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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영혼 님의 서재입니다.

2032 임자왜란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시간의영혼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6
최근연재일 :
2021.11.18 10:00
연재수 :
19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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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58,694

작성
21.05.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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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8쪽

11. 혼돈의 시기 (2)

DUMMY

"지금도 여당, 야당 내에는 서로에게 무조건 반대하고 각을 세우는 것을 정치라 착각하는 이상한 한국식 정치문화에 생각이 경도된 사람들이 대부분이네.

국회 국정감사장을 가봐도 봉건적 분위기에서 목소리 높이는 권위주의적인 사람들이 주도권을 잡고 있고, 국익을 위하는 게 아니라 상대측에 대한 무조건 비판과 각 세우기가 정치라고 잘못 배운 사람들이 지금도 정치를 하고 있으니 그러면서 아무도 자신의 정치적 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있어."


”국회 내에는 ‘정치책임 묻지 마’하는 특이한 문화를 가진듯해요.

일반 회사 다니는 실적으로 평가받는 회사원들이나 업무상 실수에 책임을 지는 공무원과는 다른 상상도 할 수 없는 그들만의 문화네요.“


”지금의 여권 야권 교대로 정권을 잡으며 천문학적인 예산을 치적으로 내세운 국책사업이 대부분 효과도 없이 낭비되었는데, 그렇게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정치로 인한 국가적 손해에 대해선 누가 책임지겠다는 말도 없고 전혀 고민도 하지 않으니 통탄할 일이지."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며 어느덧 청와대에 도착한 형민과 석필은 보안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였다.



“최석필에 대한 자료입니다.”



비서실장이 내민 서류에는 오늘 만나볼 사람들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음, 어디서 들어본 듯한 이름인 것 같았는데 노 대통령을 모시던 시절에 만나본 사람 같네요.”


“합참에 있었다고 하니 그러실 수도 있겠네요.”


“전역 사유가 군작전 협의 능력 부재라... 이건 뭡니까?”


“이미 십여 년도 더 된 얘기라 그때 일은 정확히 모르겠지만, 대충 합참 인사 담당 통해 들은 말로는 육군 출신 최 중령이 합참에서 해군에 예산을 더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을 강하게 펴서 동료들 눈 밖에 났던 것 아닌가 합니다.”


”보통은 합참에 와도 자 군 위주로 예산을 더 확보하려는 경향이 있지 않나요?“


”그렇죠. 군인들 세계도 선후배 인맥이 있고 전역 후 방산업체 등에 가기 위해선 현직에 있을 때 사업을 도와주는 분위기가 있는 게 부인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특이한 분이시군요.“


”아마도 핵추진잠수함 사업 등을 주장하다가 노 대통령 임기 이후 정권이 바뀐 뒤에도 의견을 굽히지 않아 합참 내에서 자리를 못 잡고 전역하신 듯합니다.“


“오시는 대로 바로 모셔주세요.”


“좀 전에 오전 방문 예약된 김형민 일행이 입구에 도착했다는 연락이 왔으니 금방 사저로 오실 겁니다.”



토요일 오전 일정이 여유가 있어서 김형민 일행을 만나기로 한 대통령은 좀 더 편안한 분위기인 사저 집무실에서 형민과 석필을 반갑게 맞아주었다. ​



“어서 오세요.”



대통령이 내민 손을 두 손으로 악수하는 형민과 달리 석필은 바른 자세로 경례 인사를 했다.


예비역이지만 마음속은 아직 군인 모습인 그를 보며 대통령은 미소 지으며 경례로 답했다.



“형민씨는 지난달에 뵙고 최 대령님은 반갑습니다. 우리가 초면인가요? 뵌 적이 있는지 모르겠네요.”


“노 대통령님 시절 합참에 방문하셨을 때 뵌 적이 있습니다. 그냥 지나가듯 인사만 드려서 기억엔 없으실 겁니다.”


“그랬군요. 만날 사람은 언젠간 만나게 된다는 말이 생각나네요. 오랜만에 만나지만 아직도 현역이신 듯 젊어 보이시네요.”


“몸 관리야 전역했어도 똑같이 하고 있습니다. 대통령님 요즘 많이 힘드실 텐데 업무에 건강은 어떠신지 걱정되네요.”


“모든 국민이 다 아시다시피 지금 우리나라 사정이 안팎으로 만만치 않습니다. 누구나 이겨내야 하는 상황이고 저도 제자리에서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주문한 차가 나오고 다과를 가져다준 직원들에게 감사를 표한 뒤 형민과 석필은 커피와 녹차를 들었다.



커피를 한 모금 마신 대통령은 잠시 형민과 석필을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



“제가 여러분을 왜 보자고 했을지 혹시 궁금하지 않으셨나요?”


“네, 그리고 대통령님을 만난다는 기대와 함께 솔직히 부담도 있었습니다.”



석필의 말에 대통령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석필은 차분히 말을 이어갔다.


“누구나 느끼듯이 지금 주변국과의 대외관계는 한국전쟁 이후 최악의 상황 아니겠습니까? 지금은 누가 우방이고 누가 적국인지도 가름하기 어려운 개와 늑대의 시간 같습니다.”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


“네. 아침 해가 떠오르고, 해가 지는 하루마다 반복되는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시간에 실루엣에 윤곽조차 희미하게 다가오는 물체는 나를 지켜주는 개인지 나를 해치는 늑대인지 구분할 수 없는 시간 즉, 적과 친구를 구분할 수 없는 모호한 시간을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 하는데... 지금의 한국이 처한 상황이 꼭 개와 늑대의 시간 같습니다.”


“맞습니다. 최 대령 내가 자세한 말은 할 순 없지만, 지난 2번의 북미대화로 돌파구가 열리는 듯했던 한반도 평화도 결국 개와 늑대의 시간 같은 누군지 알 수 없는 연무 속에 가려진 상대와 싸우는 듯한 어려워지는 분위기입니다.”



최석필은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작년 7월 일본의 수출금지 조치도 총만 안 들었을 뿐이지, 사실상의 기습행위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이해가 안 되는 것이 6개월이 지난 지금 수출 금지한 반도체 소재가 국산화되거나 다른 나라를 통해 수입처를 대체하며 극복되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에서 항상 치밀한 일본이 뭔가 일본답지 않은 이상하다는 느낌이 떠나질 않네요.”


“그들이 원하는 게 뭔지 저도 궁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석필의 의견에 동조하는 형민의 말에 대통령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그래서 두 분께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 어떤 형식이나 절차에도 구애받지 마시고

그냥 제 부탁이려니 생각하시고 선입견이나 편견 없이 일본이 진짜 노리는 점이 무엇이 있을까 하는 여러분과 제가 같이 느끼는 궁금점을 조사해 주셨으면 합니다.”


“일본이 진짜 노리는 것에 대한 조사라..?”


“네. 모든 가능성을 열고 조사해 보시고 가설이라면 가설도, 시나리오라면 시나리오도 좋습니다.

어떤 점이든 구체적인 증거가 없더라도 조사해 보시고 의견을 전해주시면 됩니다.

발견된 점이 없으면 없다고 그냥 보고해 주시면 됩니다.

두 분도 그런 점에 동의하시면 그럼 저는 정부 관련 부처의 연구소에서 올라오는 일본이 걸어온 수출규제는 단순한 일본의 실수로 우리의 승리로 귀결될 것이라는 장밋빛 보고서를 믿고 안심하려 합니다.”



석필과 형민은 서로를 바라보고 눈빛으로 말없이 동의했다.



“대통령님의 부탁이니 부족하지만 저희가 한번 선입견 없이 밑바닥에서부터 점검한다는 생각으로 나름 알아보겠습니다.”


“언제까지 보고를 올려드리면 될까요?”



형민의 말에 대통령이 되물었다.



“언제까지면 조사가 되시겠습니까?”


“3개월 정도면 어떨까요?”


“그 정도면 빨리하면 알아볼 기간이 될 듯합니다.”



석필을 보며 묻는 형민에게 석필도 동의하며 대답했다.



“네 좋습니다. 지금의 감염병 사태에 대처하고 선거도 잘 치러야 하니 3개월 후에

의견을 주시면 저도 도움이 될 듯합니다.”



대통령은 이제야 편한 미소를 보였다.



아무래도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한 분석을 크로스 체크 (cross-check) 를 하고 싶었는데, 맡길 마땅한 사람이 없었던 고민이 해결된 듯한 모습이었다.



“5월쯤 의견이 정리되시면 비서실장을 통해 연락을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대통령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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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43. 혼자 남다 (1) +2 21.06.22 263 5 7쪽
42 42. 능행도(陵幸圖)의 의미 +2 21.06.21 257 6 7쪽
41 41. 답답한 상황 (2) +1 21.06.20 260 4 7쪽
40 40. 답답한 상황 (1) +2 21.06.19 263 5 7쪽
39 39. 천하삼분지대계 (天下三分之大計) (2) +2 21.06.18 277 5 8쪽
38 38. 천하삼분지대계 (天下三分之大計) (1) +2 21.06.17 274 6 8쪽
37 37. 내부의 적 (2) +2 21.06.16 287 4 8쪽
36 36. 내부의 적 (1) +2 21.06.15 275 6 8쪽
35 35. 방심과 무능 (2) +2 21.06.14 280 4 7쪽
34 34. 방심과 무능 (1) +2 21.06.13 283 5 8쪽
33 33. 한국의 국부펀드 발행을 막아라 (2) +2 21.06.12 297 5 11쪽
32 32. 한국의 국부펀드 발행을 막아라 (1) +2 21.06.11 299 7 8쪽
31 31. 두려움을 넘어서 (3) +2 21.06.10 300 5 7쪽
30 30. 두려움을 넘어서 (2) +2 21.06.09 293 8 8쪽
29 29. 두려움을 넘어서 (1) +2 21.06.08 302 7 8쪽
28 28. 대안을 찾다 (2) +2 21.06.07 305 6 8쪽
27 27. 대안을 찾다 (1) +2 21.06.06 307 7 7쪽
26 26. 동쪽에서 부는 폭풍 (2) +2 21.06.05 305 6 7쪽
25 25. 동쪽에서 부는 폭풍 (1) +2 21.06.04 307 6 7쪽
24 24. 숫자에 파묻히다 (2) +2 21.06.03 298 6 8쪽
23 23. 숫자에 파묻히다 (1) +2 21.06.02 303 7 7쪽
22 22. 진행되는 음모 (3) +2 21.06.01 312 7 9쪽
21 21. 진행되는 음모 (2) +4 21.05.31 329 9 7쪽
20 20. 진행되는 음모 (1) +2 21.05.30 337 9 9쪽
19 19. 계산할 수 없는 미래를 계산하라 (2) +2 21.05.29 341 8 7쪽
18 18. 계산할 수 없는 미래를 계산하라 (1) +2 21.05.28 344 8 10쪽
17 17. 다가오는 먹구름 (2) +4 21.05.27 338 11 7쪽
16 16. 다가오는 먹구름 (1) +2 21.05.26 338 10 7쪽
15 15. 일본으로의 잠행 (2) +1 21.05.25 341 10 7쪽
14 14. 일본으로의 잠행 (1) +2 21.05.24 352 1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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