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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dyHwang 님의 서재입니다.

브라잇 동맹 1권 딥언더니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완결

CindyHwang
작품등록일 :
2016.05.31 17:26
최근연재일 :
2017.07.07 15:32
연재수 :
4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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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77
추천수 :
60
글자수 :
145,374

작성
16.08.18 15:19
조회
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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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9쪽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4

DUMMY

토마스와 마이클은 아침부터 마을을 샅샅이 수색해나갔다. 그러나 하루, 이틀, 사흘이 지나도록 뚜렷한 성과는 나오지 않았다. 작은 마을이라 쉽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5일째 아침이 밝자, 그들의 몸은 마치 납덩이를 주렁주렁 매단 듯 무거워졌다. 만약 그들이 이안의 머리카락 한 올이라도 찾았다면 이렇게 의욕이 없지는 않을 터였다. 토스트에 잼을 바르던 마이클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입술이 쭉 튀어나오며 불평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이렇게 하다가는 쓰러져 그 애, 아니 괴물보다 내가 먼저 죽을 거 같은데. 게다가 정비소 일도 더이상 쉬기 힘들 것 같고 말이야.”


토마스는 인상을 찌푸린 채 빵을 우걱우걱 씹기만 했다. 그는 한동안 고심한 표정으로 몰두하다가 이내 고개를 들어 최후통첩을 내렸다.


“오늘까지만 같이 수색하게. 오늘 안으로도 못 찾으면 떠나도 좋아.”


그제야 마이클의 얼굴에 생기가 돌았다. 그들은 급히 아침식사를 마친 후 교회 밖으로 바삐 걸음을 옮기었다. 오늘 안으로 성과를 내놓아야 한다. 그 괴물을 어서 찾아내야만 한다.



수진이 집 밖으로 나왔을 때, 마침 그들은 골목 어귀에 있는 아담한 주택 안의 개집을 뒤지고 있었다. 비쩍 마른 마이클이 엎드린 채 개집 안으로 머리를 쑤셔 넣은 상태였고, 토마스 목사는 짖는 개의 뒤통수를 붙잡느라 애를 먹었다.


그녀는 그들이 사라지기를 잠시 기다렸다가 마을 중심부의 대로변으로 나갔다. 초록갓 아이스크림 가게 앞에서 횡단보도를 건너 롤리교회에 도착했다. 교회 옆을 지나 그 뒤로 이어진 묘지로 들어갔다. 묘지를 지나고 언덕을 내려와 평원을 넘자 장벽처럼 서 있는 롤리숲 입구에 다다랐다.


눈꽃이 핀 숲은 아름답고 신비로웠다. 어제저녁, 크리스마스트리로 쓸 나무를 베어 가지고 오겠다며 그녀는 할머니께 큰소리를 땅땅 쳤다. 열심히 숲을 탐색하던 중, 그녀의 이상형과 딱 맞아떨어지는 나무를 멀리서 발견하고 환호성을 내지르며 그리로 달려갔다.


그런데 막상 도착하고 보니 나무 옆에 놓인 바위 뒤가 번쩍번쩍하는 것이 아닌가?


숲 안은 원체 좀 어두웠기에 쉽게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녀는 가지고 온 톱을 나무 옆에 내려놓고 재빨리 그 뒤로 가 보았다.


“어머나, 세상에나!”


정말로 믿기 힘든 광경이었다. 환하게 빛나는 황금잎들을 달고 있는 작은 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다. 주변에 쌓여있는 눈조차 그것들을 피해갔는지 젖어 있는 잎이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잎들 사이로 검고 둥근 것이 잔뜩 매달려있었다. 그녀가 직접 따서 살펴보니 놀랍게도 블루베리였다.


'겨울철에 블루베리라니.'


그녀는 도저히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어 대신 그것을 입 안에 넣어보았다. 새콤달콤 아주 맛있었다. 고개를 돌려 주변을 살피던 중, 이것과 똑같이 생긴 나무들이 어두운 숲에서 스스로 빛을 내며 띄엄띄엄 서 있다는 걸 발견하였다.


그녀는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은 기분으로 저도 모르게 그것들을 따라 숲 속으로 깊숙이 들어갔다.



오후 4시, 토마스와 마이클은 있는 힘을 짜내어 돌고 또 돌았으나 역시나 허탕이었다. 그들은 깊이 절망한 채 초록갓 아이스크림 가게 앞의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토마스가 생기 없는 눈으로 앞을 바라보던 그때였다. 갑자기 전기라도 흐른 듯 그의 몸이 꿈틀대었다. 그러더니 빨간 불인 횡단보도로 막 돌진하는 것이 아닌가? 달려오던 차들이 급히 멈춰 빵빵거렸지만 그는 뭔가에 홀린 사람처럼 전혀 의식하지 못하였다. 마이클이 그를 향해 미친 듯이 고함쳤다.


“이봐, 왜 그래? 죽으려고 환장했어?”


“그놈이야! 그놈이라고!”


“그놈이라니 누구?”


둘이 아는 그놈이 그놈밖에 더 있냐? 지금까지 꾹꾹 참았던 토마스의 분노가 한순간에 폭발하였다. 그는 건너편 인도에 서 있는 친구를 향해 무시무시하게 절규하며 빽빽거렸다.


“으악~ 누구긴 누구야, 이 바보 멍청아! 이안이라고! 그놈이 저리로 들어가는 걸 내 이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고!”


흥분한 그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은 교회묘지였다. 그는 지난 오 일간의 육체적, 정신적 고통이 말끔히 씻겨 내려가고 온몸에서 알 수 없는 힘이 불끈 솟아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반면 뒤따라오던 마이클의 얼굴을 흙처럼 검게 변해갔다. 설마 했던 일이 정말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에 그의 뱃속 장기들이 뒤틀리는 것만 같았다. 앞에서 달리던 토마스의 눈에 드디어 이안의 뒷모습이 나타났다.


“얘야, 거기 좀 서 보렴. 이안, 이안!”


소년은 자신의 이름을 듣고 멈춰 뒤돌아봤다. 헐레벌떡 토마스가 뛰어가 그의 앞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전에 맡았던 죽음의 냄새가 강하게 풍기었다.


마이클도 묘지 입구에 막 들어섰다. 별안간 그의 손에 들린 말뚝이 약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의 귀로 어떤 여자의 노래가 서서히 들려왔다. 가사는 다음과 같이 되풀이되었다.


"나는 그의 슬픈 미래를 노래하지만 그에게는 내 노래가 들리지 않죠.

나를 잡고 있는 자에게만 들린답니다.

그의 정체를 알려줄게요.

그는, 그는 살아있는 피를 탐하는 추악한 존재,

피로서 영생을 사는 사악한 존재랍니다.

하지만 나는 그의 영생을 빼앗을 거예요.

나를 그의 심장 깊숙이 박아주세요.

친구인 푸른 불꽃이 그를 영원히 포옹할 거예요.”


미신은 사실이었다. 완전 사색이 된 마이클이 덜덜 떨면서 토마스의 등에 말뚝을 갖다 대자 그 역시 노래가 들려왔다. 이제 모든 것이 분명해졌다. 확신의 미소를 띤 토마스가 재빨리 사제복 품에서 조그만 병을 꺼내더니 뚜껑을 열어 이안의 얼굴에다 안에 든 액체를 확 뿌렸다.


“악마의 화신! 어서 너의 정체를 드러내라!”


그가 뿌린 것은 닭피였다. 피를 뒤집어쓴 이안의 얼굴이 금세 일그러졌다. 파란 눈동자가 야생동물의 것처럼 사납게 변하고, 큰 송곳니들이 입술 밑으로 길게 자라났다.


생생한 변화를 눈앞에서 직접 목격한 그들은 충격에 빠져 온몸이 마비되었다. 특히 마이클은 거의 졸도 직전까지 가며 그만 바지에 오줌을 싸버렸다. 그나마 정신 줄을 지탱하던 목사가 재빨리 친구의 손에 들린 말뚝을 가로채었다. 그리고 바로 이안의 심장 부근에 푹 내리꽂았다.


“이 악마, 어서 죽어라!”


“아얏!”


그가 고통스럽게 울부짖는데 입에서 사람이 아닌 맹수의 울음소리가 튀어나왔다. 그는 큰 고통으로 요란스레 몸부림을 치며 몸을 돌리려 했다. 토마스의 억센 두 손이 뻗어 나와 그의 어깨를 부여잡으려 했다. 이안은 힘껏 그것들을 밀쳐냈다.


손들이 강하게 내쳐지자 목사는 그 반동으로 뒤로 확 나자빠졌다. 그러면서 뒤에서 정신 줄을 놓고 있던 마이클도 같이 넘어갔다.


그들이 바닥에 누워있는 동안 이안은 허우적거리며 롤리숲을 향해 뛰어갔다.


‘도망쳐야 해. 빨리 도망쳐야 해.’


말뚝 박힌 부위가 불이 붙은 것처럼 찌릿찌릿하고 정신은 점차 혼미해져 갔다. 손으로 그것을 뽑아보려 했지만 빠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깊게 안으로 파고 들어가며 피가 주룩주룩 새어 나왔다. 그는 자꾸 앞으로 쓰러지려는 몸을 겨우 버티었다.


‘그곳으로 가야 해. 그때까지 버텨야 해.’


그는 이를 악문 채 달리고 또 달렸다.



땅바닥을 뒹굴던 토마스가 겨우 일어났다. 그는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채 엎드려 있는 마이클의 옆구리를 힘껏 걷어찼다. 그의 주머니에서 말뚝 두 개를 빼앗아 들고 목사는 홀로 숲으로 달려갔다. 숨을 헉헉 내쉬는 그의 입이 연신 중얼거렸다.


“분명 불꽃이 인다고 했는데, 어째서 안 타지?”


옆구리 타격으로 깨어난 마이클이 저 멀리 달려가는 친구를 보고 뒤늦게 숲에 도착했을 땐, 이미 그가 이안을 놓쳐버린 후였다. 마이클을 보자마자 그는 비명을 지르며 달려와 바락바락 따지었다.


“으악, 왜 자연발화가 되지 않은 거야? 말뚝만 박으면 분명 타 죽는다고 했잖아?”


“자네가 너무 얕게 박았나 봐. 아 글쎄, 이걸 준다는 걸 깜박했지 뭔가."


마이클은 자신이 입고 있던 바바리를 펼치었다. 허리띠 옆으로 걸려있는 납작한 쇠망치가 옷자락 밑에서 달랑거렸다. 목사는 순간 자신의 직업을 망각한 채 친구의 옷깃을 확 낚아채서는 담요를 털듯 정신없이 흔들어댔다. 그러다 그만 자포자기 상태가 되어 제자리에 폴싹 주저앉았다.


미안해진 마이클이 주변을 서성이며 괜히 바닥을 훑고 있는데 문득 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토마스, 여기, 여기 피가 있어. 분명 그놈의 것일 거야.”


그의 말대로 하얀 눈에 뿌려진 검붉은 핏자국이 숲 속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목사에게 희망의 서광이 비추는 찰나였다. 약하게나마 들던 햇빛이 돌연 사라지고 주변은 급 어두워졌다. 어두워지면 늑대가 출몰한다는 사실을 아는 토마스가 장비를 챙겨와 수색을 펼치자고 제안했다. 그들은 숲을 떠나 급히 교회로 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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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12. 딥언더니아 - 2 17.06.16 131 1 7쪽
45 12. 딥언더니아 - 1 17.06.09 153 1 7쪽
44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5 17.06.02 127 1 5쪽
43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4 17.05.25 151 1 6쪽
42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3 17.05.19 131 1 7쪽
41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2 17.05.12 122 1 7쪽
40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1 17.05.04 129 1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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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10. 화이트캐슬 - 1 17.03.30 102 1 7쪽
34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8 17.03.23 121 1 4쪽
33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7 17.03.16 146 1 6쪽
32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6 17.03.09 136 1 7쪽
31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5 17.03.02 106 1 8쪽
30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4 17.02.23 164 1 7쪽
29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3 17.02.16 111 1 7쪽
28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2 17.02.09 145 1 9쪽
27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1 17.02.02 666 1 5쪽
26 8. 오나시아 손님들, 가상현실(VR), 드론, 인공지능(AI) - 3 17.01.26 214 1 8쪽
25 8. 오나시아 손님들, 가상현실(VR), 드론, 인공지능(AI) - 2 17.01.19 227 1 9쪽
24 8. 오나시아 손님들, 가상현실(VR), 드론, 인공지능(AI) - 1 17.01.12 228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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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7. 한밤중의 사냥꾼들 - 2 16.12.22 151 1 11쪽
21 7. 한밤중의 사냥꾼들 - 1 16.12.09 170 1 13쪽
20 6. 제임스 왕을 찾아온 뜻밖의 손님 - 2 16.12.01 134 1 5쪽
19 6. 제임스 왕을 찾아온 뜻밖의 손님 - 1 16.11.24 223 1 6쪽
18 5. 브라잇 동맹 - 3 16.11.17 175 1 6쪽
17 5. 브라잇 동맹 - 2 16.11.03 175 2 11쪽
16 5. 브라잇 동맹 - 1 16.10.27 414 2 12쪽
15 4. 프렐리야의 흰사슴 ‘히든벅’ - 3 16.10.14 162 2 5쪽
14 4. 프렐리야의 흰사슴 ‘히든벅’ - 2 16.10.07 276 2 8쪽
13 4. 프렐리야의 흰사슴 '히든벅' - 1 16.09.22 158 1 5쪽
»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4 16.08.18 182 2 9쪽
11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3 16.08.12 173 2 6쪽
10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2 16.08.05 203 2 6쪽
9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1 16.07.28 169 2 5쪽
8 2. 이안 일룸니아 - 3 16.07.14 195 1 7쪽
7 2. 이안 일룸니아 - 2 16.07.07 200 1 6쪽
6 2. 이안 일룸니아 - 1 16.06.30 209 1 6쪽
5 1. 초록갓 아이스크림 - 3 16.06.23 1,104 1 6쪽
4 1. 초록갓 아이스크림 - 2 16.06.16 254 1 7쪽
3 1. 초록갓 아이스크림 - 1 16.06.09 439 1 7쪽
2 차례 16.06.02 508 1 1쪽
1 프롤로그 16.06.02 532 4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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