽
33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7 17.03.16 144 1 6쪽
32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6 17.03.09 135 1 7쪽
31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5 17.03.02 104 1 8쪽
30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4 17.02.23 163 1 7쪽
29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3 17.02.16 110 1 7쪽
28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2 17.02.09 145 1 9쪽
27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1 17.02.02 665 1 5쪽
26 8. 오나시아 손님들, 가상현실(VR), 드론, 인공지능(AI) - 3 17.01.26 212 1 8쪽
25 8. 오나시아 손님들, 가상현실(VR), 드론, 인공지능(AI) - 2 17.01.19 226 1 9쪽
24 8. 오나시아 손님들, 가상현실(VR), 드론, 인공지능(AI) - 1 17.01.12 228 1 8쪽
23 7. 한밤중의 사냥꾼들 - 3 17.01.05 611 1 7쪽
22 7. 한밤중의 사냥꾼들 - 2 16.12.22 150 1 11쪽
21 7. 한밤중의 사냥꾼들 - 1 16.12.09 170 1 13쪽
20 6. 제임스 왕을 찾아온 뜻밖의 손님 - 2 16.12.01 134 1 5쪽
19 6. 제임스 왕을 찾아온 뜻밖의 손님 - 1 16.11.24 221 1 6쪽
18 5. 브라잇 동맹 - 3 16.11.17 173 1 6쪽
17 5. 브라잇 동맹 - 2 16.11.03 173 2 11쪽
16 5. 브라잇 동맹 - 1 16.10.27 413 2 12쪽
15 4. 프렐리야의 흰사슴 ‘히든벅’ - 3 16.10.14 160 2 5쪽
14 4. 프렐리야의 흰사슴 ‘히든벅’ - 2 16.10.07 275 2 8쪽
13 4. 프렐리야의 흰사슴 '히든벅' - 1 16.09.22 157 1 5쪽
12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4 16.08.18 180 2 9쪽
11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3 16.08.12 172 2 6쪽
»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2 16.08.05 202 2 6쪽
9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1 16.07.28 169 2 5쪽
8 2. 이안 일룸니아 - 3 16.07.14 193 1 7쪽
7 2. 이안 일룸니아 - 2 16.07.07 199 1 6쪽
6 2. 이안 일룸니아 - 1 16.06.30 207 1 6쪽
5 1. 초록갓 아이스크림 - 3 16.06.23 1,103 1 6쪽
4 1. 초록갓 아이스크림 - 2 16.06.16 252 1 7쪽
3 1. 초록갓 아이스크림 - 1 16.06.09 438 1 7쪽
2 차례 16.06.02 507 1 1쪽
1 프롤로그 16.06.02 531 4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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