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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굿바이 홍길동

웹소설 > 자유연재 > 퓨전

완결

중룡
작품등록일 :
2022.05.11 16:30
최근연재일 :
2022.08.10 09:05
연재수 :
9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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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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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28,736

작성
22.07.13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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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68. 쓸쓸한 장례식

DUMMY

오후가 되어 일이 끝난 길동은 장례식장으로 갔다.

‘이렇게 쓸쓸할 줄 알았으면 현장 근로자들이라도

데려오는 오는데.....,’

정애숙이 이승에서 마지막으로 머물고 있는

장례식장에는 상복을 입은 우현주만이 홀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분향을 마친 길동이 우현주 앞에 섰다.

길동과 눈이 마주친 우현주가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이미 넋이 나가버린 눈동자 속에는 눈물마저

말라버렸는지 오랜 세월 고통스럽게 살아왔던

삶이 겹겹이 쌓여있었다.


“힘내세요.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합니다.”

“아니에요. 혼자 있는 동안 두렵고 무서웠는데

감사합니다.”


우현주와 인사를 마친 길동은 음식이 차려진

상으로 다가가 자리에 앉았다.

‘아! 내가 어젯밤 집에 있을 것이 아니라

저 학생의 집으로 갔더라면.....,’

길동은 멍한 눈빛으로 차갑게 식어버린 육개장을

보았다.


‘도착할 때가 됐는데.....,’


오늘 오후,

길동은 구덕제에게 전화하여 외롭고 쓸쓸한 장례가

있으니 가신들을 데리고 와달라고 했었다.

길동이 시간을 보기 위해 핸드폰을 꺼내려는 순간

장례식장의 정적을 깨는 요란한 발소리와 함께

사람들이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이제 도착했나?’

자리에서 일어난 길동의 시선은 입구로 향했다.


“길동아! 네가 왜 여기에 있어?”


안으로 들어온 사람들은 홍상준회장과 곽순일사장,

그리고 일류건설의 관계자들이었다.


“오셨어요?”


홍상준회장이 다가오자 길동은 인사했다.


“회장님! 아시는 청년입니까?”


곽순일사장이 홍상준회장에게 물었다.


“.....,”

“회장님! 현장에서 다른 노동자를 구한 사람이

바로 이 청년입니다.”

“정말이야?”


곽순일사장의 말에 홍상준회장이 길동에게

물었다.


“예! 어쩌다 보니.....,”

“길동아! 역시 너는 내 아들이다.”

“회...회장님! 길동군이 아드님이셨어요?”

“그렇다네, 내 아들놈이 어디서 알바를 한다고

하더니 우리 현장일 줄이야?”

“수고했다!”


길동의 어깨를 쓰다듬은 홍상준회장이 분향실로

향하려는 순간 입구로 많은 사람이 안으로

들어왔다.


“가주님! 저희 왔습니다.”

“오시느라 수고가 많았습니다.”


들어온 사람들은 구덕제와 가신들, 그리고 같이 온

임진용이었다.


“형! 저 왔어요.”

“그래! 유족이 한 사람밖에 없으니 나하고 돕자.”

“예, 형!”


분향을 마친 사람들이 자리에 앉자 적막하던

장례식장이 약간 소란스러워졌다.

‘아무리 슬픈 순간이더라도 이래야지!’

길동과 임진용은 술과 음식을 날랐다.


“가주님! 저희가 하겠습니다.”

“아니에요. 구신! 상주가 제 지인이니 제가 할게요.”


길동이 음식을 나르는 내내 길동을 바라보는

사람이 있었으니 그 사람은 바로 곽순일사장이었다.

‘역시! 회장님과 이사장님의 좋은 점만 닮은

아이야!’

고등학생 딸을 가진 곽순일사장은 길동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저...고마워요!”


길동이 임진용과 물을 마시며 잠깐 쉬고 있는데

우현주가 다가와 말을 했다.


“아니에요.”


우현주의 얼굴에 슬픔은 남아있었지만 아까

보았던 외로움과 두려움은 보이지 않았다.


“식사는 하셨어요?”


우현주가 임진용의 눈치를 보며 말하자 임진용이

자리를 피했다.


“조문객이 모두 돌아가면 그때 먹을게요.”

“저분들을 모두 부르셨다고 들었어요.”


입가에 억눌린 미소가 아닌 자연스러운 미소를 띤

우현주가 가신들을 보며 물었다.


“제가 외로움을 많이 타는 편이라.....,”


잠깐의 침묵이 흐르자 혼자 중얼거린 우현주가

자판기로 가서 커피를 뽑아왔다.


“한잔 드세요.”

“예, 고마워요! 그런데 현주씨! 엄마가 왜 극단적인

선택을 하신 지 알고 있어요?”

“그게 저도 좀.....,”

“그냥 현장식당을 계속 운영하셔도 되는데.....,”

“예! 길동씨가 회장님께 부탁을 드려서 해결하셨다고

곽순일사장님께 들었어요.”

“현주씨! 앞으로 제가 도울 테니 예전보다도

더 씩씩하게 살아야 합니다.”

“예! 그럴게요.”


길동은 홍상준회장의 자리로 가서 잠깐 이야기를

나눴다.


“알았어. CCTV영상은 내가 직접 확인해 보겠다.

그리고 저 학생을 돕는 일은 그룹 차원에서

하겠으니 염려하지 말아라.”

“예, 아빠!”


사람들이 모두 돌아가자 길동과 임진용은

장례식장에 남아 자리를 지키기로 했다.


이틀이 지나자 화장을 마친 정애숙의 유골함이

추모관에 안치됐다.

그리고 우현주는 이사하게 되었다.

이사할 집은 홍상준회장이 마련한 작은

아파트였다.


“길동아! 이사한 날은 짜장면을 먹어야 하는데

먹을 거야?”

“그래! 이사한 기념으로 내가 살게.”


우현주와 친구를 하기로 한 길동은 보통 두 그릇과

임진용의 몫으로 곱빼기 세 그릇을 주문했다.

짐 정리가 모두 끝나자 길동은 집으로 돌아왔다.

새벽이 되자 길동은 평소처럼 현장으로 출근했다.


“오...오셨습니까?”


길동이 현장으로 들어서기가 무섭게 권익수소장이

사무실에서 달려 나와 인사를 했다.


“예, 소장님! 좋은 날씨입니다.”

“예...예! 잠깐 들어오셔서 커피라도 드십시오.”

“그럴까요?”


‘오늘부로 이곳에서 짤리는 건가?’

길동은 포기한 심정으로 사무실로 들어갔다.

믹스 커피가 길동 앞에 놓였다.


“소장님! 아무래도 제가 그만둬야겠지요?”

“그래 주시면 제가 고맙지요.”

“예? 고맙다니요?”

“마...말이 잘못.....,”


권익수소장과 근로자들에게 인사를 한 길동은

현장을 나왔다.

그리고 도로를 향하고 있는 CCTV 카메라를

확인하고 편의점으로 들어갔다.


“혹시 며칠 전에 아파트 현장에서 일어난 사고를

알아요?”

“이곳과 가까운 곳이라 TV 뉴스를 유심히 봤어.”


아직 개발 중인 곳이라 편의점에는 주인이 직접

근무하고 있었다.


“극단적인 선택을 했던 사람을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입니다. 혹시 CCTV 카메라의 영상을 볼 수

있겠습니까?”

“왜 보려고 하니?”

“그분이 자살할 이유가 없어서요.”

“그런 이유가 있다면 봐야지.”


길동은 며칠 전의 새벽 시간대 영상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있다!’

길동은 정애숙이 내린 승합차의 차량번호를 적었다.


“고맙습니다.”

“그래? 나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편의점을 나온 길동은 구덕제에게 전화해서

차량번호를 불러주었다.


- “구신! 이 차가 누구의 소유인지 알아봐 주세요.”

- “예, 가주님!”


집으로 간 길동이 옷을 갈아입고 있는데

구덕제에게서 전화가 왔다.


- “가주님! 아까 가주님이 불러주신 차량은

대포 차량으로 확인되었습니다.”

- “알겠습니다. 구신! 수고하셨습니다.”

- “가주님! 이 차량이 이동하는 경로를 추적하여

차에 탄 사람들의 얼굴을 확인하라고 했으니

확인이 되면 전화를 드리겠습니다.”

- “예, 구신! 꼭 꼬리를 잡아야 하니 수고 좀

해주세요.”


‘나쁜 놈들! 아빠와 일류그룹에 타격을 주려고

죄 없는 사람에게 죽음을 선택하게 하다니?’

전화를 끊은 길동은 숨어서 사람 목숨을 노리는

존재를 생각하며 분노했다.


따-르-릉!

구덕제의 전화를 기다리던 길동은 핸드폰이 울리자

얼른 핸드폰을 들었다.

‘진용이가 웬일이지?’


- “진용아!”

- “형!”

- “왜 수련이 힘들어?”

- “궁금한 것이 있어서요.”

- “말해봐.”

- “조선의 내 어머니는 어땠어요?”

- “한마디로 표현하면 여장부이면서 때로는 마음이

여린 분이셨지.”

- “휴-우! 그래요?”

- “갑자기 왜 묻는 것이니?”

- “그냥요. 내일 서울로 갈 테니 만나요.”

- “그래!”


‘목소리에 힘이 없던데 무슨 일이 있나?’

전화를 끊은 길동은 평소와 다른 임진용의

목소리를 생각했다.

다음날 오후가 되자 임진용의 전화를 받은 길동은

임진용을 만나 임진용의 고민을 들었다.


****


황태완의 사촌 동생 황선자는 남편의 사업실패로

인해 죽지 못해 살고 있었다.

‘백만 원이라도 빌려야 하는데.....,’

황선자는 동생에게 돈을 빌리기 위해 동생인

황선경의 집으로 갔다.


“언니! 막 나가려던 참인데 웬일이야?”

“도...돈이 필요해서 찾아왔어.”

“언니! 지금 제정신이야? 지난번에 빌려 간

돈이라도 갚고 말해.”

“빨리 갚을게. 이번만 해줘.”

“얼마나?”

“백만 원만 해줘.”

“이게 마지막이야?”

“그래!”


“언니! 그러지 말고 태완오빠의 와이프를 찾아가

봐.”


황선경의 말에 황선자는 소파에 앉으며 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니?”

“태완오빠가 엄청나게 큰 회사를 와이프에게

남기고 죽었잖아. 내가 듣기로는 백억이 넘는

회사라던데.”

“그래? 평소 자주 만나지도 않았는데 나에게

돈을 주겠어?”

“언니! 그게 무슨 말이야? 머리를 써서 빼앗아야지.”

“어떻게 머리를 써?”

“귀 좀.....,”


황선자는 황선경의 말을 들으며 눈을 크게 떴다.


****


영웅보육원의 원장인 강경님은 봉사활동을 나온

사람들과 차를 마시고 있었다.


“원장님! 잠시 후에 철학관을 가려고 하는데 같이

가실래요?”


봉사단체에서 나온 권희정이 물었다.


“글쎄요? 저는 별로 미신을 믿는 편이 아니라서.”

“믿어서 보나요? 그냥 심심풀이로 보는 것이지요.”

“그래요? 그럼 같이 가요.”


보현철학관에 도착한 강경님은 임진용의 사주를

적어 조경희에게 주었다.

조경희는 대학에서 동양철학을 공부했으며 유명한

무당의 제자가 되어 신내림을 받았다고 했다.

임진용의 사주를 본 조경희는 혼자 뭐라고

중얼거리며 머리를 갸우뚱했다.


“너는 아기를 학대했구나! 가지 말고 기다려.”

“예? 예!”


강경님은 힘없이 대기실로 왔다.


“원장님! 뭐라고 해요?”

“기다리라고 하네요.”

“어머! 사람을 차별하는 거야 뭐야?”


권희정이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봉사단체 회원들이 모두 나가자 조경희가 강경님을

불렀다.


“아들을 다시 찾아 지금은 좋은데 큰 굿을

하지 않으면 영원히 헤어지게 돼.”


조경희의 말에 강경님은 혼이 나가버렸다.


“그...그래요? 그럼 굿을 할게요.”

“그래? 내일 밤 열 시에 몸을 정갈히 하고

다시 와.”

“예!”


보현철학원을 나온 강경님은 혹시 몰라 은행에서

돈을 찾았다.


다음날,

하루 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던 강경님은

저녁이 되자 보현철학원으로 갔다.


“여기 있는 재물들은 내가 준비한 거야.”

“왜.....,?”

“네 아들은 크게 될 거야. 그래서 내가 준비했지.”

“예!”


조경희가 뭐라고 중얼거리며 기도를 하는 동안

강경님은 쉬지 않고 절을 했다.

다섯 시가 되자 조경희의 기도가 끝났다.


“그만 됐어!”

“예!”


온몸이 땀에 젖은 강경님은 겨우 벽에 기대앉았다.


“며칠 동안 신의 대답을 기다려야 하니 그만 가봐.”

“예! 수고하셨습니다.”


이후 강경님은 보현철학원으로 세 번을 더 갔다.

그때마다 조경희는 임진용이 대통령이 될 사람이니

돈은 받지 않겠다고 했다.


“너! 죽은 남편에게 받은 것이 있지?”

“예! 그런데 무슨 문제가 있나요?”

“남편이 지금 방해하고 있어! 당장 모든 돈을

현금으로 인출해서 나에게 맡겨. 그러면 내가

기도하면서 돈을 바친다고 할 테니.”

“예, 그렇게 할게요.”


은행으로 간 강경님은 통장에 있던 오십억을 찾아

조경희에게 맡겼다.

강경님이 조경희에게 돈을 맡긴 지 한 달이 지났다.

영웅보육원의 운영비가 필요한 강경님은 조경희에게

돈을 조금 달라고 했다.


“아들이 다 클 때까지는 안 돼.”


조경희는 임진용을 들먹이며 번번이 강경님의

요구를 거절했다.

여기까지가 임진용이 길동에게 말한 내용이었다.


“진용아! 보현철학원의 위치를 알려주고 집에서

기다려!”

“예, 형!”


임진용은 길동에게 보현철학원의 위치가 나온

조경희의 명함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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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95. 대미(大尾) 22.08.10 179 1 15쪽
94 94. 개헌 22.08.09 150 2 13쪽
93 93. 양파 22.08.08 141 2 12쪽
92 92. 추악한 과거 22.08.06 140 2 13쪽
91 91. 길동의 대리인 22.08.05 140 3 13쪽
90 90. 남한은 박쥐정권 22.08.05 145 2 12쪽
89 89. 변화 22.08.04 149 2 13쪽
88 88. 강예랑과 닮은 우선희 22.08.02 145 3 13쪽
87 87. 우울한 현실 22.08.01 169 3 13쪽
86 86. 유전을 발견하다 22.07.31 150 2 13쪽
85 85. 훈춘으로 가다 22.07.31 152 2 12쪽
84 84. 손톱 밑의 가시 22.07.30 153 1 13쪽
83 83. 쓰러진 일본경제 22.07.28 155 2 13쪽
82 82. 일봉회의 잔재 서은철 22.07.27 145 2 13쪽
81 81. 밥상에 숟가락 얹기 22.07.27 144 2 12쪽
80 80. 중국으로부터 땅을 받아내다 22.07.25 150 2 13쪽
79 79. 백천승의 신분을 밝히다 22.07.25 148 2 13쪽
78 78. 복탕과 테트로도톡신 22.07.23 147 1 12쪽
77 77. 바로 잡다 22.07.22 153 2 12쪽
76 76. 알바와 희토류 22.07.21 158 2 12쪽
75 75. 백천승의 손자 백남정 22.07.21 153 2 12쪽
74 74. 재도의 보물을 가져오다 22.07.19 155 2 12쪽
73 73. 비단꽃향무와 진실 22.07.19 154 2 13쪽
72 72. 미군레이더로 바뀐 잡동사니 22.07.17 160 1 12쪽
71 71. 백인대가 된 임진용 22.07.17 152 3 12쪽
70 70. 배후를 놓치다 22.07.16 165 2 12쪽
69 69. 홍상준회장과 스폰서 22.07.15 155 2 12쪽
» 68. 쓸쓸한 장례식 22.07.13 162 2 12쪽
67 67. 억울한 죽음 22.07.12 160 1 12쪽
66 66. 납치미수 22.07.11 166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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