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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percraft 님의 서재입니다.

난 당하고는 못 살아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papercraft
작품등록일 :
2021.05.17 12:01
최근연재일 :
2021.10.06 12:49
연재수 :
1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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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6,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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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0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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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6. 문 열어 [2]

DUMMY

기사와 병사들, 심지어 탐지 마법사들까지 동원했어도 실패한 강도들과 산적들의 근거지를 찾아 박살내야 한다.

그것도 48시간 안에.

이런 일을 하려면 충분한 탐문조사와 사전 정보를 습득해야 하지만, 일우가 웰즈를 통해 들은 정보는 올베린의 기사들이 2주간 헛고생만 했을 정도로 꼭꼭 숨었다는 것 밖에 없다.


“부스팅 임플란트가 좋긴 좋아. 막 쓸 수 없으니 문제지.”


하지만 일우는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듯 다른 일을 떠올렸다. 바로 기사 웰즈를 상대할 당시에 썼던 CIS의 기능이었다.

부스팅 임플란트. CIS의 캐릭터 강화 시스템 중 하나로, 순간적으로 플레이어의 능력치 중 일부를 강화하는 기능이다.

첫 등장 후 밸런스 파괴라는 여론 덕에 능력 총합치에서 특정 부분을 강화하면 다른 부분에 패널티는 먹이는 방식으로 변경했는데, 조금 전은 속도를 극단적으로 끌어올리는 대신 공격력을 대폭 깎는 패널티를 적용했다.

효과는 확실하지만, 이걸 마냥 쓸 수는 없었다.


“한계시간은 얼마까지 나와?”

[신경계 과부하 한계치 도달치까지 활성 가능 시간, 5.3초. 쿨타임, 385분.]

“망할, 1초에 70분씩 쿨타임이 먹여지면 제대로 못 쓰는데.”


순간적인 전황 뒤집기가 가능하기에 CIS에선 신경계 과부하라는 설정을 붙였고, 최상위 플레이어일수록 변동폭이 어마어마했기에 그만한 패널티를 붙였다.

초보자였다면 10분동안 유지할 수 있는데다 최대 쿨타임 1시간 정도로 적용되지만, 일우의 기준으론 겨우 5초 쓰고 7시간은 넘게 봉인된다.

필요할 때마다 쓸 수 있지 못하니, 이걸로 힘 조절을 하는 건 무리였다.


“뭐, 수단은 그거 말고도 많으니 지금은 그걸 시험해본다는 생각으로 가자고. 힘 조절.”

[확인. 전투 주 목표. 적대적 대상 말살 및 근거지 파괴. 보조 목표, 위력 조정 시험.]

“슬슬 남들 눈에 안 띌 거리니까 시작해보자고. 리콘 날려.”

[UAV 리콘 스탠 바이.]


충분히 국경 검문소와 멀어졌다고 판단한 일우는 스카웃을 이용해 무인정찰기를 소환했다.

근거리 탐색용 스캔과 달리 허공에 장기간 체류하며 지역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해주는 기능을 하는데, PvP시 상대방에게 격추당할 수도 있기에 각종 은폐용 세팅도 갖춰져 있다.

덕분에 UAV는 거의 바람소리에 가까울 정도로 조용하게 날아올랐다.


[UAV 리콘 포인트 갱신. 세부 정보 갱신 중.]

“마을, 마을, 이것도 마을, 마을······.”


일우의 눈앞에 실시간으로 전송된 지역 지도에는 근방의 마을 위치가 하나씩 드러났다. 하지만 계속해서 마을만 나타났고, 그 외 이정표로 삼을만한 지형 정도가 드러났다.

더 이상의 추가 갱신이 없자 일우는 머리를 긁적인 뒤, 밝혀진 포인트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마을에 사람은? 거기서 한번 물어볼까.”

[열영상 카메라에 감지된 반응, 없음.]

“주변에서 날뛰는 놈들이 한 명도 안 남기고 싹 쓸어갔거나······ 피난이라도 간 건가.”

[인적 교류망 기반 기록 조회 중······ ‘이델 관문’ 근방의 민간인 거주지 관련 정보, 3.]

“재생해.”

[기록 재생 개시.]


관측 정보로 단서를 못 찾으면 주변에서 수집한 소문을 통해 상황을 파악하는 게 다음 순서다.

다행스럽게도 관문에 있던 사람들은 하나하나 좋은 정보 출처가 되었고, 그 중에 이 근방 마을에 대한 정보도 제공해주었다.


[촌장님 만나면 일단 대접부터 푸짐하게 받을 테다. 괜히 들른다고 돌아왔는데 이렇게 국경에서······.]

“제껴.”

[그러니까 엑실의 조카가 이 근처 마을에 사는데, 작년에 필로가 그 애한테 쏙 반해서······.]

“······쓰읍, 다음.”


하지만 정보라고 모두 쓸 만한 건 아니고, 상황에 따라선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일도 있다.

세 건 중 두 건이 쓸모없다고 생각한 일우는 짧게 한숨을 내쉰 뒤 마지막 정보를 확인했다.


[에이, 조졌어. 기사까지 왔는데 변한게 없으면 이 길로는 한동안 안와야겠어.]

[그래도 안전하잖아요? 상대적으로]

[안전? 안저어언? 마을 주민들이 싹 사라졌는데 안저어언?]


이번 건도 불평만 늘여놓는 쓰레기 정보라고 생각한 일우는 재생을 멈추라고 말하려 했다.

하지만 이어진 내용은 매우 쓸만한 내용이었다.


[내가 마을 주민 싹 사라진 거 확인한 게 두 달은 됐다고. 한 달 전에 기사가 내려와서 다 들쑤셨는데 그건 아무도 몰라! 왜 사라졌는지, 누가 데려간 건지, 어디로 끌려갔는지 전부!]

[히익······!]

[모올라아, 막 사교도 집단이나 미친 마법사한테 잡혀갔거나 했을지, 그냥 강도 놈들이 싹 쓸어갔는지 모른다고.]

[아니 근데 왜 여기로 왔어요?]

[니가 오자고 지랄을 했잖아! 그리고 기사를 보내 해결한다는 말 들었을 땐 해결됐을 거라고 생각도 했고! 근데 정작 여기 와서 보고 들으니 변한 게 하나도 없잖아!]


행상인들이 말한 내용을 차분하게 들은 뒤, 일우는 턱을 쓰다듬었다.

2달 전부터 마을이 텅 비어버렸고, 그걸 확인한 올베린 왕국 측에서 대대적으로 수색에 들어간 것이다.


“국왕이 빡쳐서 죄다 대가리 박으라고 할 만 했네. 그나저나 기록 남긴 놈 누구야?”

[아이템 발루, 행상인. 해당 정보 신뢰도, 매우 높음.]

“행상인이면 직접 봤을테니 신뢰성은 확보되었고, 사건은 최소 두 달 전부터 조짐이 보였다 그거네······.”


마을 사람들이 단체로 실종되었고 도적이 들끓기 시작했지만 지상에서 근거지의 흔적을 찾을 순 없다.

한참 그 상황에 집중하던 일우는 지형을 천천히 살펴보았고, 뭔가 이상한 점을 깨달았다.


“지형 정보랑 이 동네 문화 기록 세부검색 해봐. 키워드는 ‘지하 동굴’, ‘동굴’. ‘우물’······ 혹시 모르니 ‘세노테’.”

[‘이델린’ 지방 관련 정보 검색 중······ 완료. 검색 결과, 1,326건]

“2차검색. 키워드는 ‘피난처’,‘가뭄’.”


스카웃에게 지시를 내린 일우는 자신이 떠올린 생각을 천천히 중얼거렸다.


“유카탄 반도 쪽에 그런 게 있어. 마야 문명부터 써먹었고, 지금은 멕시코 쪽 관광지로 매우 잘 써먹고 있는 지하 샘이지.”

[검색 완료. 검색 결과, 89건.]

“······그리고 여기도 그런 게 있구만. 좋아, 이러면 조금씩 말이 되네. 마을들이 수원지도 없는데 잘도 생겨난 이유가 따로 있는 게 아냐.”


일우가 이상하게 생각한 건, 수원지가 지표상으로 보이지 않는 지역에 의외로 마을이 많다는 것이었다.

노출된 수원지가 아니면 보통 지하수를 쓰는데, 그 지하수를 확보하는 공간이 크고 넓다면 은신처로 쓸 수도 있다.


“문제는 기사단도 못 찾은 그런 지형 어딘가에 콕 박혀있는 것들을 찾는 건데······.”

[UAV 정보 업데이트. 민간인 거주구역 지대 지형 특이사항 감지.]

“······발상의 전환으로 텅 비었다고 판단한 마을 근처 지하에 콕 박혀있을 수도 있겠지. 여기네.”


일우의 의도를 파악하기라도 한 듯 스카웃은 UAV를 이용해 마을 근처에 있을 수원지를 조사했고, 마침 일우가 서 있는 위치와 그리 멀지도 않았다.

평범한 걸음으로 길을 따라 몇 시간은 걸리는 거리지만, 어차피 일우는 직선으로 죽 내달렸기에 얼마 걸리지 않았다.

마을 어귀에 들어선 일우는 UAV가 확인한 지하 수원지로 들어서는 입구 쪽을 바라보았다.

이물질이나 물을 오염시키려는 외부 침입자를 막기 위해 둑을 빙 두른 형태였고, 둑을 넘어 아래로 내려가는 길에는 거대한 나무 문도 있었다.

굳이 넘어가서 확인하지 않는 이상 안에 사람이 숨어있더라도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좋아, 내 예상대로야. 여기가 강도인지 도적인지 강도 겸 도적인지 하는 것들이 콕 박힌 곳이야. 기사들은 전부 텅 빈 마을이라는 말만 듣고 여기 오지도 않았을 거고.”


기사단이 방심했으리라고 여긴 일우는 그렇게 이죽대며 지하 수원지 쪽으로 다가섰다.

하지만 그런 판단은 일우가 둑을 넘어서는 순간 변했다.


[경고! 해킹 시도 감지! 1차 방화벽 대응 중!]

“뭐? 해킹?”


CIS에서 해킹은 최상급 디버프로 분류된다. EMP가 일시적 무력화라면 해킹은 장시간 영향을 끼치고 효과도 가지각색이다.

표시되는 수치를 교란하고 아군 식별이 불가능해져 오인사격이 가능해지기도 하고, 심지어 자기가 피해를 입는지조차 확인도 못하게 만든다.

물론 그런 최상급 디버프기에 숙련된 플레이어들은 대책을 강하게 세워놓고, 아예 해킹 대응 전문 세팅까지 갖춰놓고 있다. 그렇기에 실제 CIS에서 해킹을 주로 쓰는 플레이어는 찾아보기 힘들다.

문제는 그건 CIS의 이야기고, 여긴 CIS가 아닌데 해킹 반응이 감지되었다는 것이다.


[해킹 역추적 개시. 해킹 패턴 분석 완료. 마학 기반 구조의 인간 심리변동형. 방화벽 능동대응 전환. 발신지 추적 중.]

“마학 기반 구조면······ 마법? 해킹에 대응되는 이쪽 동네 기술은 뭐가 있······ 아.”


스카웃이 해킹 대응 상태로 전환되는 도중, 일우는 해킹이라는 개념이 있지도 않는 세계에서 왜 이런 반응이 나오나 고민했다.

하지만 고민은 길지 않았다.


“최면이겠네. 사람 마음 뜯어고치는 마법 세계 해킹이면 그거겠네.”

[시스템 안정화. 해킹 대응 완료. 시스템 정밀 진단 중. 정상 작동 확인.]

“일단 리포트.”

[해킹 대응 분석 결과, 불러오는 중.]

“요약본으로.”

[구조, 마법 기반의 알고리즘. 효과, 인간의 정신에 개입하여 혼란 및 판단착오를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 세부 효과에 대해선 더 많은 조사 및 분석이 요구됨.]


안정화된 스카웃이 보여준 분석에서도 일우의 가설에 딱 맞는 결과가 나왔다.

일우는 머리를 긁적인 뒤, 조금 전에 했던 말을 고쳤다.


“기사들이 무능력한 것도 아니고, 대충 본 것도 아니겠네. 이게 최면이면, 있는 것도 없다고 속일 테니까.”

[최면 마법 관련 데이터 로딩 중.]


스카웃을 통해 알게 된 정보에 따르면, 이런 식의 최면마법은 대륙에서 상당히 위험한 분류에 속한다고 한다.

정식 마법사는 결코 배우지 않으며, 허가된 합법적인 마법사가 방어나 보호를 위해 그런 게 있고 대응방법을 익히는 수준에 그치는 정도다.

본격적으로 남에게 써서 뭔가를 하려고 하면, 마법사들의 적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범죄자 취급을 받고 있었다.


“문제는 이게 마법사들 사이에서, 그것도 ‘그냥 이런게 있으니 조심해라’ 수준이다 그거네. 일반인들이나 칼 쓰는 사람들은 있는지조차 모르는 수준이잖아?”

[긍정. 해당 대륙의 강력한 수준의 정보통제로 인한 사전지식 부재. 취약점 노출.]

“······모험가길드 깔리고 널렸는데도?”

[모험가 길드, 던전 및 위험지역에 대한 대응 절차만을 교범지식으로서 전파.]

“씁, 얘네들도 설마 사람이 쓰겠냐는 생각으로 냅뒀구나.”


한창 상황 파악을 하던 와중 일우는 문득 불길한 생각을 떠올렸고, 때맞춰 스카웃이 주변에서 일어난 이상상황을 감지했다.


[알림, 전투지역 내 민간인 신호 감지. 해킹 영향 인원 감지.]

“지금까지 본 정보 때문에 내가 지금 굉장히 안 좋은 생각을 했는데······.”

[사고회로 계산 완료. 해킹을 통한 민간인 무장 상황으로 추정됨.]

“안 좋은 생각이 딱 들어맞네. 아씨.”

-끼기기기긱---쿠웅!


안에서 조작하도록 바꾼 나무 문이 열리며 수원지에 근거지를 둔 도적단이 모습을 드러냈다.

정확히는, 일우가 추측하기론 원래 이 마을의 주민이었을 사람이었다.

모르고 마주했다면 아무런 부담 없이 싸웠겠지만, 저들은 최면의 희생양이 된 민간인이다.


“해킹 분석은? 이거 풀리냐?”

[불가. 해당 조건 상 해제 불가. 추정 해제 조건, 트리거 파괴, 중앙 제어 무력화, 해제 코드 입력.]

“셋 다 당장은 못하니······.”


막나가는 ‘연금술사 우’라는 위장신분을 쓰긴 했지만, 일우는 사건에 휘말린 이들을 아무런 부담 없이 박살낼 정도로 냉혈한 사람은 아니었다.

게다가 일우가 설정한 위장 신분인 ‘연금술사 우’는 이런 상황을 결코 폭력으로 밀어버리지 않는다. 상대방의 수작을 보란듯이 박살내서 비웃어주는 쪽이다.


“쓰으읍, 해킹당했다는 거 몰랐으면 마음대로 했을 텐데 아니까 막하지도 못하겠네.”

[해당 상황을 상정한 대응장비, 존재함.]

“아, 맞다. 콩알탄 있지. 꺼내.”

[주무장 로드, ‘XM6’ 탄종, ‘리얼 빈 백’.]


일우의 손에 CIS서 그가 쓰던 주력무기 중 하나인 ‘XM6’소총이 떡하니 나타났다. 설정상 미군의 차세대 신형 제식소총으로, 6.8mm 무탄피 탄을 쓰는 물건이다. 외형상 거의 직사각형 쇠몽둥이에 가까운, 미래지향적이면서도 멋대가리 없는 물건이었다.

그리고 얼마 전 작업장에 며칠 동안 틀어박혀 있는 사이, 일우는 앞으로의 여정에 대비하며 각종 물품을 제작하면서 지금 제록이 팔아먹기 시작한 각종 자재를 찍어냈다.

그 과정에서 탄생한 것이 바로, 진짜 콩알로 된 탄환이었다.


-철컥!

“오랜만에 방아쇠 당겨보네. 음, 그리운 감각.”


CIS에서 일우는 이 멋대가리 없는 쇠몽둥이를 잘 쓰지 않았다. 성능은 괜찮고 무탄피 소총이라 은폐와 추적 회피에 유리했지만, 보다시피 정말 멋대가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선 이 멋대가리 없는 디자인과 무탄피는 강점이 된다.


“이거 나가지도 않았는데 먹잇감이 제발로 들어왔구만!”

“우리 위치를 어떻게 알게 된 건지는 모르지만 살려보낼 순 없지. 죽어랏!”


도적단으로 철저하게 세뇌된 마을주민들은 도적다운 말을 하며 일우를 향해 달려들며 무기를 휘둘렀다.

그리고 일우는 빙긋 웃으며 총구를 겨누었다.


-투드득---! 퍼컥!


인체에 무해한 말랑말랑한 콩알이 충격 에너지를 고스란히 사람 몸통에 꽂아 넣었고, 막 뛰어오르며 칼을 내려치던 상대의 몸을 반대편으로 날려버렸다.


-풍덩---!

“뭐, 뭐뭐뭐뭐······뭐야?”


수원지 한가운데로 누군가가 빠지는 소리가 났고, 막 일우를 덮치려던 이들은 순간 멈칫했다.

수원지가 오염되지 않을까 하는 쓸데없는 걱정이 아니라, 눈앞에서 벌어진 희한한 광경에 얼어붙은 것이다.

그리고 지금부터는 ‘연금술사 우’의 시간이다.


“축하한다, 친구들. 여러분들은 지상 최고의 연금술사 님께서 며칠 전에 막 만든 따끈따끈한 신제품을 체험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

“뭐?”

“이 멋진 쇠몽둥이에선 여기 이웃 동네에서 직접 재배한 콩으로 만든 콩알이 발사된다. 보다시피 인체에 무해하고 천연 제품이고, 어······ 껍질도 안 남아.”


능청스럽게 자신의 ‘새로운 발명품’을 선보인 일우는 히죽 웃었고, 그 사이에서 용케 정신을 차린 누군가가 방심한 것 같은 일우를 향해 달려들었다.


“이, 이익······!”

-투드드득-- 푸걱!

“아 참, 그건 말 안했네. 이거 끝내주게 아파. 죽고 싶을 정도로. 하지만 걱정 마. 난 천재고, 내가 만든 건 아무런 결함이 없다고 보장하고, 따라서 너희들은 절대 안 죽으니까.”


친절하게 말했지만, ‘너희들이 진짜 죽고싶을 만큼 아프게 만들어 줄거다’라는 협박이었다.

그 뜻을 제대로 이해한, 혹은 반쯤 이해한, 심지어 거의 이해하지 못한 이들은 눈앞에 나타난 이가 보통 인물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두려움과 공포가 스멀스멀 솟아올랐지만, 평범한 마을주민이었을 그들은 지금 도적단의 정신을 갖고 있다.

그리고 도적단은 보통 무모하기 짝이 없는 자들이다.


“뭐······ 뭐해, 새끼들아! 동시에 덮쳐!”

“씨발! 책이나 읽는 말라깽이가 아가리 털긴!”

“다져주마 새끼야!”


도적단들의 교양이자 소양인 험한 소리를 내뱉는 이들 사이에는 정말 순박한 아낙네였을 이들도 간간이 보였다.

그걸 본 일우는 혀를 찼다.


“거 참 여편네가 집에서 빨래나 할 것이지 뭔 놈의 도적질이야?”

“개새끼! 넌 내가 눈깔을 뽑아버릴테다! 날 무시해?!”

-투득—퍽!

“아악! 썅! 내 눈!”

“주접떨지마. 난 정확하게 눈에서 살짝 위쪽을 쳤다고. 정말 눈에 맞았으면 눈알 터졌을지도 몰라. 아, 맞다! 인체에 무해하다고 했는데 이러면 결함이 들키잖아!”


능청스럽게 그 말을 한 일우는 고개를 내저었고, 보통이 아닌 자가 나타났다는 생각에 도적단의 정신을 가진 이들은 저도 모르게 주저했다.


“뭐, 언제나 발전은 실패와 오류를 딛고 일어서는 법이지. 자, 그러면 여러분들?”

“이, 이이······ 썅.”

”체험해보고 후기는 신음으로 답해주세요. 불만사항은 안 들을 거야.”


그 말을 시작으로 일우의 소총이 불을 뿜었다.


작가의말

최면에 약한 공주기사가 나온다는 것,

그 말은 최면이 나온다는 겁니다.


지금 상인이 갑부가 될 것 같은 재고는 며칠 동안 처박혀서 저 실험하는 와중에 생긴 부산물입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그 사이 계속 뭔가를 찍어냈죠.

그리고 저 ‘부스팅 임플란트’는 활성시간이랑 쿨타임에 따라 뉴비와 고인물의 차이가 확 나는데... 예, 주인공은 개썩은물이라서 저럽니다.


아무튼 다음화에 공주기사는 나올것인가! 과연 예쁠것인가!

예? ‘예쁘냐’가 왜 나오냐구요? 왜요, 공주가 맨날 예쁘라는 법 있습니까. 난 공주기사가 나온다고 했지 ‘아리따운 미모의 공주기사’라는 말은 단 한 마디도 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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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7. 공짜로 베푸는 고기는 없다 [2] +5 21.06.03 3,573 90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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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6. 문 열어 [3] +8 21.06.01 3,915 113 24쪽
» 6. 문 열어 [2] +6 21.06.01 4,009 109 17쪽
25 6. 문 열어 [1] +5 21.05.31 4,391 91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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