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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영혼 님의 서재입니다.

2032 임자왜란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시간의영혼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6
최근연재일 :
2021.11.18 10:00
연재수 :
19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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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0
글자수 :
658,694

작성
21.06.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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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42. 능행도(陵幸圖)의 의미

DUMMY

"네. 대통령님도 잘 아시겠지만, 전 세계를 통틀어 우리 육군만큼 강력한 지상군 집단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40만의 육군 현역 병력과 동원 가능한 백만의 예비군 병력은 미국 본토의 육군보다도 규모가 크며 해외 주둔 미 지상군을 제외하면 유라시아 대륙에 있는 지상군 중 우리 육군이 면적대비 가장 높은 전투력을 가진 지상군입니다.

미 육군을 2배로 늘려 아시아에 배치하지 않는 한, 대체할 수 없는 지상군 세력인 거죠.

미국 시각에선, 한국전쟁 이후 미국 시장을 개방해 한국의 경제성장을 지원하며 우리 육군을 미국의 지원으로 키웠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아시아 패권을 좌우할 수 있는 대결에 요긴하게 쓸 수 있는 노른자위 같은 한국 육군에 대한 영향력을 미국은 절대 놓치려 하지 않을 겁니다.

한국 육군의 지휘부를 이끄는 핵심 엘리트들은 미국에 의해 관리되어왔고 이것은 앞으로도 한미동맹을 유지하는 한 바뀔 수가 없습니다."


대통령도 부인할 수 없는 우리 군 내부의 미묘한 문제를 석필이 지적한 것이다.


“대통령님은 우리나라 군 지휘부들을 어디까지 믿으십니까?

북한, 중국 등 공산 진영을 상대로 할 때는 대통령님의 명령대로 움직일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에 민주 진영인 일본, 미국이 한국을 침략해서 대통령님이 공격 명령을 내린다면 우리 군 지휘부가 과연 대통령님 명령대로 움직일까요?“


“최 대령 자네 말이 너무 지나친 게 아닌가. 대통령님 앞에서 신중하게.”


비서실장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아니야. 지금은 자유롭게 여러 의견을 듣는 자리니 거리낌 없이 편하게 얘기해 주세요.”


대통령의 제지로 비서실장이 입을 다물자 석필은 말을 이어갔다.


“제가 대통령님이라면 통일을 앞둔 민감한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일본과 친분이 있거나 미국에 유학했던 군인들은 요직에서 물러나게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 육군의 핵심 엘리트 중에는 미국 조지아주 포트베닝에 소재한 미 육군 보병 군사 학교에서 교육받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전두환과 차지철도 모두 미국 육군보병학교 출신입니다.

1960년 미국 육군보병학교에서 특수전 교육을 받으며 전우애를 키운 두 사람은 엉뚱하게 쿠데타를 일으킨 독재정권을 보위하며 3공화국의 핵심 요직을 누렸고 전두환은 12.12 신군부 쿠데타를 일으켜서 5공화국 기간 동안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후퇴시켰습니다.


일본의 국익 증대를 위한 해외 교류 사업을 펼치는 사사카와 평화재단의 사업보고서에는 일한 안보 방위교류라는 사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퇴역 장성 단체와 일본 자위대를 퇴역한 간부 단체 간의 교류를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일한 안보 방위교류 사업을 지원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는데,

2017년 기록을 보면 일본 자위대 퇴역 간부들이 한국의 국방부 장관을 만나고 난 뒤에 특이하게도 우리의 특수전사령부와 수방사까지 방문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한국의 언론계, 경제계의 지배층 리더들은 물론이고 힘 있는 군의 요직 등 우리나라를 구성하는 핵심 세력에 대한 일본의 침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치밀하게 오랫동안 계획되어 왔습니다.”


"음..."


대통령은 짧은 탄식 외에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대통령님. 어떤 상황에서도 어떤 적 앞에서도 헌법과 법률에 의거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해 오직 대한민국 대통령의 명령만을 수행할 수 있는 장용영 같은 부대에 힘을 실어주셔야 합니다.

해병대를 키우십시오.

우리 민족의 통일과정과 외세의 간섭에서 앞으로 유사시 해병대가 큰일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통령을 바라보는 석필의 눈에는 설득의 힘이 있었다.


"한 나라나 민족에게 있어 역사의 진보를 나아갈 기회를 한번 놓치면 다시 전진할 기회는 그리 쉽게 주어지지 않습니다.


조선시대 영조, 정조 개혁 군주 때를 회고해 보면 개혁에 소극적이었던 노론 벽파는 결국 정조 대왕 사후에 신유박해를 일으켜 남인을 제거하였고, 이는 조선 후기 개혁을 이끌 정치 세력이 멸종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이로 인해 국가를 개혁할 기회를 놓치고 국운 쇠퇴로 인한 기회의 상실로 추후 우리 민족이 겪은 조선 후기부터 구한말을 넘어 근대까지 2백여 년간 이어진 고난으로 인해 민생은 황폐화를 피하지 못하였고 국민들이 겪어온 고통은 대통령님도 잘 아실 겁니다.“


대통령은 눈을 감고 가슴 아픈 듯 석필의 고언을 경청했다.


”역사는 진보의 기회를 놓치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2백여 년을 후퇴하였고, 그 대가로 아직도 우리는 한반도의 허리를 절단당한 채 분단의 상처를 겪고 있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최석필은 대통령을 향해 차렷 자세로 서서 마무리 말씀을 드렸다.


"이 능행도(陵幸圖)에 담긴 역사의 의미를 바로 봐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지금은 대통령님 개인이 아닌 우리 민족의 역사가 앞으로 진보할 것인가 또다시 주저앉고 말 것인가의 변곡점에 서 있는 것입니다.

지금의 한국은 과거와 달리 나라에 힘이 있고 국민들의 능력은 높습니다.

문제는 그 능력과 힘을 한곳에 모아 앞으로 나아가야 할 미래를 개척할 수 있는 정치권의 의지가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석필의 진심 어린 충언에 대통령은 말없이 최석필의 손을 잡고 굳게 악수를 했다.


두 사나이의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는 뜨거운 눈빛을 형민은 뒤에 떨어져서 말없이 지켜보았다.



대통령에게 마지막 보고까지 마친 석필과 형민은 밤이 깊은 청와대를 혼연히 빠져나왔다.



그동안의 오랜 논의를 결론 낸 후 청와대를 나온 석필과 형민은 서로의 얼굴을 보며 힘없이 웃었다.


“너 집에 가면 밥해줄 사람도 없으니 해장국이나 먹고 들어갈까?”


석필의 형민을 배려하는듯한 말에 형민은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소주 생각나시죠. 한잔할까요?”


“좋지. 일 마친 뒤 마시는 소주는 식도를 태우는 맛이 끝내주거든.”


해장국의 따듯하고 얼큰한 국물을 안주로 석필과 형민은 연실 잔을 비웠다.


“형민아, 난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


”갑자기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깍두기를 우걱거리며 형민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최석필을 바라보았다.


”내가 지난 40년 동안 고민하고 연구한 모든 결과를 오늘 대통령께 보고했다.

20대에 육사에 들어가서 최전방 근무를 시작할 때부터 느꼈지만 우리 육군은 이미 예전부터 북한을 압도하고 있었어. 그러나 합참에 와서 느낀 점은 육군의 수뇌부들은 항상 지상군 전력에 더 국가 예산을 투입하길 원했지.

합참 근무 첫해에도, 그다음 해에도, 또 그 뒤에도...”


형민은 말없이 석필의 빈 잔에 소주를 채워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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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 능행도(陵幸圖)의 의미 +2 21.06.21 255 6 7쪽
41 41. 답답한 상황 (2) +1 21.06.20 258 4 7쪽
40 40. 답답한 상황 (1) +2 21.06.19 262 5 7쪽
39 39. 천하삼분지대계 (天下三分之大計) (2) +2 21.06.18 276 5 8쪽
38 38. 천하삼분지대계 (天下三分之大計) (1) +2 21.06.17 272 6 8쪽
37 37. 내부의 적 (2) +2 21.06.16 286 4 8쪽
36 36. 내부의 적 (1) +2 21.06.15 274 6 8쪽
35 35. 방심과 무능 (2) +2 21.06.14 279 4 7쪽
34 34. 방심과 무능 (1) +2 21.06.13 281 5 8쪽
33 33. 한국의 국부펀드 발행을 막아라 (2) +2 21.06.12 296 5 11쪽
32 32. 한국의 국부펀드 발행을 막아라 (1) +2 21.06.11 298 7 8쪽
31 31. 두려움을 넘어서 (3) +2 21.06.10 299 5 7쪽
30 30. 두려움을 넘어서 (2) +2 21.06.09 292 8 8쪽
29 29. 두려움을 넘어서 (1) +2 21.06.08 301 7 8쪽
28 28. 대안을 찾다 (2) +2 21.06.07 304 6 8쪽
27 27. 대안을 찾다 (1) +2 21.06.06 305 7 7쪽
26 26. 동쪽에서 부는 폭풍 (2) +2 21.06.05 304 6 7쪽
25 25. 동쪽에서 부는 폭풍 (1) +2 21.06.04 305 6 7쪽
24 24. 숫자에 파묻히다 (2) +2 21.06.03 297 6 8쪽
23 23. 숫자에 파묻히다 (1) +2 21.06.02 302 7 7쪽
22 22. 진행되는 음모 (3) +2 21.06.01 311 7 9쪽
21 21. 진행되는 음모 (2) +4 21.05.31 328 9 7쪽
20 20. 진행되는 음모 (1) +2 21.05.30 336 9 9쪽
19 19. 계산할 수 없는 미래를 계산하라 (2) +2 21.05.29 339 8 7쪽
18 18. 계산할 수 없는 미래를 계산하라 (1) +2 21.05.28 342 8 10쪽
17 17. 다가오는 먹구름 (2) +4 21.05.27 336 11 7쪽
16 16. 다가오는 먹구름 (1) +2 21.05.26 337 10 7쪽
15 15. 일본으로의 잠행 (2) +1 21.05.25 340 10 7쪽
14 14. 일본으로의 잠행 (1) +2 21.05.24 350 1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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