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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dyHwang 님의 서재입니다.

브라잇 동맹 1권 딥언더니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완결

CindyHwang
작품등록일 :
2016.05.31 17:26
최근연재일 :
2017.07.07 15:32
연재수 :
4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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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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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글자수 :
145,374

작성
17.02.09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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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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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2

DUMMY

키릴장막 꼭대기는 이제 달도 많이 기울어져 조명이 거의 없다는 표현이 맞았다. 어둠 속에서 앞의 표지판 뒤로 여러 개의 형광 글씨들이 유령처럼 떠올랐다. 미끄럼틀이 이것 말고도 더 있다는 표시였다. 그녀는 칠흑같이 어두운 미끄럼틀 안으로 들어가기가 매우 망설여졌다. 그러나 여기 말고 다른 길도 없지 않은가?


결심을 굳힌 그녀는 엉거주춤 바닥에 엉덩이를 대고 두 손으로 몸무게를 지탱했다. 그런데 그때, 뒤에서 뭔가가 으르렁거렸다. 깜짝 놀란 그녀는 그만 손을 바닥에서 떼어냈고, 미처 마음의 준비도 하지 못한 채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녀의 발밑으로 빛이 나타났다. 그것을 통과하자 엄청나게 큰 방 안에서, 하얀 줄과 붉은 줄이 섞인 사탕 시소가 위아래로 움직이고 있었다. 시소 오른쪽에 위치한 마시멜로 의자 위로 그녀가 떨어지자 왼쪽 빈 의자 위로 그녀보다 훨씬 큰 초콜릿 볼이 떨어졌다.


초콜릿 볼이 왼쪽 의자를 아래로 쿵 밀어내자 그녀는 의자에서 튕겨져 나와 허공을 붕 날아갔다.


다음으로 떨어진 곳은 거대한 인형이 펼쳐놓은 앞치마였다. 인형이 자동적으로 앞치마를 털어내며 그녀를 앞에 놓인 커다란 찻주전자 속으로 떨어뜨렸다. 귀족 집사처럼 차려입은 인형이 다가와 주전자를 들어 앞으로 기울이자, 그녀는 데굴데굴 굴러 받침 위에 올려진 찻잔 안으로 떨어졌다.


컨베이어 벨트 위에 놓인 찻잔이 앞으로 나아가다 갑자기 거꾸로 매달렸다. 찻잔은 벨트에 그대로 붙어있었지만 그녀는 추락하여 얼음 미끄럼틀로 떨어졌다.


아주 빠른 속도로 미끄러져 내려가는데, 저 아래 얼음으로 조각된 용이 무시무시한 입을 쫙 벌린 채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가지런한 윗니들과 달리 아래 이빨들이 군데군데 빠져있었다. 그녀는 정신을 초집중하여 아래 빠진 이빨들 사이를 비집고 통과했다. 이어 용의 식도와 위, 장을 다 돌고 항문으로 빠져나왔다.


그녀는 어둡고 작은 석실 바닥에 놓인 커다란 베개 위로 떨어졌다. 멀미가 나고 어지러워 잠시 누워 쉬었다. 곧 괜찮아지자 베개에서 기어 나와 똑바로 섰는데 뭔가가 허전했다.


“앗, 내 목걸이!”


할머니가 준 그녀의 ‘순종 목걸이’가 없어진 것이다. 베개를 손으로 샅샅이 훑으며 찾아보았지만 어디에도 없었다. 미끄러져 내려오면서 중간에 잃어버린 것 같았다. 그녀는 결국 찾기를 포기하고 깜빡거리는 노란 전등 아래 위치한 문으로 다가갔다.


가슴이 떨려왔다. 심호흡을 한 후 문을 힘껏 앞으로 밀었다. 왁자지껄한 소리와 함께 훈훈한 기운이 그녀에게로 쏴악 불어왔다.



그녀 앞으로 암벽 내부를 깎아 만든 길쭉하고 넓은 길이 펼쳐져 있었다. 방금 나온 19번 석문의 양쪽 벽으로 번호판을 단 똑같이 생긴 문들이 나란히 배열되어 나갔다. 벽은 크리스털로 만든 담쟁이넝쿨이 이리저리 엉킨 채 빽빽이 덮여있고, 그 잎사귀들 위로 색색의 양초가 올려져 사방을 비추었다.


길은 수많은 인파로 북적거렸다. 길의 1/4 지점에는 손님을 태운 양탄자들이 1차선을 이루며 앞쪽으로 빠르게 날아갔다. 양탄자 차선 너머로 이쪽처럼 번호판을 단 석문들이 반대쪽 벽면을 다 차지했지만 길은 텅 비어있었다.


날아가는 양탄자들 밑으로 몇 개 안 남은 빈 양탄자가 바닥에 깔린 채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손님이 그 위에 타면 그것은 잽싸게 몸을 올려 능숙하게 양탄자 행렬에 끼어들었다.


지원과 히든벅, 그리고 어디서 구했는지 파란색 야구 모자를 쓴 이안이 한쪽 구석에 모여 있었다. 그녀는 급히 그곳으로 다가갔다.


그러다 그만 옆에서 달려오던 사람을 보지 못하고 꽝 부딪치고 말았다. 그녀와 상대방 모두 바닥에 덜렁 넘어졌다. 뒤로 엉덩방아를 찧은 그녀는 엉덩이보다도 방금 그와 부딪친 다리가 너무 아파왔는데, 마치 딱딱한 돌덩어리에 그대로 가 부딪친 느낌이었다.


그녀는 눈물을 글썽이며 다리를 어루만지었다. 그런데 글쎄, 저 앞으로 조그만 아이가 바닥에 배를 댄 채 엎드려져 있는 것이 아닌가? 당황한 그녀는 잽싸게 기어서 아이에게 다가갔다. 아이의 등에 손을 얹고 토닥거리는데 놀랍게도 통통한 살이 돌처럼 매우 딱딱했다.


“얘야, 어디 다치지 않았니?”


그녀의 안타까운 어조에, 마치 몸에 스프링이라도 달린 것처럼 아이가 벌떡 일어났다. 아직 뒤돌아서지 않은 채 투덜거리는 목소리를 듣는 순간 그녀의 온몸에 소름이 쫙 끼쳐왔다. 아이 목소리가 전혀 아니었던 것이다.


“누구 놀리는 거야? 나 100살이란 말이야! 그러는 너희는 얼마나 크다고 우리 딥언더니아인을 이렇게 무시하는 거야!”


투덜거리면서 그녀 쪽으로 몸을 돌린 아이는, 아니 그는 어른 난쟁이였다.


110cm 될까 말까 한 키에 주름진 밤색 피부, 수염이 길어 머리카락과 마구 뒤엉켜있고, 흙이 잔뜩 묻어 얼룩진 갈색 원피스를 허리띠로 찍 동여매고, 무릎까지 올라오는 검정 장화를 신은 그는 어른이었다. 난쟁이를 처음 접한 그녀가 동물원 원숭이를 감상하는 눈으로 계속 쳐다보자 그는 화를 내며 발을 동동 굴렀다.


“그런 눈빛도 너무 싫어! 딥언더니아인 처음 봐?”


“예, 저는 처음 봬요. 기분 상하셨다면 푸세요. 제가 잘못했어요.”


그녀의 예의 바른 사과에 그도 좀 민망했는지 옆에 떨어진 가죽 자루를 어깨에 메고 재빨리 군중 속으로 사라졌다.


그녀는 흥분을 가라앉히고 다시 일행이 있는 곳으로 나아갔다. 그런데 이번에는 어떤 여인이 뒤에서 걸어오다가 미처 그녀를 발견하지 못하고 부딪쳐왔다. 그녀의 몸이 균형을 잡지 못해 허우적거리자 여인은 재빨리 그녀의 팔을 잡아주며 사과했다.


“어머, 미안해요. 제가 딴 데에 정신을 팔고 있었어요. 혹시 다치지 않았나요?”


달콤한 목소리의 주인공을 보자 수진은 그만 넋을 잃고 말았다. 지금까지 살면서 이렇게 아름다운 미녀를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대리석 조각처럼 매끈하고 하얀 피부에 초록색과 황금색이 섞인 보석 같은 눈동자, 앵두 같은 붉은 입술을 가진 그녀는 마치 이 세상 사람 같지 않게 몹시 우아해 보였다. 그녀가 입은 검정 드레스는 모델 같은 몸매를 드러내 주기에 충분했다.


수진이 감탄한 눈으로 계속 쳐다보자 그녀는 싱긋 웃었다. 말아 올라간 그녀의 윗입술 아래로 길고 하얀 송곳니들이 유난히 두드러져 보였다. 뱀파이어였다. 이미 뱀파이어 친구를 둔 수진이었지만 순간 당황하여 숨을 헉하고 들이마셨다. 그러자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두려워 말아요. 난 당신의 피를 빨지 않을 테니까, 귀여운 아가씨.”


그때 멀리서 그녀를 불렀고, 그녀는 그쪽으로 손짓하며 걸어갔다. 역시나 빼어나게 잘생긴 남자와 멋있게 차려입은 일행 모두 창백한 피부를 가진 것으로 보아 뱀파이어들이 틀림없었다.



수진은 혼란스러운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도대체 여기가 어디지?’


다행히 더이상의 접촉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 여느 때처럼 반갑게 맞아주는 지원, 심기가 불편해 보이는 히든벅, 파란색 모자를 푹 눌러써 얼굴을 가린 이안. 그녀는 이안 옆으로 다가가 방금 경험한 일을 알려주려 했다. 그런데 그녀의 입이 채 열리기도 전에 그가 불만 가득한 눈으로 다짜고짜 신경질부터 내는 것이 아닌가?


“눈은 왜 달고 다니는 거야? 똑바로 보고 다니라고. 그렇게 여기저기 부딪쳐 넘어지지나 말고.”


그는 그녀를 지나쳐 앞으로 빠르게 걸어 나갔다. 황당해하는 그녀에게 지원이 다가와 귓속말을 했다.


“방금 전까지 히든벅에게 엄청 혼났거든. 그가 이젠 보아도 보지 못한 척, 들어도 듣지 못한 척하라고 명령을 내렸단다. 그의 신변안전을 위해서 말이야. 왕자님은 지금 화가 많이 나셨지만 다 그를 위해서 그러는 거니 어쩔 수 없지.”


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이안을 달래러 앞으로 달려 나갔다.


히든벅과 수진은 군중에 섞여 나란히 걸었다. 그 역시 기분이 안 좋은지 그녀에게 아무 말도 건네지 않았다. 어색해진 그녀는 옆으로 쉴 새 없이 지나가는 양탄자를 쳐다보는데 문득 그것이 타고 싶어졌다. 그러나 아쉽게도 바닥에 눕혀있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천장에 달린 크리스털 담쟁이넝쿨 밑으로 초록색 화살표가 번쩍이며 나타났다. 화살표 끝은 그들이 향하는 정면을 가리켰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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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12. 딥언더니아 - 5 [THE END] 17.07.07 121 1 12쪽
48 12. 딥언더니아 - 4 17.06.30 125 1 6쪽
47 12. 딥언더니아 - 3 17.06.23 84 1 5쪽
46 12. 딥언더니아 - 2 17.06.16 131 1 7쪽
45 12. 딥언더니아 - 1 17.06.09 153 1 7쪽
44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5 17.06.02 127 1 5쪽
43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4 17.05.25 151 1 6쪽
42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3 17.05.19 131 1 7쪽
41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2 17.05.12 122 1 7쪽
40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1 17.05.04 129 1 5쪽
39 10. 화이트캐슬 - 5 17.04.28 129 1 5쪽
38 10. 화이트캐슬 - 4 17.04.20 132 1 7쪽
37 10. 화이트캐슬 - 3 17.04.13 117 1 6쪽
36 10. 화이트캐슬 - 2 17.04.06 136 1 6쪽
35 10. 화이트캐슬 - 1 17.03.30 103 1 7쪽
34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8 17.03.23 121 1 4쪽
33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7 17.03.16 146 1 6쪽
32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6 17.03.09 136 1 7쪽
31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5 17.03.02 106 1 8쪽
30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4 17.02.23 164 1 7쪽
29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3 17.02.16 111 1 7쪽
»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2 17.02.09 146 1 9쪽
27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1 17.02.02 666 1 5쪽
26 8. 오나시아 손님들, 가상현실(VR), 드론, 인공지능(AI) - 3 17.01.26 214 1 8쪽
25 8. 오나시아 손님들, 가상현실(VR), 드론, 인공지능(AI) - 2 17.01.19 228 1 9쪽
24 8. 오나시아 손님들, 가상현실(VR), 드론, 인공지능(AI) - 1 17.01.12 228 1 8쪽
23 7. 한밤중의 사냥꾼들 - 3 17.01.05 612 1 7쪽
22 7. 한밤중의 사냥꾼들 - 2 16.12.22 151 1 11쪽
21 7. 한밤중의 사냥꾼들 - 1 16.12.09 170 1 13쪽
20 6. 제임스 왕을 찾아온 뜻밖의 손님 - 2 16.12.01 134 1 5쪽
19 6. 제임스 왕을 찾아온 뜻밖의 손님 - 1 16.11.24 223 1 6쪽
18 5. 브라잇 동맹 - 3 16.11.17 175 1 6쪽
17 5. 브라잇 동맹 - 2 16.11.03 175 2 11쪽
16 5. 브라잇 동맹 - 1 16.10.27 414 2 12쪽
15 4. 프렐리야의 흰사슴 ‘히든벅’ - 3 16.10.14 162 2 5쪽
14 4. 프렐리야의 흰사슴 ‘히든벅’ - 2 16.10.07 276 2 8쪽
13 4. 프렐리야의 흰사슴 '히든벅' - 1 16.09.22 158 1 5쪽
12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4 16.08.18 182 2 9쪽
11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3 16.08.12 173 2 6쪽
10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2 16.08.05 203 2 6쪽
9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1 16.07.28 169 2 5쪽
8 2. 이안 일룸니아 - 3 16.07.14 195 1 7쪽
7 2. 이안 일룸니아 - 2 16.07.07 200 1 6쪽
6 2. 이안 일룸니아 - 1 16.06.30 209 1 6쪽
5 1. 초록갓 아이스크림 - 3 16.06.23 1,104 1 6쪽
4 1. 초록갓 아이스크림 - 2 16.06.16 254 1 7쪽
3 1. 초록갓 아이스크림 - 1 16.06.09 439 1 7쪽
2 차례 16.06.02 508 1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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