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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우파 님의 서재입니다.

천마를 죽일수 있을까? (사신무황편)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완결

시우파
작품등록일 :
2022.05.11 11:07
최근연재일 :
2023.01.27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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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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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33,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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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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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상비사(象鼻寺)

DUMMY

“적의 적은 아군이다. 이이제이.”


지금까지 아무 말도 없던 권왕 모용보가 조용히 얘기했다.


“그렇습니다. 참마천명회가 사도맹을 맡아준다면 전황은 저희에게 더 유리하게 될 것입니다. 장강의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비영전의 정보로는 패천궁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아마도 귀주성부터 시작하겠지요.”


모두의 낯빛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이제는 제대로 된 전쟁의 시작입니다. 그것도 크게 잡아 세 군데에서의 전쟁입니다. 장강, 사천, 그리고 귀주성으로 움직이는 패천궁. 사천은 참마천명회에 맡깁니다. 그리고 무림맹은 두 군데로 나눠 장강과 귀주로 움직입니다. 그것이 오늘 회의의 주목적이었습니다.”


잠잠했던 대대적인 전쟁. 그 서막이 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사신대를 천룡단으로 올린다는 것은 바로 그 점 때문입니다. 무림맹의 여력은 많지 않습니다. 당장 귀주쪽으로 보낼 천룡단은 개방의 백결연화대, 점창의 사일검대, 해남파의 남해무투대, 아미의 복호무승대,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신대입니다.”


제갈현은 처음부터 사신대를 천룡단으로 올린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던 것이었다. 그리고 제갈현의 이야기를 들은 모두가 그의 의견에 더 이상 반대를 하지 못했다.


대대적인 전쟁이 일어났을 시 천룡단은 다른 무력 단체들을 지휘하는 중심. 그 중심의 숫자를 늘리려 했던 것이다. 산발적으로 일어나는 전쟁에 천룡단 몇 개의 대가 참전하느냐에 따라 유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전략들이 다양해지는 것이었다.


“모두가 어떤 점을 걱정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너무나도 젊은 사신대. 그들의 통제에 나이가 훨씬 많은 비룡대가 제대로 명령을 받아들일지도 의문일 것입니다. 그렇기에 사신대에는 저도 들어갈 것입니다.”


우려 깊은 눈빛의 앉아있는 모두를 바라보며 적봉혈개가 대답했다.


“혈개님이 사신대를 이끈다면 그런 일들은 거의 줄겠지요. 저는 더 이상 반대하지 않겠습니다.”


남궁정천이 찬성했다. 그리고 그의 대답에 이어 나머지 사람들도 더 이상 반대하지 않겠다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아미타불. 그렇다면 군사 시주가 말씀하신 대로 전쟁을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육마련에게 살계를 다시 연다는 것이 중생구제의 뜻이 있음이니··· 부처님의 무량심이 있기를 빌겠습니다”


불호를 읊으며 합장하는 무림맹주 혜공선사. 그의 말에 모두가 숙연해졌다. 혜공선사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모두가 뒤따라 일어났다.


“이제부터 세부적으로 이번 전쟁에 대한 전략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혜공선사가 나가자 제갈현이 일어나 모두의 앞에 섰다.


“지금 현재 전쟁 중인 장강으로는···”


그로부터 한 시진 동안 제갈현의 설명이 있었다. 그리고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자리에 모두에게서는 지금까지 억눌렀던 투지가 솟아오르고 있었다.


******


패천궁의 진격은 빨랐다. 이렇다 할 문파가 없던 귀주성이 점령당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무림맹 무인들이 채 당도하기도 전에 귀주성은 무너졌다. 다행히 귀주성을 점령한 것이 패천궁이라는 것이었다.


그들은 딱히 저항하지 않는다면 살생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혹여 저항하는 중소 문파가 있다면 문주와의 대결로만 승부를 지었다. 오로지 무를 숭상하던 예전 패천궁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패천궁의 행보는 광서성에서부터 완전히 변했다.


광서 남녕에 들어선 그들은 광서 제일의 문파 청수산(靑秀山)의 청수검문(靑秀劍門)을 완전히 멸문시켰다.


청수검문이 귀주성의 문파들과 다른 점. 그들은 중견문파라는 점과 바로 청수검문이 문주 이하 주축 고수들이 무림맹 비룡단으로 들어가 있다는 것이었다.


당연히 청수검문의 문파 내에는 강한 무인들이 얼마 없었다. 서둘러 무림맹의 무인들이 청수산에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멸문한 상태. 살아있는 사람이라고는 젊은 제자 단 한 명이었다.


“일부러 죽이지 않고 목숨줄만 붙여 놨습니다. 아무래도 자신들의 행보를 이야기하라고...”


“그만. 됐다.”


비영전의 대원 하나가 적봉혈개에게 보고 했으나 그는 더 이상 말을 듣고 싶지 않은지 비영대원의 말을 끊었다. 적봉혈개의 뒤에는 비룡단 청수검대의 대장이자 청수검문의 문주 광서제일검 곽정소가 서있었다.


“뿌득.”


그가 이를 악무는 소리. 화를 표출하지는 않지만 그의 소리 없는 분노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녀석들의 다음 행보지는?”


적봉혈개의 옆에 있는 자가 비영대원에게 물었다. 그는 잘 벼린 칼날을 품속에 숨겨 놓은 듯 강력한 예기를 품고 있다. 바로 천룡단 사일검대의 대장이자 점창파의 장로인 관일창검(貫日槍劍) 단목성이었다.


“방금 전 들어온 정보로는 계림으로 방향을 잡고 있는 것 같다는데 아무래도 상비산(象鼻山) 상비사(象鼻寺)로 가는 것 같습니다.”


“광서성불? 그 분은 무림맹 전쟁에 관여하시지 않는 분인데?”


적봉혈개의 눈에서 의구심의 빛이 흘러나왔다. 광서성불. 광서성 제일검은 청수검문의 문주 곽정소지만 광서성 최고고수를 꼽으라면 단연 광서성불이라고들 한다.


상비사는 무승들이 있는 절이 아니다. 그러나 상비사의 유일한 무승(武僧) 한 명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광서성불이다.


그의 무력은 소림의 혜자 항렬 고수들과도 비견될 정도였으며, 불심 또한 무력과 같이 깊어 사람들은 그에게 극도의 공경을 담아 광서성불이라고 부를 정도였다.


“아직까지 추측일 뿐 확실하지 않습니다.”


비영대원이 적봉혈개의 말에 대답했다.


“네 생각은 그들이 상비사로 갈 확률은?”


“······”


“괜찮다. 그저 네 생각을 묻는 것 뿐이니깐.”


비영대원이 대답을 하지 못하자 적봉혈개가 걱정 말라는 듯 말했다.


“팔 할 이상입니다.”


“알았다.”


적봉혈개의 앞에 있는 비영대원은 오결제자. 그것도 적봉혈개가 잘 알고 있는 방도였다. 그가 잘 알고 있는 방도라면 그 만큼 뛰어난 인재라는 뜻. 적봉혈개는 다음 방향을 잡았다.


“계림으로 가도록 하겠습니다. 따로 정보가 들어오지 않는다면 상비사로, 너는 이곳을 수습할 지부의 사람들을 부르도록 하거라.”


“알겠습니다.”


비영대원이 고개를 숙이고는 서둘러 자리를 떠나고, 모두가 적봉혈개의 명령에 따라 서둘러 움직이기 시작했다.


******


“상비산 밑 촌락이 불타고 있습니다.”


정찰을 맡고 있던 비영전의 대원 한 명이 상비산으로 향하고 있는 무림맹 일행들에게 달려와 말했다.


“벌써?”


청수산에 무림맹 일행이 도착했을 때는 변고가 일어난 지 하루가 지난 상태였다. 그래서 서둘러 움직였는데도 패천궁의 습격을 놓친 것이다. 적봉혈개의 얼굴에 노기가 가득 찼다.


“서둘러 가도록 한다.”


적봉혈개의 분노에 찬 목소리. 그의 뒤를 따라 무림맹 무인들이 신법들을 펼치기 시작했다.


적봉혈개와 함께하는 무림맹 무인들은 천룡단 사신대와 사일검대, 비룡단 청수검대, 잠룡단 잠룡삼대, 그리고 하급무사들까지 해서 총 사백오십칠명이었다.


적지 않은 숫자. 그들이 모두 경공을 펼치니 그 모습은 가히 장관이었다. 일각 가량 경공을 펼치니 비영대원의 말과 같이 상비산 밑 초입에 있는 촌락이 불타오르고 있었다.


“생존자들이 있는지 살펴봐!”


민초들을 가장 생각한다는 적봉혈개다. 그의 몸놀림은 여느 때와는 다르게 서둘러 움직이고 있었다.


“여기! 생존자가 있습니다.”


불타오르는 집 담벼락에 기대어 앉아 있는 여인. 그녀의 눈에는 촛점이 없지만 생명은 붙어 있었다.


“이보시오. 정신차리시오.”


무림맹 하급 무사가 그녀를 흔들었다.


“어떤가?”


급히 달려온 적봉혈개가 물었다.


“생기는 있지만 정신이 나가있습니다. 아무래도 충격을 크게 받은 것 같습니다.”


하급무사가 적봉혈개에 말하고 있는 그때,


“히익. 사... 살려주세요. 제발 목숨만 살려주세요.”


여인이 갑자기 정신을 차린 듯 무릎을 꿇고 적봉혈개에게 빌기 시작했다.


“얼마나 충격을 받았으면...”


적봉혈개가 여인을 안타까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그녀의 수혈을 점했다.


“털썩.”


“어서 빨리 의원에게 데리고 가라.”


“알겠습니다.”


무림맹 무사 두 명이 여인을 엎고 촌락 밖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적봉혈개가 상비산을 바라봤다. 아직은 변고가 없는지 고요하다. 잠시 그는 머뭇거렸다.


‘창룡대가 아직 오지 않았지만...’


“모두 상비사로 향한다.”


적봉혈개가 명령했다. 그가 잠시 고민했던 이유.


그와 함께 온 사람들의 무력은 상당하지만 화경의 고수는 없는 것이었다.


당장 장강에서의 격전이 치열했기에 무림맹에서 가용할 수 있는 십이무왕은 대부분이 장강으로 가 있었다.


이에 제갈현은 검왕 남궁정천과 권왕 모용보에게 천룡단 창룡대와 모용이십팔숙대를 이끌고 패천궁을 막으라는 전략을 내놨다.


그리고 적봉혈개의 일행과 합류하기로 한 곳은 바로 남궁정천이 이끄는 창룡대였다.


‘지금쯤이면 합류했어야 했는데...’


이미 창룡대가 도착했어야 했는데 아직까지 그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으니 적봉혈개로서는 답답하기 그지 없었다.


적봉혈개가 만리추풍신법을 펼치며 상비산을 오르자 무림맹 무인들이 그의 뒤를 따랐다.


반각도 되지 않아 상비사에 도착한 모두들. 그들의 눈에 당혹스러움과 함께 분노가 치솟기 시작했다. 상비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이미 죽어있었다. 적봉혈개가 전체를 훑어봤다. 절의 건물들이나 땅들의 모양새를 봤을 때 싸움의 흔적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아차... 상비사에서 무공을 쓸 수 있는 사람이 광서성불 밖에는... ‘


순간 불현듯 스치는 생각.


“광서성불은 어디 있지?”


적봉혈개의 외침에 무림맹의 모든 무인들이 광서성불을 찾았다. 어린 동자승부터 나이 많은 고승들까지 모두 죽었다. 광서성불이 이들이 죽도록 가만히 두지는 않았을 터. 하지만 이들이 모두 죽어 있다는 것은 곧 광서성불도 죽었을 확률이 높다는 뜻이었다.


“찾았습니다. 여기 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하급무사 한 명이 광서성불의 주검을 찾아냈다. 광서성불의 시체는 잔혹하기 그지 없었다. 그의 상체에는 커다란 자상이 길게 이어져 있었는데 마치 맹수가 발톱으로 할퀸 모양의 모습이었다.


‘대체 이 상처는? 게다가 혈흔으로 봤을 때 시간은 하루 정도가 지났다.’


적봉혈개의 머리가 복잡해졌다. 청수검문과 상비사가 동일한 시간에 습격을 당했다.


‘흉수들이 다르다.’


처음에는 패천궁에서 전력을 나눈 것인가라는 생각도 해봤다. 하지만 얼마 안 있어 적봉혈개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 자상은 보통의 흔적이 아니다. 설마... 귀물이?’


적봉혈개가 생각에 잠겨 있는 그때 그의 옆에서 상처의 흔적을 알아보는 사람이 나왔다.


“이... 이 자상은?”


“설마 네 녀석? 이 흔적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거냐?”


적봉혈개의 옆에 서서 상처를 알아본 자는 바로 덕평이었다.


“이 자상을 알아보시는 건가요? 유공자님?”


그리고 또 한 사람. 덕평의 옆에 서 있는 여인. 바로 설연화였다. 그녀는 잠룡일대 소속. 장강으로 나가있어야 했는데 지금 이 자리에 있다.


참마천명회를 도우러 갔던 위광이 돌아오지 않았다. 낙심할만도 하련만 그녀는 개의치 않는 것 같았다. 위광이 절대 죽지 않았을 것이라 굳게 믿었기 때문이다.


설연화는 제갈현에게 또 한번 부탁을 한다. 자신을 사신대로 넣어달라고 말이다.


사신대와는 오랫동안 함께 해온 그녀이기에 전투에 있어서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 했다.


처음에 불가를 말했던 제갈현은 결국 설연화의 부탁을 들어준다. 결국 전력 보강이라는 명분으로 적봉혈개와 설연화가 사신대로 편입된다.


적봉혈개는 중원 어디에서도 알아주는 초고수. 설연화는 매화검수이자 이제는 초절정 반열에 오른 고수였기에 명분으로는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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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 에필로그 +8 22.11.08 1,028 16 11쪽
184 결전(決戰) +1 22.11.08 1,037 11 17쪽
183 삼신기(三神器) +2 22.11.05 909 12 12쪽
182 파천압뢰(破天押牢) +2 22.11.04 892 11 12쪽
181 숙적(宿敵) +3 22.11.03 894 14 12쪽
180 출현(出現) +2 22.11.02 907 13 12쪽
179 군산혈전(君山血戰) +1 22.11.01 906 12 12쪽
178 적유어(赤鱬魚) +6 22.10.31 887 14 12쪽
177 벽암진인(碧巖眞人) +4 22.10.30 929 13 11쪽
176 만전(萬全) +4 22.10.29 910 13 13쪽
175 진격(進擊) +2 22.10.28 915 12 12쪽
174 결정(決定) +2 22.10.27 885 14 12쪽
173 격분(激忿) +4 22.10.26 901 14 11쪽
172 주작팔멸(朱雀八滅) +3 22.10.25 901 12 12쪽
171 화섬팔멸(火掞八滅) +2 22.10.24 910 12 12쪽
170 명멸청광(明滅靑光) +4 22.10.23 950 14 13쪽
169 금국신승(金菊神僧) +4 22.10.22 974 15 13쪽
168 형산대전(衡山大戰) +6 22.10.21 998 15 12쪽
167 검왕 사(劍王 死) +4 22.10.20 992 16 11쪽
166 음양뇌령신공(陰陽雷靈神功) +2 22.10.19 982 15 14쪽
165 단우형(段優炯) +1 22.10.18 948 14 12쪽
164 후예사일(后羿射日) +4 22.10.17 964 14 12쪽
163 흑망(黑芒) +3 22.10.16 952 15 14쪽
162 기련쌍노(祁連雙老) +2 22.10.15 952 15 13쪽
161 관일창검(貫日槍劍) +3 22.10.14 965 13 14쪽
» 상비사(象鼻寺) +4 22.10.13 997 13 12쪽
159 운명(運命) +2 22.10.12 966 1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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