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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태] 의 서재입니다.

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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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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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12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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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승아 vs 아론 (2)

DUMMY

맵은 피의 능선.

3시와 9시가 시작지점인 밸런스가 잘 맞는 2인용 맵이었다.


게임을 시작하려는데 승아가 고른 종족이 인간 종족이 아니었다.


“음? 승아가 기계 골랐는데?”

“뭐.. 승아는 다 잘하니까.”

“하긴, 아론형 상대로 인간 하긴 뭐하지.”


길이와 용갑이는 승아가 간만에 기계를 고른 것에 조금 신기해 하기는 했지만 놀라지는 않았다. 경기에서도 인간 종족을 좀 더 잘하기 때문에 주력으로 계속 고르는 것 뿐이지, 다른 종족, 그러니까 부종이라고 불리는 부 종족들도 승아는 다른 선수들과 붙어서 이길 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승아는 다시 생각이 바뀌었는지, 게임 직전에 인간 종족으로 바꾸어 선택했다.


“음.. 승아가 생각이 많은가?”

“아닐거야. 뭔가 보여주려고 하겠지.”


종원의 걱정에 학도는 승아라면 또 뭔가를 보여주려고 할 것이라 생각했다. 눈치로 보아하니 승아가 피곤해 보이니 빨리 이기고 가려고 할 수도 있기에 장기전은 나오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쇼맨십이 있는 승아라면 지금 이렇게 카메라가 찍고 방송에 나오는 경기에서 대충 할 리는 없었다.


정PD를 비롯한 제작진들도 승아와 아론의 경기를 잘 찍고 있었다. 어차피 방송은 편집해서 나가지만, 아론이나 승아나 외모가 받쳐주기에 뭔가 그림이 될 터였다. 정규 방송과 다르게 전부를 내보낼 필요도 없고, 게임화면도 자주 내보내겠지만 게임하는 플레이어에 집중해서 편집할 생각인 정PD였다.


아론이나 승아나 외모가 되니까.


게임이 시작하자 승아는 3시, 아론은 9시였다.


시작지점이 4군데가 아닌 2군데인 2인용 맵이기에 아론이 배운대로 기계전사 + 아크 러쉬를 하게 되면 다른 엄한 빈 곳에 공격을 갈 리는 없었기에 아론에게도 희망이 있는 듯 보였지만, 상대가 승아. 승아가 질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이 자리에 아무도 없었다.


컨디션 차이도 차이지만 그게 실력이 어느정도 이상 차이나게 되면, 의미가 없어지게 된다. 기본적인 실력 자체가 차이나면 초반 6연못 사냥개 러쉬 같은 것도 초보와 고수의 대결일 경우 고수라면 일꾼을 동원해서 막아낼 수 있고, 초보는 컨트롤이 잘 안되어서 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었다.


심지어는 우주전쟁에 대해서 잘 모르는 촬영 스탭도 승아가 이길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승아의 경력이나 이런 것을 봤을 때 아이돌 같은 외모와는 다르게 이 업계에서 최고라는 이야기를 이미 들었기 때문이었다.


단지 어떻게 이기느냐가 포인트였다.


물론 이런 생각을 하지 않는 사람이 여기 하나 있었다. 바로 아론이었다.


아론은 승아가 잘해봐야 얼마나 잘하겠냐면서, 이건 게임이니까 변수가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좀 전에 용갑에게 한번 이기지 않았던가!


1경기이고 용갑이 실수를 한 부분도 있고 운도 많이 따랐지만 어쨌건 아론이 이긴건 이긴거였다.


- 그래. 충분히 이길 수 있어. 저깟 여자애 쯤이야!


아론은 이번에도 용갑을 이겼을 때처럼 빠른 기계전사 러쉬를 준비했다. 승아는 입구 부근을 막사와 보급고로 막는 빌드인지 보급고를 살짝 비껴서 지었다. 건물 2개로 입구가 막히는 맵인 피의 능선인 만큼 입구가 막기 쉬웠다. 게다가 3시다보니 막사에서 나온 소총병이 아래인 거점 안쪽으로 나오기에 초반 러쉬에는 당하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승아가 막사를 짓는 타이밍이 조금 느렸다. 그것을 본 상욱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 승아 막사 타이밍이 좀 느린데? 피곤한가?


일반인들은 이 미묘한 타이밍의 차이를 알지 못하겠지만, 프로게이머이자 같은 인간 유저인 상욱은 승아의 막사 타이밍이 미묘하게 느림을 알 수 있었다.


승아가 막사 타이밍이 느리자 상욱은 승아가 노래 연습을 하고 와서 피곤한게 아닌가 싶었지만, 그것 때문에 막사 타이밍이 느려진 것은 아니었다.


승아는 그 다음 본진 사령부 밑에 사령부를 하나 더 지었다.


“사령부 더블?”

“이 타이밍에?”

“뭐지?”


사령부를 초반에 이렇게 가져가는 것은 자원에 대한 욕심을 낸다는 것인데, 아론의 기계전사 + 아크 러쉬가 올 것이라고 승아도 예상을 못 했을리가 없었다. 와서 본 경기가 그런 것이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렇게 빠른 타이밍에 더블을?


“이거 승아도 용갑이 때처럼 지는거 아냐?”

“아냐. 용갑이는 앞마당에 지었고, 맵 입구도 넓었지. 승아는 입구 이미 막았어.”

“그런가?”


그렇게 이야기하는 사이, 기계전사 1기를 먼저 뽑은 아론이 러쉬를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론은 1기를 뽑고 러쉬를 오지 않았다.


“뭐야. 쟤 왜 안가?”

“2관문으로 늘리네. 모아서 가려는건가?”


아론이 2관문에서 각각 1기의 기계전사를 뽑고 3기를 모아서 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론은 2번째 관문에서 기계전사가 나와서 처음 것까지 2개의 기계전사로만 푸쉬를 갔다. 나름 엇박자이고 빠른 러쉬이니만큼 입구 보급고에 수리를 위한 데미지만 주어도 테크가 느린 승아의 입장을 힘들게 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러쉬의 결과, 아론은 프로게이머가 아님이 확실히 증명되었다.

그냥 어택땅을 눌러버린 아론은 승아의 입구 부근에서 기계전사가 비비적대며 아무것도 공격하지 못했고, 소총병 1기가 나온 승아는 입구가 막힌 상태에서 기계전사를 공격할 수 있었다.


타타타타타.


“쟤, 뭐하냐.”

“아니, 보급고를 강제공격해야지. 뭐하는거야. 소총병 1기인데.”

“으악.. 방금 기계전사 죽었어.”

“아.. 내 눈...”


아론은 초반 러쉬를 감행했지만, 용갑의 경우와 달리 성공하지는 못했다. 용갑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멀티를 뜬 승아지만, 입구의 수비는 종원처럼 단단했다.


아론이 승아의 입구가 막힌 것을 본다면 기계전사를 빨리 뽑은 것을 이용해 멀티를 따라간다던가, 아니면 보급고를 강제 어택한다던가, 테크를 올리던가 했어야 하는데 아론은 기계전사를 공격해 놓고 컨트롤을 자신 딴에는 한다고 한 결과 보급고도 부수지 못하고, 소총병 1기에 기계전사 1기가 죽는 OME(OH MY EYES!!- 눈을 의심하는 망 컨트롤을 볼 때 쓰는 말)컨트롤을 보여주고 말았다.


이렇게되니 승아는 초반에 자신이 의도한대로 일꾼을 많이 뽑을 수 있었다. 승아는 입구가 막힌 상태에서 본진에 2사령부가 있기에 일꾼을 많이 뽑을 수 있었고, 그러면서 막사를 더 짓고 방1업을 하기 시작했다. 그외에는 특별한 건물이 없었다.


“승아 빌드가 뭐지?”

“승아가 저정도 일꾼이면 앞마당을 떠야 하는데 안뜨고 있어. 공장도 없고.”

“그러게. 공장을 안올리네?”

“일꾼만 많고 테크가 너무 느려. 아론은 지금 3관문 짓고 아크 모으고 있는데 말야.”

“그래도 아론이 앞마당이 없잖아?”

“없긴한데, 지금 저기서 아론은 테크 올려도 되고 병력 뽑아도 돼.”

“테크를 올리진 않을 것 같은데?”


아론은 배운대로 기계전사와 아크를 뽑고 있었다. 멀티는 생각하지 않은 듯했다. 상욱에게 멀티 뜨는 법을 배우지 않았기도 하지만, 지금 병력을 늘려놔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아론이 이렇게 병력을 늘려가고 있어서 당장은 병력이 승아보다 많았다. 승아는 병력이..


“어라? 승아 병력이 소총병 1기 처음에 뽑은거 말고는 의무병 3기 뿐인데? 뭐지?”

“나머진 전부 일꾼이야!”

“하나.. 둘.. 저거 30마린 되겠는데?”

“어어.. 저건!!”

“일꾼 나간다! 설마!”

“일꾼 러쉬야!”


승아는 아론을 상대로 늦은 일꾼러쉬를 감행했다. 초반에 본진에 2사령부로 시작한 것은 이것을 위한 것이었다. 초반을 노리는 빌드로 나올 것이 확실한 아론의 공격을 피하는 이점도 있고, 노래 연습과 춤 연습을 하느라 짜증났던 기분을 풀기 위한 승아의 쇼맨십 있는 빌드였다.


승아는 기분이 좋지 않을때면 돌발 행동을 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게임에서 잔인하게 상대를 누르기도 하는 면이 있었는데, 아론을 상대로 평범한 빌드가 아니라 일꾼 러쉬를 준비한 것이었다.


그것도 방1업 일꾼 + 의무병 러쉬.


인간 종족의 일꾼은 체력이 60이라 다른 종족의 일꾼의 체력인 40보다 20이나 체력이 많았는데, 여기다가 방어력 1 업그레이드가 아론의 기지에 도착할 즈음에는 완료가 되면서 튼튼해졌다. 게다가 그 뒤에는 소총병을 포기하고 의무병만 찍어내어 죽지않는 강력한 일꾼 부대가 완성된 것이었다.


그렇다고 할 지라도 그 일꾼을 활용한 러쉬라니. 상대를 확실히 이길 수 있다거나 하지 않고서는 나오기 힘든 경기였다.


승아는 의무병이 5기가 되자마자 그 많던 일꾼을 전부 아론의 기지로 달리기 시작했다. 자원을 캐던 일꾼을 2기만 남기고 전부 러쉬를 가기 시작했다. 맵의 거리가 짧은 만큼, 러쉬를 가기 괜찮은 거리긴 했다.


아론은 기계전사 2기와 아크 5기. 생각보다 적은 숫자였다. 프로라면 이 시기에 관문을 더 늘려서 병력을 가져가거나, 앞마당을 가져가서 돌리기 시작하면서도 저정도의 병력이 있었겠지만, 아론은 초반 기계전사 푸쉬를 할 때 일꾼을 뽑지 않고 멈추는 아마추어다운 실수를 하면서 앞마당도 없었고, 병력이 저정도 뿐이었다.


그래도 병력이 어느정도 있는 상황. 아크를 더 뽑아내기 시작하는 그 상황에, 승아의 일꾼 + 의무병 부대가 아론의 본진에 들이닥쳤다.


- 뭐.. 뭐야? 이건?


아론이 당황하는 동안, 승아는 일꾼을 멀리 길게 죽~ 찍어서 아크를 둘러싸고, 일꾼으로 지지기 시작했다. 뒤에서 의무병이 도와주는 것은 당연했다.


아론이 조금만 컨트롤이 된다면 아크를 뒤로 물러서 일꾼의 둘러쌈을 피했겠지만, 승아가 그걸 감안해서 컨트롤을 이미 한 데다가 아론이 컨트롤이 되는 것도 아니었다.


지지지직.

지지지지지직.

펑.


승아의 일꾼은 아크를 둘러싸고 잡기 시작했고, 곧이어 아론의 일꾼이 달려들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강력한 힐을 주는 의무병과 함께한 파워일꾼들의 지짐 공격에 녹아내리고 말았다.


“와.. 저게 되네..”

“일꾼에 의무병 달고 공격을...”

“녹네 녹아. 아크가.”

“기계 일꾼은 상대도 안돼.”

“와.... 잔인하다. 승아.”


승아의 유닛을 잡기 위해 아크를 더 뽑아내고 기계전사를 더 뽑아내려 한 아론이었지만, 처음 유닛과 일꾼이 죽은 다음에는 자원이 별로 없었다. 그나마 있는 돈으로 쥐어짜서 나온 유닛마저 바로 일꾼들에 둘러싸여 죽고 말았다.


그리고 바로 관문도 파괴. 아론은 얼굴이 일그러졌다.


- 이익...


귀여운 여자애라고 얕봤는데, 너무 어이없이 졌다. 아론의 일그러진 얼굴과 별개로, 승아는 계속해서 무표정으로 공격을 해 나갔다.


같은 무표정이지만, 승아의 기분이 좋아진 것을 주변의 팀원들은 알 수 있었다.


- 와.. 승아 스트레스 풀렸나봐. 입꼬리 조금 올라갔다.

- 다리 끝 리듬 타는게 스트레스가 풀린게 확실해.

- 거기 연예기획사서 춤 연습하는게 스트레스였나봐.

- 아론이 근데 불쌍하다. 여기 와서 저렇게 진 거 방송 탈텐데.

- 그러게. 이건 진짜 굴욕인데. 일꾼에 의무병..


팀원들이 소곤거리는 대로 승아는 스트레스가 풀려서 만족해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스트레스는 아론에게 전부 배로 전달되었다. 그저 멍한 얼굴로 화면을 바라보고 이어진 사원이 깨지는 것만 보고 있을 뿐인 아론이었다.


아론은 그렇게 승아에게 졌다. 처참하게.


그렇게 진 경기는 정PD의 편집과 함께 얼마 뒤 방송되었고, 아론이 승아에게 진 그 경기는 특별히 게임 내용의 편집이 적은 채로 좀더 비중을 실어 <프로게이머/가수 체인지 체험!>의 하루 시간대를 전부 할애하면서 아론과 승아의 표정까지 전부 방송되었다.


기계종족을 상대로 일꾼+의무병 러쉬라는 희대의 변태전략을 쓴데다 미소녀인 승아와 나름 생기고 그룹 인지도가 있던 아론의 경기를 얼굴과 같이 방송하니 시청률이 높아진 것은 물론이었다.


그리고 그 방송에서 보여준 승아의 잔인한 게임과 대비되는 아론의 멍한 얼굴은 각종 커뮤니티에서 짤방으로 재생산되며 그 이후에도 본인의 뜻과는 다르지만 다른 의미의 인지도를 올리는데 큰 공헌을 하고 말았다.


아론은 과정은 생각한대로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소속사가 원하는 개인 인지도를 올리는 것에는 성공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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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 두 여성 게이머의 대결 (2) +2 18.01.19 530 20 18쪽
449 두 여성 게이머의 대결 (1) +1 18.01.17 503 17 18쪽
448 동운이 없는 새 시즌을 보내는 XK 마르스 18.01.15 479 16 16쪽
447 승아 복귀 18.01.14 505 18 14쪽
» 승아 vs 아론 (2) +3 18.01.12 496 17 13쪽
445 승아 vs 아론 (1) 18.01.10 511 18 14쪽
444 승아의 노래 (3) +1 18.01.08 507 18 13쪽
443 승아의 노래 (2) +1 18.01.07 488 14 8쪽
442 승아의 노래 (1) +7 18.01.05 486 18 14쪽
441 아론 (3) +1 18.01.03 490 18 10쪽
440 아론 (2) +2 18.01.01 473 18 13쪽
439 아론 (1) +1 17.12.29 486 16 12쪽
438 최상욱의 분노 +2 17.12.27 519 17 14쪽
437 군대 그리고 방송 +2 17.12.25 540 14 14쪽
436 군대 +2 17.12.24 787 15 11쪽
435 서원재 (6) +1 17.12.22 486 1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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