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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dyHwang 님의 서재입니다.

브라잇 동맹 1권 딥언더니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완결

CindyHwang
작품등록일 :
2016.05.31 17:26
최근연재일 :
2017.07.07 15:32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10,979
추천수 :
60
글자수 :
145,374

작성
17.03.30 16:06
조회
102
추천
1
글자
7쪽

10. 화이트캐슬 - 1

DUMMY

검고 울퉁불퉁한 암석으로 덮인 산 정상은 냄비처럼 움푹 파인 분지지형이었다. 그 한가운데에 깊은 호수가 자리 잡고 있었다. 풀과 돌이 가득한 땅으로 양탄자가 내려왔다. 그들을 내려준 후 그것은 스스로 말리더니 지원의 가죽 배낭 안으로 쑥 들어갔다.


새벽이 거의 끝나가고 있었지만 아직 아침 해가 떠오르기 전이었다. 호기심이 든 수진이 호수 가까이에 가보려 했다. 그러자 히든벅이 그녀의 길을 가로막으며 고개를 내젓는 것이었다. 그는 무서운 표정으로 그녀에게 경고했다.


“지금은 안 된단다. 어서 저리로 가렴.”


지원과 이안은 마치 뭔가에 쫓기는 사람처럼 재빨리 여행킷의 텐트를 확대시키고 그녀에게 어서 들어가라고 재촉했다. 그들이 모두 안으로 들어가자 주변은 조용해졌다.


어두운 호수 아래에서 공기 방울이 수없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잠시 후, 물밑에서 검은 실뭉치 같은 것이 점점 떠오르더니 수면 위로 조용히 튀어나왔다.



다들 정오까지 휴식을 취하기로 하고 각자 방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밤새 장막을 넘느라 지친 몸을 침대에 눕히고 잠을 청하려 했다. 그런데 그녀의 귀로 여인의 가냘픈 노랫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오는 것이었다.


“호수로 오세요~ 호수로 와서 나와 함께 물장구치며 놀아요~ 어서 와요~”


노래는 끊어질 듯 이어지며 계속해서 들려왔다. 이럴 수가, 누워있던 그녀의 몸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지는 것이 아닌가? 그녀는 거의 눈을 감은 채 앞으로 걸어 나갔다.


텐트의 복도는 아직 어두움에 잠겨있었다. 몽롱한 무의식 상태인 그녀는 손으로 더듬어서 텐트의 출구를 찾고 있었다.


그때였다. 뭔가가 그녀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 그녀는 번쩍 눈을 떴다. 어둠 속에서 새파란 불빛 두 개가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각성 상태에서 깨어났다. 소스라치게 놀라 뒤로 넘어지려던 찰나, 그녀는 자신의 등을 받쳐주는 강한 손길을 느꼈다.


“수진, 나야 나. 괜찮아?”


이안이었다. 새파란 불빛은 그의 두 눈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어, 내가 여기 왜 있는 거지? 분명 어떤 노랫소리를 들었는데.”


스스로 황당해하는 그녀의 어깨를 그가 꽉 잡더니 무척이나 놀란 목소리로 다그쳤다.


“뭐라고? 너 절대 여기서 나가면 안 돼! 지금 나가면 큰일 나.”


“왜 그래? 우리 말고 밖에 누가 있는 것 같은데. 잠시 확인하고 올게.”


“안된다니까. 히든벅의 예상이 맞았어. 심청이 널 노리고 있다니. 지금 텐트 밖으로 나가면 넌 죽을 수도 있어.”


죽는다는 말에 등짝으로 소름이 짝 끼쳐오는 그녀였다. 심청은 도대체 누구지?


“죽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인당수’라고 불리는 저 호수에는 ‘심청’이란 물귀신이 살고 있단 말이야. 그녀가 부르는 노래는 자신이 노리는 사람에게만 들리지. 노래로 사람을 홀려서 호수 속으로 유인하는 거야. 익사시키는 거지. 그래서 아무도 이 호수를 찾지 않는 거야. 죽임을 당할까 봐 겁이 나서.”


“왜 나만 노리는 거야? 너도 있잖아? 지원 아저씨도 있고, 히든벅도 있고.”


“이 바보야! 난 뱀파이어여서 숨을 안 쉰단 말이야. 그녀는 숨을 쉬는 사람을 원해. 히든벅 같은 짐승이 아니고. 지원은 뭐, 별로 외모가 마음에 안 드나 보지. 그리고 그는 벌써 두 번이나 무사히 지나가서 어차피 유혹해도 안 넘어온다는 것을 아는 거야. 그러니 너밖에 더 있겠어?”


그는 잠을 더 자라며 억지로 침대에 떠밀었지만, 그녀는 도저히 누울 수가 없었다. 덜덜 떠는 그녀가 안쓰러웠는지 훨씬 부드러워진 어조로 그는 위로가 아닌 위로의 말을 건네었다.


“나가지 않았으니까 이젠 됐어. 정오에는 방비를 단단히 해서 들어가니까 괜찮을 거야. 그러니 두려워하지 않아도 돼.”


“들어가다니, 어디를? 설마, 저 호수 속으로?”


그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공포가 극도에 달하였다. 동공이 흔들리더니 그녀가 손을 휘저으며 비명을 내질렀다.


“아악, 난 전혀 수영을 못한단 말이야!”


“수진, 내 눈 좀 봐줄래? 나 좀 봐봐! 너는 이제부터 깊은 잠이 든다.”


그의 눈동자를 응시한 그녀는 침대 위에 쓰러졌다. 잠이 든 것이다. 뱀파이어는 자신의 눈동자로 인간에게 최면을 걸어 조종할 수 있는데 오늘 처음 그 능력을 사용해본 것이다.


‘자고 나면 흥분이 좀 가라앉겠지.’


그는 그럴 거라 고개를 끄덕이며 방을 나갔다.



수진이 푹 자고 일어났을 땐 이미 해가 꽤 떠오른 오전이었다. 다들 일어났는지 밖에서는 왔다갔다 웅성대는 분위기였다. 그녀는 방에서 나왔다. 복도에 막 뜯어온 풀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그것에서 품어대는 향이 얼마나 고약한지 그녀는 코를 막은 채 지나쳐야 했다.


그녀는 주방으로 향하였다. 식탁에 차려진 생크림과 체리시럽을 얹은 팬케이크는 그녀가 보통 때 같으면 아주 맛있게 먹었겠지만 오늘은 전혀 딴판이었다. 자동적으로 음식이 입으로 들어갈 뿐 맛이 있는지 없는지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는 평소보다 훨씬 많은 양의 주스를 마셨지만 계속 갈증이 느껴졌다.


참고 참다가 그녀는 식사를 하고 있는 일행을 향해 말로서 속마음을 드러냈다.


“저기요. 저는 아무래도 안 될 거 같아요. 수영도 전혀 못 하는 데다 물귀신까지 있다니 도저히 들어갈 자신이 없어요.”


“하나도 걱정할 거 없단다. 우리가 이미 다 방도를 마련해 놓았어. 그리고 해가 바짝 뜨는 정오에 들어가기 때문에 호수 안이 밝아 그것이 너에게 접근조차 하지 못할 거야. 내가 브라잇 동맹사에 손을 얹고, 아니 발을 얹고 맹세 하마.”


히든벅이 생크림으로 범벅된 앞발굽을 마치 맹세하는 것처럼 여러 번 흔들어대며 강조하였다. 하지만 여전히 미심쩍은 그녀였다.


“전 잠수도 못해요.”


“하하, 사슴인 나는 어쩌겠니? 사슴이 잠수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니?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단다.”


그는 발굽에 붙은 생크림을 샅샅이 핥으며 대답한 후, 이안, 지원과 조용히 쏙닥쏙닥 대화를 나누었다. 그녀는 옆에서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화이트캐슬', '향쑥', '거북영감'이란 단어가 계속해서 들려왔다.


식사를 끝낸 그녀는 힘없이 침대로 가 누웠다. 마치 처형을 기다리는 사형수가 된 느낌이었다. 지원과 이안은 복도에 쌓인 풀을 이용해 긴 띠들을 만들었고 히든벅이 그것들을 바깥으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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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12. 딥언더니아 - 4 17.06.30 125 1 6쪽
47 12. 딥언더니아 - 3 17.06.23 84 1 5쪽
46 12. 딥언더니아 - 2 17.06.16 131 1 7쪽
45 12. 딥언더니아 - 1 17.06.09 153 1 7쪽
44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5 17.06.02 127 1 5쪽
43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4 17.05.25 151 1 6쪽
42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3 17.05.19 131 1 7쪽
41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2 17.05.12 122 1 7쪽
40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1 17.05.04 129 1 5쪽
39 10. 화이트캐슬 - 5 17.04.28 129 1 5쪽
38 10. 화이트캐슬 - 4 17.04.20 132 1 7쪽
37 10. 화이트캐슬 - 3 17.04.13 117 1 6쪽
36 10. 화이트캐슬 - 2 17.04.06 136 1 6쪽
» 10. 화이트캐슬 - 1 17.03.30 103 1 7쪽
34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8 17.03.23 121 1 4쪽
33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7 17.03.16 146 1 6쪽
32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6 17.03.09 136 1 7쪽
31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5 17.03.02 106 1 8쪽
30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4 17.02.23 164 1 7쪽
29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3 17.02.16 111 1 7쪽
28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2 17.02.09 145 1 9쪽
27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1 17.02.02 666 1 5쪽
26 8. 오나시아 손님들, 가상현실(VR), 드론, 인공지능(AI) - 3 17.01.26 214 1 8쪽
25 8. 오나시아 손님들, 가상현실(VR), 드론, 인공지능(AI) - 2 17.01.19 228 1 9쪽
24 8. 오나시아 손님들, 가상현실(VR), 드론, 인공지능(AI) - 1 17.01.12 228 1 8쪽
23 7. 한밤중의 사냥꾼들 - 3 17.01.05 612 1 7쪽
22 7. 한밤중의 사냥꾼들 - 2 16.12.22 151 1 11쪽
21 7. 한밤중의 사냥꾼들 - 1 16.12.09 170 1 13쪽
20 6. 제임스 왕을 찾아온 뜻밖의 손님 - 2 16.12.01 134 1 5쪽
19 6. 제임스 왕을 찾아온 뜻밖의 손님 - 1 16.11.24 223 1 6쪽
18 5. 브라잇 동맹 - 3 16.11.17 175 1 6쪽
17 5. 브라잇 동맹 - 2 16.11.03 175 2 11쪽
16 5. 브라잇 동맹 - 1 16.10.27 414 2 12쪽
15 4. 프렐리야의 흰사슴 ‘히든벅’ - 3 16.10.14 162 2 5쪽
14 4. 프렐리야의 흰사슴 ‘히든벅’ - 2 16.10.07 276 2 8쪽
13 4. 프렐리야의 흰사슴 '히든벅' - 1 16.09.22 158 1 5쪽
12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4 16.08.18 182 2 9쪽
11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3 16.08.12 173 2 6쪽
10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2 16.08.05 203 2 6쪽
9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1 16.07.28 169 2 5쪽
8 2. 이안 일룸니아 - 3 16.07.14 195 1 7쪽
7 2. 이안 일룸니아 - 2 16.07.07 200 1 6쪽
6 2. 이안 일룸니아 - 1 16.06.30 209 1 6쪽
5 1. 초록갓 아이스크림 - 3 16.06.23 1,104 1 6쪽
4 1. 초록갓 아이스크림 - 2 16.06.16 254 1 7쪽
3 1. 초록갓 아이스크림 - 1 16.06.09 439 1 7쪽
2 차례 16.06.02 508 1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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