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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dyHwang 님의 서재입니다.

브라잇 동맹 1권 딥언더니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완결

CindyHwang
작품등록일 :
2016.05.31 17:26
최근연재일 :
2017.07.07 15:32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10,993
추천수 :
60
글자수 :
145,374

작성
17.04.20 14:59
조회
132
추천
1
글자
7쪽

10. 화이트캐슬 - 4

DUMMY

노인은 회색 티셔츠와 회색 긴치마를 입었고, 140센티 정도 키에 몸은 삐쩍 말랐다. 머리카락이 하나도 없는 대머리, 얼굴과 목의 피부가 쪼글쪼글하고 특히 목 밑으로 길게 처진 주름들이 인상 깊었다. 등 뒤로 큰 배낭 같은 것을 메고 있었는데 한눈에 보기에도 무게가 상당할 것 같았다. 그러나 그는 전혀 개의치 않는 듯했다.


그들이 각자 자기소개를 하자 그는 느릿느릿한 말씨로 천천히 인사말을 건넸다.


“화이트캐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갑작스럽지만 왕자님의 친구분들을 이렇게 만나게 되어 참으로 기쁩니다.... 어서 안으로 드시지요...”


그가 몸을 돌려 안으로 들어서는데 그만 수진의 입이 크게 벌어졌다. 그의 등에 메인 것이, 충격적이게도 배낭이 아니라 거북이 등껍질이었던 것이다.


그녀가 가까이 다가온 이안에게 그것을 손가락으로 가리키자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노인에게 들리지 않도록 조용히 속삭였다.


“이곳 관리인인 ‘거북영감’은 원래 바다거북이었어. 오랫동안 수양을 쌓은 후, 사람으로 모습이 변했는데 등껍질만큼은 너무 딱딱해서 변하지 못했데. 그래서 그대로 달고 있는 거야. 하지만 움직이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하셔.”


“얼마나 오래 수양을 쌓았기에 사람으로 변할 수 있는 거야?”


“아마 400년 넘게 수양을 했다지.”


“400년? 그럼 그는 지금 몇 살인 거야?”


“얼핏 듣기로 100살 때부터 수양을 시작했다지 아마.”


그녀는 다시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아무리 거북이가 오래 산다고 하지만 500살이 넘었다니.


어안이 벙벙해진 그녀는 그를 따라 성의 후문과 주방, 복도를 지나 큰 홀에 도착했다. 홀 한가운데에는 파란 산호로 만들어진, 어마어마하게 긴 타원형의 만찬용 식탁과 의자들이 놓여있었다.


벽난로 앞에는 대왕조개껍질 안에 푹신한 해초 매트를 깔아 만든 소파가 여러 개 놓여있고, 높은 천장에는 보라색 수정을 깎아 만든 화려한 샹들리에가 걸려있었다. 그들을 소파에 쉬게 하고는 거북영감은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느릿하게 말했다.


“미리 연락이라도 하셨으면... 침실 준비라도 해놓았을 텐데요... 잠시만 여기서 기다리십시오... 얼른 준비해서 부르겠습니다...”


그는 느릿느릿한 움직임으로 위층에 올라갔다. 그리고 한참이 흐른 후에야 계단 위에서 손님들을 불렀다. 그들은 성의 정문을 바라보고 서 있는, 붉은 카펫이 깔린 계단을 따라 올라갔다. 계단이 양쪽으로 갈라지는 정중앙의 벽면에는 그림이 한 점 걸려 있었다. 그림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성난 바다의 수면 위로 위태롭게 떠 있는 조각배 안의 여자와 물속에 빠져 목만 수면 밖으로 내놓은 남자가 있다. 그들은 서로를 애틋하게 쳐다본다.>



수진은 주위를 둘러보며 자세히 관찰해본 결과, 이 성 자체가 조개껍질로 지어졌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천장과 바닥, 계단과 손잡이 난간, 벽과 문 등, 모든 것이 다 하얀 조개껍질을 겹겹이 붙여서 만든 것이었다. 각 껍질의 다양한 나선형 무늬와 질감이 합쳐져 성 내부를 매우 이색적이고 모던한 분위기로 만들었다.


히든벅과 지원은 2층에 위치한 방을 안내받았고, 그녀는 거북영감을 따라 3층으로 올라갔다. 그의 행동과 걸음이 하도 느려 터져서 보조를 맞추느라 그녀의 속이 펑 터질 지경이었다. 그녀는 그가 가리키는 방문으로 재빨리 달려가 붉은 불가사리 손잡이를 열고 먼저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분홍색 대왕조개껍질을 개조해 만든 침대와 소파, 산호로 만든 화장대, 고래 뼈로 만든 옷장과 책상 등이 마치 해저에 자리 잡은, 최상급 호텔의 객실이라도 들어온 것 같이 고급스러웠다. 화장대 위에는 그가 직접 채취해서 엮었다는 진주 목걸이와 팔찌가 한 움큼씩 쌓여있었다.


그는 그녀를 데리고 다시 복도로 나가더니 그 끝에 위치한 문을 가리켰다. 그것은 특이하게도 갈색 조개껍질로 만들어졌고, 노란 불가사리 손잡이가 달려있었다.


“저곳에 왕자님이 계시지요. 여기에서 최고 경치를 자랑하는 방이랍니다. 나중에 꼭 구경해보세요.”


이안이 그녀의 방문을 노크했다. 그녀가 밖으로 나오자 그는 싱글거리며 제안했다.

“내가 여기 구경시켜줄게. 같이 나가자.”



화이트캐슬,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이름처럼 새하얀 조개 성벽이 반짝반짝 빛이 났다. 하얀 지붕 위로 세 개의 첨탑이 올라가는데 탑의 지붕은 붉은 불가사리들로 장식되어 있었다. 성의 정문에는 두툼한 보라색 불가사리가 둥글게 몸을 말아 문손잡이를 대신했다.


수면에 잠긴 계단들이 위치한 성의 후문 쪽과 달리, 정문 앞으로는 하늘색 바다와 황금 모래사장이 시원스레 펼쳐졌다. 한쪽에는 야자나무와 바나나나무가 심어져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었다.


물에서 한참을 논 그들은 나무 그늘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했다. 수진이 밀려오는 파도를 바라보며 넌지시 입을 열었다.


“이안, 이곳에서 얼마나 지냈어?”


“한 세 달 정도. 내가 일룸니아 궁전 앞에서 죽임을 당하고 처음 눈을 뜬 곳이 바로 여기야.”


“어떻게 이리로 오게 된 거야?”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짓더니 파도가 막 빠져버리는 모래사장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대답했다.


“나도 몰라. 거북영감이 저기서 파도에 밀려와 누워있는 나를 발견했데.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난 뱀파이어로 변해있었고.”


그는 무척이나 괴로운 표정으로 자신을 발견했다는 그곳을 응시했다. 다시는 회상하기 싫은 끔찍한 기억임이 분명했다. 그녀는 미안한 마음에 아무 말도 꺼내지 못하였다. 그의 표정이 조금씩 펴지면서 덤덤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어느 날, 지원의 집으로 편지 하나가 도착했데. 우표도 없고 주소도 없는데 겉봉투에 ‘박지원에게’라고만 적혀있었데. 죽은 줄로만 알던 일룸니아 왕국의 왕자가 살아 있으니 와서 데려가라는 설명과 함께 이곳 위치가 적혀있었고. 그는 곧장 나를 찾으러 왔고 함께 롤리마을로 가게 된 거야.”


“거북영감이 편지를 보낸 거야?”


“아니, 그는 전혀 모르는 일이래. 지원이 받은 편지에는 보내는 사람이 안 적혀있었어. 우리 중 아무도 자세한 내막은 몰라. 그냥 상황이 이렇게 되어버렸다는 것밖에는.”


그는 한동안 침묵을 지키다가 별안간 손바닥으로 모래를 탁 내리쳤다. ‘어떻게 까먹을 수 있지?’란 후회와 ‘빨리 알려줘야지.’란 조급함이 엿보일 정도로 매우 중대한 일이 그에게 막 떠오른 것 같았다.


‘왜 저러지?’란 표정을 짓는 그녀를 향해 그가 사뭇 흥분된 어조로 다음과 같이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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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12. 딥언더니아 - 4 17.06.30 125 1 6쪽
47 12. 딥언더니아 - 3 17.06.23 84 1 5쪽
46 12. 딥언더니아 - 2 17.06.16 132 1 7쪽
45 12. 딥언더니아 - 1 17.06.09 153 1 7쪽
44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5 17.06.02 127 1 5쪽
43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4 17.05.25 151 1 6쪽
42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3 17.05.19 131 1 7쪽
41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2 17.05.12 123 1 7쪽
40 11. 정체불명의 군사들 - 1 17.05.04 129 1 5쪽
39 10. 화이트캐슬 - 5 17.04.28 129 1 5쪽
» 10. 화이트캐슬 - 4 17.04.20 133 1 7쪽
37 10. 화이트캐슬 - 3 17.04.13 117 1 6쪽
36 10. 화이트캐슬 - 2 17.04.06 137 1 6쪽
35 10. 화이트캐슬 - 1 17.03.30 103 1 7쪽
34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8 17.03.23 122 1 4쪽
33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7 17.03.16 146 1 6쪽
32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6 17.03.09 136 1 7쪽
31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5 17.03.02 106 1 8쪽
30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4 17.02.23 164 1 7쪽
29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3 17.02.16 111 1 7쪽
28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2 17.02.09 146 1 9쪽
27 9. 키릴장막 아케이드 - 1 17.02.02 666 1 5쪽
26 8. 오나시아 손님들, 가상현실(VR), 드론, 인공지능(AI) - 3 17.01.26 214 1 8쪽
25 8. 오나시아 손님들, 가상현실(VR), 드론, 인공지능(AI) - 2 17.01.19 228 1 9쪽
24 8. 오나시아 손님들, 가상현실(VR), 드론, 인공지능(AI) - 1 17.01.12 229 1 8쪽
23 7. 한밤중의 사냥꾼들 - 3 17.01.05 613 1 7쪽
22 7. 한밤중의 사냥꾼들 - 2 16.12.22 151 1 11쪽
21 7. 한밤중의 사냥꾼들 - 1 16.12.09 170 1 13쪽
20 6. 제임스 왕을 찾아온 뜻밖의 손님 - 2 16.12.01 135 1 5쪽
19 6. 제임스 왕을 찾아온 뜻밖의 손님 - 1 16.11.24 223 1 6쪽
18 5. 브라잇 동맹 - 3 16.11.17 175 1 6쪽
17 5. 브라잇 동맹 - 2 16.11.03 175 2 11쪽
16 5. 브라잇 동맹 - 1 16.10.27 414 2 12쪽
15 4. 프렐리야의 흰사슴 ‘히든벅’ - 3 16.10.14 162 2 5쪽
14 4. 프렐리야의 흰사슴 ‘히든벅’ - 2 16.10.07 276 2 8쪽
13 4. 프렐리야의 흰사슴 '히든벅' - 1 16.09.22 158 1 5쪽
12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4 16.08.18 182 2 9쪽
11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3 16.08.12 174 2 6쪽
10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2 16.08.05 204 2 6쪽
9 3. 번개 맞은 자작나무 말뚝과 황금잎블루베리 - 1 16.07.28 169 2 5쪽
8 2. 이안 일룸니아 - 3 16.07.14 195 1 7쪽
7 2. 이안 일룸니아 - 2 16.07.07 201 1 6쪽
6 2. 이안 일룸니아 - 1 16.06.30 209 1 6쪽
5 1. 초록갓 아이스크림 - 3 16.06.23 1,104 1 6쪽
4 1. 초록갓 아이스크림 - 2 16.06.16 254 1 7쪽
3 1. 초록갓 아이스크림 - 1 16.06.09 439 1 7쪽
2 차례 16.06.02 509 1 1쪽
1 프롤로그 16.06.02 533 4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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