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5 : 쇠미골 짐승들의 패기
한창 명나라 군사들과 대치를 하던중
막금과 궁주가 불침번을 서던
그 새벽에 칠성이가 범식이를 데리고
대장간으로 가자
칠성 아비 대장장이가 시꺼먼 가죽
같은 것을 보여준다.
한지를 여러 겹 붙인 것을 검은
옻 칠을 하고 그 위에
한지를 또 붙이고 또 옷칠을 하니
두께가 꽤 두툼하다.
화살로 혹은 검으로는 절대
뚫리거나 잘리지 않는
조선의 지갑(紙甲)이었다.
지갑은 가볍고 훌륭하지만
습기에 약하여 내구성이 문제이다.
어쨋든 대장장이가 정성을
다하여 만들었다.
우선 머리에 투구를 씌우고
턱끈을 조였는데 무시무시한 이빨은
사용 할 수가 없다.
목가리개를 하고,
가슴에도 가리개를 했다.
여기 저기 큰 조각 조각을 붙이고는
가죽끈으로 연결을 하니
호랑이 갑옷이 완성 되었다.
배 쪽에도 장기를 보호 하도록
신경을 썼다.
입혀 두니 그럴듯하여
대장장이 입에서 미소가 넘친다.
범식이도 만족했는지
'그렁그렁 고롱고롱' 한다
"좋다고 하네요!"
범식이의 눈에 힘이 들어 가며
소리를 지른다.
"크흐흐어억"
"무슨 소리냐?"
"아이런 맨! 이라고는 하는데
그게 뭐죠?"
"낸들 알겠냐?"
가늘고 긴 대나무로
머리의 투구를 툭툭 치고는
"말도 안되는 소리 집어치우고...
마당에 나가서
이리저리 움직여 보거라!"
뒷 발로 서니 3미터나 되는 놈이
신이 나서 달춤을 춘다.
그러더니 오른 앞발을 내밀고는
"아크흐흙 어흙!"
"이번에는 뭐라냐?"
"아밴자수라는데요?"
"쌍방울을 흔들면서 애를 밴다고?
역시 이 놈은 돌았는게 분명하다!"
그 때 동구밖에서 검둥이가 짖고
왈숙이가 짓으니
온 동네 개들이 맹렬히 짖는다.
"명나라 군사 전부가 쳐들어
오는 가봅니다."
"오냐! 오늘은 기필코 끝장을 보자!
빨리 네 집에가서 무장을 하거라"
대장장이는 투구와 병사 갑옷을 입고
창을 들고 나서니 숯쟁이가 그 성긴 수염을
휘날리며 말을 타고 나선다.
"어이 사돈! 우리집 말이 많이 아프네!
자네 소 좀빌리세"
"싫어 사돈놈아! 저 번처럼 소 허리
다칠일 있나?"
"그럼 당나귀라도..!
염소는 어떨까?"
"한심한 놈! 연식이 되었다 싶으면
잡아 먹어야 한다니까?"
갑자기 대장장이 말이 마구간에서
*누워있다가 벌떡 일어나
숯쟁이 얼굴에다 분노의 '푸르륵' 하며
강력한 투레질을 하고는
대장장이에게 다가 간다.
숯쟁이는 말이 뱉은 침을 닦으며
"저 놈 새끼! 언젠가는 네 놈의 간을
씹을 날 있으리..!"
막, 숯쟁이의 아랫칸에서
떡쇠 칠성이가 병사의 무장을 하고
나서자
아직 애띤 얼굴의 언년이가 애를 업고
나서며 세 사람을 따른다.
중간 마을 쯤 오니 박부사가
범식이를 잡아 세워 두고 급히 집에 들어
갔다가 무언가를 가져 왔다.
"여백이 너무 아까우이"
범식이 옆면에 두줄의 글을
흰물감으로 크게 쓴다.
'찾아가는 장례 지도사 : 호환마마
'무흔적 장례 - 불효자/명나라 호로자 우대
쇠미골로 연통하시오
칠성이는 그 글을 보자
웃으며 바닥을 구른다.
- 작가의말
*말은 절대 눕지 않습니다. 죽을 때가 되어야
눕습니다. 소는 눕는 것이 당연하고요...
Comment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