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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태] 의 서재입니다.

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게임

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연재수 :
46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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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93
글자수 :
2,597,240

작성
16.04.07 23:41
조회
1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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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글자
11쪽

여제 윤승아(1)

DUMMY

- 신도림 T 쇼핑센터 8층 우주전쟁 리그 경기장.


“08' 감자칩 우주전쟁 프로리그! 오늘 STS대 GT, GT 대 STS의 경기를 보내드리고 있는데요. 치열한 대결이 일어날 것이라는 예측과는 다르게 STS가 0:2로 밀리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7전 4선승제 승자연전 방식의 위너스리그이기에 더욱더 GT의 기세가 뜨거운데요~ GT의 조영호 선수를 이길 사람이 없네요!”


두 해설은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며 오늘의 우주전쟁 리그를 해설하고 있었다.

우주전쟁은 인간/기계/괴물 세종족이 주어진 자원으로 생산건물을 만들고 거기서 나온 유닛으로 서로 싸우는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이었다.

우주전쟁은 젊은층에 큰 인기를 얻어 이 게임만 전문으로 하는 게이머들도 여럿 나왔고, 이들이 참가하는 프로리그가 벌써 꽤 이어지고 있었다.


“역시 완벽한 플레이를 보여주네요. 단단합니다.”

“이 단단함에 STS의 선봉 이정민 선수와 차봉 김은호 선수가 전부 지면서 코너에 몰린 STS! 다음 3라운드 출전선수는 누가될까요?”

“글쎄요.. 맵이 인간에게 유리한 장백산맥이니만큼 손창민 선수가 출격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아무래도 그렇겠죠?”

“아 이게 누군가요... 여제 윤승아! 윤승아 선수가 출격했습니다.”

“윤승아 선수가 프로리그에 출격하는건 처음이죠?”

“처음인가요? 간간이 나온것 같았는데요.”


서류를 뒤적이며 한 해설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 나갔다.


“처음이네요. 개인리그에는 몇번 나왔었는데 프로리그에는 처음입니다.”

“아.. 지금 GT는 조영호 선수가 나와있는데 같은 인간종족인 윤승아 선수를 내보냈다는 것은 뭔가 저격하기 위한 빌드를 짜 왔다고 봐도 될까요?”

“아무래도 그렇다고 봐야죠. 윤승아 선수는 현역 유일한 여자프로게이머로써 자신의 실력을 보여줄 기회를 잡은거에요! 여기서 뭔가 딱 보여주고 조영호를 잡는다? 그러면 여제라는 이름값을 제대로 해내는거죠!”

“아.. 그렇네요. 그러고보니 윤승아 선수가 현역 여자 프로게이머중에서 유일하게 아직까지 활동하는 선수인데요. 조영호 선수가 탄탄한 운영을 어떻게 이기느냐가 관전 포인트가 되겠습니다.”


관객석에서도 수근거렸다

-야. STS 미쳤냐?

-성대호가 미쳤나본데?

-야 윤승아가 성대호랑 사귀냐? 왜 이 중요한대에 손창민대신 윤승아냐?


한편 GT팬들은 좋아했다.

-아싸. 1승 감사여

-조영호! 단단함을 보여줘라!

-윤승아 나왔으니 눈은 호강하겠네

-그렇지. 겜도 영호가 이겨주니 좋고, 예쁘니까 보기도 좋고~


컴퓨터 책상을 둘러싼 투명한 아크릴은 방음이 잘 되지 않는지 관객들의 소리가 들려왔다.

문이 살짝 열려있었는지도 몰랐다.

승아의 마음은 좋지 않았지만 이를 악물고 게임세팅에만 집중했다.


‘실력으로 보여주면 돼! 실력으로!’


승아는 이틀전 있었던 일을 회상했다.


승아는 sts 우주전쟁 게임단의 유일한 여자선수였다. 언론에서는 여제니 뭐니 띄워주지만, 실제로 다른남자게이머들에 비해서 실력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승아 본인이 더 잘 알고 있었다.

프로게이머의 길로 들어선지 벌써 5년. 중학교 졸업때부터 프로게이머의 길을 밟았지만 21살인 현재 여성중에는 유일하게 우주전쟁의 프로게이머로 남아있을 뿐 특별한 경력이 없었다.

물론 작년까지 존재했던 우주전쟁 여성부 리그에서는 매번 우승을 차지했지만, 상대들의 실력은 아마추어에도 미치지 못했다.


“감독님! 저를 내보내 주세요!”

“승아야?”


sts의 성대호 감독은 승아를 보며 놀랬다.


“승아 너 잘 생각해야돼. 솔직히 네가 나갈 실력이 되지 않는다는 걸 잘 알잖아?”


승아는 입을 꼭 다문채로 아랫입술에 이빨자국이 나도록 윗니를 꾹 내리눌렀다.

성대호 감독의 말을 듣고 부인할 수 없는 현실에 더욱 화가 났다.

하지만 승아는 참고서 말을 이었다.


“감독님.”

“응? 야야. 안돼.”

“저도 잘 알고 있어요. 그래도 꼭 나가고 싶습니다. 이길수 있어요.”

“승아야.”

“네.”

“후.... 승윤아. 잠시 나가있어봐라.”

“네 감독님.”


성대호 감독은 중요한 할말이 있는 듯 감독실로 쓰이는 작은 사무실 안의 쇼파에 앉아있던 김승윤 코치마저 내보냈다.

‘감독님이 무슨이야기를 하려고 하지? 그냥 안된다고 하면 안되는데... 이번엔 꼭 나가야 해!’


승아는 생각이 많아졌다.

승아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성대호 감독은 말을 이었다.


“승아야. 너 지금 나가면 말야..”

“알고있어요, 감독님. 제가 질까봐 그러시는거죠?”


그랬다. 승아는 우주전쟁 프로게이머들중에서 여제라고 불리며 여성부 제왕으로 군림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실력은 남성부에서 중간에도 못미치는 실력이었다. 아니, 거의 바닥이었다.

그런데도 여제라고 불리는 것은 언론의 포장이 컸다.

예쁘장한 외모를 넘어서 섹시한 볼륨감 있는 몸매와 반짝이는 큰 눈과 뚜렷하지만 인공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콧날. 진부하지만 앵두같다는 표현이 제일 어울릴법한 입술. 그리고 화장을 하는 것이 더 불경스러울 정도로 뽀얀 피부는 화장을 해야만 예뻐지는 몇몇 아이돌 걸그룹을 무색하게 할 정도의 외모였다.

그런데 인기있는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인 우주전쟁 판에는 여자프로게이머가 별로 없었고, 그중에서 그나마 남자프로게이머와 견줄만한 실력을 갖춘 사람은 승아 한명뿐이었다.


여성부 리그가 있던 작년까지 계속해서 여성부 리그 우승을 도맡아 했지만, 계속 승아만 이기니 리그자체가 폐지되어 버렸다. 상대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것은 승아가 우주전쟁을 잘 했다기 보다는 다른 여자게이머들이 너무 못했기 때문이었다.

아니, 게이머라기 보다는 이름을 알리려고 나온 연예인 지망생에 불과했기에 정말 진지하게 게임을 하는 승아에게 상대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은 여성부 리그에 한정된 이야기였다.

개인리그에 계속하여 참가 도전장을 내 보았지만, PC방 예선에서 떨어지기도 하고, 기껏 방송리그에 올라갔지만 다른 프로팀2군에게 지기도 했다. 이쯤 되면 사실 남자게이머라면 프로팀에서 방출되었을텐데 승아는 여자프로게이머였다. 그것도 매우 아름다운.


그렇기에 승아는 방출되지 않고 팀에 남아있을 수 있었지만, 그녀의 존재는 STS팀을 그저 화제에 올리는 마스코트 정도의 역할밖에 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었다.


승아는 성대호 감독에게 결연한 표정으로 이야기했다.

“감독님. 저는 프로게이머에요.”

“알지.. 누가 너 프로게이머 아니래? 맞아. 프로게이머.”

“전 이 팀에 들어와서 프로리그에 한번도 나가지 못했어요. 지더라도 제 존재를 증명하고 싶어요. 아니, 이길거에요.”


승아는 강력하게 팀 리그에 자신을 내보내달라고 성대호 감독에게 어필했다.

승아의 말을 들은 성대호 감독은 심중의 말을 꺼내놓을수밖에 없었다.


“승아야. 잠시만. 네 마음은 알겠다. 하지만 우리팀은 지금 선두 다툼중이고, 실제로 객관적으로 네 실력이 좀 부족하다는 것은 인정하지?”

“네. 하지만...”

“그래. 프로게이머가 게임에 나가는 것은 옳아. 그것이 프로의 의의고. 너도 지금처럼 돈만 받으면서 아무것도 하지않는 인형처럼 앉아있는 것은 싫겠지. 그래서 내게 이런말을 꺼낸거고.”

“네! 감독님!”


성대호 감독은 목이 타는지 앞에 있는 유리컵에 담긴 녹차에서 티백을 뺀뒤 한모금 마셨다.


“그런데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솔직히 우리팀에서의 너의 존재는 현재 마스코트야.

네가 만약 실력이 정민이나 은호를 이길정도 되면 당연히 너를 내보내겠지. 하지만 지금 네가 나가게 되면 창민이까지 나가지 못하게 된다. 너 하나 나가려고 창민이에게 피해를 주는거야.“

“그...그런..”


미처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승아는 자신의 욕심에 팀원에게 피해가 간다는 것을 그제서야 깨달았다.


“감독님..”

“내 말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 그리고 네가 지금 프로로서 우리 팀에서 연봉을 받는 것은 솔직히 실력이 아니라 여자 프로게이머라는 네 존재의 위치 때문이야. 이건 너도 알거야. 그게 아니라면 2군에 동원이나 진호가 여기 올라와 있어야 하겠지. 이건 알지?”

“네”

“그래서야.”

“네?”

“널 시합에 내보내지 않는건 그래서라고.”

“감독님.. 잘 이해가 가지않아요.”


성대호 감독은 한숨을 쉬었다. 이렇게 모멸차게 이야기하는 것은 그에게도 사실 고역이었다.

그도 감독인데 왜 아이들에게 다 기회를 주고 싶지 않을까. 하지만 그래야했다.

다른 평범한 프로게이머가 아니라 윤승아 이기에.


“승아야. 넌 여제야. 여제 윤승아라고. 네가 지면 질수록, 네 이미지는 소모된다. 아까도 말했지만 넌 우리팀의 마스코트야. 이게 냉정한 현실이다. 네가 계속 리그에 나가서 일반 다른 애들과 붙어서 계속지면, 일반대중이 널 여자 제왕, 여제라고 생각할까? 아냐. 그순간 너는 정미나 미연이처럼 흔한 프로게이머 코스츔하는 게이머가 되는거야. 그 순간 넌 회사에서 내쳐진다. 그리고 당연히 팀에서 잘리고. 넌 더이상 이 바닥에서 게이머로 있을 수 없게 돼.”

“그.. 그런..”

현실적인 말을 냉정하게 들은 승아는 몸이 굳었다.

그런 승아를 보며 성대호 감독은 유리컵에 남은 녹차를 쭈욱 들이켰다.


“카악.. 퉤.. 왜이렇게 써...”


녹차의 쓴맛이 그의 마음을 대변해 주는 듯 했다.

성대호감독이라고 이렇게 험한 말을 하고 싶었을까. 그도 소속 프로게이머들을 아끼는 감독이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진지하게 말을 해 주는것은 되려 승아의 프로게이머에 대한 열정을 알기 때문이었다.


말을 끝낸 성대호 감독이 승아를 보자 승아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승아에게 현실은 가혹했다.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승아는 너무도 힘들었다. 단지 못해서만이 아니라 그런 이유가 있었다니...

그렇게 고개 숙인 승아에게 성대호 감독은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


“승아야. 그래도 나가고 싶니?”

“..........”


승아는 나가고 싶어요! 나가고 싶다구요! 라고 외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괴로웠다. 외모보다는 실력으로 인정받고 싶었다.

하지만 ....


그때 승아의 생각을 멈추게 하는 말이 들렸다.


“난 널 내보낼 생각이다. 모레 3세트에.”

“네?!”


뜻밖의 말을 들은 승아는 고개를 번쩍 들었다.


“하..하지만 방금 절 안 내보내겠다고..”

“난 안 내보내겠다고는 한적 없다. 회사와 이사회에서 그렇게 널 보고 있다는 거지.”

“가..감독님!”

“하지만 이건 알아둬라. 네가 거기서도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넌 앞으로도 계속 벤치에만 앉아있게 될 거야. 이건 내 의사와는 별도로 회사차원에서도 그렇게 할거다.”

“이길게요 감독님! 꼭!”


승아는 오른손 주먹을 불끈쥐고는 필승을 다짐했다.

그런 승아를 보는 성대호 감독은 마음이 착잡했다.


‘후... 승아는 아직 무리인데.. 윤승아... 보여줘라. 네가 정말 프로게이머다운 실력이 있다는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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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말

[ 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 시작합니다.

 

주 6~7회 균등하게 연재합니다. 

---------------

16년 6.8일 현재 뜰에 초기 설정 그림을 올렸습니다.

1~3화의 분위기에 제일 맞는다고 생각하여 1화 에 일단 다 올립니다.

뜰에서 관련 초기 스토리를 보실 수 있습니다.;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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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2 엔트리가? (1) +6 18.01.23 479 19 12쪽
451 구멍 +6 18.01.21 510 19 9쪽
450 두 여성 게이머의 대결 (2) +2 18.01.19 530 20 18쪽
449 두 여성 게이머의 대결 (1) +1 18.01.17 503 17 18쪽
448 동운이 없는 새 시즌을 보내는 XK 마르스 18.01.15 479 16 16쪽
447 승아 복귀 18.01.14 505 18 14쪽
446 승아 vs 아론 (2) +3 18.01.12 495 17 13쪽
445 승아 vs 아론 (1) 18.01.10 511 18 14쪽
444 승아의 노래 (3) +1 18.01.08 507 18 13쪽
443 승아의 노래 (2) +1 18.01.07 488 14 8쪽
442 승아의 노래 (1) +7 18.01.05 486 18 14쪽
441 아론 (3) +1 18.01.03 490 18 10쪽
440 아론 (2) +2 18.01.01 473 18 13쪽
439 아론 (1) +1 17.12.29 486 16 12쪽
438 최상욱의 분노 +2 17.12.27 519 17 14쪽
437 군대 그리고 방송 +2 17.12.25 540 14 14쪽
436 군대 +2 17.12.24 787 15 11쪽
435 서원재 (6) +1 17.12.22 486 1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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