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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태] 의 서재입니다.

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게임

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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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597,240

작성
18.01.03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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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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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글자
10쪽

아론 (3)

DUMMY

아론이 당황할 일들은 곧 들어온 문유석 감독과의 인사 후에도 계속 이어졌다.


“그러니까.. 아론이가.. 보자.. 실력이 어느정도 된다고? 우주전쟁은 해 봤어?”

“하하.. 넵!”

“오.. 어느정도 하는데?”

“네! 좀 합니다!”

“그래? 일단 그럼.. 용갑이! 용갑이 해봐!”

“네!”


그리고 이어진 아론과 용갑의 경기.


무난하게 잊혀진 사원에서 시작한 경기는 압도적으로... 용갑의 승리였다. 아론은 자신의 말과 같이 좀 할줄 아는게 아니라 못했다.


아론은 생더블을 뜨는 용갑을 상대로 본진 플레이를 했음에도 병력이 적었다. 아니, 병력을 뽑을 줄도 몰랐다. 그냥 우주전쟁을 안해본 것 같았다. 정말 못했다. 어택땅조차 키보드로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으니 오죽하랴.


단판이지만 실력의 격차가 너무 났다. 마치 승아가 아마추어들을 상대로 농락하는 느낌이었다. 문감독이 보기에는 아론은 아예 게임을 할 줄 모르는 것 같아보일 정도였다.


문감독은 잠시 카메라를 꺼 달라고 한 뒤 아론에게 물었다.


“아론아.”

“네?”

“우주전쟁 해 봤어?”

“그럼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게임인데요. 하하.”

“......아니, 진짜로.”

“하하.. 해보긴 해봤는데요. 제가 좀 못하나요?”

“음.. 좀 그렇다?”

“하하... 열심히 하겠습니다!”


아론은 계속 웃어넘기려 해 보았지만, 문유석 감독도 아무리 바지감독이라도 우주전쟁을 보아오면서 보는 눈은 꽤 생긴 상황. 이미 아론의 실력이 대충은 보이는 상황이었다. 지금 2군 연습실에 있는 연습생들보다 못한 실력을 가진 아론. 이런 아론을 가지고 방송이 될까 싶었다.


문유석 감독은 한숨을 내쉬고는 PD를 불러낸 뒤 연습실 바로 바깥 복도에서 이야기를 했다. 아론의 심각한 실력에 대해서 말이다.


“아론이, 이대로는 방송 못합니다. 피디님.”

“감독님, 많이 못하나요? 아론씨가?”

“네. 많이. 이건 피씨방에 있는 초등학생이 더 잘할 정돕니다. 어느정도는 좀 실력을 올려야 해요. PD님 구상 의도대로라면 어느정도는 해야 하는데... 이건 걸그룹 데려다 놔도 이정도는 할 겁니다.”

“하아....”


김PD도 한숨을 내쉬었다. 기껏 좋은 아이디어로 방송을 실행했는데, 아론의 실력이 이정도라면 방송을 한다고 해도 평이 안 좋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최대한 게임 내용을 안 보이게 편집하면 어떨까요?”

“뭐. 저는 상관없습니다만.. 아론이가 커리지 매치 통과까지 해서 준프로 따는게 방송프로그램 목표라면서요?”

“그렇죠.”

“그럼 아론의 실력을 좀 더 높여야 합니다. 방송이야 편집을 피디님이 알아서 하시겠지만, 커리지 매치 통과는 결과가 통과 아니면 탈락으로 정해져 있지 않습니까? 그걸 통과하려면 이거 가지곤 무조건 1차전 패배입니다. 100% 안돼요.”

“흐음...”


김PD는 문감독의 말을 듣더니 미리 이야기해 둔 그 1:1 코칭을 방송에서 뿐만 아니라 방송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먼저 해 주기를 요청했다. 그렇게 하면 실력이 조금이라도 향상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속성 족집게 과외랄까.


“전에 미리 말씀드린 1:1 코칭을 아무래도 먼저 가야겠네요. 그걸 해 주실 분은 정해두셨죠?”

“그럼요. 우리 주장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아주 잘 가르칠 겁니다.”

“네. 방송은 제가 편집할테니 일단 그냥 주장 되시는 분이 계속 가르쳐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방송에 게임 내용 내보낼 때 그럼 일반인들이 보기에 좀 잘한다 싶을 정도? 못하지는 않다 싶을 정도의화면이 나오게끔 편집할 때 감독님께서 조언을 좀 주셨으면 합니다.”

“아. 네. 그런데 저도 게임을 직접 하는건 아니니 아론을 가르치는 저희 주장한테 물어보시면 될 듯 하네요.”

“네. 손동운 선수죠?”

“아뇨. 최상욱 선수입니다. 동운이 군대 갑니다.”

“아. 그랬죠. 손동운 선수가 군대를 가니 최상욱 선수가.. 네? 누구요?”

“상욱이요.”

“네.. 아.. 하하. 최상욱 선수요.. 하하..”


김PD도 최상욱을 직접 보고서 조금 위축된 감이 있었기에 아론을 가르치는 사람이 최상욱이라는 것에 당황했다. 손동운인줄 알고 1:1 코칭이 가능한 것으로 방송스토리를 잡았는데 말이다.


- 후.. 저 외모로 방송하면 좀 그렇지 않을까.. 아쉬운대로 옷만 좀 긴팔 입으라고 해서 방송해야겠네.


김PD의 당황스러움도 당황스러움이지만, 아론의 당황스러움에 비교될 것은 아니었다.


“네? 1:1 과외요? 어느분한테?”

“아. 아론이. 우리 주장이 가르쳐 줄거야. 우리 주장이 이번 개인리그 4강에도 들었어. 잘하는 선수야. 잘 가르칠거라고.”

“네! 어느 분입니까! 열심히 배우겠습니다!”

“응. 이 분. 상욱아!”

“네. 감독님.”


문감독은 게임을 하고 있는 상욱을 불렀고, 상욱은 자리에서 일어나 뒤를 돌아서 아론과 문유석 감독을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상욱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아론의 얼굴은 웃음기가 점점 사라지고 있었다.


- 설마? 서.. 설마?


“어. 상욱아. 여기 아론이 1:1 코칭을 네가 좀 해줘라. 알았지?”

“하.. 네.”


상욱은 불만이 좀 있었지만 이미 문감독과 이야기된 바이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우주전쟁을 가르쳐 주기 위해 일어났다. 게임은 물론 그 외에도 방송 카메라가 있는 동안 이 남자 보이그룹 연예인을 데리고 다니는 것으로 이미 상욱과는 이야기가 되어 있었다.


“상욱아. 여기 아론이다. 알지? 아론아. 인사해. 우리 주장이다. 최상욱.”

“주.. 주장이요? 기도가 아니구요?”


기도 소리를 듣자 상욱의 눈가가 미세하게 찡그려졌다. 아론은 보기 전부터도 상욱의 마음에 들지 않더니, 첫 만남부터도 기분이 좋지 않은 놈으로 상욱에게 첫 낙인을 찍히고 말았다.


“우리 상욱이가 아론이 잘 가르쳐 줄 거야. 아론이 잘 배우고.”

“아. 하하. 네. 아니 근데 정말로 이분이?”

“네. 여기 최상욱씨가 XK 마르스 팀 주장입니다.”

“리얼리? 정말로? 혼또니?”


고릴라 앞의 임팔라가 이런 기분일까. 그렇게까지 거대한 상욱은 아님에도 아론의 눈앞에는 상욱이 엄청 커 보였다. 촬영은 바로 재개되었고, 상욱은 손을 내밀어 아론에게 악수를 청했다.


“잘 해보자.”

“그.. 아.. 네.”


아론은 손을 뻗으며 자신도 모르게 허리를 굽혔다. 미리 이야기된 바가 없음에도 상욱은 아론에게 말을 놓았고, 아론은 자연스레 말을 높였다. 아론의 꾸며낸 미소도 상욱 앞에서는 굳은 얼굴 아래서 떠오르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어디 나이트 기도로만 보였던 상욱이 자신을 가르쳐 줄 사람이라니. 그것도 주장이라니!


1:1로 방송 프로그램 할 때마다 붙어다닐 뿐 아니라, 카메라가 없는 동안에도 게임을 봐 줄 사람이 바로 저 눈앞의 저 문신남... 저게 어디가 게이머란 말인가. 그냥 깡패지.


아론의 고생은 이제 시작이었다.


***


방송에서도 웃는다고 웃었지만 상욱이 부근에 오면 절로 긴장하는 모습의 아론이었다. 그나마 카메라가 켜져 있는 동안에는 최대한 웃으면서 다른 게이머들과 잡담을 나누고 대화를 할 수도 있었지만, 카메라가 꺼져있는 동안에는 아니었다.


“마우스로만 하지 말고, 다 클릭해서 부대 지정을 한 다음에는 공격을 간다. 오케이?”

“네. 네! 근데 부대지정은 어떻게..”


“야. 이제 알았지? 컨트롤 4 누르라고.”

“어? 꺼졌는데요.”

“얌마! 알트 F4말고 컨트롤이랑 그냥 4!!”


“야. A를 누르라고.”

“예.. 예옛!!”

“손가락이 없냐? 앙? 눈이 삐었어? 씨발. 야!”

“예!!”

“입은 뚤려가지고 말은 잘하네. 얌마. 씨발 사람이 대가리에 든게 아무리 없어도 열번 이야기하면 알아 들어야지. 아오.. 씨발.”


“상욱형. 그.. 초보니까..”

“야. 학도야. 생각해봐라. 이 새끼가 아무리 초보지만.. 어택땅을 왜 못해 어택땅을!! 아오...”

“하하.. 그.. 형. 그래도 사람이 앞에 있는데.”

“왜. 씨발. 니가 가르칠래?”

“아.. 아뇨. 하하. 상욱형. 화이팅. 아론형. 잘 배우세요.”


방송카메라가 철수하고 생활 카메라가 돌아가지만, 상욱은 나중에 방송에 쓸 건 알아서 건지라는 듯이 막말을 퍼부었다. 그도 그럴 것이 기본도 모르는 새끼가 와서 게임 방송을 한다고 하니 속이 터질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기에게 걸음마부터 가르치는 기분이었다. 근데 말귀도 처먹지 못하는 그런 미운 아기.


상욱이 화를 내는 것을 학도가 옆에서 보다 말려보았지만 이미 군대 고문관을 보는 듯한 녀석을 보고 화가 턱밑까지 차오른 상욱을 제지하지는 못했다.


아니, 그래도 우주전쟁 좀 해봤다는 놈이 마우스로만 게임을 하는데다가 단축키도 하나도 모르는지라 오히려 안좋은 습관만 붙어있었다.


습관이야 어쨌거나 게임을 잘하면 모르겠는데, 너무도 못하고 있었다. 그러자니 처음부터 다 교정해 주어야 했다. 상욱은 화를 내고, 아론은 긴장해서 쫄아있는 상태로 계속 아무도 말리지 못하는 스파르타 훈련이 계속되어 가고 있었다.



***


같은 시간, 아론의 기획사 건물 앞.

승아가 탄 차가 건물 앞에 섰고. 승합차의 문이 열렸다.


드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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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9 두 여성 게이머의 대결 (1) +1 18.01.17 503 17 18쪽
448 동운이 없는 새 시즌을 보내는 XK 마르스 18.01.15 480 16 16쪽
447 승아 복귀 18.01.14 505 18 14쪽
446 승아 vs 아론 (2) +3 18.01.12 496 17 13쪽
445 승아 vs 아론 (1) 18.01.10 511 18 14쪽
444 승아의 노래 (3) +1 18.01.08 507 18 13쪽
443 승아의 노래 (2) +1 18.01.07 488 14 8쪽
442 승아의 노래 (1) +7 18.01.05 486 18 14쪽
» 아론 (3) +1 18.01.03 491 18 10쪽
440 아론 (2) +2 18.01.01 473 18 13쪽
439 아론 (1) +1 17.12.29 486 16 12쪽
438 최상욱의 분노 +2 17.12.27 519 17 14쪽
437 군대 그리고 방송 +2 17.12.25 540 14 14쪽
436 군대 +2 17.12.24 787 15 11쪽
435 서원재 (6) +1 17.12.22 486 1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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