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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영혼 님의 서재입니다.

2032 임자왜란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시간의영혼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6
최근연재일 :
2021.11.1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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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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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8. 계산할 수 없는 미래를 계산하라 (1)

DUMMY

일본의 작용에 대처할 수 있는 필요한 힘의 값!


이것을 계산해 알아낼 수 있다면 방법을 찾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한국군의 데이터까지 프린터로 출력을 걸어놓고 새벽에 깬 피곤함에 형민은 의자에 기대 졸기 시작했다.



2시가 될 무렵 사무실의 문이 열렸다.



사무실에는 프린터의 힘들어하는 인쇄 소음과 함께 출력된 서류들이 바닥을 덮고 있었다.


의자에 기대어 고개를 떨구고 침을 흘리며 졸고 있던 형민의 곁에 석필이 다가왔다.


바닥에 인쇄되어 떨구어진 서류들을 들어보니 일본 해상자위대 제1 지방대에 속한 요코스카를 모항으로 활동하는 함정과 보유 미사일에 관한 정보 승조인원 소속 등의 자료가 인쇄되어 있었다.


계속해서 제2 지방대의 구레를 모항으로 하는 군함들의 자료와 제3 지방대의 마이즈루 항구의 함정들 그리고 제4, 제5 지방대의 사세보와 오미나토에 배치된 군함들 관련 정보들이 출력되고 있었다.



"형민씨 괜찮나?"



석필은 가만히 어깨를 흔들어 깨웠다.



"아, 오셨어요."



부스스한 모습으로 잠에서 깬 형민은 입가에 흘린 침을 닦으며 멋쩍은 듯 웃었다.


"뭔 잠을 이렇게 자나? 자네 설마 여기서 밤샌 건가?"



놀라서 물은 석필에게 형민은 씩 웃으며 말했다.



"아니요. 새벽에 잠이 안 와서 사무실로 일찍 왔어요."


"일본에서 한 달간 고생하고 왔는데 잠이라도 푹 자야지. 커피 한 잔씩 들게."


"아, 커피와 베이글! 그러고 보니 한 달 만에 같이 먹네요."



석필이 옆 카페에서 사 온 아메리카노와 치즈 베이글을 본 형민은 덥석 크게 한입 베어 물며 빙긋이 웃었다.



"자네 지금 무엇을 이렇게 많이 프린트하나?"


"네. 모니터 화면으로만 보니 감이 잘 안 와서 한국, 일본 군사력을 비교해 볼 만한 자료를 다 프린터로 뽑아서 비교해 보려 합니다."


"이렇게 많은 자료 뭉치 중에서 뭘 비교한다는 건가?"


"일본에 부족한 군사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 그리고 우리가 어디까지 보충할 수 있는지요."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한 듯한 석필은 프린트된 자료들을 접어서 연도별로 정리하기 시작했다.



"아침에 갑자기 작용 반작용 법칙이 생각났어요."


"작용 반작용 법칙? 뉴턴의 운동 법칙을 말하는 건가?"


"네. 일본의 군사력이 아무리 강해져도 결국 숫자로 표시할 수 있는 한계가 있겠죠. 작용 반작용 법칙에 따라 그것에 대처할 수 있는 반작용의 힘의 값을 구하면 한국이 해야 할 일을 알 수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석필은 프린터 된 자료들을 보며 형민의 대답에 웃으며 말했다.



"단순하지만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해서 이렇게 바로 행동으로 옮기다니 자네의 그런 무모한 젊은 열정이 부럽네. 하하."


“젊긴요. 의자에서 잠깐 잠들었다고 여기저기가 쑤시네요.”


"이런 자료들을 뽑아서 우리가 부족한 점을 알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모든 국방력을 일본처럼 갖출 수 없는 경제력의 한계가 있다는 것은 알겠지?"


"물론 그렇죠. 돈이 일본만큼 있다면 이런 고민조차 할 필요가 없겠지요."


“돈도 돈이지만 한반도에 갇힌 우리 군 특성상 선제공격을 당하면 전방 병력은 물론 후방 공군기지, 미사일 기지까지 파괴당하는 걸 피할 곳이 없네.

중국 일본의 중거리 미사일 사거리 3,000km 내 들어가는 너무 가깝고 피할 곳도 없는 전투 종심이 짧은 한반도에 사는 우리의 숙명이야.

핵무장 말고는 근본적으로 전쟁억제력을 가질 수 없는 숙명이 한반도에 사는 우리에게 있는데 미국이 핵무장을 허락하겠나? 군에서도 수십 년간 고심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없는 상황이야.


자자... 이런 자료는 시간 있을 때 자네 혼자 공부하도록 하고 우리는 일본에서 파악한 정보들로 보고서를 만들어 제출할 준비를 하세.”


“무엇이라 보고하시려 합니까?”



석필의 덤덤한 반응에 형민은 굳을 표정으로 물었다.



“일본에서 본 그대로 문제가 심각하니, 대응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보고해야지?”


"가끔 공무원분들과 대화하다 보면 문제가 생기면 문제점을 보고하는 것으로 자기 일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경향을 보곤 했습니다.

문제가 있으면 해결책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요?"


“해결책? 어떻게 해결하나?”


"중국과 일본의 중거리 미사일 사정거리에 한반도가 들어가니 어쩔 수 없다면 한반도를 벗어나게 하면 되지 않을까요?"


"한반도를 벗어난다니? 그게 무슨 소리인가?"


"중거리 미사일 사거리 3천km밖에 우리 군기지를 건설하면 되는 거 아닙니까?


"뭐? 3천km 밖에?"



형민의 뜻밖의 의견 제시에 석필은 놀란 표정으로 대꾸했다.



"해외에 군기지를 건설할 땅을 임차한다거나 아예 섬을 매입해 한국령으로 삼으면 되는 문제지요."


“군이 돈이 어디 있어 그런 일을 하나?”


”한국이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문제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찾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



정색한 형민의 표정을 보고 석필도 심각한 표정으로 생각했다.



"음, 그런 대안은 생각하지 못했었네."


"제약조건이 있다면 순응할 것이 아니라, 제약조건을 벗어날 수 있는 역발상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선제공격 당하면 파괴될 게 뻔한 한반도를 벗어나 주변국의 중거리 미사일 공격에서 생존할 수 있는 거리에 보복 전력을 배치해 두면 누구도 한국에 대한 선제공격을 쉽게 결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해외 기지라...!"


”핵무장만이 유일한 방법은 아닐 수 있습니다. 꼭 핵무장이 아니더라도 전쟁억제력을 확보하는 방법을 연구해 볼 가치가 있습니다.“



석필은 형민의 눈빛에서 진심으로 해결책을 찾으려는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그럼, 자네 방안은 뭔가?"


"이렇게 뽑은 자료들을 바탕으로 주변국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는, 방어가 가능한 적정수준의 국방력을 어떻게 확보하고 배치해야 효과적일 수 있는지 값을 구하는 것이죠."


"방어가 가능한 적정수준의 국방력을 가질 수 있는 값이라..."



집중하듯 미간에 힘을 준 최석필은 형민의 말을 음미했다.



"최 대령님도 잘 아시겠지만, 현대전은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않고는 군사력만으로 전쟁을 수행할 수는 없습니다.

경제력과 군사력의 조화 거기에 계산될 수는 없지만 국민들의 의지까지 더해서 국력이란 특정 값이 나올 수 있다고 봅니다."



팔을 맞대고 한 손으로 턱받침하고 주의 깊게 형민의 말을 듣던 석필이 질문을 했다.



"자네는 그런 방대하고 넓은 데이터를 계량화해서 한국과 일본의 국력을 숫자로 비교해 본다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는가?“


"공식적인 자료들은 인터넷에 많이 공개되어 있습니다. 어차피 비공식적인 비밀들은 한 일 양쪽 모두에게 있겠지만, 공개된 자위대의 자료와 국군의 자료만이라도 이렇게 프린트되어 볼 수 있잖습니까?


여기에 경제력과 국민들 의지 이런 부분까지 더해서 계량화한다면 국력을 숫자로 구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봐요."


"그걸 공식화하겠다는 건가?"


"어차피 객관적인 자료들만 충분히 구해서 입력하면 계산은 슈퍼컴퓨터에서 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연산에 필요한 리소스를 빌려주는 슈퍼컴퓨터 대여 서비스가 있습니다."


“글쎄 우리가 그런 일을 해낼 수 있을지 솔직히 난 잘 모르겠네.”


석필은 자신 없는듯한 표정으로 솔직하게 말했다.


“이미 미국에서는 20세기에 했던 일입니다.

국방 분야를 분석하던 유명한 전략가이며 애널리스트인 앤드루 마셜은 이런 방식으로 소련을 이길 수 있는 최적의 투자 수준을 찾아내서 필요한 미국의 국력을 준비시키고 냉전에서 결국 승리했죠.

20세기에 미국인이 했던 일을 21세기에 사는 우리가 못하리란 법은 없다고 봅니다.”


“랜드연구소의 앤드루 마셜을 말하는 건가? 그에겐 국방부의 지원과 동료들의 도움이 있었어.”


“저희도 비장의 무기, 이것이 있잖아요?”



형민은 검은색 카드를 들여 보였다.



“무제한 가능하고 내심 10만 불까지만 사용하려 했는데, 아직 만 불도 못 썼습니다. 사람이 필요하면 사람을 구하고 정보를 입력할 컴퓨터가 필요하면 사면 됩니다.


해보지 않곤 모르는 거 아닌가요?”



형민의 말에 석필은 황당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자네는 정말 못 말리겠군.”


“어차피 2달 정도 시간이 남아있는데, 걱정만 하다가 걱정거리 가득한 보고서를 대통령께 툭 던져놓는 것보다는 조금이라도 해결책을 같이 들고 가는 게 낫지 않나요?”



조금은 당돌한 듯한 그러나 패기 있는 형민의 태도에 석필도 뭔가 가슴속에서 의욕이 꿈틀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좋아! 그럼 자네 의견대로 우리가 준비해야 할 수준을 알아본다고 하세.

우리가 대응책을 알아낸다 해도 일본은 언제까지 가만있을까?

우리에게 대응을 준비할 시간은 허락될까? 난 이것이 더 궁금하네.”


"결국, 일본도 지금 당장은 무력을 함부로 동원하는 일은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자위대의 무기 편제에 부족한 공격용 장거리 미사일들을 추가할 시간이 필요하고 미국이란 존재가 버티고 있으니 함부로 자기 맘대로 행동하진 못하겠지요.

해외로의 군사행동을 본격화하기 위해선 평화헌법 개정 절차도 필요합니다.


지금 일본이 개발하려는 6세대 스텔스기나 이지스함 항공모함들도 10년은 있어야 개발이 완성될 것입니다.

일본의 헌법개정은 물론 첨단 무기 개발도 모두 10년 정도 준비가 필요할 것입니다.“



석필을 바라보며 형민은 반짝이는 눈빛으로 말했다.



”그 시간을 우리는 모든 가능성에 대비할 수 있는 황금 같은 시기로 활용해야 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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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43. 혼자 남다 (1) +2 21.06.22 260 5 7쪽
42 42. 능행도(陵幸圖)의 의미 +2 21.06.21 254 6 7쪽
41 41. 답답한 상황 (2) +1 21.06.20 257 4 7쪽
40 40. 답답한 상황 (1) +2 21.06.19 261 5 7쪽
39 39. 천하삼분지대계 (天下三分之大計) (2) +2 21.06.18 276 5 8쪽
38 38. 천하삼분지대계 (天下三分之大計) (1) +2 21.06.17 272 6 8쪽
37 37. 내부의 적 (2) +2 21.06.16 285 4 8쪽
36 36. 내부의 적 (1) +2 21.06.15 273 6 8쪽
35 35. 방심과 무능 (2) +2 21.06.14 278 4 7쪽
34 34. 방심과 무능 (1) +2 21.06.13 281 5 8쪽
33 33. 한국의 국부펀드 발행을 막아라 (2) +2 21.06.12 295 5 11쪽
32 32. 한국의 국부펀드 발행을 막아라 (1) +2 21.06.11 297 7 8쪽
31 31. 두려움을 넘어서 (3) +2 21.06.10 298 5 7쪽
30 30. 두려움을 넘어서 (2) +2 21.06.09 291 8 8쪽
29 29. 두려움을 넘어서 (1) +2 21.06.08 300 7 8쪽
28 28. 대안을 찾다 (2) +2 21.06.07 304 6 8쪽
27 27. 대안을 찾다 (1) +2 21.06.06 305 7 7쪽
26 26. 동쪽에서 부는 폭풍 (2) +2 21.06.05 304 6 7쪽
25 25. 동쪽에서 부는 폭풍 (1) +2 21.06.04 305 6 7쪽
24 24. 숫자에 파묻히다 (2) +2 21.06.03 297 6 8쪽
23 23. 숫자에 파묻히다 (1) +2 21.06.02 301 7 7쪽
22 22. 진행되는 음모 (3) +2 21.06.01 310 7 9쪽
21 21. 진행되는 음모 (2) +4 21.05.31 328 9 7쪽
20 20. 진행되는 음모 (1) +2 21.05.30 336 9 9쪽
19 19. 계산할 수 없는 미래를 계산하라 (2) +2 21.05.29 339 8 7쪽
» 18. 계산할 수 없는 미래를 계산하라 (1) +2 21.05.28 342 8 10쪽
17 17. 다가오는 먹구름 (2) +4 21.05.27 336 11 7쪽
16 16. 다가오는 먹구름 (1) +2 21.05.26 337 10 7쪽
15 15. 일본으로의 잠행 (2) +1 21.05.25 339 10 7쪽
14 14. 일본으로의 잠행 (1) +2 21.05.24 349 1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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