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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우파 님의 서재입니다.

천마를 죽일수 있을까? (사신무황편)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완결

시우파
작품등록일 :
2022.05.11 11:07
최근연재일 :
2023.01.27 21:03
연재수 :
187 회
조회수 :
233,398
추천수 :
3,438
글자수 :
1,033,004

작성
22.10.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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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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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글자
12쪽

진격(進擊)

DUMMY

형산파에서 조금 떨어진 조그만 봉우리 위의 공터.


우측으로는 커다란 숲이 보이고 밑으로는 형산의 절경들이 보이고 있어 그 모습이 너무나도 아름답다.


불과 어제만해도 커다란 싸움이 일어난 곳이 과연 맞는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평화롭고 고요했다.


공터 위에는 위광이 서있었다. 그는 봉우리 밑을 바라보며 마치 풍경을 감상하듯 서있지만 머릿속에서는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하고 있었다.


“무슨 생각들을 그리하느냐?”


들려온 목소리에 위광이 몸을 돌렸다.


“오셨습니까?”


누더기에 맨발, 적봉혈개였다.


“왜 그리 심각하게 서서 멀뚱멀뚱 밑을 바라보고 있느냔 말이다.”


“복수를 하면 조금은 속이 시원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떻더냐?”


“잘 모르겠습니다. 어떤 기분인지··· 좋지도 싫지도 안군요.”


“그래. 복수라는 것이 그렇지. 나 또한 정확하게 그것이 무엇인지 뭐라고 말할 수 없겠지만··· 내가 느꼈던 것은 복수를 위해 달려가다가 그것이 이뤄졌을 때 성취감이란 전혀 없었다는 것이었다.”


“혈개님께서도 복수를 할 만한 일이 있었습니까?”


“긴 세월 동안 강호에서 활동을 했다. 그런 일 하나 없었다면 오히려 이상한 것이지.”


적봉혈개가 잠시 옛 생각을 하듯 그의 눈동자에는 깊은 빛이 감돌았다.


“이거 하나만은 말해주고 싶다. 복수는 하는 것이 맞다. 원이란 갚으라고 있는 것이니··· 그렇지만 복수를 위해서 살아가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복수가 아닌··· 너의 천명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향해 달려가야 한다고 생각을 하거라. 그것이 너의 마음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알겠습니다.”


위광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언제나 자신과 장백파 제자들을 아껴주는 사람. 적봉혈개에게 고마움을 다시 한번 느끼는 위광이었다.


“비영전에서 연락이 왔다.”


“어디랍니까?”


“악양이다.”


위광의 얼굴에서 의외라는 표정이 나왔다.


“이상하지. 그 놈들이 갈 방향은 아니다.”


패천궁은 형양에서 북상을 한 것이다.


호남성 최북단, 그리고 우측 끝으로 가다 보면 나오는 곳이 악양이다.


악양 북쪽에는 호북, 우측으로는 강서. 모두다 무림맹의 영역이며, 그 힘이 더욱 강성한 곳이었다.


만약 광서와 이곳 호남 형산에서의 싸움을 승리로 가져갔다면 그들의 이동경로가 이해가 될 법했지만, 이미 패배한 그들이 악양으로 갔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 일이었다.


“운남 쪽으로 방향을 틀었거나, 혹은 사천으로 결집해 사도맹과 연합을 하려는 방향이었다면 이해가 됐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악양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것은 커다란 변수가 되었지. 그래서 권왕은 앞으로 반 시진 후 계획되었던 대로 최정예 인원들을 꾸려 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물론 사신대는 전원 출전한다.”


적봉혈개가 이곳으로 위광을 찾아온 이유였다.


“알겠습니다.”


위광은 대답을 하고는 서둘러 형산파로 돌아왔다. 숙소로 배정받은 전각 앞으로 가니 이미 그 앞에는 설연화와 함께 사신대 전원이 나와 있었다.


“어디 가셨었어요?”


설연화가 미소를 지으며 위광에게 다가왔다.


“잠시 생각할 것이 있었소.”


“사숙! 이렇게 어여쁜 설연화 낭자를 두시고 어디를 가셨던 겁니까? 하하.”


덕평이 특유의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패천궁과 싸울 때 섬뜩했던 그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있었다.


미소를 짓는 위광. 이상하게도 설연화와 장백파의 제자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위광의 심란했던 마음이 가라앉기 시작했다.


“다들 이곳으로 나와있는 것을 보니 내용은 들었을 것이다. 이상하게도 그들은 있지 말아야 할 곳에 있고, 있어야 할 곳에 없다. 기이한 일이지. 아마도 또 다른 음모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니 악양에 가서 모두들 조심해라. 방심은 금물이다.”


“예”


형산파 장문인이 기거하는 전각 앞으로 사신대가 이동했다. 그리고 그곳에는 이번 악양으로 출전할 무인들이 모두 모여 있었다. 가장 앞에 있는 자. 권왕이 큰 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가자. 빠른 시간 내에 악양으로 이동해야 하니 신법을 펼쳐서 가도록 하겠다.”


권왕이 움직였다. 그리고 그 뒤로 무림맹 무인들이 그의 뒤를 따랐다.


******


악양 거리 구석의 허름한 객잔. 오늘도 주독개는 아침부터 탁주를 몇 사발이나 들이키고 있었다.


“캬~~~역시 술은 아침술이 최고지.”


그는 개방 악양 분타 자신의 집무실보다 바로 이 객잔에 있는 시간이 더 길었다.


매일 같이 이 곳에서 술을 먹다 보니 분타의 부하들은 주독개가 보이지 않으면 이곳으로 찾아와 보고들을 했다.


주독개보다 높은 결수, 즉 육결이상이 이 상황을 본다면 대노할 수도 있는 상황일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악양 분타의 부하들은 주독개에 대해서 나쁜 생각을 갖는 사람은 없었다.


매일 같이 술에 취해있고 흐트러져 있는 것 같으면서도 중요한 일들이 생겼을 때 그가 내리는 판단과 결정은 언제나 정확했다.


어쩌면 중원 최고의 정보집단인 개방은 주독개의 평상시 모습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의 능력을 잘 알기에 그냥 두고 있는 것일지도 몰랐다.


“어이 주인장. 여기 탁주 한 사발 더.”


이미 혀가 꼬부라질 정도로 마신 상태. 주인의 표정이 걱정으로 가득해졌지만 그는 탁주 한 사발을 주독개 앞으로 가져다 주었다. 주독개가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술잔을 드는 그때.


“덜컹.”


갑자기 객잔의 문이 열리며 급하게 들어오는 거지가 있었다.


“부... 분타주님! 큰일 났습니다.”


“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아우...”


주독개가 게슴츠레한 눈을 보이며 자신에게 보고 하는 거지를 바라봤다.


“춘복이 아니냐? 그래. 무슨 일이더냐?”


춘복이가 주독개의 귀에다 대고 조그마한 목소리로 말했다.


“패천궁이 이쪽 악양으로 오고 있답니다.”


“음... 그래 패천궁...”


순간 주독개의 눈이 번쩍 크게 떠졌다.


“뭐라고? 패천궁?”


주독개가 커다란 목소리를 외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자 객잔의 주인이 그를 바라본다.


“분타주님! 쉿!”


춘복이가 검지 손가락을 자신의 입 앞에 세웠다.


“음... 그래. 우선 나가서 얘기하자. 주인장 오늘 먹은 것 달아 놓으시오.”


“예. 안녕히 가십시오.”


객잔 주인의 인사를 뒤로하고 주독개와 춘복이가 객잔 밖으로 나왔다.


“다시 한번 말해봐. 패천궁이 왜 이곳으로 온다는 거냐? 상비산, 형산 무림맹이 다 이겼다고 어제 전서구가 도착했는데...“


“그게...”


춘복이가 말끝을 흐리자 주독개가 손으로 그의 머리통을 후려갈겼다.


“따악”


“악! 왜 때리십니까?”


“새끼야! 빨리 말해. 더 맞기 싫으면!”


주독개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다급해 보였다.


“방금 전 비영전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패천궁이 이곳으로 오고 있는 것 같다고... 어제 상담을 지나 오늘은 장사를 지나고 있답니다.”


“그리고 그 다음은 이곳 악양이라고?”


“네. 그렇게 추정된다고 했습니다.”


악양은 호북과 강서를 잇는 교두보. 게다가 수로를 이용한 교통의 요충지이기에 누가 봐도 패천궁의 행보는 악양을 향한다고 추정할 상황이었다.


“비영전에서 연락이 왔다면... 무림맹에서도 이 사실을 알게 될 터. 어찌해야 하지?”


주독개가 잠시 고민하기 시작하더니 이내 생각을 정리하고는 춘복이에게 입을 열었다.


“첫째, 한 명은 호남지부장님께 이 사실을 알려라. 이미 아시겠지만 따로 명을 내리시는 것이 있는지 알아봐라.”


“예.”


“둘째, 애들 시켜서 악양에 있는 모든 문파들의 문주들... 그리고 대문파의 분타주들 전부 우리 분타로 모이라고 해라. 오늘 술시까지···”


“전부 다요? 술시까지는 좀...”


“그래. 전부다. 난 두말 안 하는 거 알지?”


주독개가 주먹을 들어 올리자 춘복이가 몸을 웅크리며 대답했다.


“예.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하오문 분타주, 한 시진 준다. 내 앞으로 데려와.”


“알겠습니다.”


춘복이가 서둘러 움직이기 시작했다. 내력을 끌어올려 취기를 모두 몰아낸 주독개도 서둘러 분타로 돌아갔다.


******


한 시진 후, 용케도 춘복이는 하오문 악양 분타주를 주독개의 눈 앞에 데려다 놨다.


“오랜만이군요. 주독개님께서 어인 일로 저를 보자고 하셨을까요? 이리 대낮부터...”


여전히 가슴골을 적나라하게 들어난 옷을 입고 있는 하오문 분타주 화소월이 주독개에게 인사했다.


“오랜만이오. 일이 생겨서 보자고 했소.”


주독개는 여전히 무심한 얼굴로 대답했다.


“어떤 일이 생겼길래 천하의 주독개님께서 저를 보자고 하셨을까? 남쪽에서 일어나는 전쟁 때문인가요?”


하오문 분타주가 애교섞인 목소리로 물어왔다.


“장난칠 기분 아니오. 상황도 그렇고... 하오문도 얼마 안 있으면 파악되겠지만... 지금 이곳 악양에 큰일이 생길 것 같소.”


주독개의 너무나 진지한 표정에 미소를 머금고 있던 하오문 분타주의 얼굴이 굳기 시작했다.


“어떤 큰 일인거죠?”


“패천궁이 이곳으로 오고 있소. 악양으로.”


“네? 패천궁이요?”


하오문 분타주도 처음 주독개가 이 사실을 알았을 때만큼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렇소. 무림맹 비영전의 소식이니 정확한 사실일 것이오. 잘못하면 악양 거리에 피바람이 불수도 있겠지.”


“어찌해야 하나요? 저희는...”


“많은 인력들이 필요한 상황이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민초들. 물론 지금까지 육마련의 행보를 봤을때 민초들을 건드리지는 않겠지만 혹여 모르는 일이오. 그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오문도 나서주시오.”


“알겠어요. 그리 하도록 하지요. 싸움에 저희도 동참할까요?”


“아니오. 싸움이 일어난다면 무림맹이 나설 것이오. 하오문은 최대한 민초들의 안전에만 신경 써주시오. 내 이리 부탁하리다.”


주독개가 고개를 숙였다.


하오문 분타주의 눈빛에 놀라움이 깃든다. 패천궁이 이곳 악양으로 온다면 건곤일척의 싸움이 일어날터.


그 상황에서 민초들의 안전부터 생각한다. 구파일방의 협을 진실되게 느낀 하오문 분타주다. 게다가 자신에게 고개 숙이는 저 모습. 대의를 위해서라면 자신의 체면은 언제라도 내려놓는 모습이었다.


‘이것이 대문파의 저력.’


“알겠어요. 모든 인원을 동원할 테니 주독개님은 싸움에만 신경 써 주세요.”


하오문 분타주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직막으로 묻고 싶은 것이 있소.”


일어선 그녀에게 주독개가 물었다.


“말씀하세요.”


“그들이 이곳으로 오는 이유가 무엇일 것 같소.”


“남부쪽에서 무림맹과의 싸움을 이기고 북상하는 것은 아닌가요?”


“아니오. 전쟁은 정도가 승리했소.”


“음...”


하오문 분타주가 잠시 고민하기 시작했다.


“도저히 모르겠네요. 패전한 사람들이 굳이 이곳에 오는 이유를... 이곳에서 합류할 사람들이 있거나, 아니면 찾아야 할 것이 있을까요? 아니면 수로를 이용해 사천으로 이동하려는 걸까요? 아니면... 휴... 도저히 모르겠네요. 가능성이 너무나 많아요.”


“알겠소. 의견 고맙소. 잘 가시오.”


주독개의 말에 하오문 분타주가 허리 숙여 그에게 인사하고는 방을 떠났다.


‘합류할 사람들... 찾을 물건... 대체 굳이 이곳으로 오는 이유가 뭐지?’


생각에 빠져 있던 주독개의 눈이 순간 흔들렸다.


‘놓치는 것이 있었다. 바로 장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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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 결전(決戰) +1 22.11.08 1,037 11 17쪽
183 삼신기(三神器) +2 22.11.05 909 12 12쪽
182 파천압뢰(破天押牢) +2 22.11.04 892 11 12쪽
181 숙적(宿敵) +3 22.11.03 894 14 12쪽
180 출현(出現) +2 22.11.02 907 13 12쪽
179 군산혈전(君山血戰) +1 22.11.01 906 12 12쪽
178 적유어(赤鱬魚) +6 22.10.31 887 14 12쪽
177 벽암진인(碧巖眞人) +4 22.10.30 929 13 11쪽
176 만전(萬全) +4 22.10.29 910 13 13쪽
» 진격(進擊) +2 22.10.28 915 12 12쪽
174 결정(決定) +2 22.10.27 885 14 12쪽
173 격분(激忿) +4 22.10.26 901 14 11쪽
172 주작팔멸(朱雀八滅) +3 22.10.25 901 12 12쪽
171 화섬팔멸(火掞八滅) +2 22.10.24 910 12 12쪽
170 명멸청광(明滅靑光) +4 22.10.23 950 14 13쪽
169 금국신승(金菊神僧) +4 22.10.22 974 15 13쪽
168 형산대전(衡山大戰) +6 22.10.21 998 15 12쪽
167 검왕 사(劍王 死) +4 22.10.20 992 16 11쪽
166 음양뇌령신공(陰陽雷靈神功) +2 22.10.19 982 15 14쪽
165 단우형(段優炯) +1 22.10.18 948 14 12쪽
164 후예사일(后羿射日) +4 22.10.17 964 14 12쪽
163 흑망(黑芒) +3 22.10.16 952 15 14쪽
162 기련쌍노(祁連雙老) +2 22.10.15 952 15 13쪽
161 관일창검(貫日槍劍) +3 22.10.14 965 13 14쪽
160 상비사(象鼻寺) +4 22.10.13 996 13 12쪽
159 운명(運命) +2 22.10.12 966 1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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