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CindyHwang 님의 서재입니다.

브라잇 동맹 1권 딥언더니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완결

CindyHwang
작품등록일 :
2016.05.31 17:26
최근연재일 :
2017.07.07 15:32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10,983
추천수 :
60
글자수 :
145,374

작성
16.08.12 11:07
조회
173
추천
2
글자
6쪽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3

DUMMY

사제관 벽난로에 오랜만에 장작이 딱딱 소리를 내며 타들어갔다. 따뜻이 달궈진 기운이 사방으로 퍼져나가자 방은 금세 훈훈해졌다. 벽난로에서 조금 떨어진 일인용 소파에는 토마스 목사가 몸을 깊숙이 박은 채 장작불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왼쪽으로 코코아 두 잔이 놓인 테이블과 긴 의자가 놓여있었다. 비쩍 마른 마이클이 긴 의자의 중앙을 차지하고 앉아 팔짱을 낀 채 꾸벅꾸벅 졸았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코코아의 달콤한 향이 방 안 가득 퍼져나갔다.


마이클의 고개가 툭 떨어지더니 저 스스로 놀라 벌떡 일어났다. 그는 고양이처럼 앞으로 기지개를 켠 후, 벽으로 다가가 누렇게 변색된 벽지에 기대어있는 검은 나무 지팡이와 칼, 신문지를 가지고 의자로 되돌아왔다.


그리고 먼저 신문지를 신발 밑에다 깔더니 일을 하기 위한 자세를 잡았다. 나무 지팡이를 정확히 3등분 한 후, 그중 한 개를 집어 들어 한쪽 끝을 날카롭게 다듬기 시작했다. 신문지 위로 나무 톱밥과 찌꺼기들이 싸락눈처럼 떨어져 내렸다.


장작불에서 시선을 거두어 그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목사가 방해가 되지 않게 조용히 말을 건넸다.


“이보게 마이클, 예전에는 실패했지만 이번에는 꼭 성공해야 하네.”


“그렇지만 아직 소년이라니, 좀 껄끄럽지 않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좀 거슬리긴 하네만.”


“아니, 자네는 도대체...”


여태까지 그렇게나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친구가 전혀 이해를 못 하자 목사는 그만 꽥 소리를 질러버렸다. 이번 기회에 저 친구의 애매모호한 태도를 확실히 고치고 말겠다며 그는 이를 갈았다. 홧김이 목까지 치밀어 오르자 그는 언성을 높여 아까 했던 말을 다시 되풀이했다.


“이 답답한 친구야, 내가 도대체 몇 번이나 말했나? 그것은 사람이 아니라 악마라고, 괴물이란 말일세. 어떻게 주님의 종인 내가 그런 괴물을 살려둘 수 있단 말인가? 어여쁜 소년의 겉가죽은 그저 속임수일 뿐일세. 그냥 놔두면 마을 사람들을 해치고 나중에 나까지 노릴지 몰라. 생각하면 할수록 난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가 없네. 아니, 벌써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삼았을 거야. 이건 분명 주님이 나에게 내려준 소명이란 말일세. 그러니 반드시 제거해야 해. 알아듣겠나?”


묵묵히 듣던 마이클이 분주히 움직이던 손을 멈추었다. 그는 방금 완성된 말뚝을 코코아잔 앞에 조심이 내려놓았다. 이어 두 번째와 세 번째 말뚝에 착수했다.


잠시 후, 두 개의 완성품과 칼을 첫 번째 것 옆으로 포개어 놓고 그는 말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옷을 털고 나무껍질과 톱밥이 쌓인 신문지를 잘 접어 벽난로로 다가가 그 안에 툭 집어넣었다. 신문지에 불이 붙으며 순식간에 활활 타올랐다.


그는 잠시 불을 응시하다가 다시 긴 의자로 되돌아왔다. 자리에 앉으면서 체념한 듯한 목소리로 그가 수긍했다.


“알았네. 이왕 먼 여기까지 왔으니 자네 말을 전적으로 따르겠네. 그저 한 가지 걱정은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단 한 번도 실행해 본 적 없어서 말이야. 모든 것이 계획처럼 딱딱 맞아떨어질지 확신이 서지 않군그래.”


“우선 자네가 아는 대로 해보세. 해보고 그때그때 상황을 봐가며 처리하자고. 말뚝이 다 완성되었나 보군. 근데 왜 이리 검은가?”


말을 마친 토마스가 말뚝 하나를 들고 이리저리 돌리면서 찬찬히 살피었다. 마이클의 야윈 얼굴에 미소가 번지더니 물어봐줘서 고맙다는 투로 대답했다.


“번개 맞아 타버린 자작나무라네. 미신에 따르면 이것이 초자연적 현상에 가까이 있으면 어떤 소리를 낸다는 거야. 정확히는 모르지만 암튼 그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분을 해준다고 전해진다네.”


“그냥 자작나무는 안 되고, 꼭 번개를 맞아야 하나?”


“그렇다네. 번개를 맞아야 효력이 생긴다네.”


“그럼 번개 맞은 도토리나무는 어떤가? 이 근처 숲에도 간간이 꽤 있을 텐데.”


“다른 나무는 안 되네. 꼭 자작나무이어야 해. 자작나무는 신성하거든.”


반신반의한 표정의 토마스가 말뚝의 날카로운 끝으로 자신의 심장을 찌르는 시늉을 여러 번 하며 물었다.


“햇빛은 그에게 전혀 영향이 없는 것 같더군. 낮에 만났으니까. 말뚝은 다 되었고, 십자가와 성수도 준비할까?”


손을 앞으로 내밀어 불을 쬐던 마이클이 그에게서 말뚝을 건네받아 다시 자세히 살펴보았다. 끝이 날카롭게 잘 깎인 것이 무척이나 만족스러웠다. 그는 그것을 마치 막 태어난 자식처럼 테이블 위에 조심스레 내려놓으며 대답했다.


“우선 할 수 있는 것은 다 준비해야지. 십자가, 성수, 아, 동물의 피도 좀 구해주게.”


“그리고 마이클, 한 가지는 확실히 해야겠는데. 말뚝은 전문가인 자네가 박겠지?”


그는 대답 대신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 동시에 말뚝을 집어 들더니 날카로운 부분이 토마스의 심장을 향하게 한 후 자신의 주먹을 망치 삼아 꽝 내리치는 시늉을 하였다. 목사는 연극이란 것을 뻔히 알고 있었지만 순간 깜짝 놀라 얼른 뒤로 몸을 내뺐다. 큰 덩치치고는 아주 날렵한 움직임이었다. 그 모습에 마이클이 낄낄거렸다.


“걱정 말게, 목사 친구. 인형으로 미리 다 연습해보았다네. 이것을 그것의 심장에 박으면 분명 영화에서처럼 피가 튀고 불길이 솟아서 타 죽을 거야.”


토마스 목사는 일이 척척 진행되는 것을 보면서 이번에는 절대 실패하지 않으리라 확신했다. 이젠 그 괴물을 찾으면 되는 것이다. 찾아서 말뚝만 박으면 다 끝나는 것이다.


중요한 임무를 앞두고 은총을 바라는 마음에서 그들은 예배당으로 건너가 기도를 드린 후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브라잇 동맹 1권 딥언더니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브라잇 동맹 2권 곧 개시 17.07.20 99 0 -
49 12. 딥언더니아 - 5 [THE END] 17.07.07 121 1 12쪽
48 12. 딥언더니아 - 4 17.06.30 125 1 6쪽
47 12. 딥언더니아 - 3 17.06.23 84 1 5쪽
46 12. 딥언더니아 - 2 17.06.16 131 1 7쪽
45 12. 딥언더니아 - 1 17.06.09 153 1 7쪽
44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5 17.06.02 127 1 5쪽
43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4 17.05.25 151 1 6쪽
42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3 17.05.19 131 1 7쪽
41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2 17.05.12 122 1 7쪽
40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1 17.05.04 129 1 5쪽
39 10. 화이트캐슬 - 5 17.04.28 129 1 5쪽
38 10. 화이트캐슬 - 4 17.04.20 132 1 7쪽
37 10. 화이트캐슬 - 3 17.04.13 117 1 6쪽
36 10. 화이트캐슬 - 2 17.04.06 136 1 6쪽
35 10. 화이트캐슬 - 1 17.03.30 103 1 7쪽
34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8 17.03.23 121 1 4쪽
33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7 17.03.16 146 1 6쪽
32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6 17.03.09 136 1 7쪽
31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5 17.03.02 106 1 8쪽
30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4 17.02.23 164 1 7쪽
29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3 17.02.16 111 1 7쪽
28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2 17.02.09 146 1 9쪽
27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1 17.02.02 666 1 5쪽
26 8. 오나시아 손님들, 가상현실(VR), 드론, 인공지능(AI) - 3 17.01.26 214 1 8쪽
25 8. 오나시아 손님들, 가상현실(VR), 드론, 인공지능(AI) - 2 17.01.19 228 1 9쪽
24 8. 오나시아 손님들, 가상현실(VR), 드론, 인공지능(AI) - 1 17.01.12 229 1 8쪽
23 7. 한밤중의 사냥꾼들 - 3 17.01.05 612 1 7쪽
22 7. 한밤중의 사냥꾼들 - 2 16.12.22 151 1 11쪽
21 7. 한밤중의 사냥꾼들 - 1 16.12.09 170 1 13쪽
20 6. 제임스 왕을 찾아온 뜻밖의 손님 - 2 16.12.01 134 1 5쪽
19 6. 제임스 왕을 찾아온 뜻밖의 손님 - 1 16.11.24 223 1 6쪽
18 5. 브라잇 동맹 - 3 16.11.17 175 1 6쪽
17 5. 브라잇 동맹 - 2 16.11.03 175 2 11쪽
16 5. 브라잇 동맹 - 1 16.10.27 414 2 12쪽
15 4. 프렐리야의 흰사슴 ‘히든벅’ - 3 16.10.14 162 2 5쪽
14 4. 프렐리야의 흰사슴 ‘히든벅’ - 2 16.10.07 276 2 8쪽
13 4. 프렐리야의 흰사슴 '히든벅' - 1 16.09.22 158 1 5쪽
12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4 16.08.18 182 2 9쪽
»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3 16.08.12 174 2 6쪽
10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2 16.08.05 203 2 6쪽
9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1 16.07.28 169 2 5쪽
8 2. 이안 일룸니아 - 3 16.07.14 195 1 7쪽
7 2. 이안 일룸니아 - 2 16.07.07 200 1 6쪽
6 2. 이안 일룸니아 - 1 16.06.30 209 1 6쪽
5 1. 초록갓 아이스크림 - 3 16.06.23 1,104 1 6쪽
4 1. 초록갓 아이스크림 - 2 16.06.16 254 1 7쪽
3 1. 초록갓 아이스크림 - 1 16.06.09 439 1 7쪽
2 차례 16.06.02 508 1 1쪽
1 프롤로그 16.06.02 533 4 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