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 햇빛은 봄이라 나뭇가지 간질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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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나물빛깔 운동화를 신고 달려간다.
빛바랜 기억 저편에서 조용조용 다가와
은물결 찰람거리는 소리로 말을 거는 너.
“봄이 제아무리 반짝거려도 난 몰라.”
“이토록 상큼한 색깔들이 안 보인다구?”
라면서 하나마나한 봄의 예찬을 주고받다가
나는 그만 입 다물고
뭇 시선들을 피한다.
가느다란 목을 빼들고 민들레가 웃어도
지우고, 어느 봄날의 그 만남을 지워버리고,
간드러진 노랑나비 날갯짓을 들러리삼아
질척질척 살얼음 녹은 길은 외면하면서
이 찬란한 아침 이슬 맺힌 풀잎을 찬다.
고달픈 일상조차도 차버린다. 저 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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