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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우파 님의 서재입니다.

천마를 죽일수 있을까? (사신무황편)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완결

시우파
작품등록일 :
2022.05.11 11:07
최근연재일 :
2023.01.27 21:03
연재수 :
18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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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317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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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33,004

작성
22.09.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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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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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글자
12쪽

광성상회(廣盛相會)

DUMMY

“장강혈전이 일어나기 전이라면··· 장공자님이 암마로 지목되기 전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그렇다. 수로맹주가 죽고서 며칠 후에 안가장에서 변화가 일어났다.”


“어떤 변화가···?”


“우연찮게 개방의 방도 하나가 야심한 밤에 안가장으로 들어가는 사람을 목격했다. 하지만 얼굴을 제대로 못 봤기에 결국 주독개는 안가장에 직접 들어가 그 사람의 얼굴을 확인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 사람이···?”


설연화가 묵묵히 대화를 듣고만 있던 위광의 얼굴을 바라봤다.


“주독개는 용모파기를 그려내 무림맹에 전했다. 그리고 이것들이 바로 그 용모파기들이지.”


적봉혈개가 품에서 종이 두 장을 꺼내 보였다.


적봉혈개가 보여주는 용모파기를 보고서 위광은 담담해 했으나 설연화의 눈은 충격으로 가득해졌다.


“이것은··· 장공자님이네요.”


“수로맹주가 암살당한 당시 남궁세가주는 암마를 쫓았다. 그리고 그는 호남성에서 암마를 놓치고 말았지.”


“그 때부터 의심이 시작되었군요?”


“군사는 그래도 무엇인가 미심쩍었다고 했다. 그래서 용두방주인 무영개님을 보냈지. 그리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무영개님은 법술왕에게 요청해 동행을 해달라고 한다. 정말로 그자가 위광 네가 맞는지 확인을 하려고···”


“그래서 두 분이 확인한 결과 그곳에 있던 사람이 장공자님이었다는 것이고요.”


“맞다. 인피면구(人皮面具)나 술법으로 변화시킨 얼굴이 아닌 위광 너의 얼굴과 복장 그대로였다고 한다.”


적봉혈개와 설연화는 위광을 바라봤지만 그의 얼굴에는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장공자님 말씀해 보세요. 그때 정말 장백에 가 계셨던 것 맞죠?”


“그렇소. 나는 악양으로 가지 않았소.”


“그렇다면... 대체 어떻게...?”


“나도 위광 너를 의심 안 해본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사실이건 거짓이건 내가 직접 조사해 보고 싶었지.”


“그렇다면 혈개님께서 그간 조사해온 내용은 무엇인가요?”


“사실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내가 직접 하지 못하고 있었고 이후 줄곧 안가장에서는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 사람은요? 장공자님과 똑같은 그 사람은 어떻게 되었죠?”


“그날 이후 그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마치 그 자가 위광 너라는 사실인 것처럼...”


막막한 상황. 적봉혈개에게서 무엇인가 실마리를 얻어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설연화는 순간 실망의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생각나는 것이 있소.”


별다른 말을 하지 않던 위광이 드디어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뭔가요?”


“그곳으로 직접 들어가 보는 것이오.”


“안가장이요?”


“그렇소.”


“아마도 네가 가더라도 무엇인가를 찾기란 힘들 것이다. 준비가 철저했던 놈들이야.”


“그래도... 가보겠습니다.”


위광의 눈은 확고해 보였다.


“정 네가 그렇다면 들어가 보거라. 다만, 수많은 개방의 방도들이 그곳을 주시하고 있으니 조심해야 할 것이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부탁이 있습니다.”


“뭐냐?”


“무림맹에 복귀해 주십시오.”


위광의 부탁에 적봉혈개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나에게도 자존심이라는 것이 있다.”


“저 때문에 그러셨다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위광의 목소리에 고마움과 미안함이 교차되어 베어 나왔다.


“흥! 내가 네까짓 녀석 때문에 그랬을 것 같나? 나는 그저 쉬고 싶었고 하도 할 일이 없어서 조사해본 것 뿐이다.”


기어코 아니라고 부정하는 적봉혈개지만 위광과 설연화는 그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저도 부탁 드려요. 혈개님께서 복귀하시면 지금보다 저희에게 큰 도움이 될 거에요.”


“이 녀석들이 늙은 거지를 일만 시키려고 하는구나.”


적봉혈개가 팔짱을 끼더니 잠시 고민하는 표정을 지었다.


“알았다. 내가 하고 싶다 해서 될지는 모르지만 내 맹으로 우선 돌아가겠다.”


그의 결정에 설연화는 얼굴에 미소가 감돌더니 적봉혈개를 와락 끌어안았다.


“감사합니다.”


순간 그녀의 돌발적인 행동에 적봉혈개는 당황했다.


“낯간지럽게 왜 이러느냐? 난 제대로 씻지도 않아서 냄새가 지독하다.”


“지금 저에게는 세상 그 무엇보다 향기로워요.”


뒤에 서있던 위광도 허리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아직 맹에서 받아줄지 결정도 안 났다. 기뻐하려면 그때 가서나 해라.”


“아니에요. 혈개님이 이렇게 저희를 믿어주신 것만으로도 기뻐요.”


“오늘은 이만 돌아가겠다. 무턱대고 안가장으로 들어가는 것은 무리일 테니 다음에 볼 때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도록 하자꾸나. 그리고 내 제자를 시켜 거처를 마련할 테니 그 때까지는 그곳에서 지내도록 해라.”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설연화, 적봉혈개. 무림 전체의 공적임에도... 자기 자신이 곤란해짐에도··· 모든 것을 버리고 위광을 도와주려는 자들. 위광의 마음에는 더할 나위 없는 고마움이 느껴졌다.


******


사천성(四川省) 성도(成都). 삼국시대 유비가 촉한(蜀漢)을 세우며 수도로 정한 곳이었으며, 당나라 시인 이백과 두보가 삶의 일부를 보낸 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성도는 중원 무림인들에게서도 가장 유명한 지역 중에 하나로 통한다. 그 이유는 성도에 오대세가 중 하나인 사천당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극에 이른 암기술과 함께 눈치챌 겨를도 없이 하독되는 독술은 중원 어디 문파도 따라 올 수 없는 사천당가만의 고유무공이다.


구파 중 세 개의 문파 아미와 청성, 점창이 사천성에 위치하고 있다. 그럼에도 사천당가는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사천의 패자였다. 적어도 육마련과의 전쟁이 일어나기 전 까지는 말이다.


무림맹 대 육마련. 사천성에서의 전쟁은 결국 육마련의 승리로 끝이 났다. 육마련 문파 하나하나는 구파 중 최고봉이라 불리는 소림도 압도할 만한 힘을 갖고 있었다.


그런 육마련을 상대로 사천무림이 대등하게 싸울 수 있었던 것은 해동검제라는 절세고수의 도움도 있었지만, 사천당가의 독술과 암기가 큰 이유로 작용했다.


수십 명의 육마련 무인들이 중독되어 제대로 된 전투도 치르지 못하고 죽어나갔으며, 눈 깜짝할 사이에 날아드는 암기들에 육마련에 수많은 고수들이 죽어 나갔다.


칠대고수들에 버금가는 무력의 육마들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아니 천마만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사천전쟁은 그리 쉽게 끝나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그만큼 무림맹의 힘도 강했으며, 당가의 무공은 육마련에게 크나큰 어려움을 안겨다 줄 만큼 강대했다.


사천당가의 크기는 장안에 있는 무림맹의 크기보다 배는 될 정도로 매우 컸다.


당씨 일족의 주거지. 사천당가 내에서 살고 있는 모든 사람은 성이 당이었다. 하다못해 당씨 여성과 결혼하는 다른 성의 남자들도 결혼 후에는 당씨 성을 써야만 했다.


불만이라도 한번쯤 나왔을 수도 있으련만 그런 일은 지금까지 단 한번도 없었다.


오히려 사천당가에 장가를 간다면 남자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었다. 그만큼 당가의 힘은 사천을 넘어 중원전체에 널리 알려진 것이었다.


그런 사천당가의 현판이 있던 자리에 이제는 다른 이름의 현판이 세워져 있었다.


광성상회(廣盛相會). 명필이 쓴 듯한 글의 현판이 사천당가의 현판이 있던 자리에 대신하고 있었다.


사천당가의 사람들이 보면 눈이 뒤집힐 상황이었으나 그들은 전쟁에서 패하고 봉문이나 멸문이 아닌 훗날을 도모코자 장안으로 넘어가 있었다.


광성상회는 사실 육마련과의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도 존재했던 곳이다.


나름 그 역사는 길었지만 성도의 조그마한 동네를 전전하는 상회였다.


그런 광성상회가 발전하기 시작한 것은 당대 회주인 석경노 때부터였다. 그는 머리가 비상했다.


어느 선택이 광성상회에 도움이 될지, 대세가 무엇이고 어떤 상품을 팔아야 할지 그는 항상 신중하고 정확하게 선택을 했다.


그가 광성상회의 회주를 맡고서 가장 먼저 관심을 기울이고 신경 쓴 것은 다름 아닌 소금이었다.


사천의 음식은 다른 지역과는 달랐다. 맵고 짠 사천의 음식에서 소금은 중요한 역할을 했다. 바다와도 인접해 있지 않기에 소금의 가격이 저렴한 편도 아니었다.


그는 처음에 바다의 염전에서 생산되는 소금을 대규모로 들여와 사천에 팔려고 했다가 생각을 고쳤다. 이미 당가에서 소금에 대한 이권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눈을 돌린 것은 바로 암염과 염정(鹽井)에서 나는 소금이었다. 암염은 귀족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똑같은 맛을 내더라도 더 귀하고 구하기 힘든 것이라는 말에 귀족들은 암염에 환호했다.


성도와 그리 멀지 않은 곳. 자공(自貢)이라는 지역에서는 우물을 팠다. 신기하게도 자공에서 파여진 우물에서는 바닷물과 같은 소금물이 올라왔다.


바다와의 거리가 먼 사천에서는 소금을 들여오는 운반비가 높았는데 자공에서 들여오는 소금은 그 운반비가 저렴했다.


암염과 염정. 두 종류의 소금으로 광성상회는 막대한 이득을 취할 수 있었다.


석경노의 수완으로 광성상회는 예전보다 열 배 이상은 그 규모가 커졌지만, 다른 대규모 상회나 사천당가에 비해서는 조족지혈에 불과했다.


석경노에게 결정적인 기회가 찾아온 것은 다름아닌 사천전쟁이 끝나고서부터였다. 부처님을 모시는 아미파야 그 이야기가 다르지만 청성과 점창, 당가가 빠진 사천은 상가들에게도 커다란 타격을 주는 결과를 갖고 오게 되었다.


특히 당가는 성도를 중심으로 수많은 사업에 손을 대고 있던 세가였기에 그들이 빠지다 보니 휘청이는 상회들이 수두룩했다.


석경노는 이 상황이 기회라는 것을 직감했다.


사천을 지배하게 된 육마련이 상회에 손길을 뻗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 석경노는 육마련의 고수들과 접촉을 했다.


그는 광성상회를 뒤에서 봐준다면 육마련의 자금을 광성상회에서 대주겠다고 했다.


결과는 성공. 광성상회는 육마련의 무력지원 속에 수많은 사업에 손을 뻗쳐 모든 것을 독점하게 되었다.


뒤늦게 커다란 상회들에서도 육마련과 접촉하려 했지만 광성상회의 방해로 모두다 몰락하는 결과만이 남게 되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지금에서 광성상회는 사천 제일의 상회가 되어 있었고, 중원 전역으로 뻗쳐 나가고 있었다.


사천당가의 담벼락. 지금은 광성상회의 담벼락이 된 그곳에는 곳곳마다 방문이 붙어 있었다.


무사모집. 광성상회가 진출한 영역에는 표국업도 있었다.


처음에는 육마련의 고수들이 광성표국이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그들의 무력을 빌려줬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았다.


광성표국은 엄청난 재력을 바탕으로 수많은 낭인들을 고용하였고, 그들을 통제할 수 있게 육마련의 핵심고수 몇 명만을 표국에 배치시켰다.


광성표국에서 무사들을 뽑는 것에 대한 제한은 없었다. 희대의 마두이건 살인마이건 그들이 무사를 뽑는 기준에는 오로지 무력만이 있을 뿐이었다.


중원 곳곳에서 악명 높은 자들이 모여들었다. 많은 돈을 벌 수 있고 따로 큰 사고만 치지 않는다면 더 이상 정도무림의 무인들을 피해 다닐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누군가 듣는다면 그런 자들을 과연 통제나 할 수 있을는지 의문이 든다고 할 수 있겠지만 광성표국은 그것을 해낼 수 있었다.


그 이유는 바로 육마련의 핵심고수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몇 명 없는 육마련의 고수들이었지만 그들은 모두가 구파의 장로들을 상회하는 실력들을 자랑하고 있었다.


표국 초반 제법 악명 높은 고수들이 표국 내에서 말썽을 부리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럴 때마다 육마련의 고수들이 나타나 단칼에 말썽 부리는 무인들의 목을 베어냈다.


즉참(卽斬). 시간이 지날수록 말썽 부리는 사람들이 없어지게 만드는 방법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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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

  • 작성자
    Lv.44 뾰족이언니
    작성일
    22.09.07 08:10
    No. 1

    인피면구...아... 그래서... 이런일이...맙소사...
    작가님 대단하셔요. 맙소사... ㅎㅎㅎ 핵꾸르잼^^)~
    두디어... 서서히 수면 위로 올라 오네요. 흥미진진 해집니다.
    ㅊ.ㅊ)!!!!!! 즐감하고 갑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십시오.
    이혀... 재밌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2 도저
    작성일
    22.09.07 19:44
    No. 2

    깔끔한 방법입니다 ^^ 잘 봤어요~ 꾹!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0 sk*****
    작성일
    22.09.13 10:36
    No. 3

    연휴끝나고 잘읽고 갑니다.^^ 너무 놀다보니 ....즉참 무섭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8 시우파
    작성일
    22.09.13 13:29
    No. 4

    오랜만입니다. 스카이붐님!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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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 격분(激忿) +4 22.10.26 900 14 11쪽
172 주작팔멸(朱雀八滅) +3 22.10.25 900 12 12쪽
171 화섬팔멸(火掞八滅) +2 22.10.24 909 12 12쪽
170 명멸청광(明滅靑光) +4 22.10.23 949 14 13쪽
169 금국신승(金菊神僧) +4 22.10.22 973 15 13쪽
168 형산대전(衡山大戰) +6 22.10.21 997 15 12쪽
167 검왕 사(劍王 死) +4 22.10.20 991 16 11쪽
166 음양뇌령신공(陰陽雷靈神功) +2 22.10.19 981 15 14쪽
165 단우형(段優炯) +1 22.10.18 948 14 12쪽
164 후예사일(后羿射日) +4 22.10.17 963 14 12쪽
163 흑망(黑芒) +3 22.10.16 952 15 14쪽
162 기련쌍노(祁連雙老) +2 22.10.15 952 15 13쪽
161 관일창검(貫日槍劍) +3 22.10.14 964 13 14쪽
160 상비사(象鼻寺) +4 22.10.13 996 13 12쪽
159 운명(運命) +2 22.10.12 965 1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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