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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태] 의 서재입니다.

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게임

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연재수 :
46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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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597,240

작성
18.01.19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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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글자
18쪽

두 여성 게이머의 대결 (2)

DUMMY

이은지가 6시에 위치해서 이은지가 앞마당에 관문을 짓고 있을 때, 승아는 12시에 위치한 자신의 본진 입구 위를 보급고로 좁히며 일꾼 하나를 이미 보내어 정찰중이었다. 당연히 이은지가 입구가 아닌 멀티 입구에 관문을 짓는 것을 바로 본 승아.


- 앞마당에 관문?


앞마당에 관문을 지은 승아는 관문의 위치가 조금 의외라고 생각했을 뿐, 크게 당황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이은지가 그 뒤 앞마당 멀티를 뜨는 것까지, 승아는 일꾼으로 계속해서 이은지의 본진을 누비며 정보를 얻어냈다.


“윤승아 선수, 일꾼으로 모든 정보를 보고 있습니다.”

“이은지 선수가 윤승아 선수의 일꾼을 너무 프리하게 두는데요. 아. 지금 일꾼 붙이네요. 그렇죠. 일꾼이 더이상의 정보를 얻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승아의 일꾼은 초반에 아무런 제지없이 이은지의 빌드를 전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은지가 관문을 짓고 앞마당을 뜨는 것을 보았고, 관문에서 기계전사 하나가 나온 뒤 일꾼을 뽑는 것까지 보았다. 당연히 이에 대한 대응으로 승아는 이은지가 앞마당을 뜨는 것과 거의 동시에 앞마당을 가져갔다.


“윤승아 선수도 앞마당을 가져갑니다.”

“두 선수 모두 운영을 생각하는 듯 한데요, 두 선수 모두 운영보다는 초중반을 즐겨 하던 선수 아닙니까?”

“네. 그런데 오늘은 두 선수 모두 운영으로 제대로 된 힘 싸움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실, 해설진이 말하는 것은 포장인 것이, 운영 싸움이기는 해도 해설진이 말하는 어투처럼 동등한 분위기의 힘 싸움은 애초부터 아니었다. 승아는 후반 운영을 할 수도 있지만 초반을 즐겨하는 것이고, 이은지는 후반 운영을 제대로 할 줄 모르니 말이다. 하지만 어떻게 하겠는가. 해설진들이 하는게 그런 포장인 것을..


예전의 경기들을 제외하고 이번 경기만 보아도 현재 승아가 유리한 점은 많았다.


일단 일꾼이 지금도 살아서 돌아다니고 있었다. 승아의 일꾼에 이은지가 일꾼으로 꼬리를 붙여놓기는 했지만, 승아는 그 즉시 컨트롤을 해서 따라붙는 일꾼과 1:1 승부를 걸어서 그 일꾼을 잡았다. 승아의 일꾼도 피가 닳기는 했지만 인간 종족의 일꾼은 확실히 피가 더 많았기에 이은지의 일꾼을 잡아낸 뒤에도 계속해서 정찰이 가능했다. 이은지가 앞마당을 뜨고 일꾼을 충원하는 것 모두 승아가 보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은지보다 승아가 나은 점은 또 있었다. 인간 종족과 기계 종족이 둘 다 앞마당 멀티를 떴을 경우, 멀티 타이밍이 같으면 미세하나마 인간 종족이 유리해질 확률이 컸다. 물론 그 멀티를 지키는데 있어서 인간 종족이 조금 더 어렵기에 보통은 기계종족이 먼저 멀티를 뜨고 그 뒤에 인간 종족이 멀티를 가져가지만 말이다.


“윤승아 선수도 맞 멀티를 가져갔죠?”

“지금 이은지 선수가 병력이 기계전사 1기만 있는 것을 보고 당연하게 빌드를 따라갔습니다.”

“저렇게 배를 불리는 이은지 선수를 초반에 노리는 것이 더 좋지 않았을까요?”

“다른 맵이면 괜찮겠지만, 이 맵의 경우에는 앞마당 멀티로 들어오는 입구가 좁아서 앞마당 멀티 수비가 정말 힘듭니다. 앞마당의 경우에 정말 수비하기가 쉽거든요.”

“운명의 목적지의 맵 특성상 이호준 해설이 말씀 해주신대로 수비가 정말 쉬운 편입니다. 이후 싸움은 양 선수의 병력 구성이 어떻게 되는지를 보아야 하는데... 이은지 선수는 관문을 일단 늘리고 있죠?”

“이은지 선수는 기계전사와 아크 싸움에 강점을 보이는 선수입니다.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윤승아 선수는... 앞마당에 참호도 없어요? 심지어 소총병도 없죠?”

“윤승아 선수는 소총병과 수비를 위한 참호 전부를 생략했습니다. 이건 이은지 선수의 상황을 내 집 보듯 보는 일꾼 정찰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인데요. 아.. 지금도 살아있네요.”


승아는 이후 테크를 올리면서도 이은지의 본진 전부를 자기 주머니 보듯 다 보고 있었다. 이은지는 유닛을 뽑는 것을 위한 자원확보를 위해 일꾼을 먼저 뽑고 있었고, 이 상황은 승아에게 전부 접수되었다.


이은지의 빌드는 사실 괜찮았다. 운명의 목적지에서 치뤄진 수많은 경기를 분석한 분석가 호진이 옆에 있었고, 그가 만든 빌드 자체는 짜임새가 있었다. 운명의 목적지에서 상대가 초반 러쉬를 하더라도 막을 수 있는 관문의 위치와 추가 관문 타이밍, 그리고 일꾼 갯수까지 고려한 섬세함과 그 이후의 운영까지 고려한 힘있는 빌드가 바로 이은지가 죽어라 연습한 호진의 빌드.


하지만 빌드가 좋다고 해도 모든 것에는 카운터가 있고, 우주전쟁은 사람이 하는 게임.


승아는 일꾼으로 이은지의 빌드를 전부 보면서 빌드를 맞춰갈 수 있었고, 이런 대비가 된 승아는 질래야 지기가 힘들어지고 있었다. 상대가 뭘 하는지 다 보는데 그걸 맞춰가지 않을 수 있겠는가!


- 원재오빠가 게임할 때 이런 기분인가? 완전히 맵핵같네.


지금 게임을 맵핵과 같은 기능을 가진 원재의 제 3의 눈과 같이 느낄 정도로 승아의 일꾼은 아직도 살아서 이은지의 본진을 정찰하고 있었다. 이은지의 공격 유닛은 기계전사 뿐. 기계전사는 발업을 하지 않는 한 일꾼이 잘 도망다니면 잡기가 힘들다. 하물며 승아의 일꾼에 공격하는 사람이 이은지일 경우는 더욱 그랬다.


승아는 컨트롤을 잘 하고, 이은지는 애초에 빌드를 배울 때 들어온 일꾼을 잡아내는 것을 생각하지 않았다. 오직 최적화. 호진이 가르쳐 준 대로 최적화만 하고 있을 뿐이었다. 지금 승아의 일꾼을 계속 자신의 본진 안에서 따라다니면서 빙빙 돌며 꼬리잡기를 하고 있는 기계전사는 자동으로 주변에 들어온 일꾼을 인식해서 따라가는 것이지, 이은지가 어택 명령을 내린 것은 아니었다.


그렇게 승아가 일꾼을 살리며 이은지의 본진을 다 본 결과, 승아는 앞마당에 굳이 참호를 만들거나 소총병을 과다하게 뽑을 필요조차 없이 바로 공장 테크로 넘어가서, 초반 앞마당 멀티를 가진 채 2공장을 돌릴 타이밍을 가져갔다. 그리고는 오토바이를 뽑으며 투척지뢰 업그레이드를 돌렸다.


“윤승아 선수의 공장 타이밍이 빠릅니다. 오토바이도 빨리 나왔구요.”

“지금 업그레이드는 투척지뢰로 보이죠?”

“네. 이은지 선수, 지금 더 빨리 찔러야 하는데요. 투척지뢰가 나오게 되면 이은지 선수, 힘들어집니다. 그 전에 지금 모인 자원으로 기계전사 뽑아서 압박을 가야 하는데.. 지금도 좀 늦은감이 있죠?”

“그래 보입니다. 지금 출발했어도 조금 늦어보이는데 이은지 선수의 기계전사는 아직 출발도 하지 않았어요. 그나마 지금 기계전사말고 아크가 1기 나오면서 윤승아의 일꾼을 잡으면서 더 이상의 정보를 주지 않는다는 것이 위안입니다만.. 이미 더이상 안 봐도 될 정도로 많은 것을 보았거든요. 윤승아 선수가요.”

“기계전사 몇기 뽑힌거 봤죠, 아크 나오는거 봤죠.. 당장에 자트나 이런 위협이 없다는거, 그리고 투명안 테크가 올라가지 않은거.. 그리고 업그레이드를 돌리고 있는 것 이걸 전부 다 봤거든요.”


해설진의 말대로 승아는 이은지의 빌드 중 볼 것을 다 보았다. 이은지가 기계전사를 뽑고, 아크를 뽑는 순간에 업그레이드를 돌리는 것까지 전부.


이은지처럼 앞마당을 갔는데 테크를 올리지 않고 유닛을 저렇게 뽑기 시작한다면, 당연히 한방을 노리는 타이밍이었다. 그리고 업그레이드까지 돌린다면 확실했다. 아크와 기계전사 푸쉬. 그리고 이은지는 그런 유닛을 이용한 한방 타이밍을 보여주는 선수. 승아가 대비를 안 할 리가 없었다.


승아가 이은지의 의도를 게임전에 몰랐다고 해도, 게임 뒤에 이은지의 빌드를 알면서 맞춰가기란 정말 쉬운일이었다. 승아가 한 것은 이은지처럼 찔러 올 때, 오토바이와 투척지뢰로 제지하는 것이었다.


일꾼이 매우 오래 살아남아 많은 정찰을 했으니 다른 선수라도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수준이었는데 승아는 거기에 더해 앞마당까지 빨리 가져가면서, 공장 2개에서 오토바이를 뽑아내는 시간까지 교전이 없자 그 다음부터는 정말 편해졌다.


승아는 탱크도 없이 2개의 공장에서 오토바이만을 뽑아내고, 오는 길 사이사이의 센터에 투척지뢰를 심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공장을 더 올리면서 오토바이의 추가 생산을 예고했다.


“윤승아, 센터에 투척지뢰 박습니다.”

“이은지, 아직은 모르지만 투척지뢰를 예상한 듯, 앞마당에 병력이 몰려있는 상태에서 나가지 않고 병력을 모으고만 있습니다.”

“이은지 선수, 기계전사의 비중이 조금 높은데요. 오토바이가 상대면 조금 위험하지 않을까요?”

“저게 오히려 긍정적일 수 있습니다. 아크가 투척지뢰에 터지는 것보다 기계전사가 달려가며 투척지뢰를 끌고 부수는 것이 좋을 수 있거든요. 이은지 선수, 공업이 완료됩니다.”

“이은지 선수의 발업도 조금 있으면 완료되구요. 문제라면 윤승아 선수의 오토바이가 꽤 있고, 센터에 투척지뢰가 많이 깔려있다는 겁니다. 당장은 나가기 힘들죠.”

“그래도 이제 이은지 선수가 저정도 병력을 모았다는 것은 투명안만 있으면 이은지 선수에게 웃어줄 수 있는 그림입니다. 어.. 어어? 이은지 선수. 병력 나가나요?”

“아직 투명안이 없는데요? 어라? 투명안 생산 건물도 아직 없습니다. 이은지!”

“설마, 정말 기계전사 몸빵시켜서 지뢰를 터트리고 돌격하려는 건가요!”


호진이 구상한 전략은 바로 이것. 이은지가 투명안을 뽑게 되면 이은지라면 빌드가 꼬일 수 있다. 차라리 이은지가 병력을 짜임새 있게 뽑게 만든 뒤, 압도적인 병력으로 밀어붙이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지뢰가 아무리 좀 깔려있더라도 기계전사 몇기를 던져 몸으로 제거한 뒤에 전투를 벌이면 승리를 바라볼 수도 있다. 덤으로 기계전사가 적의 탱크에 붙이면서 지뢰와 같이 더블 KO로 폭사하면 더 좋다. 호진은 이은지의 상황을 고려해서 정말 최적의 전략을 짜 내기는 했다. 그리고 이은지도 지금까지는 연습한 대로 잘 해 왔다.


하지만...


호진이 간과한 문제는 데이터가 모든 것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것이었다.

데이터상 인간 종족이 그 타이밍에 탱크와 오토바이를 적정 비율로 뽑는 것은 맞았고, 전투에서 기계전사가 비벼서 승리를 얻어내는 경우도 많았다. 승아가 이전까지 했던 경기를 봐도 승아는 이은지와 같은 초중반을 노리는 유저라면 적절히 유닛을 조합해 뽑아 방어해서 완벽한 승리를 노리기 때문에 통하리라 계산했던 호진의 전략.


그렇지만 승아는 호진의 예상에서와 달리 오토바이만 뽑았고, 그 수도 호진의 예상을 벗어났고, 타이밍도 조금 더 빠른데다가 앞마당도 있었다. 그리고..


“이은지, 앞마당을 나와 센터로 계속 전진합니다!”

“기계전사 몇기씩 먼저 앞으로 가서 몸으로 투척지뢰를 제거시키고 계속 전진합니다!!”

“아! 추가병력이!!”

“윤승아의 오토바이가 투척지뢰를 다 쓴 것이 아니었군요! 이은지의 병력이 추가되는 타이밍에, 센터에 투척지뢰를 한무더기 더 박습니다! 뒷길 봉쇄!!”

“이은지, 아직 모르나요! 계속 전진합니다!!”


이은지의 병력이 몸을 던져 타이밍 러쉬를 거는 동안, 승아는 계속 뽑아둔 오토바이의 일부가 센터 한구석에 있다가 이은지의 병력이 지나간 다음에 투척지뢰를 더 깔았다. 이은지의 추가 병력이 달려오면 그 지뢰에 맞아 죽게 될 터였다.


그리고 승아는 그 지뢰를 박은 오토바이를 바로 이은지의 앞마당에 들어가게 해서 일꾼을 잡아내기 시작했다.


“윤승아! 오토바이 난입! 이은지의 앞마당에 오토바이 난입합니다!”


표펑. 표펑. 표푱.


이은지의 앞마당에서 자원을 캐던 일꾼은 승아의 오토바이에 당하고 있었는데 이은지는 그것을 모르는지 아니면 한방 싸움만 이기면 된다고 생각하는지 일꾼을 빼지 않았다. 승아는 들어간 오토바이들로 일꾼을 좀 잡다가 오토바이로 본진 난입을 시도했다. 본진난입을 시도하던 오토바이는 이은지의 본진에서 나오던 아크와 만났고, 언덕을 막 내려가는 본진입구에서 둘은 마주쳤다.


- 좋아. 홀드.


“아! 윤승아, 오토바이로 내려오는 길을 길막하고 있습니다!”

“이은지, 아크가 우왕좌왕! 다시 뒤로 빠집니다.”

“이은지 선수, 저걸 봐야죠! 랠리 포인트를 앞마당이나 센터로 찍은 것 같은데, 입구가 오토바이로 막혀서 내려가지 못하고 다시 뒤로 게걸음질 칩니다!”

“이은지 선수, 오토바이가 체력도 약하니 그냥 공격을 하면 되는데요! 모르나요!”

“이은지 선수, 센터의 병력에 집중하는 것 같습니다! 피해를 좀 입기는 했지만 윤승아 선수의 앞마당에 난입 직전입니다! 아직 병력 많아요!”

“윤승아 선수는 앞마당에 오토바이 약간 대기중!”

“정면 싸움은 힘들까요!”

“윤승아, 앞마당 띄웁니다!”

“왜죠? 아직 피해도 받지 않았는데요!”


이은지의 병력이 센터와 앞마당을 연결하는 2개의 다리 앞에 집결하자, 승아는 앞마당 사령부를 공중에 띄웠다. 아직 피해를 받지 않았는데도 사령부를 띄운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리고 그 사령부는 조금 앞으로 가서 다리를 넘어 이은지의 병력쪽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 이은지의 공격도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은지! 공격 들어갑니다!!”

“윤승아는 일꾼과 오토바이만 있는 상황!”

“윤승아, 오토바이는 충분하지만 아크와 상성이 좋지 않습니다!”

“이은지 선수는 병력은 많지만 투척지뢰를 조심해야 하는 상황!!”

“아.. 아!!!”

“아아아아아!!!!!!”


퍼펑!


펑!


짧은 순간이었다. 이은지의 아크와 기계전사가 잘 조합된 병력이 승아의 앞마당에 들어온 것은. 이은지는 이 한방을 위해서 병력을 모았고 그 한방을 위해 기계전사를 던져가며 길을 뚫었다. 그리고 피해를 입었어도 지뢰를 제법 제거하면서 많은 병력을 승아의 앞마당에 돌입시키는 데에는 성공했다. 아니, 그렇게 보였다.


그런데 그 짧은 순간, 이은지의 기계전사만이 안으로 들어갔고, 이은지의 아크는 다리에서 한마리도 건너오지 못하고 있었다. 이은지의 아크는 앞마당에서 앞으로 둥둥 떠서 전진하던 승아의 사령부를 공격하고 있었다.


어택땅을 찍은 이은지의 단점이라면 먼저 보이는 상대의 건물이나 유닛을 공격한다는 점인데, 이걸 승아가 이용한 것이었다. 이은지에게 사실 이런 컨트롤은 필요 없었을지도 모르지만, 어쨌거나 아크가 거기에 잠시 공격을 하는 사이 승아는 입으로만 할 수 있다는 컨트롤을 해 냈다.


앞마당에 대기하던 오토바이로 들어오는 기계전사를 끌어들여 공격하면서, 일부는 기계전사가 들어오는 길에 투척지뢰 매설을 했다. 그리고 운명의 목적지의 언덕위 소량의 미네랄을 제거하면 갈 수 있는 뒷길을 따라 그 새 본진에서 나온 오토바이를 돌려서 내보냈다. 그 오토바이는 아크가 앞마당 사령부를 칠 때 바로 옆에 접근해서 투척지뢰를 박았으며, 그 투척지뢰는 아크가 잠시 사령부를 치는 타이밍 이후 바로 발동했다.


그리고 당연히 펑.


앞마당에 모인 기계전사는 투척지뢰에도 죽고, 오토바이에도 죽었으며, 뒤에 있는 아크는 순식간에 전멸. 이은지가 돌입한 뒤 강력해 보였던 양의 병력은 마치 핵이라도 맞은 것 마냥 펑 하고 순식간에 녹아내렸다.


승아의 오토바이도 주변에서 지뢰 폭발에 같이 휘말려 터진 경우도 있었지만, 애초에 오토바이는 가격도 싸서 양도 많이 뽑혀 있었다. 게다가 승아는 오토바이만 주력으로 뽑아댔으니 양이 엄청 많았다. 앞마당에서 같이 터지고 폭사하고도 본진에 있는 오토바이가 아직 많았다. 그리고 센터를 거쳐 아직도 길막을 하고 있는 오토바이 또한 있었다. 이은지의 앞마당 일꾼은 초토화 되었고, 병력은 본진에서 우왕좌왕하는 아크들 밖에 없는 상황.


승부가 순식간에 갈리게 된 것이었다.


- 와. 저 컨이 돼?

- 방금 봤어?

- 아니. 너무 순식간이라 못봤어. 뭐지? 센터에 언제 오토바이 또 돌려놨어?

- 뒷길 뚫어서 돌렸잖아. 아.. 근데 이은지도 나름 회심의 한방인데.. 너무 타격이 크다. 이건 끝났어.

- 어. 이건 아이스크림처럼 녹은것도 아냐. 그냥 아이스크림 통 땅바닥에 던진거지.. 완전히 녹았다. 파란 케첩이야 케첩..

- 와.. 근데 방금 윤승아 그렇게 잘 잡았지만 같이 폭사한 오토바이도 많은데 저 물량 봐. 오토바이가 2부대도 넘는거 같아.

- 저거 뿐이냐? 이제서야 이은지 입구 막았던 오토바이 제거하는데.. 이미 늦었다. 윤승아 병력이 너무 많아.

- 그리고 앞마당 사령부 깬것도 아님. 윤승아 다시 앞마당에 사령부 수리하고 내렸어.

- 일꾼도 병력도 없네. 끝났네.


관객들이 말하듯, 이은지와 승아의 경기는 그걸로 끝났다. 호진이 아무리 분석해도, 이은지가 아무리 그걸 잘 따라간다 할지라도 승아는 승아. 승아는 어떤 전략에도 맞춰갈 수 있는 실력이 있었고, 그런 실력을 가진 승아에게 빌드를 읽히게 되면 이렇게 허무하게 질 수밖에 없었다.


이은지를 이긴 승아는 당연히 이길 사람에게 이겼다는 듯 평소처럼 무표정한 얼굴이었고 바로 자리를 떴지만, 이은지는 분노해서 자리를 바로 뜨지 못했다.


- 또 졌어! 아유.. 분해! 오빠 전략은 완벽했는데. 왜 졌지?


이은지는 우주전쟁은 완벽한 전략이 없다는 것도, 그리고 호진의 데이터로 가늠할 수 없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그리고 정찰의 중요성과 유닛의 상성과 공격 타이밍, 그리고 공격을 위한 필수 유닛도 몰랐다.


기본적인 이해가 없이 따라만 하는 현재의 상황이라면 계속해서 같은일이 벌어지겠지만, 이은지는 아직 그것은 모른채 속으로 분한 마음을 삼킬 뿐이었다.


2:1. 객관적인 전력에서 불리하다고 생각했던 XK 마르스가 승아의 승리로 한발 앞서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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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9 두 여성 게이머의 대결 (1) +1 18.01.17 503 17 18쪽
448 동운이 없는 새 시즌을 보내는 XK 마르스 18.01.15 480 16 16쪽
447 승아 복귀 18.01.14 506 18 14쪽
446 승아 vs 아론 (2) +3 18.01.12 496 17 13쪽
445 승아 vs 아론 (1) 18.01.10 511 18 14쪽
444 승아의 노래 (3) +1 18.01.08 507 18 13쪽
443 승아의 노래 (2) +1 18.01.07 489 14 8쪽
442 승아의 노래 (1) +7 18.01.05 487 18 14쪽
441 아론 (3) +1 18.01.03 491 1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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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8 최상욱의 분노 +2 17.12.27 520 17 14쪽
437 군대 그리고 방송 +2 17.12.25 541 14 14쪽
436 군대 +2 17.12.24 787 15 11쪽
435 서원재 (6) +1 17.12.22 487 1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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