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굿바이 홍길동

웹소설 > 자유연재 > 퓨전

완결

중룡
작품등록일 :
2022.05.11 16:30
최근연재일 :
2022.08.10 09:05
연재수 :
95 회
조회수 :
20,964
추천수 :
472
글자수 :
528,736

작성
22.08.01 23:54
조회
169
추천
3
글자
13쪽

87. 우울한 현실

DUMMY

길동은 우선주가 앉아 있는 테이블로 갔다.


“먼저 먹지 않고 왜 아직도 기다리고 있었어요?”


배가 고팠을 텐데 우선주는 물만 마시고 있었다.


“나에게는 길동씨가 이곳에서 유일한

일행이잖아요.”

“그렇네요! 빨리 구워드릴게요.”


길동은 집게와 가위를 잡았다.


“길동씨! 나에게 줘요. 저쪽에서 굽느라 힘들었으니,”


우선주가 길동의 손에서 집게를 빼앗아 가져갔다.

치-지-지!

우선주는 고기를 구우면서 가끔 고개를 들어

길동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길동씨! 먹어요.”

“잘 먹을게요. 누나!”


길동이 고기를 집는 사이 우선주가 큰 눈으로

길동을 바라보았다.

길동의 누나라는 말에 놀란 얼굴이었다.


“맛있겠다!”


잠깐 길동을 바라보던 우선주가 고기를 먹기

시작했다.


“누나! 소주 마실래요?”

“좋아요!”


길동은 우선주의 잔에 소주를 따라주고 자신의

잔에도 소주를 따랐다.


“드세요, 누나!”

“건배!!”


소주를 한 잔씩 마신 두 사람은 고기를 먹었다.


“야! 우리는 2차 간다. 너희들은 1차만 먹고 가라!”


마성남대리의 부축을 받은 윤석주팀장이

비틀거리며 술 취한 목소리로 말하며 식당을

나갔다.


“길동씨! 첫 회식인데 섭섭해서 어떡해요?”

“아니에요, 누나! 오히려 우리 둘만 있으니 마음이

더 편해요.”

“미안해요. 길동씨!”

“뭐가 요?”

“내가 없으면 길동씨도 저 사람들과 어울릴 텐데.”

“누나! 저 사람 중에 자신의 마음과 달리 어쩔 수

없이 어울리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저들과 별로

어울리고 싶지 않아요.”

“그래요! 자, 마셔요.”

“예, 누나!”

“왜 대학진학은 안 했어요?”

“진학은 했는데 다니다가 형편상 휴학을 했어요.”

“집이 어려워서요?”

“예! 이것저것 할 일도 있고 해서요.”

“슬프다!”


우선주가 안타까운 눈빛으로 길동을 봤다.


“누나! 회사의 대우는 어때요?”

“회사의 대우야 우리나라 최곤데 그냥 그래요.”

“힘내세요. 누나!”

“예! 힘내서 마지막 잔을 마시고 나가요.”


두 사람은 술과 고기를 다 먹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하철역에서 우선주와 헤어진 길동은 답답한

기분에 역을 나와 잠시 걸었다.

‘휴! 직장 내 갑질, 따돌림, 우리 회사에는 없는

것이 없어!’


걸음을 멈춘 길동은 청와대 쪽을 보며 가족들을

생각했다.

현재 청와대 대통령관저에는 홍상준대통령과 옥정화,

홍유주 세 사람이 살고 있었고 길동은 그냥 집에

있기로 했었다.

홍상준대통령은 언론에 공개된 옥정화를 제외하고

길동과 홍유주는 언론에 노출하지 않았다.

그래서 홍상준대통령의 최측근이 아니면 길동의

신분에 대해 아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


“야, 기간제! 빨리빨리 옮겨라!”


오전, 오늘은 각 사무실에서 쓰는 필기도구와

종이 등 사무용품이 오는 날이다.

사무용품은 지하 주차장에 도착했다.

그래서 길동은 무거운 박스를 어깨에 메고

엘리베이터까지 날라야 했다.

길동과 같이 사무용품을 옮기겠다며 길동을

따라온 두 사람은 한쪽에 서서 잡담하고 있었다.

툭-툭!


“우리 기간제! 외모는 여자 같은데 힘은 태능이야!”


임동원대리가 박스를 나르는 길동의 엉덩이를 치며

말했다.

‘최소 육 개월은 버텨야지!’

길동은 폭발하려는 성격을 눌렀다.


“인마! 정규직 대리가 말했으면 고맙다든지

감사하다든지 말을 해야지?”

“.....,”


길동은 대답 없이 묵묵히 엘리베이터에 사무용품을

실었다.

사무실로 옮긴 사무용품을 각 부서에 나눠주고

나니 퇴근 시간이 되었다.


점심시간 삼십 분,

많은 사무용품을 혼자 옮기다 보니 길동이 쉴 수

있는 휴식 시간은 전혀 없었지만, 현문의 호흡을

하면서 몸을 움직였기에 전혀 힘든 것을 몰랐다.


“저 독한 놈! 땀 한 방울도 흘리지 않아!”

“보기보다 힘이 좋아!”


총무팀의 직원들은 의자에 몸을 비스듬히 기대고

앉아 물을 마시는 길동을 보며 한마디씩 했다.


단 한 사람!

우선주만이 안타까운 눈빛으로 길동을 쳐다보았다.

띠-링!


-퇴근 후 ‘닭 한 마리’에서 이야기 좀 해요.

-예 누나!


우선주가 길동에게 문자를 보냈다.

사무실 복도에 널려진 종이 박스를 치운 길동은

치킨집으로 갔다.


혼자 앉아서 길동을 기다리던 우선주는 벌써 소주

한 병을 비우고 있었다.


“누나! 내가 늦었죠?”

“일하다가 늦었잖아요? 그냥 앉아요.”


길동이 자리에 앉자 우선주는 닭 한 마리와 추가로

소주 한 병을 더 주문했다.

길동과 우선주는 말없이 소주와 닭을

먹고 마셨다.

별다른 감정이 없는 길동과 달리 우선주의 표정은

매우 심각했다.


“길동씨! 나에게 누나라고 부르니까 말 내려도

돼요?”

“예, 누나! 편하게 하세요.”

“길동아! 난 일류정유에서 일 년을 근무했어.

그리고 일 년 동안 받은 월급은 모두 저축했고,

그래서 하는 말인데 내가 돈을 빌려줄 테니

기간제는 그만두고 복학해라. 돈은 졸업해서

취직한 후 벌어서 갚고. 어때 내가 한 말대로

하겠어?”


길동은 멍한 상태가 되었다.

‘사람들이 살만한 세상이라고 해서 무슨 말인가

했더니 이런 상황을 두고 한 말이었나?’


“누나! 감사해요. 어차피 나는 육 개월 계약직이니

내년에 복학하도록 할게요.”

“길동아! 내 말은 내일이라도 그만두고 그냥

공부하라는 말이야, 그래야 다른 학생들과의

경쟁에서 이겨 공채에 합격하지.”

“누나! 생각해 볼게요.”

“생각할 것이 뭐 있어?”

“암튼 고마워요!”


우선주의 계속된 권유에 길동은 가슴이 먹먹해지며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길동이 총무팀에서 근무한 지도 삼 개월이 지났다.


오늘은 현주지가가 탄생한 날!

몇 년 만에 주말과 겹쳤다.

전 가신들은 물론 현주지가와 관련된 많은 사람이

모여 탁혜관의 나라와 국민을 생각하는 얼과 뜻을

되새기며 경축하는 날이다.

그래서 길동은 현주지가로 향했다.

홍상준대통령 또한 경호원을 대동하지 않고

옥정화와 함께 축하하기 위해 청와대를 나섰다.


****


-“승기야! 밑에 도착했으니 빨리

내려와,”

-“예, 형!”


조승기는 일류정유의 인사팀 팀장으로 현주지가의

법무팀장인 조승윤변호사의 동생이었다.

그래서 오늘 현주지가의 창립일을 맞이해

조승윤변호사와 함께 현주지가로 가기로 했다

조승윤변호사는 십여 년 전 명문대재학 중 사시에

합격하여 검찰에 투신하여 엘리트 검사로 잘

나가다가 갑자기 이상한 단체의 법무팀장으로

자리를 옮긴다는 말에 조승기팀장은 심한 반대를

했었다.

그런데 며칠 전 오늘이 이상한 단체의

창립기념일이라고 하며 조승윤변호사가 함께 가자고

하자 조승기팀장은 무조건 따라간다고 했다.

창립기념일이니 정장을 입어야 한다는

조승윤변호사의 말에 조승기팀장은 정장을 입고

조승윤변호사의 차에 탔다.


“형! 이 단체는 돈은 많은가 봐요?”

차가 국도를 벗어나 현주지가의 사유지로 들어서자

잘 정비된 도로와 가로수를 보며 조승기팀장이

물었다.


“내가 법무팀장이지만 재산 사항은 잘 몰라,

확실한 것은 우리나라에 현주지가가 꼭 있어야

한다는 거야!”

“어련하겠소?”


조승기팀장이 조승윤변호사의 말을 비꼬는 동안

차는 현주지가의 주차장에 도착했다.


“형! 저기 좀 봐요.”

“왜?”“대통령도 왔어요.”

“당연히 오시지.”

“빨리 나가서 인사드립시다.”

“네가 개인적으로 대통령님께 인사할 일이 있어?”

“우리 회사 회장님이잖아요.”

“이따 행사가 끝나면 그때 인사드리자.”

“그래요. 와! 회사에서도 못 뵌 회장님을 여기서

보네.”


조승윤변호사를 따라 집인당으로 들어선

조승기팀장은 또 한 번 더 놀라고 말았다.

규모에 놀랐고, 참석한 사람들을 보고 놀랐다.

이대부터 구십 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엄숙하게 앉아 있었으며 고연령층들은 대부분

한복을 입고 있었다.


“가주님께서 들어오십니다. 가신들과 외부에서

오신 하객들께서는 자리에서 일어나 주시길

바랍니다.”


구덕제의 말에 모든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짝-짝-짝!


‘가주라는 사람이 너무 어린데?’

조승기팀장은 대형모니터에 나온 길동의 모습을

보고 손뼉을 치면서 의아하게 생각했다.


“형! 가주가 몇 살이요?”

“올해 스물두 살 드셨다. 말소리가 너무 크다.”


조승기팀장의 목소리가 컸는지 조승윤변호사의 옆에

앉은 사람이 조승기팀장을 쳐다보았다.

국민의례가 끝나자 구덕제의 소개로 길동이 단상에

섰다.


“현주지가의 창립기념일에 참석해주신 많은 분께

감사드립니다.우리 현주지가는 탁혜관

태사부님께서......,”


길동이 말하는 동안 길동의 모습이 대형모니터에

나왔다.


“형! 어디선가 봤는데 생각이 안 나네요.”

“대통령의 아드님이시니 회사에서 봤겠지?”

“예? 형! 가주가 회장님의 아들이라고요?”

“몰랐어?”

“예!”

“그럼 모르는 것으로 해라! 가주님이 일부러

숨긴 것 같으니,”


조승기팀장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면서 모니터에

나타난 길동의 모습에서 눈을 뗄 줄을 몰랐다.

공식적인 행사가 끝나자 인사를 하려고 기다리는

조승기팀장의 바람과 달리 홍상준대통령은 곧바로

현주지가를 떠났다.


‘가주에게라도 인사를 해야 하나?’

조승기팀장은 길동의 뒷모습을 보면서 따라가려는

순간,


“승기야! 우리도 그만 출발하자. 하필 오늘이

네 형수 생일이라 선물이라도 사서 들어가야겠다.”

“예, 형! 얼른 가요. 저녁은 내가 살게요.”


조승기팀장은 주차장으로 가면서 길동과 말을 섞지

못한 아쉬움에 자꾸 뒤를 돌아보았다.


****


“기간제! 각 부서에 한 부씩 돌려!”


길동이 출근하자 마성남대리가 서류뭉치를 들고

길동을 불렀다.

길동은 각 부서를 돌며 서류를 돌렸다.

오전 미팅을 마친 조승기팀장은 자신의 책상에

앉았다.


‘잘나가던 우리 형은 가주의 직원이고 회장님의

아들이 그곳의 가주라니?’

인사팀 사무실의 문이 열리고 낯익은 사람이

안으로 들어왔다.

바로 길동이었다.


“어-헉! 가주, 아니 회장님 아드님, 아니, 무슨

일이세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조승기팀장은 자신이 들어도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는 말을 하면서 허리를 숙였다.

팀원들이 모두 조승기팀장을 바라보았다.


“아-함! 어젯밤 잠을 못 잤더니.....,”


조승기팀장은 겸연쩍은 표정으로 자리에 앉았다.

오전 업무가 끝나자 길동은 우선주와 함께 식당으로

향했다.


“길동아! 잠깐만,”“왜요?”

“나하고 사진을 찍어도 되지?”

“그래요.”


찰-칵!

사진을 찍은 우선주는 길동에게 전송해 주었다.


“누나! 갑자기 웬 사진을 찍어요.”

“내 동생에게 너에 대해 이야기했더니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대.”

“그래요? 언제 나오라고 하세요. 내가 저녁을

살게요.”

“그럼 좋은데 동생이 좀 아파!”

“어디가 요?”

“병원에서는 면역력이 약해져서 아프다고 하는데

정확한 병명은 병원에서도 모른대.”

“몇 살인데요?”

“올해 스무 살이야.”

“누나! 젊으니 좋아질 거예요.”


길동은 식당 문을 열어 우선주가 먼저 들어가게

해주었다.


“오셨어요?”


누군가가 길동에게 인사를 했다.

그 사람은 윤석주팀장과 같이 식사하고 있던

조승기팀장이었다.


“예, 팀장님! 맛있게 드세요.”


‘아까 인사팀장에 갔을 때도 그러더니 이상해!’

길동은 의아한 생각이 들었지만 웃으며 인사했다.


“자네 왜 그래?”


윤석주팀장이 수저를 놓으며 조승기팀장에게

물었다.


“내가 뭘? 같은 직원이니 인사를 한 거지.”


조승기팀장이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지만, 눈은

길동에게 가 있었다.

‘기간제에게 뭐가 있나? 자존심을 넘어 자만심으로

가득 찬 이 친구가 기간제에게 먼저 인사라니?’


“조팀장! 오랜만에 퇴근 후 소주 한잔할까?”

“그래!”


두 사람은 입사 동기이면서 나이가 같았다.

오후가 되어 퇴근하자 두 사람은 사무실 근처의

횟집으로 갔다.

윤석주팀장은 자주 조승기팀장에게 건배를 외치며

술을 권했다.


“조팀장! 자네 사무실에 있는 기간제는 어때?”


윤석주팀장은 자주 조승기팀장의 눈치를 보며

물었다.


“뭐가?”

“우리 팀에 있는 기간제는 싸가지가 없어서

말이야!”

“왜? 그 친구! 잘 생기고 일도 잘하던데!”

“그래? 자! 들어.”


빈 병이 더 늘어났다.


“조팀장! 우리 팀에 있는 기간제가 그룹 중역의

아들이라는 소문이 있던데 자네 뭐 아는 것이

있나?”

“무슨 중역이야? 회장님의 아들이지!”

“뭐? 방금 뭐라고 했어?”

“아...아니네, 내가 말이 헛나왔어.”


조승기팀장이 당황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굿바이 홍길동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95 95. 대미(大尾) 22.08.10 179 1 15쪽
94 94. 개헌 22.08.09 150 2 13쪽
93 93. 양파 22.08.08 141 2 12쪽
92 92. 추악한 과거 22.08.06 140 2 13쪽
91 91. 길동의 대리인 22.08.05 140 3 13쪽
90 90. 남한은 박쥐정권 22.08.05 145 2 12쪽
89 89. 변화 22.08.04 149 2 13쪽
88 88. 강예랑과 닮은 우선희 22.08.02 145 3 13쪽
» 87. 우울한 현실 22.08.01 170 3 13쪽
86 86. 유전을 발견하다 22.07.31 150 2 13쪽
85 85. 훈춘으로 가다 22.07.31 152 2 12쪽
84 84. 손톱 밑의 가시 22.07.30 153 1 13쪽
83 83. 쓰러진 일본경제 22.07.28 155 2 13쪽
82 82. 일봉회의 잔재 서은철 22.07.27 145 2 13쪽
81 81. 밥상에 숟가락 얹기 22.07.27 144 2 12쪽
80 80. 중국으로부터 땅을 받아내다 22.07.25 150 2 13쪽
79 79. 백천승의 신분을 밝히다 22.07.25 148 2 13쪽
78 78. 복탕과 테트로도톡신 22.07.23 147 1 12쪽
77 77. 바로 잡다 22.07.22 154 2 12쪽
76 76. 알바와 희토류 22.07.21 158 2 12쪽
75 75. 백천승의 손자 백남정 22.07.21 153 2 12쪽
74 74. 재도의 보물을 가져오다 22.07.19 155 2 12쪽
73 73. 비단꽃향무와 진실 22.07.19 154 2 13쪽
72 72. 미군레이더로 바뀐 잡동사니 22.07.17 160 1 12쪽
71 71. 백인대가 된 임진용 22.07.17 152 3 12쪽
70 70. 배후를 놓치다 22.07.16 165 2 12쪽
69 69. 홍상준회장과 스폰서 22.07.15 156 2 12쪽
68 68. 쓸쓸한 장례식 22.07.13 162 2 12쪽
67 67. 억울한 죽음 22.07.12 160 1 12쪽
66 66. 납치미수 22.07.11 166 2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