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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percraft 님의 서재입니다.

난 당하고는 못 살아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papercraft
작품등록일 :
2021.05.17 12:01
최근연재일 :
2021.10.06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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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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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1.07.0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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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 그 사람 찾으러 갑니다

DUMMY

비가 쏟아지는 야드 시의 후미진 골목.

체리스는 마주한 상대를 향해 고함을 질러대고 싶었지만, 혹시라도 누군가가 들을 것을 걱정해 최대한 낮은 목소리에 힘을 주었다.


“나는, 이제, 댁들이랑, 연 끊고, 살, 거니까, 그런, 줄, 알아요.”

“에이 너무하신다. 우리가 그동안의 정이 있지 또 뭘 그렇게······.”

“이번 일 겪으니 알겠어. 당신들이 원하는 게 그런 미치······! 후우······.”


순간 소리칠 뻔 했던 체리스는 한숨을 깊게 내쉰 뒤, 다시 속삭이듯 말했다.


“······아무튼, 그게 당신이나 다른 사람들이 쫓던 그런 사람이라면 나는 여기 낄 생각 없어요.”

“그래요? 연금술을 세상에 널리 퍼뜨리자는 생각에 공감하셨잖아요.”

“그건 연금술이 아니라, 그냥 세상을 뜯어 고치는 거라구요!”


참다못한 체리스는 상대에게 소리치며 하늘을 가리켰다.


“이걸 보라구요! 날씨가 변했어! 야드가 이런 열대성 폭우가 내릴 수가 없는데 그렇게 됐다구요! 그게 누구 때문인 줄 알아요?”

“그거야 들었죠. 아아······ 여기에 내가 있어야 하는 건데. 괜히 톨라랑 페니카 양 쪽한테 쫄아서 안 왔다가······.”

“안 온 게 다행이죠. 당신 성격이라면 신나서 같이 하겠다고 달라붙었을 테니까.”


체리스는 그렇게 말하며 상대를 노려보았지만, 그 눈빛에도 상대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아, 다시 생각해보니 아니에요. 현장에 제가 있었다면 괜히 끼어든다고 설쳤을 테니까.”

“그건 아니 다행이네요.”

“그랬으면, 그 분이 이렇게나 위대한 결과를 혼자서 이룩해냈다는 증명이 어려워질 거 아니에요. 혼자서! 전부 다! 이만큼이나!”

“······.”

“아아, 그 분을 어서 뵈어야 하는데······ 아무튼, 그 분 어디로 가셨죠?”

“몰라요.”


그 말에 상대는 뒤집어쓴 로브 속에 손을 넣고 뒤적이다 수정과 금속이 섞인 탐지기를 꺼냈다.


“어디 보자. 거대한 변형 반응이 있었고, 그 물체가······ 으음, 남쪽으로 가셨네.”

“혼자서 알아볼 거면 뭐 하러 물어봐요?”

“음······ 연출?”


상대는 손가락을 치켜들며 고개를 까딱였고, 그 모습에 체리스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차피 체리스 씨는 대답 안 해주실 것 같긴 했지만, 그래도 내가 먼저 확 꺼내서 하는 거랑, 거부당하고 내가 알아서 찾는 거랑은 느낌이 다르잖아요?”

“······지금 보니까 그 사람이랑 비슷한 분위기잖아.”

“오, 칭찬! 고마워요?”

“칭찬 아니거든요?”


체리스가 퉁명스럽게 대답하지만 상대는 뭐가 그리도 기분이 좋은지 싱글벙글거렸다.

다른 데 한눈을 팔다 뒤에 누군가가 무시무시한 마법의 힘을 겨눈 것도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였다.


“현상 수배 중이신 분이 여기선 뭐 하러 돌아다니시나 모르겠네요?”

“아!”


에멜린이 등 뒤에서 마법의 힘을 겨눈 채 모습을 드러내자, 체리스는 깜짝 놀랐다.

하지만 그 힘이 노려진 상대는 개의치 않고 몸을 돌리며 손을 흔들었다.


“반가워요? 우리 징징대는 탈퇴자 보듬어주시던 분이시죠?”

“······뭐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되었네요. 근데 전 안 반가워요.”

“에이, 그러지 마시고 반갑게 맞이 좀 해주세요. 어차피 저 잡는 사람들은 톨라 의원들 정도지 당신은 아니잖아요?”


그 말에 에멜린은 마법의 힘을 정렬해 얼음과 번개의 형태로 바꾸어 금방 쏴버릴 형태로 가공했다.


-쩌저저적—-치직--!

“미안한데 조금 전에 의원 됐어요. 이제 당신 같은 위험한 사람 잡는 것도 제 일에 포함돼요.”

“아, 이런. 세상 돌아가는 거 정말 빠르네. 그쵸?”


에멜린은 곧바로 손에 담긴 힘을 쏴버렸다.

하지만 그녀가 내민 손길에 담긴 마력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어느 새 상대는 근처에 있는 나무상자에 엉덩이를 걸친 채 손을 까딱였다.


“······!”

“싸우지 말아요 우리. 아까운 시간 소중히 써야죠.”


일정 수준에 도달한 연금술사는 자신을 지키는 수많은 도구를 만든다. 그 중에는 강대한 힘을 다루는 것도 있고, 시간의 흐름을 바꾸는 것도 존재한다.

눈앞에 있는 이 연금술사는 바로 시간을 다룰 수 있는 도구를 만들어낸 사람이고, 캐피탈 마도의회나 모험가 길드, 그리고 다른 연금술사들의 단체인 아조스에서 지극히 위험한 인물로 분류한 자다.

해낸 성과도 성과지만, 그걸 다루는 사람의 정신상태가 정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삶에서 싸움 같은 사소한 걸 하기엔 너무 중요한 것들이 많아요. 우리들은 자신이 반짝거리는 존재가 되도록 갈고 닦기에도 바쁘잖아요.”

“아아, 지금 보니까 저 말 정말 부끄럽네······.”

“설마 당신도 저런 소리 하고 다녔던 거에요?”

“그럴 리 없잖아요! 전 저 소리 절대 안 하고 다녔어요! 그리고 새벽별지기 중에서도 저런 이상한 말 하는 건 저 사람 밖에 없잖아요!”

“하긴. 그러니 저도 알고 있는 거지만요.”

“오? 절 아신다니 황송하네요. 성함이?”

“에멜린. 그쪽만큼은 덜 유명한 사람이에요, 크로나 씨.”


크로나, ‘시간’을 조율하는 연금술사.

그리고 세상의 어지간한 큰 단체에선 위험천만한 인물로 낙인찍힌 자.

에멜린은 그런 상대를 제압하리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다만 행동으로 의사를 표현한 것이다.

제발 좀 꺼져달라는 적극적인 의사표현.

하지만 세상에는 상대의 능력이나 힘, 위험성을 모르고 함부로 덤비는 이가 존재하는 법.


“새벽별지기?!”

“야! 잡아!”

“저년 잡아라!”


근처를 순찰하던 야드의 경비들이 새벽별지기라는 말을 듣자 눈에 불을 켜고 달려왔다.

크로나는 흥미 없다는 듯 시선도 돌리지 않은 채 경비병들을 향해 손가락을 까딱였다.


“왜, 왜 갑자기 느려---어----.”

“뭐어어어어야아아아아---.”


손가락질만으로 경비병들을 느려지게 만든 크로나는 상자를 딛고 일어나 두 사람에게 허리를 숙이며 정중하게 인사했다.


“아무튼 슬슬 작별 인사의 시간! 제가 더욱 더 반짝이는 그런 사람이 되거나, 눈부신 위업을 이룩해 저 하늘에 반짝이는 새벽별이 될 때까지!”

“잡아라아아아----.”

“거기---이----서어어어어-----.”

“다들 안녕! 반짝!”

-파아아아앗-----!


크로나가 입에서 ‘반짝’이라고 말하자 눈부신 빛이 터졌고, 빛이 사라진 자리엔 그녀도 사라졌다.

그녀의 정신머리만큼 괴상한 연출에 할 말을 잃어버린 에멜린은 고개를 내저은 뒤 멀거니 서 있는 체리스를 돌아보았다.


“······그사람이랑 친해요?”

“어, 그냥 좀 아는 사이······ 수준이에요. 그리고 두 번 다신 볼 생각 없구요.”

“잘 생각했어요. 새벽별지기 중에서도 두 번째로 정신 나간 사람이랑은 인연 끊는 게 나아요.”

“······어, 잘 아시네요?”

“알다마다요. 저 사람이 톨라랑 페니카에 대형 사고를 친 장본인인데.”


그 말을 들은 체리스는 기겁하며 손을 내저었다.


“저, 전 관계 없어요. 그리고 그 사람처럼 뭔가 대단한 거 해낼 능력도 없구요.”

“예, 알아요. 새벽별지기 대부분이 당신 같거나, 당신보다 좀 더 적극적인 사람들이라는 거. 다만 제일 위에서 저런 짓 하는 사람이 있으니 어디서나 악명 가득이죠.”

“······제 힘으론 바꾸는 건 무리인 것 같으니, 이제 안 하려구요.”


아무래도 체리스는 새벽별지기들과 완전히 결별할 것을 굳힌 모양이지만, 어느 새 정상으로 돌아온 경비병들 입장에선 그런 속사정을 알아줄 이유가 없다.

자기가 새벽별지기라고 밝혔으니, 안 한다고 말해도 잡아야 되는 입장이니 말이다.


“이, 이보쇼······ 거기 가슴 큰 언니? 좀 비켜주지 않겠수?”

“그 아가씨도 새벽별지기라면 좀 잡아야 해서······.”


그 모습을 바라보던 에멜린은 곧바로 체리스를 돌아보았다.


“마침 자리 하나 비었는데, 취직하실래요? 마법 쓸 줄 알죠?”

“녜!”

“마도기상연구소라고, 소장이 신경질적인 반대머리 아저씨인데······ 뭐 사람이 나쁜 건 아니에요. 나쁜 직장은 아니에요.”


자신의 전 직장상사이자 아버지에게 욕인지 칭찬인지 모를 말을 한 에멜린은 경비들을 돌아보았다.


“미안한데 이 분 제가 고용했어요. 톨라의 캐피탈 마도의회 의원으로서 정식 채용한 거고, 이 분 신분은 제가 보증할 거에요.”

“댁도 의원이라고? 아니, 그 기상 어쩌고 연구원 아니라?”

“······거짓말 아냐?”

-파지지지직---!

“마도의회 의원 자격이 어떤지 알고 계세요? 보여드릴까요?”

“······.”


톨라의 마도의회 의원들의 조건은 대단한 실력의 마법사.

그걸 알고 있는 경비병들은 손을 내저었다.


***


엔셀 상단의 수장인 ‘엔셀 스칸’에 대해 알려진 것은 많지 않지만, 소문만은 무성하다.

세론 왕국의 어느 유력가문의 사생아라느니, 뒷세계의 지배자라느니, 반역을 꾀한다느니 하는 수상쩍은 내용밖에 없다.


“그렇게 소문이 나는데도 불구하고 손을 댈 생각조차 않는 이 왕국은 이미 썩어 문드러진 지 오래지.”

“사실이잖습니까?”


수하의 말에 엔셀 스칸, 엔셀은 음험한 미소를 짓는다.


“세상에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내가 공작가의 배다른 혈육이라는 사실이 내 삶에 영향을 주었다고 보는가?”

“······.”

“자네가 왕국의 버림받은 기사라는 사실이 그렇게 중요한가?”

“이제 와서 별 소용없는 일 아닙니까.”


수하 중 건달처럼 보이는 이를 향해 엔셀이 시선을 돌리자, 엔셀은 이어서 맞은편에 선 아가씨를 바라본다.


“네가 세론 왕국의 버림받은 공주라는 사실이 네게 도움이 되었는가?”

“오히려 괴로울 뿐이었죠.”

“쌍둥이, 너희들이 축복받은 자라는 사실이 너희를 어떻게 만들었나?”

“우릴 괴물로 만들었어.”

“우릴 불행하게 만들었어.”


새하얗게 물든 소년과 소녀가 각각 그렇게 대답하자, 엔셀은 구석에 앉아 책을 바라보는 아가씨를 바라보았다


“케셀, 자네 생각은?”

“독의 마녀라는 그럴싸한 호칭이 붙었지만, 지금은 해독사라고 알려져 있죠. 후훗, 머저리들.”


실눈의 아가씨가 빙긋 웃자, 엔셀은 마음에 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사실은 우리에게 있어 중요한 게 아니다. 오로지 결과가 중요하지.”


딱 봐도 악당의 분위기가 감도는 상단의 수뇌부들은, 보이는 그대로다.

그들은 세론 왕국을 위협할 음모를 위해 상단을 조직했고, 갖은 뒷공작을 벌여왔다.

최근에 그 뒷공작 중 한 가지가 와해되었으나, 그들의 음모는 멈추지 않았다.


“코모스가 노력했다는 것이 사실이라고 한들, 결과적으로 그는 우리의 계획을 망쳤다.”

“코모스 건은 그 우라는 자가 관여되었다고 보고 들었는데요.”


‘공주’의 입에서 ‘연금술사 우’의 이름이 언급되자, ‘쌍둥이’들의 표정이 매서워졌다.


“우리가 해결할게.”

“우리에게 맡겨줘.”

“진정해라, 쌍둥이. 너희들은 지금 맡은 일이 있다.”


‘쌍둥이’를 향해 그 말을 한 엔셀은 케셀을 바라보았지만, 케셀은 실눈을 뜬 채 손을 내저었다.


“뭐······ 개인적으로 맡고 싶지만, 이미 떠나간 일에 손대는 건 내 취향이 아니야.”

“내 생각도 마찬가지다. 그가 방해한 게 사실이라고 한들, 이제는 소용없는 일이다.”


그들이 들은 정보 상으론 ‘연금술사 우’가 관여되었을 가능성이 높지만, 그 자는 이미 전혀 다른 장소로 떠나버렸다.

그리고 계속해서 다른 지역에 기행을 벌이는 걸 봐선, 자신들의 계획을 훼방하기 위한 행동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지금은 자신의 계획을 훼방놓은 자를 보복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었다.


“페니카에서 확보한 그 레인보우스톤이라면, 코모스가 망친 일 따윈 없는 일로 취급해버릴 수준이니까.”

“왕국이 피로 물들고, 서로가 서로를 잡아먹고, 그야말로 광란이 펼쳐지겠죠.”

“그게 우리가 원하던 거지.”

“왕국에게 복수할거야.”

“사람에게 복수할거야.”


거대한 레인보우스톤.

자신들의 숙원을 이뤄줄 매개체.

그것이 손에 들어온 이상 다른 일에 눈을 돌릴 여유는 없었다.

네 사람이 그 말을 하며 증오를 드러내자, 전직 기사가 손을 들었다.


“다들 착각하는 것 같은데, 우리의 목적은 왕국을 장악하는 거지 그냥 다 부셔버리는 게 아닙니다. 장악하는 거죠.”

“물론 그 말대로다. 다만 과정에서 흘릴 피와 고통이 좀 있을 뿐이지만 말이지.”


그들이 무슨 계획을 벌이는지는 몰라도, 확실히 좋은 일은 아닌 게 확실했다.

그리고 그 레인보우스톤이 도달한 그 순간, 그들이 벌인 계획이 수면 위로 올라올 것이다.


“페니카에서 그 물건이 도달하면 본격적인 계획에 착수한다. 이 썩어빠진 왕국의 고름을 짜내서, 우리들의 손에 넣을 것이다.”

“그리고 고름은 모두 고통스럽게 죽어가겠죠.”

“그걸 원해.”

“모두 없애.”

“꼬맹이들아, 고름만이다. 약쟁이 아가씨, 말살하자는 소리가 아냐.”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왕족들은 모두 비참하고 괴롭고 고통스럽게 죽을 테니까.”

“아, 미래의 왕녀님. 그건 마음에 듭니다.”


‘공주’의 말에 ‘기사’는 만족스러운 웃음과 함께 그녀 앞에 무릎을 꿇으며 그럴싸한 자세를 취했다.

‘공주’는 그가 내민 손에 입을 맞췄다.

그렇게 그들이 눈앞에 도달한 자신들의 성공을 미리 자축하는 도중, 급하게 방에 들어선 부하가 엔셀에게 다가가 급보를 전달했다.


“지금 뭐라고 그랬나.”

“레, 레인보우스톤이······커헉!”


충성스러운 부하가 중요 정보를 전달한 것에 대한 엔셀의 포상은, 그의 목줄을 쥐어 짜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일우의 행동은 본의 아니게 악의 씨앗이 한 나라를 파국으로 몰아가는 것을 저지한 모양이다.


“커흐, 으, 끄으으으······!”

“엔셀. 그 자 죽습니다.”

“놔 주지 그래요? 비보라도 중요한 소식이고, 충실한 부하를 없애는 건 어리석은 자의 행동이에요.”


그 말에 엔셀은 부하의 목줄을 놓아주었고, 바닥에 나뒹구는 부하에게 금화 몇 푼을 던져주었다.


“급보를 전달한 보상이다. 들고 목이나 축이고, 조금 전 일은 잊도록.”

“아, 알겠습니다······.”


부하가 금화를 줍고 방을 빠져나갔고, 남아있던 사람들의 표정엔 미묘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

“진실은 중요하지 않다고 하셨으니, 결과적으로 그 자는 우리를 방해한 게 되겠군요.”

“용서 못 해.”

“제거해야해.”

“이런, 이런······ 내 작은 오두막을 차지한 것도 괘씸한데 우리 계획까지 망치는 몹쓸 인간이네요.”


이제 와서 쓸모없어진 계획을 훼방 놓은 건 넘어갈 수 있지만, 중요한 일을 방해한 건 용서할 수 없는 법.

엔셀은 곧바로 ‘공주’를 돌아보았다.


“공주, 그 자를 찾아라.”

“좋아요. 내가 하죠. 다른 분들은 ‘예비 계획’을 준비해주세요.”


그 대답을 한 ‘공주’는 어둠 속에서 흉흉한 기운이 서린 검을 뽑아든 뒤 허공을 향해 가볍게 휘둘렀다.

검의 궤적을 따라 검은 기운이 나타났다 사라졌고, 다시 검을 어둠 속에 던져넣은 ‘공주’는 ‘쌍둥이’들을 쓰다듬었다.


“걱정 마렴. 그 자의 양 눈알을 뽑아서 너희들에게 하나씩 선물로 들고올 테니까.”

“난 왼쪽.”

“오른쪽.”

“죽이시면 안 돼요 공주님?”

“네가 새로운 독을 시험해볼 수준으로 살려서 데려올게.”

“팔다리 함부로 잘라버리시면 안 돼요? 신체 결손에 따라 독성 시험 신뢰도가 달라지니까.”


거듭 그 점을 강조한 케셀의 말에 ‘공주’는 손을 가볍게 내저었다.


“노력해볼게. 최대한.”


그 말을 남기고 ‘공주’는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작가의말

에피소드가 끝났으니 이제 아무런 상관 없어 보이는 곁다리가 나올 시간입니다.

예, 밑밥으로 나왔던 바로 양쪽 다입니다.

그나저나 저 ‘공주’는 히로인 후보냐구요?
히로인 후보석 자리는 이미 만석입니다. 안 나온 캐릭터까지 고려하면 없어요. 
그리고 주인공은 ‘죽인다!’라고 등장하는 사람에겐 ‘뭐?! 날 죽여?! 넌 뒈졌어 이 개....’라고 응해주는 성격이라는 거 아시잖습니까?

아무튼 간에, 주인공 명성이 드높아지니 달라붙는 떨거지가 왕창 늘어나는 겁니다. 그래서 주인공은 머나먼 남쪽나라로 런한거죠. 유명인이 이래서 피곤한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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