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굿바이 홍길동

웹소설 > 자유연재 > 퓨전

완결

중룡
작품등록일 :
2022.05.11 16:30
최근연재일 :
2022.08.10 09:05
연재수 :
95 회
조회수 :
20,954
추천수 :
472
글자수 :
528,736

작성
22.07.21 00:01
조회
152
추천
2
글자
12쪽

75. 백천승의 손자 백남정

DUMMY

박스 안에는 금으로 만든 주전자와 술잔, 식기들이

들어있었다.


“길동아! 이게 다 뭐냐?”


보물들이 랜턴 불빛을 반사했다.


“장보고의 보물이요.”

“우리나라에 장보고의 보물이 있었어?”

“예!”

“길동아! 정상적으로 처리하려면 문화재청에

신고부터 해야 한다.”

“그렇게 안 할래요. 이것 때문에, 저는 소중한

많은 것을 잃었어요.”

“무슨 말이야?”

“아빠! 다시 포장한 뒤 서재로 가서 말씀해

드릴게요.”

“그러자.”


컨테이너의 문을 닫은 길동은 홍상준회장과 함께

서재로 갔다.


“...그런 일이 있었구나!”


장보고의 보물을 발견하게 된 모든 과정을 들은

홍상준회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걸 어떻게 할 생각이냐?”

“당분간 잘 보관한 뒤 적당한 시기가 되면 박물관을

지어 국민 모두에게 공개하려고요.”

“그래! 이 세상 그 누구도 너에게 보물들을 달라고

해서는 안 될 것 같다. 돈으로는 환산하기 불가능한

보물들로 우리 민족의 자긍심을 일깨워주는 아주

소중한 유물들이다.”


아침이 되자 길동은 박스들을 B동의 박물관

이 층으로 옮겼다.

박물관은 도난방지는 물론 자동항온항습 시설이

되어있어 국립박물관과 별 차이가 없었다.

컨테이너를 실은 화물차가 집을 나가자 길동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서 명나라의 황제에게 받은

문서와 신패를 책상 서랍에 넣고 자물쇠를 잠갔다.


****


한반도노총으로 출근을 한 서은철은 창가로 가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저기 저 사람들이 낸 돈이 내 월급이 되고

활동비가 되겠지!’

한반도노총이 입주한 고층 건물 아래로 수많은

직장인이 출근하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일류그룹의 파업을 주도했던 서은철노조위원장은

윤문학의원의 소개로 한반도노총의 집행부

부위원장이 되었다.

한반도노총은 친여 노총으로 권력을 잡은 집권당에

의해 수시로 색깔을 달리했다.


서은철이 한반도노총의 집행부가 되기 일주일 전,


“서은철씨! 시의원 공천은 현재 당 여건상 불가능한

상황이니 한반도노총에서 정치 공부를 한다고

생각하고 몇 년만 활동해 주시오.”

“예, 의원님! 배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윤문학의원과 헤어진 서은철은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나라고 6선을 하지 말라는 법은 없어! 지금은

내가 엎드려 저자세로 있지만 언제가 저 늙은

너구리를 넘어서고 말 거야!’

서은철은 윤문학의원의 차가 간 방향을 보면서

주먹을 쥐었다.


****


한반도노총 사무실,


“오늘은 서은철부위원장께서 첫 출근을 한 날이니

오후에 회식하도록 합니다.”


조회가 끝나자 자리에서 일어난 정지훈위원장이

말했다.


“위원장님! 며칠 후면 정기회식인데 그날같이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남태영사무총장이 불편한 얼굴로 말했다.


“사무총장! 그냥 해요. 회식하는데 돈이 얼마나

든다고?”

“위원장님! 저는 돈 때문이 아니라 불필요한 지출을

삼가자는 것입니다.”

“이봐요! 새로운 부위원장께서 오셨는데 왜

불필요한 지출이라는 것이오?”

“알겠습니다.”


서은철은 두 사람의 모습을 재미있다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재미있는 사람이야! 노총의 운영비는 자신이 낸

돈이 아니라 노동자들의 피땀 어린 회비와

정부지원금이라 이거지!’

일단 두 사람을 지켜보기로 한 서은철은 머지않아

이곳 한반도노총이 자신의 수중에 떨어질 것 같았다.


서은철이 한반도노총에서 근무한 지 한 달이 지났다.

따-릉 따-릉!

‘이건 윤문학의원이 준 전화기인데.’


-“예, 형님!”

-“오늘 잠깐 만났으면 한다.”

-“퇴근하면 항상 만난 곳으로 갈게요.”


서은철은 주위를 의식하여 윤문학의원에게 형님이라

부르며 통화를 끝냈다.


오후 퇴근 시간,

한반도노총을 나온 서은철은 자신의 승용차를 타지

않고 지하철을 탄 후 다시 시내버스를 갈아타고

윤문학의원의 비밀사무실로 갔다.


“어서 오시오. 서은철위원장!”


서은철이 자신의 사무실로 들어가자 윤문학의원이

일어나 악수를 청했다.


“의원님! 여러 가지로 감사합니다.”

“아니요, 그만 자리에 앉읍시다.”

“예, 의원님! 그런데 왜 저에게 위원장이라고

하셨습니까?”

“흠! 서은철씨! 정지훈위원장을 한반도노총에서

쫓아버리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오?”

“우리나라의 노조발전에 저해 요소가 된다면 당연히

한반도노총에서 축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허허허! 그렇지요. 그래서 나는 차기 위원장으로

서은철씨 생각하고 있어요.”

“의원님! 저를 높이 평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저는 위원장을 하기에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남태영사무총장을 위로 올리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긴장한 표정의 서은철이 말했다.


“그래요? 만약 남태영총장이 나의 의사에 반하는

행동을 한다면?”

“남태영사무총장은 야심이 큰 인물이라 그러지 않을

것입니다.”

“좋소! 그럼 차기 위원장은 남태영이 하는 것으로

하고 정지훈이는 서은철씨가 외곽으로 불러주시오.”

“알겠습니다. 의원님! 내일 오후에 외곽의 한적한

식당으로 불러놓겠습니다.”

“좋소! 그만 가보시오.”

“의원님! 또 뵙겠습니다.”


윤문학의원의 사무실을 나온 서은철은 계단에

주저앉고 말았다.

‘절대 정지훈위원장처럼 돼서는 안 돼.

윤문학의원이 선두에 세워놓으면 언제 죽을지 몰라.’


다음날,

퇴근 시간이 되자 서은철은 위원장실로 들어갔다.


“위원장님! 토종닭 백숙을 잘하는 식당이 있는데

오늘 제가 모실게요.”

“그래요? 그렇지 않아도 요즘 몸이 허했는데

부위원장님 잘 먹을게요.”


한반도노총을 나온 두 사람은 택시를 타고

서울 외곽으로 갔다.


“부위원장님! 화장실에 들러서 갈 테니 먼저 들어가

계세요.”

“알겠습니다. 위원장님!”


종업원이 안내한 방으로 들어온 서은철은 천장

모서리에 뭔가를 붙였다.


“부위원장님! 과수원에 닭이 많네요.”


정지훈이 물티슈로 손을 닦으며 들어왔다.


“예, 위원장님! 이곳에서 파는 닭은 과수원에

방목한 닭이라고 하더군요.”


정지훈이 자리에 앉자 서은철이 미리 주문한

토종백숙이 나왔다.


“위원장님! 한잔 받으세요.”

“예”


잔에 술이 채워지자 두 사람은 닭을 먹으며 술을

마셨다.

‘정지훈위원장! 윤문학의원이 요구하는 일이 있으면

무조건 따라야 살 수 있는 것이요. 내가 힘이 있으면

지켜주고 싶은데, 잘 가세요.’

서은철은 조용히 일어나 정지훈을 보았다.

정지훈은 자신이 마실 수 있는 주량이 넘었는지

머리를 숙이며 졸고 있었다.

서은철이 밖으로 나오자 남정호실장이 건장한

남자들과 다가왔다.


“끝났소?”

“예, 지금 술과 약에 취해 정신을 잃었습니다.”

“수고했소.”


서은철은 남정호실장에게 목례를 한 뒤 대기하고

있던 택시를 탔다.


“어서 오십시오.”

“강남으로 갑시다.”

“예, 손님!”


택시가 출발해서 식당을 벗어나자 산으로 올라가는

작은 도로가 보였다.


“잠깐, 이쪽으로 올라갔다가 잠시 후 출발합시다.”

“그러죠.”


택시가 올라가 멈추자 서은철은 택시에서 내려

담배에 불을 붙였다.


토종닭 식당이 한눈에 보였다.

정신을 잃은 정지훈위원장을 남정호실장이 데리고 온

사내들이 승합차에 태우고 있었다.

‘당신에게는 미안하지만 나도 살아야 하지 않겠소?’

서은철은 승합차가 눈에서 안 보일 때까지 승합차를

바라보았다.


“기사님! 이 돈은 요금과 별개로 드리는 돈이니

식당에 들러 강남으로 갑시다.”

“예, 손님! 감사합니다.”


오만 원을 받은 택시 기사는 찌푸렸던 인상을 펴고

식당 주차장에 택시를 주차했다.


“손님! 뭐 놓고 산 거라도 있어요?”


방에서 상을 가지고 나오던 종업원이 물었다.


“예, 스마트키가 빠진 것 같아서요.”

“예, 다음에 또 오세요.”


상을 든 종업원이 주방으로 가자 방으로 들어간

서은철은 천장 모서리에서 작은 카메라를 뗐다.


****


현주지가에서 연수가 끝나자 경기도지역 부회장인

백남정은 집으로 돌아왔다.

전고연은 각 지역의 대표로 부회장을 한 명씩 두고

있었다.


“누구세요?”


현관문을 열고 거실로 들어서자 처음 본 사람이

소파에 앉아있었다.


“네가 남정이냐?”

“예!”

“나는 네 할아비다.”

“...우리 엄마는요?”

“잠깐 나갔다. 무슨 단체에 가입해서 연수를

받는다고 하던데 무엇을 하는 단체냐?”

“......”


백남정은 말없이 자신의 방으로 갔다.

‘저 할아버지가 왜 우리 집에 있을까?’

문틈으로 거실을 내다보던 백남정은 엄마에게

전화하기 위해 핸드폰을 꺼냈다.


삑-삑 띠-리-링!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핸드폰을 꺼냈던

백남정은 거실로 나왔다.

“엄마! 어디 다녀오세요?”


백남정의 엄마 신현미가 들어왔다.


“응, 남정아! 할아버지께서 오셔서 반찬을 사 왔어.”

“할아버지?”

“아직 인사 안 드렸어? 네 할아버지야!”

“어떤 할아버지?”

“어떤 할아버지라니? 친할아버지지.”

“그래요?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그래! 나랏일을 하다 보니 이제야 널 보는구나!”


소파에 앉은 백남정은 처음 본 할아버지의 얼굴을

힐끔거렸다.


“아버님! 다 됐으니 이쪽으로 오세요.”


신현미가 부르자 노인은 고개를 돌려 백남정을

보았다.


“그래, 식탁으로 가자.”

“예!”


백남정은 소파에서 일어나 식탁에 앉았다.


“아버님! 여기 반주도 있어요.”

“고맙다.”


신현미가 술병을 들자 무표정하던 노인의 표정에서

차가움이 사라졌다.

세 사람은 말없이 식사했다.


“아범한테는 다녀왔냐?”


독한 양주 한 병이 다 비워지자 노인의 입이 열렸다.


“예!”

“아범은 나로 인해 어렸을 때부터 외롭게 자랐다.”

“그래서 저는 우리 남정이는 그렇게 안 키우려고

하고 있어요. 아버님!”

“그래야지. 잘 먹었다.”


노인이 일어나 다시 거실의 소파에 앉았다.


“남정아! 잠깐 여기에 앉아라.”


식사를 마친 백남정이 방으로 들어가려 하자 노인이

불렀다.


“예!”

“네가 연수를 했다는 곳이 어디냐?”

“강원도 원주에 있는 현주지가예요.”

“현주지가? 자세히 말해보아라.”

“이번에 전국 고등학생들이 하나의 단체를

만들었는데.....,”


백남정은 노인에게 전고연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자! 받아라. 이것은 할아버지의 명함이다.”

“일봉회? 할아버지! 일봉회는 무엇을 하는 곳이에요?”


노인은 바로 백천승회주였다.


“전고연이 일흔 살쯤 먹으면 일봉회가 된단다.”

“예? 그게 무슨 말씀이에요?”

“허허허! 어른들의 전고연이라 생각하면 된다.”

“예? 어른들의 전고연이라니요?”

“남정아! 대충 그렇다고만 알고 더 노력해서

경기도지역 부회장보다는 전고연의 회장이 되도록

해라. 그리고 할아버지의 명함은 남에게 보여주지

말고 잘 간직해라.”

“예, 할아버지.”

“나는 그만 자야겠구나.”


소파에서 일어난 백천승은 방으로 들어갔다.

‘전고연이라? 자세히 알아보고 삼십 년 후

일봉회의 다른 이름이 되도록 해야겠어! 그러기

위해서는 남정이가 회의 주인이어야 하는데......,’

잠자리에서 일어난 백천승은 핸드폰을 꺼냈다.


-“문학아! 내일 남양주로 와야겠다.”


백천승은 윤문학의원에게 전화했다.


-“예, 어르신 찾아가 뵙겠습니다.”


통화를 마친 백천승은 방문을 열고 거실을

내다보았다.

백남정과 신현미는 잠을 자러 들어갔는지 거실의

소파에는 가로등 불빛이 들어와 앉아있었다.

‘내가 일봉회때문에 자식놈을 허망하게 앞서 보내고

말았지만, 저 아이에게는 자식놈에게 못 해준 걸

모두 해줘야겠어!’

뜬눈으로 밤을 새운 백천승은 자신이 올 때

가져왔던 가방을 거실에 편지와 함께 두고 이른

새벽에 집을 나왔다.


- 내가 큰일을 한답시고 너희 모자를

돌보지 않았구나!

올해부터 매년 생활비로 1억을 줄 테니

직장은 그만두고 내 손자 남정이를

잘 키웠으면 한다.


천천히 걸어 남양주로 가는 시외버스를 탄 백천승은

서울 시내의 건물들을 보았다.

‘저곳이 우리 일승회를 위태롭게 하는 홍상준이의

일류그룹이군!’

일류그룹의 사옥이 보이자 백천승은 고개까지

돌리며 보고 있었다.


“어르신! 왜 먼 길을 걸어오십니까? 전화만 주시면

제가 모시러 나갈 것인데.”


별장으로 가는 길 입구에 있던 윤문학의원이

백천승에게 달려왔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굿바이 홍길동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95 95. 대미(大尾) 22.08.10 178 1 15쪽
94 94. 개헌 22.08.09 150 2 13쪽
93 93. 양파 22.08.08 141 2 12쪽
92 92. 추악한 과거 22.08.06 140 2 13쪽
91 91. 길동의 대리인 22.08.05 139 3 13쪽
90 90. 남한은 박쥐정권 22.08.05 144 2 12쪽
89 89. 변화 22.08.04 149 2 13쪽
88 88. 강예랑과 닮은 우선희 22.08.02 145 3 13쪽
87 87. 우울한 현실 22.08.01 169 3 13쪽
86 86. 유전을 발견하다 22.07.31 150 2 13쪽
85 85. 훈춘으로 가다 22.07.31 151 2 12쪽
84 84. 손톱 밑의 가시 22.07.30 153 1 13쪽
83 83. 쓰러진 일본경제 22.07.28 155 2 13쪽
82 82. 일봉회의 잔재 서은철 22.07.27 145 2 13쪽
81 81. 밥상에 숟가락 얹기 22.07.27 143 2 12쪽
80 80. 중국으로부터 땅을 받아내다 22.07.25 150 2 13쪽
79 79. 백천승의 신분을 밝히다 22.07.25 148 2 13쪽
78 78. 복탕과 테트로도톡신 22.07.23 147 1 12쪽
77 77. 바로 잡다 22.07.22 153 2 12쪽
76 76. 알바와 희토류 22.07.21 158 2 12쪽
» 75. 백천승의 손자 백남정 22.07.21 153 2 12쪽
74 74. 재도의 보물을 가져오다 22.07.19 155 2 12쪽
73 73. 비단꽃향무와 진실 22.07.19 153 2 13쪽
72 72. 미군레이더로 바뀐 잡동사니 22.07.17 160 1 12쪽
71 71. 백인대가 된 임진용 22.07.17 152 3 12쪽
70 70. 배후를 놓치다 22.07.16 165 2 12쪽
69 69. 홍상준회장과 스폰서 22.07.15 155 2 12쪽
68 68. 쓸쓸한 장례식 22.07.13 161 2 12쪽
67 67. 억울한 죽음 22.07.12 160 1 12쪽
66 66. 납치미수 22.07.11 166 2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