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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dyHwang 님의 서재입니다.

브라잇 동맹 1권 딥언더니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완결

CindyHwang
작품등록일 :
2016.05.31 17:26
최근연재일 :
2017.07.07 15:32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10,968
추천수 :
60
글자수 :
145,374

작성
17.01.26 11:58
조회
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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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8쪽

8. 오나시아 손님들, 가상현실(VR), 드론, 인공지능(AI) - 3

DUMMY

“당신들은 어느 게이트를 통해 오는 길인가요?”


이안이 묻자 소시지를 씹어 넘긴 이장이 예의 바르게 대답했다.


“저와 제이는 한국 서울에 있는 게이트 ‘평창동 화장실’을 통해 왔습니다. 마네킴은 중국 게이트 ‘만리장성 성벽 모퉁이’를 통과하셨다는데 오다가 사막에서 만났지요.”


“서울에도 게이트가 있었군요. 평창동 화장실이라, 게이트가 참 독특합니다그려. 화장실이라니.”


게이트키퍼인 지원이 자신과 연관이 있는지라 관심을 보이자 이장은 그 일을 추억하며 신나게 떠들어댔다.


“사실 저의 할아버지께서는 게이트 위치를 알려주시지 않고 돌아가셨어요. 그런데 마침 아버지가 받은 비둘기 편지를 통해 서울 게이트의 존재를 알게 되었지요. 편지에 적힌 대로 서울 종로구 평창동 주소를 찾아갔습니다. 북한산 언덕 위의 평범한 붉은 벽돌집이었는데 대문 옆으로 황금잎블루베리 화분이 놓여있더군요. 안주인이 저를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거실에서 제이를 만났지요.


우리는 바로 지하실 구석에 위치한 화장실로 직행했어요. 정말이지 이 양복을 걸고 확실히 말할 수 있어요. 여태까지 가본 화장실 중에서 거기만큼 더럽고 불결한 곳은 처음이었습니다. 정말입니다. 굳어서 딱딱해진 곰팡이와 오물 같은 것이 묻어있는 뚜껑 닫힌 변기 위로 설치된 큼직한 선반을 열자, 그 뒤로 게이트가 있더군요.


제이와 전 감히 변기 뚜껑을 열어볼 생각도 하지 않고 냉큼 밟아 게이트 안으로 후다닥 들어갔지요. 다행히 구두에는 묻지 않았어요.”


그의 맛깔스러운 설명에 다들 웃음을 터트렸다. 지원의 웃음소리가 가장 컸다. 후식으로 나온 코코아를 한 모금 마신 후, 마네킴이 자기 자랑을 하고 싶어졌는지 불쑥 입을 열었다.


“일룸니아 왕국에서 일어났던 반란에 대해 들어보셨는지요?”


이안과 일행의 눈에 번개가 번쩍하고 지나갔다. 그 이야기가 자연스레 들리는 것을 보니 이제 브라잇 동맹에 거의 다 왔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예. 대충은 알고 있습니다.”


히든벅이 한숨을 내쉬며 씁쓸하게 답하자, 마네킴은 드디어 기회가 왔다는 듯 흐르는 시냇물처럼 술술 말을 내뱉기 시작했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었죠. 일룸니아의 메이슨 왕과 어린 왕자가 그렇게 쉽게 죽임을 당했다니 말입니다. 저희 오나시아 왕국의 타이타이 왕께서도 처음 그 소식을 접하시고 큰 충격을 받으셔서 중국 열하(熱河)의 피서산장(避暑山莊)으로 3박 4일 휴가를 다녀오셨지요.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3,000년이 지난 동맹은 그저 허울일 뿐, 이젠 별다른 결속도 사실 없지 않나요? 각자에게 피해만 주지 않으면 된 거지, 괜히 내정 간섭해서 서로 얼굴 붉힐 필요가 있나요? 게다가 현재 제임스 왕이 생각보다 통치를 잘하는가 보더군요.


사실 타이타이 왕께서 저를 부른 이유도 그것과 아주 연관이 깊답니다. 이건 비밀이지만 (그는 상체를 앞으로 숙이더니 작은 목소리로), 여러분에게만 살짝 말씀드리죠. 동맹국 중 처음으로 오나시아가 일룸니아의 새 왕에게 보낼 축하 사절단 대표로 제가 지명되었다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하하, 신하로서 굉장한 영광이죠.”


어느새 자신의 비밀임무를 다 밝힌 그를 바라보던 이안의 얼굴이 금세 붉으락푸르락해졌다. 그러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마네킴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면서 잔뜩 흥분한 어조로 꾸짖었다.


“말도 안 돼! 어떻게 동맹국이 반란자를 왕으로 인정할 수 있나요? 친구인 메이슨 왕의 복수를 위해 다 같이 싸워야 하는 것 아닙니까? 동맹국 아닙니까? 제임스는 살인자입니다. 살인자라고요!”


그가 잡아먹을 듯이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았다. 말하는 동안 그의 눈동자는 하늘색으로 변하였다. 마네킴보다 더 놀란 히든벅과 지원.


지원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마네킴에게 여러 번 상체를 구부려 대신 사과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저 녀석이 요즘 정신이 온전치 못해서. 보기엔 멀쩡해도 정신이 나갔다 들어왔다 합니다. 너그러이 이해하시고 용서해주십시오.”


“친구분이 아들 때문에 많이 속상하겠군요. 생긴 건 저렇게 멀쩡한데 미쳤다니 말입니다. 브라잇 동맹의 수장국인 일룸니아와 동등한 위치인 오나시아의 사신으로서 당연히 그 정도는 이해해드려야지요. 흠흠, 신경 쓰지 마십시오.”


마네킴은 자신이 낼 수 있는 가장 온화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러나 이안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에 차가움이 번뜩거려, 말은 괜찮다고 해도 방금 그 일로 기분이 몹시 상한 것임에 틀림없었다. 이장과 제이도 예상치 못한 상황에 호기심이 생겼는지 이안을 주시했다.


히든벅과 지원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나서야 이안은 제정신을 차려 자신이 큰 잘못을 저질렀다는 것을 깨달았다. 특히 그를 흘겨보는 히든벅의 눈초리는 마치 사물을 관통할 것 같이 날카로워, 옆에 앉은 수진까지도 감히 그쪽을 바라볼 수가 없었다. 이안은 고개를 들지 못한 채 앉아 땅바닥만 쳐다보았다.



지원이 그의 기분을 다시 좋게 만든다고 이런 말 저런 말로 치켜세워주자 우쭐해진 마네킴이 또다시 이야기를 꺼냈다.


“최근에 이상한 소문 하나가 들리던데요. 혹시 들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무슨 소문이요?”


히든벅이 이안에게서 겨우 시선을 거두어 관심 있는 표정으로 물었다.


“유언비어이긴 하지만, 마왕 블랙수트가 봉인에서 탈출했다는 소문 말입니다.”


히든벅의 눈이 번쩍하더니 바로 멍해졌다. 그러나 곧 고개를 흔들어 정신을 차리고 제 표정으로 돌아왔다.


“에잇, 그냥 소문이겠지요. 블랙수트라면 벌써 몇천 년 전 일인데. 그리고 아무도 그의 봉인 장소가 어디인지 모르지 않습니까? 그러니 확인할 길도 없고. 누군가 심심하니까 재미 삼아 퍼트린 거겠죠. 하하하.”


지원이 깔깔거리며 던진 농담에 마네킴 역시 껄껄 웃으며 동조했다.


“맞습니다. 마왕 블랙수트라니, 요즘 누가 그런 것을 믿는답니까? 그저 아이들 동화책에서나 나올 소재이죠.”


그때였다. 주변이 웅성웅성해지더니 낯선 사람들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마네킴이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털며 작별인사를 건넸다.


“그럼 저녁 잘 먹고 갑니다. 안녕히 계시오.”


그가 사람들 무리로 사라졌다. 제이와 이장도 감사인사를 전하고는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수진과 일행은 재빨리 뒷정리를 마치고 그들을 따라나섰다.



사방팔방에서 사람들이 불쑥 튀어나오며 무리로 합류해 들어왔다. 나중에는 거의 백 명 정도로 그 수가 불어났다. 하늘에 떠있는 밝은 보름달이 그들의 길을 밝혀주는 유일한 등불이 되어주었다. 이안은 여전히 화가 난 상태였지만 옆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걷고 있는 수진을 발견하고 그녀를 툭 치며 물었다.


“아까부터 왜 그래? 어디 아파?”


“아니 저기, 저 장막을 이 밤중에 어떻게 넘어간다는 건지 도저히 이해가 안 돼. 걱정되어 죽겠어. 난 야간산행도 해 본 적이 없단 말이야.”


“그런 게 아니야! 아무 걱정하지 말라고. 난 또 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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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12. 딥언더니아 - 5 [THE END] 17.07.07 121 1 12쪽
48 12. 딥언더니아 - 4 17.06.30 125 1 6쪽
47 12. 딥언더니아 - 3 17.06.23 84 1 5쪽
46 12. 딥언더니아 - 2 17.06.16 131 1 7쪽
45 12. 딥언더니아 - 1 17.06.09 152 1 7쪽
44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5 17.06.02 127 1 5쪽
43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4 17.05.25 151 1 6쪽
42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3 17.05.19 131 1 7쪽
41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2 17.05.12 122 1 7쪽
40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1 17.05.04 129 1 5쪽
39 10. 화이트캐슬 - 5 17.04.28 128 1 5쪽
38 10. 화이트캐슬 - 4 17.04.20 132 1 7쪽
37 10. 화이트캐슬 - 3 17.04.13 117 1 6쪽
36 10. 화이트캐슬 - 2 17.04.06 136 1 6쪽
35 10. 화이트캐슬 - 1 17.03.30 102 1 7쪽
34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8 17.03.23 121 1 4쪽
33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7 17.03.16 146 1 6쪽
32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6 17.03.09 136 1 7쪽
31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5 17.03.02 105 1 8쪽
30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4 17.02.23 163 1 7쪽
29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3 17.02.16 111 1 7쪽
28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2 17.02.09 145 1 9쪽
27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1 17.02.02 666 1 5쪽
» 8. 오나시아 손님들, 가상현실(VR), 드론, 인공지능(AI) - 3 17.01.26 214 1 8쪽
25 8. 오나시아 손님들, 가상현실(VR), 드론, 인공지능(AI) - 2 17.01.19 227 1 9쪽
24 8. 오나시아 손님들, 가상현실(VR), 드론, 인공지능(AI) - 1 17.01.12 228 1 8쪽
23 7. 한밤중의 사냥꾼들 - 3 17.01.05 612 1 7쪽
22 7. 한밤중의 사냥꾼들 - 2 16.12.22 150 1 11쪽
21 7. 한밤중의 사냥꾼들 - 1 16.12.09 170 1 13쪽
20 6. 제임스 왕을 찾아온 뜻밖의 손님 - 2 16.12.01 134 1 5쪽
19 6. 제임스 왕을 찾아온 뜻밖의 손님 - 1 16.11.24 223 1 6쪽
18 5. 브라잇 동맹 - 3 16.11.17 174 1 6쪽
17 5. 브라잇 동맹 - 2 16.11.03 175 2 11쪽
16 5. 브라잇 동맹 - 1 16.10.27 414 2 12쪽
15 4. 프렐리야의 흰사슴 ‘히든벅’ - 3 16.10.14 161 2 5쪽
14 4. 프렐리야의 흰사슴 ‘히든벅’ - 2 16.10.07 276 2 8쪽
13 4. 프렐리야의 흰사슴 '히든벅' - 1 16.09.22 158 1 5쪽
12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4 16.08.18 181 2 9쪽
11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3 16.08.12 173 2 6쪽
10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2 16.08.05 203 2 6쪽
9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1 16.07.28 169 2 5쪽
8 2. 이안 일룸니아 - 3 16.07.14 194 1 7쪽
7 2. 이안 일룸니아 - 2 16.07.07 200 1 6쪽
6 2. 이안 일룸니아 - 1 16.06.30 209 1 6쪽
5 1. 초록갓 아이스크림 - 3 16.06.23 1,104 1 6쪽
4 1. 초록갓 아이스크림 - 2 16.06.16 254 1 7쪽
3 1. 초록갓 아이스크림 - 1 16.06.09 439 1 7쪽
2 차례 16.06.02 508 1 1쪽
1 프롤로그 16.06.02 532 4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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