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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영혼 님의 서재입니다.

2032 임자왜란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시간의영혼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6
최근연재일 :
2021.11.18 10:00
연재수 :
192 회
조회수 :
44,181
추천수 :
980
글자수 :
658,694

작성
21.05.2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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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9
추천
11
글자
7쪽

14. 일본으로의 잠행 (1)

DUMMY

"내가 아는 동생이 일본에 있으니 한번 가보세. 일본 가본 지도 오랜만이니 분위기도 보면 도움이 될지도 몰라."


석필의 의견으로 함께 일본에 가보기로 했다.


일본에 놀러 갈 때의 가벼운 맘과 다르게 형민은 왠지 마음속이 무거워지는 기분으로 공항으로 향했다.


감염병 여파로 공항의 출국 절차가 복잡했다.


도착 후도 발열 체크 등 붐비는 입국 절차로 시간을 지체하고 나온 오사카 공항에는 40대로 보이는 탄탄한 몸매의 선글라스를 낀 사내가 나와 있었다.


석필을 발견한 사내는 달려와서 석필을 세게 끌어 앉았다.



”형님, 이게 얼마 만입니까.“


“오랜만이네. 잘 지냈지.”


“너무하십니다. 5년만 있다 오라더니, 지금 10년이 지났어요.”


“자네 일본에서 결혼도 하고 마음잡은 듯해서 안 불렀지.”


“그게 무슨 소립니까? 마음은 외로워서 뻥 뚫린 채 살고 있어요.”


“허풍은 여전하네, 하하”


반가운 듯 알 수 없는 대화를 한참 나눈 뒤에야 석필은 형민을 소개했다.


“서울서 같이 온 김형민 애널리스트라고 하네.”


"천윤식이라 합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김형민입니다."


"내 고향 후배야. 일본 온 지는 벌써 10년도 넘었지.“


"편하게 오천형 이라 부르십시오. 한국 동생들도 다 오천형 이라 합니다."


"오천형 이요?"


"오사카 천이라 다들 오천형 이라 불러요."


"네, 하하하. 오천형님"


"님 자는 빼구요. 보아하니 몇 살 차이 안 날 거 같은데, 친구처럼 지내요."



이 붙임성 좋은 사내는 석필에게 하소연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형님 못 봤으면 한국말 까먹을 뻔했습니다."


"구라는 여전하네. 한국 유학생들만 쫓아다니다가 제수씨 잡아서 현지서 결혼한 선수가 무슨 한국말을 까먹어."


"아 형님이 너무 오랜만에 들리니 그렇죠. 5년 만에 오신 거 아세요."


"그래, 오랜만이긴 하지. 자네를 믿으니 굳이 자주 나올 필요는 없었어."


"믿는 게 중요한가요? 위로주 위로가 필요합니다."


"어이구, 맨날 먹는 술,,, 그래 오늘은 내가 위로 주 쏠 테니, 맘껏 드시게.

일단 밥부터 먹으러 가자. 아는 대로 앞장서게... 간 만에 왔으니 제수씨도 나오라 하고."


"사나이들 정을 나누는데 아녀자가 왠 말입니까? 부인님은 집에서 맛있는 거 잘 드실 테니 걱정 붙들어 매시고 가십시다. 형님."



석필과 천 윤식의 농담 섞인 얘기를 뒤로하고 입출국으로 붐비는 공항을 빠져나온 일행은 오사카 시내로 향했다.






2020. 2. 20




머리가 깨지는 듯한 숙취에 눈을 뜬 형민은 주변을 돌아보았다.


호텔 같은 어두운 방에 혼자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침대에서 겨우 일어나 밖으로 나가보니 쇼파에 석필이 누워 단잠을 자고 있었다.

커튼을 거두니, 오사카 시내가 한눈에 들어왔다.


스시 집에서 시작해서 소고기와 위스키를 무제한으로 팔던 식당으로 옮기고 가라오케에서 노래도 고래고래 불렀던 어젯밤의 기억이 조금씩 되살아났다.


창가로 들어오는 대낮의 밝은 빛을 피하듯 소파에 움추려 누워있던 석필도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응, 일어났는가?”


“최 대령님 괜찮으세요?”


“난 괜찮지. 자네 목은 어때?”


“제 목이요?”


“어제 마이크 잡고 신나게 스무 곡은 혼자 불렀는데 기억 안 나?”



그러고 보니 목이 따끔거리듯이 아픈 듯도 했다.



“죄송합니다. 어제 과음했는지 제가 실수한 건 없는지 모르겠네요?”


“실수는 덕분에 분위기 좋게 잘 마셨어. 큭큭”



부끄러운 맘에 냉장고에서 음료를 꺼내 최 대령께 드리고 형민도 벌컥벌컥 마셨다.


호텔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고 천윤식이 들어왔다.



“형님 괜찮으시죠? 어 가수 동생도 일어났는가?”


“네? 가수요?”


“아! 가라오케 손님들이 박수 칠만큼 구성지게 잘 부르던데, 이왕 일본 온 거 음반 한번 내고 가시게.”



그러고 보니 넓은 홀에서 모르는 다른 테이블 손님들도 들리게 노래한 기억이 떠올랐다.



“아 부끄럽네요. 죄송합니다.”


“농담 아냐. 생각 있으면 말하게. 노래 실력이 아까워.”


“무슨? 아닙니다. 하하”


“흰소리 그만하고 오늘부터 일해야지.”


“네. 형님. 점심때 지났으니, 해장부터 하러 가시죠.”



간단하게 먹자는 석필의 말에 일본 가정식 맛집 가게에서 밥을 먹은 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포장해서 스포츠용품을 판매하는 윤식의 가게로 향했다.



“제수씨는 출근했나?”


“네 형님 오셨다는 소식 듣고 오늘 저녁은 집에서 준비한다니 이따 집으로 모실게요.”


“뭐 하러 번거롭게 그래. 밖에서 먹지.”


“한국 갔을 때 형님이 잘 먹어주셨으니 보답해야죠. 어제는 일식으로 드셨으니, 오늘은 한식으로 준비하겠다네요.”


“그래 오늘은 고기도 굽고 소주도 한잔해.”


“네. 하하”



가게 뒤편 사무실에서 포장된 커피를 꺼내는 윤식에게 석필이 물었다.



“그나저나 요즘 일본 분위기 어때?”


“일본 분위기요? 글쎄요. 음...”



형민을 보고 눈치를 살피는 듯한 윤식에게 석필이 말했다.


“괜찮아. 같이 알아보려 한국에서 온 친구니까. 편하게 얘기해도 돼.”


“네. 그럼 이걸 좀 보시죠.”


“이게 뭔가?”


“최근 일본 백혈병 발생 자료입니다.”



윤식이 보여준 자료에는 2010년 이후 상승세를 보이는 그래프들이 있었다.


“골수성, 림파성 할 것 없이 모든 백혈병의 발생이 치솟듯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10세 미만 일본 아동들의 백혈병 발생도 너무 높아서 걱정될 정도입니다.”


“일본 언론 반응은 어떤가?“


”이런 식의 좋은 뉴스가 아닌 소식은 언론에서도 간략히 언급하거나 다른 뉴스에 파묻히는 게 일본에선 보통입니다.“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인데 이런 뉴스가 중요하게 취급받지 않으면 무엇이 중요할까?“



여러 자료를 넘겨보던 석필은 공통으로 2010년대 이후 증가하는 그래프들의 추세에 주목했다.



”결국 2011년 이후 모두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로 구만.“


”네, 그렇습니다.“


”동일본 대지진 여파인가?“


”네. 아무래도 그때 방사능 사고의 여파와 연관성이 있는 것이 아닐지 의심됩니다.“



윤식은 또 다른 자료를 보여줬다.



”지역별 비교로 뽑아봤는데 일본 본토 4개 섬 중 특히 혼슈의 증가세가 두드러집니다.“



석필과 형민은 윤식이 준 자료들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최근까지 어린 자녀를 둔 일본 엄마들 사이에선 흉흉한 소문이 돌기도 했습니다.“


”그게 뭔가?“


”지하수의 방사능 수치가 점점 올라가서 몇 년 뒤면 수돗물은 마실 수 없는 상황이 될 거란 소문이 돌아서 아이들에게는 생수를 먹이는 부모들이 늘고 있었습니다.“


”나 같아도 찝찝해서 아이들에게는 생수를 먹이고 싶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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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43. 혼자 남다 (1) +2 21.06.22 261 5 7쪽
42 42. 능행도(陵幸圖)의 의미 +2 21.06.21 254 6 7쪽
41 41. 답답한 상황 (2) +1 21.06.20 258 4 7쪽
40 40. 답답한 상황 (1) +2 21.06.19 262 5 7쪽
39 39. 천하삼분지대계 (天下三分之大計) (2) +2 21.06.18 276 5 8쪽
38 38. 천하삼분지대계 (天下三分之大計) (1) +2 21.06.17 272 6 8쪽
37 37. 내부의 적 (2) +2 21.06.16 286 4 8쪽
36 36. 내부의 적 (1) +2 21.06.15 274 6 8쪽
35 35. 방심과 무능 (2) +2 21.06.14 279 4 7쪽
34 34. 방심과 무능 (1) +2 21.06.13 281 5 8쪽
33 33. 한국의 국부펀드 발행을 막아라 (2) +2 21.06.12 296 5 11쪽
32 32. 한국의 국부펀드 발행을 막아라 (1) +2 21.06.11 298 7 8쪽
31 31. 두려움을 넘어서 (3) +2 21.06.10 299 5 7쪽
30 30. 두려움을 넘어서 (2) +2 21.06.09 292 8 8쪽
29 29. 두려움을 넘어서 (1) +2 21.06.08 301 7 8쪽
28 28. 대안을 찾다 (2) +2 21.06.07 304 6 8쪽
27 27. 대안을 찾다 (1) +2 21.06.06 305 7 7쪽
26 26. 동쪽에서 부는 폭풍 (2) +2 21.06.05 304 6 7쪽
25 25. 동쪽에서 부는 폭풍 (1) +2 21.06.04 305 6 7쪽
24 24. 숫자에 파묻히다 (2) +2 21.06.03 297 6 8쪽
23 23. 숫자에 파묻히다 (1) +2 21.06.02 302 7 7쪽
22 22. 진행되는 음모 (3) +2 21.06.01 311 7 9쪽
21 21. 진행되는 음모 (2) +4 21.05.31 328 9 7쪽
20 20. 진행되는 음모 (1) +2 21.05.30 336 9 9쪽
19 19. 계산할 수 없는 미래를 계산하라 (2) +2 21.05.29 339 8 7쪽
18 18. 계산할 수 없는 미래를 계산하라 (1) +2 21.05.28 342 8 10쪽
17 17. 다가오는 먹구름 (2) +4 21.05.27 336 11 7쪽
16 16. 다가오는 먹구름 (1) +2 21.05.26 337 10 7쪽
15 15. 일본으로의 잠행 (2) +1 21.05.25 340 10 7쪽
» 14. 일본으로의 잠행 (1) +2 21.05.24 350 1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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