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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치 님의 서재입니다.

불의 꽃 : 조선판 어벤져스 불꽃궁주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전쟁·밀리터리

완결

눈먼치
그림/삽화
눈먼치
작품등록일 :
2022.05.12 06:04
최근연재일 :
2023.01.18 21:03
연재수 :
104 회
조회수 :
10,803
추천수 :
897
글자수 :
446,770

작성
22.12.27 21:51
조회
73
추천
7
글자
9쪽

4부_7화 : 태종과 영락제의 과거

DUMMY

■ 1388년 고려 창왕 원년


둘은 숯향 가득한 맥적에

소주 석잔을 연거푸 마셨다.


"빼갈(백주)보다는 소주!

백주는 다음날 속이

느글거려서 말이지!


그래, 먼길 고생이 많소!"


"전하(황제의 아들이라 왕의 신분)께서도

고리타분한 정사(이색)의 설명

들으시느라 고생 많으셨소!"


둘은 성리학의 매력적인

세계에 빠져들었다.


특히, 맹자의 사상에 대해 즉,

세상을 뒤집는 혁명에 유독 관심을

가졌다.


주체(영락제)는 방원의 해박한 지식과

논리에 빠졌다.


중국 어디에도 이 어린 유학자를

따를 자가 없어 보였다.


고려가 시골의 궁벽한 동네라

지식 수준을 깔 보고 있었던 자신이

한심 스럽게 느껴졌다.


특히 '성리군서구해'에 대해 깊이 있는

통찰과 견해는


'고려는 이런 젊은이 마저 이리도

똑똑하고 뛰어난데.. 이 명나라의

젊은 이들은 어떤가?

고려는 참 무서운 나라다!"


둘의 친분은 계속 되었다.

이색 과 난징에서 황제를 만나고

돌아 오는 길,


다시 연경에 들러 연왕 주체를

만났다.


또 그 술집,


"저 보다 더 많이 아는 유학자는

고려에 수두룩합니다.

제가 모시는 부사 이색 선생은

우리 나라 최고의 학자십니다.


제스승 둘(정몽주,정도전)도

그 분의 제자입니다."


"하... 도저히 이색은...."


"하하하하 이해합니다.

제가 여쭈어 보니 이나무로 오르나

저 나무로 오르나 뭐 닿으니

하늘 인데.... 가장 단순한게

진리에 가깝지 라 하시더군요."


"어떤 수단,

어떤 과정,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결과는 하나다라!"


"예!"




■ 1394년 태조 2년 겨울


그리고 세월이 6년이 흘러 조선이라는

나라가 서고 조선과 명은

전쟁 일보직전까지 가는

그야 말로 살얼음 판같은 시국에


악의적인 주원장에게

설명할 것이 있어


이방원은 이제 왕자의 신분으로

명의 수도 난징을 가게되었다.



연경(현재의 북경)에서

다시 둘만의 시간을 내어

사냥을 했다. 장성 근처였다.


사냥중에 눈이 내린다.

북경 쪽에는 원래 눈이 그리 흔치 않았다.


주체는 방원이 와서

상서로운 눈이 오는 것이라고

좋아했다.


그날 사냥을 마치고 나니

한 밤이 되어 야영을 해야했다.


모닥불을 가득 피우고

모든 주변을 물렸다.


방원이 부지깽이를 잡고

나무 불 덩어리들을 꺼냈다.


그리고 썰어둔 돼지 고기를 살짝 익힌뒤

눈 여기 저기 던져 둔다.


뜨거운 고기 덩어리들이 눈 아래로

파고 들었다.


식은 고기를 다시 불에 넣어서

익히다가 다시 눈에 넣는다.


고기 덩어리가 커서 쉬이 익지

않을까 두번 정도 그리 한 뒤

마지막으로 불에 익히고

칼로 잘라 보니 안쪽 까지 익었다.


탄 것을 잘라 내고

썰어 접시에 놓고는

서로 소주를 잔에 가득 부어


건배를 외치고 소주를 마신다.


고기를 한점씩 집어 먹는데

*주체가 눈이 휘둥그레 진다.


"세상에 어찌 이런 맛이..."


"우리는 눈고기(설리적:雪裏炙)이라 부릅죠.

부드럽습니까?"


"고기에 숯향이 배어 있고

무언가 안심이되는

게다가 나의 영혼을 위로하는 듯한...


뜨거워진 눈덩어리가

입에 들어가 이미 녹아 버리고


맛과 향만 남았으니

현기증 나게 하는 맛입니다."


둘은 주거니 받거니 마시고 먹으려니

그 수제비처럼 '차차차' 하며


옅은 소리를 내며 내리던 눈이

멈추고 보니


개들의 헛되이 짖는 소리,

군사들의 두런두런하는 소리,

산 짐승들의 소리 등....


그윽한 밤이 그득하였다.


그리고 이윽고 보름달이 뜨고

온천지가 대낮처럼 밝아졌다.


모든 것이 백색 은천지요

모두의 마음은 감동 속에 있었다.


"요즘 조선과 우리 사이가 많이

안좋다고 들었네"


방원은 자신이 알고 있는 원인은

조선만의 것을 유지하려는 것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라고


양국 간의 사소한 오해에서

오는 것이니 잘 설명하면

될 거라 말한다.


"근본적인 문제가 있지... 잘 들어 보게.

고구려는 황제를 칭했네.

그를 이은 고려 또한 황제국가였고

거란을 막아 낸 이후에는 '송'나라 마저

우습게 보았지..


자네 부친은 표면적으로는 제후국으로

자칭하지만 속내는 어떠하신가?


내 아버지도 '송'나라 꼴 나기 싫은걸쎄!

겸손하시게... 이게 자네에게 해 줄수있는

최선의 말이네!


이 맛있는 고기에 대한 보답일쎄"


"명심 또 명심하겠습니다. 전하!"


"그 전하 소리! 둘만 있을 때는

형 아우 하세! 자 건배!"


둘은 그렇게 형제가 되었다.

그리고 이야기는 나라간의 이야기에서

점차 정권 잡는 것으로 옮겨 갔다.


"형님, 그럼 언제 전하를 폐하로

부르오리까?"


"조선의 왕자가 나의 속 마음을

알고 있다니... 그렇다면 이 명나라 사람들

모두가 알고 있단 말인가?"


"하하하!

우리 조선은 더 이상 황제의 국가가

아님을 선포하면 그 뿐..


형님도 바보인 척 욕심없는 척

몸을 더 낮추시면

다들 그리 믿을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을 들이소서!"


방원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면밀하게 얘기했고 주체는 진심으로

위로 해 주었다.


"자네의 사부라는 사람이

어찌 그런단 말인가?"


"사부가 문제가 아니라

작은 어미의 베갯머리 송사와 그것에

흔들리는 부왕(태조)의 문제이지요"


"하긴 내 아버지도 문제니...

장자 계승이라나 뭐라나"


식은 밥 신세의 황자와

그에 못지 않는 찬밥 신세의 왕자는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달을 보며

시를 읊다가 막사로

들어 가 잠을 잤다.


다음날, 급히 연경왕부로 와서

방원은 술 냄새 풍기며 말에 올라

난징을 향해 출발했고


주체는 돌아 가는 길에

다시 들르라는 당부를 하고

예정대로 전장을 향해 떠났다.




■ 홍무제가 방원을 다시 만나다.


대전에 들어 선 방원이 황제를 알현 했다.

이 번이 두번째 알현이다.


황제는 기억력이 좋았다.


"아니 일개 서장관이었던 사람이 이제는

왕자로써 짐을 찾아 오다니....

역시 내 눈은 못 속이지.....


그래 왕자는 무사히 왔던가?"


"폐하의 하해와 같은 은혜로

무사히 왔사옵니다."


황제는 무식했다.

그러나 표시를 낼 수는 없다.


조선은 명나라를 송나라를 이은 왕조이니

명나라에 오는 통역하는 사람들은

송나라의 발음을 사용했는데

쉽게 말하면 문어체 위주였고


명나라 입장에서는

몽골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상의 중심이 되었으니

그 당시의 중국어 발음이 중심이 되었다.

명나라는 구어체 위주였다.


명나라 사람들이 보았을 때

자신들을 송나라의 후손(고려에 쥐 발리던)으로

하챦게 여긴다 오해 하고 있었다.


조선의 입장에서는 이미

명나라를 조선의 종주국으로

인정하였고


명나라 사람들도 예전 것을

좋아 할 줄 알고 현재의 말씨와

현재의 문체를 공부할 생각은

하지 않았던 것이다.


문제가 되었던 권지국사(權知國事)에 대해

설명을 했다.


"폐하! 고려가 물러가고 조선이 서고는

한시도 폐하의 덕을 잊은 적이 없었나이다.


다만, 조선은 말과 문체가 명과 같이

빛나지 않는 까닭은 아둔하기도하고

배우기를 게을리 하기 때문이옵나이다!"


"오! 조선에서 온 사람 중에 가장 겸손한

자로다! 지금껏 조선에서 온 자들은

한림학사라느니 자신이 읽은 책이 어느 수준이라느니


한심하게도 핵심을 찌르지 못하던

자들 뿐인데.... 이리도 겸손하다니...


전조 고려의 과거에 합격 했다지?"


"폐하! 작은 나라의 과거가 있어 보았자

감히 황국에 비할 수 있겠나이까?


그리고 저의 아비가 전조 고려를 무너 뜨리고

황제께 고하여 '조선(朝鮮)'이라는 국호를

정하였으나,


아직껏 왕으로써 인정을 받지 못하와

임시(權)로 나라(國)를 맡은(知) 직책(事)로

겸손하게 표현 하였던 것이옵나이다.


전조 고려도

'권지고려국왕사(權知高麗國王事)'로

하였으니


예부상서에 알아 보시면 명확할 것입니다.


더 볼 것도 없었다.


송나라를 핍박하던 고려 왕건이

그리했다면 참으로 우습게 된 것이다.


홍무제는 이 배짱 두둑하고

명민하며 선명한 선을 가진 방원이

마음에 들었다.


꼭, 자신의 넷째 아들

주체를 보는 것 같아 흐믓했다.


두번을 더 불러 만나고

많은 선물 내렸다.


좋은 대접을 받고 수도 난징을 떠났다.




■ 당부를 하다.


하루 쯤 지나 말을 타고 걷고

있는데...


말소리가 어지러이 나면서

앞에서 달려 오는 한 무리의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사신 행렬은 길 옆으로 비껴서서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언뜻 깃발을 보니 연경왕부라는

깃발이 보여서 말에서 내려

고개를 숙이고 있자니


장막이 쳐진 마차가

방원 앞에 선다.


"왕자께선 이제 돌아가는 가 보오"


장막을 걷고 외치는 익숙한 목소를 듣고

고개를 숙인 채


"예! 전하! 폐하를 알현하고

대도를 떠난지 하루가 되었습니다."


"그래 왕자께선 아버지로 부터 좋은

답을 듣고 가시는가?"


"예! 참으로 좋은 결과를

얻어 가니 아마도 전하의 은공이

아닌가 합니다."


"무사히 돌아 가시게....

그리고 결심이 서면 밀어 붙이게..

나도 그리 할 생각이네.


형님(건문제의 아버지)이 2년전에

돌아 가셨을 때


아버지(홍무제)가 눈에 밟혀....

자네는 후회하지 마시게...


자! 나는 아버지를 뵈러 가네.

무탈하시게"


그리고 또 몇 년이 흘렀다.

이제는 둘 다 황제와 왕이 되었다.


작가의말

*주체 - 명나라 태조 홍무제의 넷째 아들,

나중에 조카 건문제를 쫓아 낸 황제이다.


*설리적(雪裏炙) : 겨울철 눈 올 때에 만들어 

먹던 산적 : 雪下覓炙

(실재로 캠핑가서 돼지 목살을 해 보니

운치가 있고 재미가 있습니다.

아마도 산짐승 고기의 노린내를 잡고 

질긴 고기를 부드럽게 하는데 

최고 일 듯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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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6

  • 작성자
    Lv.44 뾰족이언니
    작성일
    22.12.28 01:13
    No. 1

    우와~~ 설리적은 처음 알았어요. 신기하네요. ^^*)> 침을 줄줄 흘리며 읽었습니다. ㅎㅎㅎ 실제로 해 드셨다니 부럽습니다. ^^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굿 밤 되셔요. ^^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3 눈먼치
    작성일
    22.12.28 09:52
    No. 2

    ㅎㅎㅎ 제가 음식에는진심이거든요. 참 작가님도 그러하시지요. 아마도 야생의 질긴 고기를 부드럽게 먹으려다 보니 저런 운치있는 음식이 생긴듯합니다. 돼지고기로 저렇게 하면 물 빠진 고기 맛이 나서 별로 입니다. 그러나 질긴 쇠고기는 다를 거 같습니다. 별기대는 하지마시고요. 그냥 운치있게....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41 리드완
    작성일
    22.12.28 19:23
    No. 3

    재밌게 읽었어요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3 눈먼치
    작성일
    22.12.29 17:56
    No. 4

    감사합니다. 제가 완결을 목전에 두고 있어 작가님의 글을 못 읽어 보고 있네요. 곧 읽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4 우주귀선
    작성일
    23.01.06 14:58
    No. 5

    전부터 음식 이야기가 디테일 하더라니 진심이셨군요 ㅎㅎ 뒤늦게 밀린 글들 정주행합니다~!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3 눈먼치
    작성일
    23.01.06 15:45
    No. 6

    ㅎㅎ 우리나라 사람들은 음식에는 모두가 진심이지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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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불꽃궁주 후기 +6 23.01.18 75 4 4쪽
103 4부_18화 : 대단원_그들의 처음_下 +10 23.01.17 77 7 4쪽
102 4부_17화 : 대단원 _쇠미골 사람들 中 +4 23.01.16 48 5 10쪽
101 4부_16화 : 대단원 - 쇠미골 사람들 上 +4 23.01.15 61 6 10쪽
100 4부_15화 : 만나서 더러웠다. +2 23.01.12 61 6 11쪽
99 4부_14화 : 드디어 결전의 순간 +4 23.01.10 57 6 9쪽
98 4부_13화 : 앙금을 털어 내는 막금과 먹쇠 +2 23.01.09 44 7 10쪽
97 4화_12화 : 건문제와 영락제 +4 23.01.05 57 7 9쪽
96 4부_11화 : 가짜황제 진짜 황제 +2 23.01.05 52 6 10쪽
95 4부_10화 : 조공 무역의 진실 +4 23.01.01 67 7 10쪽
94 4부_9화 : 양떼에 들어 간 늑대와 같이 +2 22.12.30 69 7 10쪽
93 4부_8화 : 풀밭 이상 +4 22.12.29 75 6 9쪽
» 4부_7화 : 태종과 영락제의 과거 +6 22.12.27 74 7 9쪽
91 4부_6화 : 압록강을 두고 조선과 명 대치하다 +4 22.12.26 61 7 9쪽
90 4부_5화 : 막 나가는 명나라 +4 22.12.25 56 6 7쪽
89 4부_4화 : 조선이 어떤 나라 인가 +6 22.12.22 77 7 9쪽
88 4부_3화 : 지랄도 정도껏 해야 +2 22.12.21 72 6 9쪽
87 4부_2화 : 전투의 전개 +6 22.12.15 74 7 9쪽
86 4부_1화 : 자식을 포기하는 부모는 없다. 나라도 그렇다! +2 22.12.13 73 6 10쪽
85 EP05 : 쇠미골 짐승들의 패기 +2 22.12.13 65 6 3쪽
84 3부_22화 : 쇠미골에서 살아 남기 +2 22.12.13 71 7 10쪽
83 3부_21화 : 관찰사의 패악질 +3 22.12.11 70 7 12쪽
82 3부_20화 : 결혼식과 어느 이별 +4 22.12.07 80 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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