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한승태] 의 서재입니다.

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게임

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연재수 :
462 회
조회수 :
752,964
추천수 :
14,293
글자수 :
2,597,240

작성
16.04.07 23:45
조회
6,165
추천
73
글자
9쪽

여제 윤승아(2)

DUMMY

지난 회상이 끝나고 부스안에 들어간 여제 윤승아.

승아는 다음경기를 위한 손을 풀면서 밤새 연습한 작전을 생각했다.


인간대 인간 종족의 기본은 전 맵을 반씩 먹고 싸우는 장기전 운영이었다.

초반유닛이 약한대신 방어가 튼튼한 인간 종족은 괴물종족을 상대할 때 이외에는 거의 초반운영을 가지 않았다. 후반에 갈수록 탱크를 뒤에 배치한 인간종족의 방어선은 다른 종족이 뚫기가 어려웠고, 그러면서 많은 자원으로 배를 불려서 싸우는게 인간종족의 기본이었다.

초반에 총을 든 병사인 소총병을 뽑아서 참호러쉬를 가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런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초반공격, 흔히 초반러쉬라고 부르는 이 공격을 쓰는사람들도 많은데, 이는 상대보다 실력이 낮을때 주로 사용하는 방법이었다. 왜냐하면 손놀림의 빠르기와 실력, 일명 피지컬이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이 똑같이 자원을 모으는 운영에 돌입했을 경우 아무래도 피지컬이 좋은 쪽이 많이 유리해지기 때문이었다.


승아는 전략을 잘짜는 편이었지만 피지컬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피지컬이 좋지 못하기에 남들이 다 살리는 유닛을 죽이기도 하고, 같은 시간에 남들보다 자원을 많이 모으는 편은 아니었다.


‘다들 내가 초반러쉬를 할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난 운영으로 승부하겠어.’


승아는 오늘 운영을 준비해 왔다. 정확히는 중반시작정도 까지만의 운영을.

완전 후반으로 가는 운영이라면 상대적으로 누적된 자원이 최종병기라고 부르는 조영호답게 밀릴지 모른다. 하지만 모두가 초반러쉬를 할 거라고 생각하는 자신이 운영을 간다면? 거의 100% 예상되는 승아의 초반러쉬를 막기 위해서 조영호는 방어건물에 돈을 써야 할 테고, 그만큼 자신은 자원을 더 먹고 부유해질 수 있다. 그리고 그정도의 운영에서는 승아도 프로게이머인 만큼 크게 밀리지 않는다.


초반에 유닛을 뽑지않고 자원을 모은후 막사에서 나오는 소총병들과 함께 소수의 탱크로 같이 공격을 간다.

그러면 참호에 돈을 투자한 조영호는 상대적으로 일꾼이나 유닛이 적을 수밖에 없고, 그 타이밍을 맞춘 공격으로 승리를 거둔다.

이것이 오늘 승아의 전략이었다.


‘그래! 할 수 있어!’


승아의 결심과 함께 경기가 시작되었다.


[하나- 둘- 셋-!! 윤승아 화이팅!!]

[하나- 둘- 셋-!! 조영호 화이팅!!]



장백산맥은 2인용 맵으로 12시와 6시가 나누어져 있었다. 하지만 앞마당 자원쪽 자리에서 맵의 중앙으로 가는 사이에 다리가 있어 그 다리만을 봉쇄하면 안에서 무난하게 발전을 할수 있는 인간 종족이 유리한 맵이었다.


“STS의 3번째 선수인 윤승아 선수! 아마도 참호러쉬 같은 것을 하지 않을까 생각되는데요.”

“아무래도 그렇겠죠? 그렇지 않고서야 최근 최종병기라고까지 불리우는 조영호 선수를 막기위해 윤승아 선수를 내보냈다는 것은 운영싸움이 아닌 다른 무언가를 노린 성대호 감독의 노림수라고 생각됩니다.”


감독의 노림수는 무슨.. 그런거 없었다.

단지 승아가 성대호 감독에게 떼쓰다시피 얻어낸 출전이었다는 진실은 성대호 감독의 전략적 노림수로 변모되어 해설되었다.

물론 윤승아 개인적인 차원에서의 전략은 있었지만 말이다.


“어!! 말씀드리는 순간 윤승아 선수의 일꾼이 앞마당으로 나왔습니다. 아니.. 조영호선수입니다!! 일꾼 8개째에 정찰을 시도하는 조영호 선수!”

“이 타이밍에 일꾼을 내보낸다는 것은 정찰이 아니죠! 전진 8막사 빌드입니다! 윤승아 선수가 쓸 것 같던 전략을 오히려 조영호 선수가 꺼내듭니다!”


경기를 보는 모두가 윤승아가 쓸 것이라고 생각한 전략을 조영호가 꺼내들었다.

같은 인간 대 인간 종족 싸움에서 운영만을 할 것이라는 예측, 그리고 초반러쉬와 같은 것을 거의 하지 않은 조영호였기에 관객석의 놀람은 대단했다.


- 와 조영호가 8막사 러쉬를 한다!

- 미친 ㅋㅋㅋㅋ

- 아 윤승아 좀더 보게 운영을 가야지 매너 없는 색히

- 영호 잔인하다. 끝났네.


이런 상황을 승아는 알지 못했다.

뭔가 밖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리면 눈치를 챌법한데도 승아는 긴장감에 준비해 온 빌드만을 완벽하게 구사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아, 윤승아 선수! 뭐하고 있나요! 아직 막사도 건설되고 있지 않습니다!”

“일꾼.. 일꾼이 앞마당 자원있는 곳으로 갑니다.. 뭘 짓나요.. 설마!”


- 아악!!

- 승아찡!!!


“아!! 지휘소를 짓습니다! 더블지휘소!!! 망했어요!!!”


승아가 준비해온 전략에는 조영호가 초반러쉬를 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깔려있었다.

실제로 조영호는 이제껏 한번도 초반러쉬를 한적이 없었다.

하지만 초반러쉬를 한 상대 프로게이머의 공격을 항상 잘 막아내고 운영으로 끝까지 가서 항상 이기는 것은 조영호였기에, 누구도 조영호의 실력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런 조영호에게 초반러쉬를 한 사람들은 있었어도 조영호 본인이 초반러쉬라니!

이슈거리가 될 만했다.


“아! 윤승아선수! 아.. 여제의 경기는 여기서 끝인가요!!”

“지금 조영호선수가 윤승아 선수가 어려워서 초반러쉬를 가는게 아니에요! 조영호선수라면 운영가서 승률 85퍼센트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이번시즌에 세운 선수입니다! 그런데 초반막사이후 참호러쉬를 가고 있어요!”

“아마도 1,2경기에 이은 피로감때문에 빨리 끝내자, 이런 생각인 것 같아요.”


그랬다. 실제로 조영호는 최근 손목에 피로감을 많이 느끼고 있었다.

지금 승자연전 방식의 위너스리그이기에 승리를 하고 있지만 같은 GT팀의 팀원들은 패배하는것이 일상이었다. 전기와 후기 프로리그는 5판 3선승제로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2:2로 비겼을경우 5번째판인 에이스 결정전에서는 앞에 1~4경기에 나왔던 선수가 또 나올수 있었다. 그것을 이용하여 조영호가 거의 확정의 1승을 거두고, 다른선수가 1승을 거두면 2승. 그리고 에이스 결정전에는 다시 조영호가 나온다. 그래서 3:2로 승리. 이것이 GT의 승리공식이었다.


하지만 제대로 승리하지 못할때에는 조영호를 제외한 팀원들 3명중에 1명도 이기지 못했을때였다. 그래서 조영호는 최종병기급의 실력을 가지고도 우주전쟁 팬들 사이에서는 소년가장이라고 불리고 있었다. 오죽하면 유행어로 [조영호 : 1승만 하라고 이 색히들아!!!]가 우주전쟁 팬 사이트에 퍼질정도였으니 말 다했다.


그렇게 혹사당하고 있는 조영호였기에 1,2경기의 연속된 경기로 팔목이 다시 시큰거리는것이 느껴질수밖에 없었다.

조영호는 팔목위에 덧댄 손목보호대를 잡고 살살 주무르며 생각했다.


‘손목이 아파.. 빨리 끝내야겠어..’


그 결과가 지금 보여지는 초반 8막사 참호러쉬였다.


“아! 윤승아 선수! 뭔가 준비를 해 온것 같은데 발휘할 틈이 없을것 같네요!”

“말씀드리는 순간 조영호 선수 소총병 4마리와 일꾼 6마리까지 내려갑니다!”

“윤승아 선수 이제 정찰 나갑니다. 일꾼.. 내려오는 병력과 만납니다! 이제보네요!!”

“늦었어요!!!!”

“망했어요!!!”


‘망했다...’

승아는 내려오는 조영호의 병력을 보고 당황했다. 이시간에 역으로 자신을 향해 초반러쉬를 올 것이라는건 전혀 생각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이미 있는 일꾼과 막 생산된 소총병 하나로 열심히 막아보지만 조영호가 밀고 내려온 소총병 부대에 일점사 당해서 죽고 말았다.


-퍼펑


“아! 터지나요! 또 터지나요! 윤승아 선수의 일꾼이 계속해서 터져나갑니다!”

“이 게임은 이미 터졌네요! 여제의 마음도 터져나갑니다!”

“이렇게되면 게임을 포기할수밖에 없는데요! 이건 누가 와도 이길수가 없어요!”

“게임포기하고 지지(GG)치나요!”


“치잇-”

승아의 얼굴은 일그러졌다.

이미 돌이킬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지만 손을 놓을수는 없었다.

너무도 아쉬움에 손이 마우스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내 실력을. 외모가 아닌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였는데...

어떻게 출전한 프로리그인데...

하지만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더 앉아만 있을수는 없었다.

패배는 이미 확정이었다.


[GG]


“지지!!!! 여제 윤승아 선수가 지지를 선언합니다.”

“아.. 윤승아선수! GG 치고싶지는 않았을거에요. 지지가 뭡니까. 굿게임 아닙니까. 그런데 윤승아선수 자신이 준비해온 좋은 게임을 보여주지 못하고 물러나는데 기분이 좋을리가 있나요!”


해설자들의 해설을 뒤로하고 승아는 전용 마우스와 키보드를 챙겼다.

씁쓸했다.


부스를 나와 팀원들이 있는 자리로 돌아가는데 관객석에서 수근대는 소리가 들렸다.


- 아 역시 안돼 윤승아..

- 스틋(STS)이 미쳤나. 윤승아를 내게.


말 한마디 한마디가 자리로 돌아가는 승아의 가슴에 와 박혔다.


.........


이날, STS는 0:4로 패배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주기에 관한 공지 +2 16.11.20 1,269 0 -
공지 뜰에 초기 설정 사진 드디어 올라갔습니다. 16.06.08 7,283 0 -
462 <끝맺는 말.> +22 18.02.06 1,335 28 5쪽
461 <End & And> (2) +3 18.02.06 923 17 15쪽
460 <End & And> (1) +2 18.02.05 702 17 14쪽
459 야유 +1 18.02.04 635 20 11쪽
458 time to like (3) 18.02.02 468 15 11쪽
457 time to like (2) +1 18.01.31 487 15 10쪽
456 time to like (1) 18.01.29 491 14 15쪽
455 의존 그리고 데뷔 18.01.28 499 16 15쪽
454 엔트리가? (3) 18.01.26 442 18 16쪽
453 엔트리가? (2) +3 18.01.24 472 16 17쪽
452 엔트리가? (1) +6 18.01.23 480 19 12쪽
451 구멍 +6 18.01.21 512 19 9쪽
450 두 여성 게이머의 대결 (2) +2 18.01.19 532 20 18쪽
449 두 여성 게이머의 대결 (1) +1 18.01.17 503 17 18쪽
448 동운이 없는 새 시즌을 보내는 XK 마르스 18.01.15 482 16 16쪽
447 승아 복귀 18.01.14 507 18 14쪽
446 승아 vs 아론 (2) +3 18.01.12 497 17 13쪽
445 승아 vs 아론 (1) 18.01.10 512 18 14쪽
444 승아의 노래 (3) +1 18.01.08 508 18 13쪽
443 승아의 노래 (2) +1 18.01.07 490 14 8쪽
442 승아의 노래 (1) +7 18.01.05 488 18 14쪽
441 아론 (3) +1 18.01.03 492 18 10쪽
440 아론 (2) +2 18.01.01 475 18 13쪽
439 아론 (1) +1 17.12.29 486 16 12쪽
438 최상욱의 분노 +2 17.12.27 521 17 14쪽
437 군대 그리고 방송 +2 17.12.25 542 14 14쪽
436 군대 +2 17.12.24 789 15 11쪽
435 서원재 (6) +1 17.12.22 488 16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