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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영혼 님의 서재입니다.

2032 임자왜란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시간의영혼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6
최근연재일 :
2021.11.18 10:00
연재수 :
192 회
조회수 :
44,137
추천수 :
980
글자수 :
658,694

작성
21.06.03 10:00
조회
296
추천
6
글자
8쪽

24. 숫자에 파묻히다 (2)

DUMMY

석필은 놀리는 듯한 형민과 주혁에게 억울한 듯이 항변했다.



”내가 5학년 된 지가 언제인데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그런데 카페 사장님은 몇 살인지 아니?“



아메리카노를 입에 가져가던 주혁이 웃음이 터져서 셔츠에 마시던 커피를 흘렸다.



”아니 관심이 없는 분이 나이는 왜 물으십니까?“


”뭐, 그냥 물어보는 거지.“


”글쎄요. 30대 후반이나 40대 초반 같으신데 저도 모르겠어요.“


”그래?“



손가락을 꼽아보며 나이 차를 계산하는 듯한 석필의 표정에 형민과 주혁은 웃음을 터트렸다.



”아이고 조만간에 국수 먹게 생겼네요.“


”야, 너 농담이라도 그런 소리 카페에 가서 하지 마.“


”하지 말라니 더 하고 싶어지는데요. 카페 사장님 저희 사장님이요.“


”야, 야! 들려. 쪽팔리게 왜 이래. 저게 매일 야근 하더니 미쳤나?“



카페 쪽 벽을 향해 큰소리로 외치는 주혁의 놀림에 석필은 휴지 뭉치를 던지며 말렸다.



오랜만에 웃으며 장난을 치던 사무실에 문이 열리며 형민 집에서 숙식하던 학생들이 출근했다.



”무슨 일 있으신가요?“



휴지 뭉치들이 바닥에 떨어진 사무실을 보며 멀뚱한 표정으로 학생들이 물었다.



”무슨 일은... 하하하. 잘 잤지? 어서 아침 먹으러 가세. 벌써 5월이야. 조금만 더 힘들 내자 구.“



석필은 서둘러 빈속인 학생들과 아침을 먹으려고 문밖으로 나섰다.



”그래, 밥 먹으러 가자. 오늘은 뭐 먹고 싶나?“


”설렁탕이요.“



한 학생이 말하자 다른 학생이 말했다.



”잰 입맛이 완전 아재야. 아침이면 맨날 국물 타령이야.“


”아침은 든든한 게 좋지. 뭘?“


”자, 싸우지들 말고 다른 메뉴도 있을 테니 가보세. 하하“



학생들과 함께 석필과 주혁은 근처 상가의 식당으로 향했다.



또 숫자에 파묻힌 하루를 시작할 때가 온 것이다.







2020. 5. 7





”마지막 점검을 해볼까?“



석필은 담담한 척 말을 하려 했으나,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리고 있음을 형민은 눈치챘다.


지난 두 달 가까이 준비했던 일이 이제 마무리를 앞두고 긴장되기는 형민도 마찬가지였다.


완성된 전력 분석 SW를 기반으로 입력할 데이터의 최종 점검만을 앞두고 있었다.


이제 SW와 DATA를 슈퍼컴퓨터 분석 회사에 의뢰하면 일주일 뒤에 결과를 받아보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할 일은 오늘로 마무리되는 것이고, 슈퍼컴퓨터 분석이 끝나는 것은 일주일 뒤네. DATA를 계량화하는 과정에서 오류는 없었는지 점검할 기회는 오늘뿐이야.“



”잠수함 숫자는 빠짐없이 조사한 거겠죠?“


잠수함 데이터를 담당했던 학생에게 형민이 물었다.



”네. 일본이 앞으로 보유 예정인 수량까지 전부 조사했습니다. 조기 퇴역시킨 수량도 모두 포함했습니다.“



”제가 이중으로 확인했으니 이상 없습니다.“



석필은 주혁의 대답에 리스트 OK 칸에 체크를 했다.



”해상초계기 DATA는 제가 확인했습니다.“



”해상초계기를 16대에 부족분을 초계 무인기로 보충한다는 국방부 방안이면 가능할까?“


”일본에 비해선 턱도 없는 숫자지만, 방어적 관점에서 봤을 때 한반도 영해의 잠수함 세력을 감시하려면 적어도 30대의 초계기가 필요한 것으로 계산되는데 현재 해군이 보유 예정인 16대의 초계기와 앞으로 도입할 초계 무인기로 해상 정찰은 가능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여유분이 없다는 것이 우리 해군의 문제입니다.“



형민의 대답에 초계기 리스트도 체크를 한 석필은 마지막 난제를 확인하기 위해 고개를 들어 모두를 쳐다봤다.



”이제 구축함과 항모만 남은 거네.“


”어떤 방식으로 계산해도 중국과 일본의 이지스함들과의 수적 격차는 줄일 수 없습니다.“


“결론은 수량을 늘리면서도 척당 건조비를 줄일 수 있는 무인 함정, 무인 잠수정을 도입하지 않고서는 우리나라 경제력으론 중국과 일본과의 해군력 차이를 유인함만으로 좁힐 순 없다는 결론입니다.”



형민과 주혁의 대답을 들은 석필은 골치가 아픈 듯 미간의 주름을 볼펜으로 긁었다.



“결국, 미국처럼 무인 함대라도 만들어야 하는 건가?”


“미국처럼 무인 함대만으로 구성된 함대를 만드는 것은 기술적으로 난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건조 예정인 KDDX 이지스함을 7대 정도 유무인 겸용으로 추가 개발해서 무인 함들을 지휘할 수 있는 플래그쉽(flagship) 기함으로 사용하는 함대를 만드는 게 지금으로선 기술적 난관을 극복하는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럼, 유무인 혼합함대가 유일한 대안이라는 건가?”


“네. 경우에 따라선 위험한 임무라고 판단되면 해군이 승선하지 않고 무인 체계로 작전하며 평소에는 지휘함인 KDDX에만 사람이 승선해서 안전하게 무인 함대를 통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3직제로 보면 6척 건조가 맞는데 7척으로 만들자는 것은 왜 그런가?“


”손실분을 생각했습니다. 개전 초기 1척 정도 파괴당해도 투입할 수 있는 이지스함 여유분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중국이나 일본도 우리가 다 파악할 수 없는 군함 건조계획이 있을 것입니다.

중국도 발표만으론 항모가 4척 체계지만, 대형항모를 추가하여 6척까지 건조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습니다.

일본도 한국이 중형항모를 도입한다면 추가적인 건조에 나설 것이 뻔합니다.

손실분을 계산해서 여유 있게 구축함을 건조하는 것이 낭비는 아니라 봅니다.“


”그래요. 이지스함이 워낙 비싸지만, 함대 방공을 위해선 필요하니 그렇게 입력합시다.“



리스트를 점검한 석필은 묵묵히 서류를 형민과 주혁에게 넘겼다.



”착오 없는지 다시 한번 상세히 봐주게.“



주의 깊게 점검하던 형민과 주혁은 대답했다.



”네. 잘못 입력된 것은 없습니다.“


”그래, 그러면 오늘 마지막 데이터를 넘긴다.“



형민과 학생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주혁이 담당자와 통화 후 컴퓨터 분석회사의 클라우드에 업로드를 시작했다.



”전력 분석 SW는 보냈고 데이터 전송되는 대로 바로 분석 시작하겠다고 합니다.“



2시간에 걸친 업로드가 마침내 끝났다.



”수고들 많았어. 오늘로 자네들 일은 끝이네.“


”와! 야호, 하하.“



학생들 입에서 환호가 터져 나왔다.



그런 학생들을 보면서 석필과 형민은 웃음이 터졌다.



놀고 싶은 20대 나이에 두 달 가까이 전력으로 도와준 학생들이 기특할 뿐이었다.


”자, 내일은 어버이날이니 부모님들 좋아하시는 거 선물도 해드리고 쉬면서 복학할 준비들 잘하고, 송별회 겸 회식이 있으니 밥 먹고 들어가.“


”네. 하하하“


”형민씨는 오늘 중으로 학생들 급여 입금해주고...“



”네. 바로 보내겠습니다.“



스마트폰의 입금을 확인한 학생들의 큰 눈을 보며 형민과 주혁도 같이 웃었다.



”좋냐? 돈 들어왔다고 클럽 가지 말고, 밥 먹고 바로 집으로 가라.“



주혁의 농담에 우물쭈물 대답을 망설이는 학생의 뒤통수를 석필이 때렸다.



”뼈 삭는다. 뼈 삭아! 너 그 나이에, 주지육림에 맛 들이면 큰일 난다!“


”주지육림이 뭔가요?“



한 학생의 질문에 석필은 대답하려다 답답한 듯 일어서며 말했다.



”야. 밥 먹고 집에 가서 이제 그런 말도 공부 좀 해봐. 빨리 밥 먹으러 가자.“



갸우뚱하며 궁금해하는 학생을 보고 웃으며 일행들은 늘 가던 삼겹살집으로 향했다.



지난 두 달간의 스트레스와 피로가 연기처럼 풀리는 듯, 삼겹살을 구워가며 즐거운 이야기 속에 나누는 소주는 헤어짐이 아쉬운 듯 밤이 늦도록 취하지 않고 깊어져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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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43. 혼자 남다 (1) +2 21.06.22 260 5 7쪽
42 42. 능행도(陵幸圖)의 의미 +2 21.06.21 254 6 7쪽
41 41. 답답한 상황 (2) +1 21.06.20 257 4 7쪽
40 40. 답답한 상황 (1) +2 21.06.19 261 5 7쪽
39 39. 천하삼분지대계 (天下三分之大計) (2) +2 21.06.18 276 5 8쪽
38 38. 천하삼분지대계 (天下三分之大計) (1) +2 21.06.17 272 6 8쪽
37 37. 내부의 적 (2) +2 21.06.16 285 4 8쪽
36 36. 내부의 적 (1) +2 21.06.15 273 6 8쪽
35 35. 방심과 무능 (2) +2 21.06.14 278 4 7쪽
34 34. 방심과 무능 (1) +2 21.06.13 281 5 8쪽
33 33. 한국의 국부펀드 발행을 막아라 (2) +2 21.06.12 295 5 11쪽
32 32. 한국의 국부펀드 발행을 막아라 (1) +2 21.06.11 297 7 8쪽
31 31. 두려움을 넘어서 (3) +2 21.06.10 298 5 7쪽
30 30. 두려움을 넘어서 (2) +2 21.06.09 291 8 8쪽
29 29. 두려움을 넘어서 (1) +2 21.06.08 300 7 8쪽
28 28. 대안을 찾다 (2) +2 21.06.07 303 6 8쪽
27 27. 대안을 찾다 (1) +2 21.06.06 305 7 7쪽
26 26. 동쪽에서 부는 폭풍 (2) +2 21.06.05 304 6 7쪽
25 25. 동쪽에서 부는 폭풍 (1) +2 21.06.04 305 6 7쪽
» 24. 숫자에 파묻히다 (2) +2 21.06.03 297 6 8쪽
23 23. 숫자에 파묻히다 (1) +2 21.06.02 301 7 7쪽
22 22. 진행되는 음모 (3) +2 21.06.01 310 7 9쪽
21 21. 진행되는 음모 (2) +4 21.05.31 327 9 7쪽
20 20. 진행되는 음모 (1) +2 21.05.30 335 9 9쪽
19 19. 계산할 수 없는 미래를 계산하라 (2) +2 21.05.29 339 8 7쪽
18 18. 계산할 수 없는 미래를 계산하라 (1) +2 21.05.28 341 8 10쪽
17 17. 다가오는 먹구름 (2) +4 21.05.27 336 11 7쪽
16 16. 다가오는 먹구름 (1) +2 21.05.26 336 10 7쪽
15 15. 일본으로의 잠행 (2) +1 21.05.25 339 10 7쪽
14 14. 일본으로의 잠행 (1) +2 21.05.24 349 1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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