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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우파 님의 서재입니다.

천마를 죽일수 있을까? (사신무황편)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완결

시우파
작품등록일 :
2022.05.11 11:07
최근연재일 :
2023.01.27 21:03
연재수 :
18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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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365
추천수 :
3,438
글자수 :
1,033,004

작성
22.10.24 08:00
조회
909
추천
12
글자
12쪽

화섬팔멸(火掞八滅)

DUMMY

‘정천···’


순간 모용보의 머릿속에는 검왕이자 남궁세가주, 그리고 오랫동안 함께한 친우의 생각이 떠올랐다.


이미 모용보는 검왕이 검마에게 패해 죽었다는 소식을 알고 있었다. 다만, 사람들의 사기가 떨어질까 걱정되어 이 사실은 자신과 후개, 그리고 철심개만 알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제 나도 끝인가 보다. 정천.’


아쉬운 마음이 컸다. 차라리 처음부터 강력한 절기들을 사용했다면 어땠을까? 다급한 마음을 다잡고 싸움에 임했다면 어땠을까? 여러 가지 생각들과 함께 후회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돌이킬 수가 없었다.


그리고 가장 걱정인 것은 앞으로의 모용세가의 미래와 현재 저편에서 싸우고 있는 무림맹 무인들의 목숨이었다.


‘그래도··· 시간을 최대한 끌어야···’


생각의 정리가 끝났다. 이길 수 없는 싸움이다. 하지만 최대한 오호천궁을 자신이 묶어놔야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희망이라는 것이 생길 수 있었다. 모용보의 눈에 다시금 빛이 돋기 시작했다.


“시간을 끌려는 모양이군.”


긴 시간 동안 싸우며 입을 열지 않던 오호천궁이 말했다. 그는 백전의 노장답게 모용보의 눈빛만 보고도 그의 마음을 읽어낸 것이다.


“알아서 생각하시오.”


모용보는 흔들리지 않았다. 천의(天意)가 함께 하지 않는다면 그것조차 부숴버리겠다는 마음. 그것이 바로 권왕이다.


오호천궁은 그 뒤로 수많은 무형시를 쏘아 댔지만 모용보는 어디에서 힘이 나오는지 그의 공격을 모조리 피해내거나 막아냈다.


“안되겠군. 이번에는 조금 더 강한 것을 보여주마.”


끝나지 않는 승부에 더 이상 지켜볼 것도 없다는 듯 오호천궁이 말했다.


그가 오호궁을 들고 내력을 끌어 올렸다. 검은 기운이 이글이글 올라오기 시작하더니 오호궁에 머물기 시작했다. 없는 활시위지만 마치 있는 것과 같은 자세를 오호천궁이 취한다.


“쉬이이이익”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의 기운들이 뭉치기 시작했다. 활시위를 쥐고 있는 오호천궁의 손이 떨려올 정도로 그 기운은 막강했다.


“흑오칠살(黑烏七殺)”


“투웅”


흑색의 기운을 머금은 무형의 기운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막대한 공력을 품고 있는 화살의 개수는 일곱 개. 심안으로 보지 않아도 확연히 보이는 이 기운들의 힘은 범상치 않아 보였다.


‘마지막이다.’


모용보가 남은 내공을 모조리 끌어 올렸다. 죽을 때 죽더라도 모든 것을 다하고 죽어야만 한다. 모용보가 일곱 방향으로 날아드는 흑오칠살을 향해 전면으로 짓쳐 들려고 했다.


“촤아아악”


그런데 모용보의 발걸음이 떨어지기 전. 그의 앞으로 거대한 물의 방벽이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콰앙, 쾅, 쾅. 쾅”


불길했던 검은 기운들과 솟아 오른 암흑의 물결이 부딪히며 폭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타닥”


패전이 짙어가던 전세를 승기를 이끌어갈 사람. 바로 위광이 모용보의 앞에 섰다.


“자··· 자네는?”


“괜찮으십니까?”


위광이 모용보의 상세를 살펴보고는 품 안에서 금창약을 꺼내 들어 그의 상처난 부위들에 뿌려대기 시작했다.


“이젠 저에게 맡겨 주십시오.”


위광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쳐나 있다.


“저쪽이···”


“광서에 있던 무림맹 일행이 호남으로 북상했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모용보가 어떤 것을 말할지 눈치챈 위광이 그의 말을 잘랐다.


“운기 하십시오.”


“저 자는 강하다. 차라리 나와···”


“아닙니다. 저 자는 반드시 제가 죽입니다.”


위광의 눈에 강렬한 투지가 피어 오른다.


“어디서 온 놈인지 모르지만 어른들 싸움에 감히 끼어드는 것인가?”


위광과 모용보가 있는 십 장 거리. 오호천궁이 나타나 말했다.


“네놈도 운기하라. 차륜전으로 이겼다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으니···”


“이 새파랗게 어린 애송이 새끼가···”


오호천궁의 얼굴에 강한 분노가 피어 오르기 시작했다. 패천궁의 호법으로만 수십 년을 살아온 그다.


긴 세월 이런 건방진 말을 들어본 적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분노가 머리끝까지 차오르고 있음에도 오호천궁은 내력을 돌리기 시작했다. 위광의 기도가 보통이 아니라는 것은 그도 느꼈기 때문이다.


“잠깐··· 그 철궁··· 장백파 놈인가?”


위광의 등에 메여 있는 철궁은 장백파의 것이었다. 그리고 오호천궁은 그 철궁을 알아본 것이다.


“파아아아앗”


오호천궁의 질문을 들은 위광의 기세가 급격하게 커지기 시작했다.


“당신··· 그곳에 있었나?


“그렇다. 그곳에서 신기에 가까운 활솜씨를 보았지. 그리고 내 평생 처음으로 궁술로 졌다는 생각을 했었다.”


‘주작각주님을 살해 한 자··· 이 녀석이었다.’


오호천궁의 말을 듣고 위광은 대번에 상황을 판단해 냈다.


“이후 나는 그때 그 궁술을 이겨내고자 더욱 연마했다. 그리고 지금 그 궁술과 붙는다면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묘한 도발이다. 위광 자신에게 궁술로 싸워보자고 하는 말이었다. 평상시의 위광이라면 신경도 쓰지 않을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원수가 앞에 있다. 그에게 장백파의 진정한 힘을 보여줘야 했다.


“장백의 진정한 궁술을 보여주마.”


위광이 철궁을 들었다.


‘검후의 제자가 말한 자. 무형의 활을 쏜다고 했다. 그렇다면 저자는 화살의 숫자가 무의미하다는 것.’


위광이 화살통의 화살 숫자를 확인했다. 삼십 여 개의 화살.


‘이것으로 저 녀석을 없앤다.’


생각의 정리가 끝나자 위광이 오호천궁을 바라봤다. 운기가 끝났는지 그도 위광을 바라보고 있다.


‘처음부터 전력을...’


위광이 사신진기를 공명시켰다. 느려지는 세계. 힘의 흐름이 느껴지고 먼지 하나의 모습까지 확연히 보이기 시작했다.


“터엉.”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동시에 움직이기 시작했다.


화살은 오가지 않았다. 마치 서로의 신법을 알아 보겠다는 듯 같은 방향으로 서로를 바라보며 뛰기 시작했다.


상승의 영역에 들어섰음에도 오호천궁은 위광의 주작신법에 전혀 뒤처지지 않았다. 얼마나 달렸을까? 그 시간은 짧았지만 둘의 앞에는 어느새 높은 절벽이 보이기 시작했다. 오호천궁이 처음으로 활시위를 당겼다.


“쐐애애액!”


공기를 찢어 발기는 소리가 명확히 들려오지만 그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위광의 현무안으로는 무형시의 모습이 확연하게 들어왔다. 위광이 움직이는 방향, 속도 모든 것이 계산되었다는 듯 무형의 화살은 정확히 위광의 중단을 향해 날아들었다.


“콰쾅!”


위광이 슬쩍 몸을 비틀어 무형시를 피해내자 등뒤의 사람보다 큰 거대한 바위가 쉽사리 터져 나갔다.


“퉁퉁, 투웅.”


다시 한번 들려오는 활시위를 당기는 소리. 오호천궁의 삼연시였다.


분명 무형시 세 발을 이어서 쐈는데 각기 방향은 틀리면서도 위광에게 동시에 짓쳐 드는 화살들이었다.


그야말로 신기에 가까운 솜씨. 이번에도 위광은 화천시를 사용하지 않았다. 슬쩍 몸을 비틀며 무형시 세 발을 완벽하게 피해냈다.


“언제까지 피하기만 할거지?”


오호천궁의 외침에 위광은 아무런 대답 없이 절벽 꼭대기를 향해 뛰어 올랐다.


오호천궁도 위광의 뒤를 이어 절벽 꼭대기 위에 오르기 위해 발을 박찬다.


위광이 절벽 위 바닥으로 발을 착지할 때쯤 오호천궁은 절벽 모서리 끝을 다시 한번 박차고 뛰어올라 허공으로 향했다. 그리고 다시 한번 활시위를 잡아당겼다.


“파앙!”


“까아아아악!”


까마귀 괴음이 절벽을 울렸다. 순간 위광은 주작각주와 권왕이 느꼈던 것과 같이 자신의 몸을 옥죄어 오르는 이상의 기운을 느꼈다.


현무진기가 곧바로 일어났다. 귀를 통해 들어온 괴기(怪氣)가 지워졌다.


찰나라고 표현하기도 힘든 시간. 들어옴과 동시에 지워지니 위광의 몸에는 제약이라는 것이 있을 수 없었다.


한 발 몸을 틀며, 다시 한번 무형의 기운을 피해냈다.


오호천궁은 이제 깨달았다. 무적 오호궁의 이점. 무형, 그리고 상대방의 상단을 흩트려놓는 힘. 이 모두다 위광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깨달음이 있자 오호천궁의 눈빛이 변했다. 이제는 순수한 궁술의 대결이다. 앞에 있는 상대방을 굴복시키려면 자신의 진정한 힘을 보여줘야만 한다.


“받아봐라.”


오호천궁이 이번에는 움직이지 않고 그 자리 그대로에서 활을 겨눴다.


그 모습을 본 위광이 처음으로 활통에 있는 화살 하나를 뽑아 들었다. 단전에서 일어난 장백진기가 심장의 주작진기를 일깨우고, 중단과 상단을 이끌기 시작한다.


“파아아앗”


위광의 몸이 적광으로 둘러 쌓이기 시작했다. 백천경의 유리가 붉게 물들더니 곧 바로 위광이 들고 있는 철궁으로 향했다.


짧은 시간 활시위를 당긴 채 둘은 서로를 바라본다. 먼저 활시위를 놓은 것은 오호천궁이었다. 그가 뽑아낸 무형의 활이 하나의 흑선(黑線)으로 변했다. 흑기(黑氣)로 화한 그 모습에 위광도 활시위를 놓았다.


“콰앙!”


활시위를 놓았는데 폭탄이 터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위광의 화천시 한 발이 적빛의 일직선을 만들었다. 그 속도가 빨라서 선을 만드는 것이 아닌 선 자체가 강기의 힘을 품고 있다.


그만큼 막대한 공력이 실려 있다는 뜻. 화섬섬멸의 적광(赤光)이 다가오는 흑광(黑光)을 맞이했다.


“콰아아아앙!”


반경 스무 장 이내의 땅이 들썩거리며 우뢰와 같은 폭음이 울려 퍼졌다. 누구 하나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쐐애애액!”


일어나는 먼지들 틈 사이로 다섯 발의 무형시가 다시 날아들었다.


대저 강력한 절기를 펼치고 나서는 찰나의 시간이라도 공백이 있기 마련인데 오호천궁에는 그러한 상식이 통하지 않았다.


그러나 상식을 뛰어넘는 것은 위광도 마찬가지. 당황이란 없었다.


그대로 공중으로 뛰어올라 활시위를 겨누는 위광이다. 오호천궁은 백전의 노장답게 그 사이 신법을 펼쳐내 이미 다른 곳으로 이동 중에 있었다.


위광이 활통을 살짝 훑으니 그의 손에는 눈깜짝할 사이에 화살 여덟 개가 들려 있었다.


“투웅!”


여덟 개의 화살이 막대한 진기를 품고 오호천궁이 달려가는 방향으로 향했다.


화섬팔멸(火掞八滅). 화천팔섬과 화섬섬멸의 조화다. 위광의 경지는 무공의 형과 구결을 이미 뛰어넘었다.

억지로 끌어내 시전 했던 주작각주와는 다르게 마치 원래의 무공이었다는 듯 붉은 강기를 품은 화살 여덟 개가 오호천궁의 머리위로 떨어졌다.


오호천궁의 눈빛이 찰나의 시간 변했다. 그가 날아드는 화섬팔멸의 화살들을 향해 무형시 여덟 발을 순식간에 쏘아댔다.


“콰콰콰콰콰콰쾅!”


폭발이 여덟 번. 오호천궁의 바로 앞에서 공력의 폭발이 일어나자 막대한 경력의 비산으로 그의 몸을 휘청거리게 만들었다.


“하압!”


오호천궁이 기합성과 함께 절묘하게 몸을 틀어내자 경력의 여파들이 그를 지나쳤다.


오호천궁의 얼굴에 분노의 표정이 피어 오르기 시작했다. 긴 세월 궁으로 대결해서 이런 적은 처음이다.


즐겁기도 하지만 화가 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더 이상 생각을 이어갈 수가 없었다.


그대로 자신에게 짓쳐 들어오는 강렬한 화살. 피할 시간이 없었다. 오호천궁의 다급한 눈빛으로 몸을 굴렀다.


“콰앙!”


그의 옆 삼장 밖 땅들이 폭발을 일으키며 먼지 구름을 일으켰다.


일어서는 오호천궁의 몰골은 말이 아니었다. 뒤로 길게 묶은 백발이 풀어 헤쳐지고 온 몸이 먼지로 둘러 쌓여있다.


상처는 없지만 그야말로 처참한 모습. 그가 바로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다음 공격을 대비했지만 화살은 날아들지 않았다.


“타닥!”


오호천궁의 전면 열 장 밖. 위광이 나타났다.


“언제까지 피하기만 할거지?”


위광이 오호천궁이 했던 말을 그대로 돌려줬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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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44 뾰족이언니
    작성일
    22.10.24 15:33
    No. 1

    ㅎㅎㅎ 재밌어요.^^*)! 도발 하는 건 가요^^*)? 다음화가 기다려 집니다. ㅎㅎ 즐거운 월요일 파이팅! 입니다ㅡ ^^*)/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8 시우파
    작성일
    22.10.25 11:23
    No. 2

    점점 위광도 싸가기 없는 행동들을 하게 되지요. 감사합니다. ^^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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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 숙적(宿敵) +3 22.11.03 894 1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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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 진격(進擊) +2 22.10.28 914 12 12쪽
174 결정(決定) +2 22.10.27 885 14 12쪽
173 격분(激忿) +4 22.10.26 901 14 11쪽
172 주작팔멸(朱雀八滅) +3 22.10.25 901 12 12쪽
» 화섬팔멸(火掞八滅) +2 22.10.24 910 12 12쪽
170 명멸청광(明滅靑光) +4 22.10.23 950 14 13쪽
169 금국신승(金菊神僧) +4 22.10.22 973 15 13쪽
168 형산대전(衡山大戰) +6 22.10.21 998 15 12쪽
167 검왕 사(劍王 死) +4 22.10.20 992 16 11쪽
166 음양뇌령신공(陰陽雷靈神功) +2 22.10.19 982 15 14쪽
165 단우형(段優炯) +1 22.10.18 948 14 12쪽
164 후예사일(后羿射日) +4 22.10.17 964 14 12쪽
163 흑망(黑芒) +3 22.10.16 952 15 14쪽
162 기련쌍노(祁連雙老) +2 22.10.15 952 15 13쪽
161 관일창검(貫日槍劍) +3 22.10.14 964 13 14쪽
160 상비사(象鼻寺) +4 22.10.13 996 13 12쪽
159 운명(運命) +2 22.10.12 966 1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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