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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percraft 님의 서재입니다.

난 당하고는 못 살아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papercraft
작품등록일 :
2021.05.17 12:01
최근연재일 :
2021.10.06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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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17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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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0. 이 사람은 건드리지 마세요 [1]

DUMMY

NDC, 신경망 직렬 컨트롤러.

VR이라는 단어를 구시대의 용어로 전락시킨 이 놀라운 입출력장치는 모바일기기에게 밀려가던 PC/콘솔 온라인게임 시장을 다시 일으켰다.

그렇게 다시 부흥한 PC시대의 게임 중 하나.

‘Crisys In State’, 속칭 CIS.

국가가 무너지고 사회가 혼란에 빠진 세계를 배경으로 한 NDC FPS 온라인게임.


“겨우 포인트까지 다 왔네.”


그 게임 속 세계에서 일우는 플레이어들이 일순간 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위험지대, ‘데스필드’에서 초보자들을 이끌고 있었다.

을씨년스러운 도심지의 대로 한가운데, 각종 엄폐물과 방어설비가 즐비한 공간.

그 한가운데에는 형광물질로 표시된 X자.

데스필드에서 안전하게 탈출할 수 있는 지점, 랑데뷰 포인트였다.


“픽업 신호 보낼 거니 다들 자리 잡아요. 신호 보고 로밍중인 놈들 다 튀어나오니까.”


일우는 그렇게 말하며 왼손에 찬 손목시계 형 디바이스에 음성 명령을 넣었다.


“스카웃, 탈출 신호 발신.”

[호송 요청 전송. 무인 호송차량 이동 중. 접선까지 앞으로 180초.]


데스필드에서 노획한 모든 물품은 특제 컨테이너에 실린 상태로 드랍되고, 컨테이너의 내부에는 바이러스나 디지털 악성코드, 보안용 자폭장치 등이 내장되어 있다.

호송차량에 선적해 안전구역으로 이동한 뒤 위험요소를 제거해야만 온전히 플레이어의 것이 된다.


“여기가 제일 위험해요. 등쳐먹으려는 새끼들이 무조건 오니까 각오들 해요.”

“습격당하면 어떻게 되는데요?”

“뻗으면서 다 떨구고 습격하던 놈들이 다 집어가는 거죠.”


데스필드는 CIS의 인기 컨텐츠고, 다른 플레이어만을 노리는 ‘블랙 에이전트’ 플레이를 전문으로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매드피넛 영상 본 적 있죠? 그 새끼가 맨날 털어먹는 게 이런 상황이란 말이에요. 다들 잘들 보고 있어요. 그런 새끼들 한두 명이 아니니까.”

“아 씨, 되게 쫄리네. 이 게임 원래 이래요?”

“쫄지 마요. 익숙해지면 다 괜찮아지니까.”


생 초보 플레이어 세 명의 첫 데스필드 입장은 일우 덕분에 매우 순탄하게 흘러갔다. 심지어 그들의 컨테이너는 그들이 엄두도 내지 못하는 고등급 인장이 찍혀 있었다.

하지만 초보자라고 항상 순진하고 말 잘 듣는 착한아이라는 법은 없다.


[우리 저사람 배신 때릴까요?]


누군가의 개인회선, 귓속말로 달콤한 유혹이 속삭여진다.

개인회선 메시지를 받은 여성 플레이어, ‘눈감고쏴요’는 뒤쪽에 있는 저격 라이플을 든 캐릭터, ‘앞구정’을 돌아보았고, 그 곁에는 샷건을 든 남성 플레이어 ‘샷건샷건샷샷건’이 일우 쪽을 가리켰다.


[저 사람 덕분에 우리 겁나 편하게 했잖아요?]

[저 노란 띠 세 개 쳐진 컨테이너, 최고 랭크에요. 저거 우리들이 먹으려면 반 년 넘게 걸려요.]


데스필드의 아이템 드랍 공식은 높은 레벨의 플레이어일수록 더 높은 등급의 아이템이 드랍된다.

하지만 PvP 시엔 보정이 들어가 레벨의 의미가 거의 퇴색되고, 장비 격차도 좁혀진다.

그렇기에 낮은 등급의 장비를 가진 저레벨 플레이어들 다수가 합을 맞춰 고레벨 플레이어를 털어먹는 ‘강아지 팩’이라는 플레이가 존재한다.


[렙차 장비빨 차이나도 데스필드에선 3대 1 다구리는 금방 눕힐 수 있어요.]

[거기다 게임에서도 통수 권장하는데 하라는 대로 해야죠.]

[님이 전자전 걸고 우리가 조지면 저 사람 바로 눕혀요.]


두 사람의 설득에 ‘눈감고쏴요’는 잠시 주저하다, 이내 대답했다.


[원래 이 게임은 통수게임이라고 들었으니까.]


개발사에서도 대놓고 권장하는 플레이.

‘데스필드에선 신뢰할 수 있는 아군을 제외한 모두를 경계하라’.

애석하게도 일우와 초보자 세 명은 오늘 처음 만난 사이고, 첫 만남에서 신뢰라는 건 그다지 먹히는 단어가 아니다.


[신호 주면 바로 날릴게요.]


‘눈감고쏴요’는 그 말을 하며 자신의 스킬을 사용하기 위해 왼손에 찬 디바이스에 손을 가져갔다.


[3초 뒤에 파티 나갑니다. 3, 2, 1]


신호가 떨어지자마자 일우와 나머지 세 명의 식별용 디스플레이가 녹색에서 회색으로 변경되었고, 색상이 변한 걸 본 ‘눈감고쏴요’가 스킬을 발동시킨다.


[재밍 액티베이트]


곧바로 일우의 캐릭터 ‘우좌뒤앞’을 향해 스킬 봉쇄 스킬인 재밍이 시전되었고, 그와 동시에 일우의 귀에 경고 메시지가 들려왔다.


[경고. 분대 네트워크 단절. 코드블랙 발동. 블랙 에이전트 포착.]


“아 이 개새끼 팩들이······!”


물론 당하는 고레벨 플레이어는 절대 강아지라고 부르지 않는다. 강아지라는 표현은 스트리머들이 심의에 걸리지 않기 위해 돌려 말하는 용어고, 원래는 CIS의 주 전술인 울프팩을 어설프게 따라하는 뉴비들을 향해 퍼붓는 욕이다.

‘눈감고쏴요’의 스킬이 일우에게 명중했지만, 이상하게도 일우는 스킬을 발동시키는 모션을 취하며 근처 엄폐물로 이동하며 응사했다.


-두드드드드득!

“뭐야? 재밍 걸었는데 왜 스킬 써? 뭔데?”

“재밍 삑났어요? 아 씨, 그거 하나 제대로 못 걸어?”

“아니, 맞는 거 봤는데? 뭐지? 버근가?”


성질을 부리는 ‘앞구정’, 그리고 접근하면서 스킬이 적중한 걸 확인했던 ‘샷건샷건샷샷건’이 당황하는 사이, 일우는 엄폐물 뒤에서 계속 응사를 했다.

두 명을 부추겨 일우를 치려고 했던 ‘앞구정’은 예상과는 달리 꼬인 상황에 다른 두 명을 탓했다.


“아씨, 허접들 진짜······.”

“허접은 너구요.”

“어?”


순간 들린 일우의 목소리는 그의 옆에서 들렸고, 고개를 돌리자 거기엔 ‘앞구정’의 머리에 총구를 겨눈 일우의 모습이 있었다.


“스킬도 파악 못하면서 뒤치기나 쳐 하려고 하고. 잘하는 짓이다 새끼야.”


-퍼버버버벅!


소음기를 거쳐 튀어나온 자동소총의 총알 수십 발이 순식간에 머리에 적중했고, ‘앞구정’의 머리 방호용 헬멧이 박살나면서 엄청난 데미지가 쏟아졌다.

그리고 막 눈에 보이던 일우를 향해 접근하며 샷건을 갈기던 ‘샷건샷건샷샷건’은 뒤에서 쓰러진 ‘앞구정’ 곁에서 일우가 나타나자 당황하면서 양쪽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일우는 히죽 웃으며 디바이스를 조작했고, 조금 전까지 응사하던 모습이 허깨비마냥 사라졌다.


“두 시간을 넘게 같이 돌아다녀도 클록 디코이도 못 알아보면서 누구 뒤를 까려고 들어?”

“아 씨······!”


광학미채를 이용한 클로킹과 홀로그램으로 투사된 미끼.

PvP에서 선제공격을 피하기 위해 CIS에서 가장 흔하게 쓰이는 조합으로, 파훼를 위해선 클로킹 시전자의 탄 궤적을 역산해 클로킹 상대를 명중시켜야 한다.

한 발이라도 피격당하면 곧바로 무력화되는데다 클로킹이 깨지면 당분간 스킬 슬롯 하나를 봉쇄당하지만, 기초도 제대로 안 쌓인 초짜들은 파훼법도 모른 채 그저 당할 뿐이다.


-퍼엉! 펑! 펑! 펑!


뒤늦게 샷건을 난사해보지만 산탄 하나조차 명중하지 못했고, 피해를 입지 않은 일우는 곧바로 엄폐물 사이로 숨어들었다.

무의미한 공격을 연이어 퍼붓던 ‘샷건샷건샷샷건’은 어느 새 사라진 일우를 찾기 접근했다.

하지만 일우는 거기에 없었다.


“아 씨! 어디 있어?”

“나 힐! 힐 좀 넣어줘요! 이러다 뒤지겠네!”


‘눈감고쏴요’가 황급히 ‘앞구정’에게 회복용 나노머신을 발사했고, 빈사상태에서 회복한 ‘앞구정’이 이를 악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 좀! 클로킹 좀 깨봐요! 샷건이면서 그거 하나 못쏘냐?”

“똥껨 진짜! 드럽게 안 맞네!”


오합지졸들의 어설픈 협공은 곧바로 와해된 듯 보였고, 엄폐물 사이를 돌아다니며 일우를 찾기 위해 허공에 총을 난사했다.

그렇게 서로 퍼져서 이리저리 헛된 방아쇠를 당기고 있었지만, 클로킹 상태로 ‘앞구정’의 등 뒤를 졸졸 따라가는 일우를 맞출 리 없다.

그리고 ‘앞구정’이 커다란 엄폐물에 가려진 순간, 엄폐물에 몸을 숨기며 발동시켰던 클로킹을 푼 일우는 다른 스킬을 이용해 속박했다.


“패러사이트.”

[패러사이트, ‘전술적 임시 방어구’ 액티베이트.]


나노머신을 이용해 대상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키는 스킬인 패러사이트. 거기에 일시적으로 무력화된 상태를 방패로 써먹을 수 있는 부가기능.

플레이어를 대상으로 할 땐 정면에서 쓰면 잠깐 움찔거리며 컨트롤이 마비되는 수준이지만, 등 뒤에서 사용한다면 완벽하게 효과가 발동된다.


“어 씨! 왜 안움직여······”

“저기 있다! 이쒸!”

-퍼엉! 펑! 펑!

“아 왜 날 쏴요! 그만! 그만 쏘라고!”


일우를 향해 날아드는 산탄은 마비된 채 인간방패 꼴이 된 ‘앞구정’에게 모조리 적중 당했고, ‘샷건샷건샷샷건’은 악을 썼다.


“아! 개똥겜! 존나 안맞네!”

“아쒸! 왜 날 까냐고! 병신아! 샷건 쓸 줄도 모르면서!”

“고기방패질하면서 왜 나한테 지랄이야? 허접새끼야!”


그나마 있던 좁쌀만한 팀워크는 완벽히 무너졌고 서로를 비방하는 사이, 일우는 ‘앞구정’에게 걸은 패러사이트를 해제하고 권총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타앙!

[블랙 에이전트 사살.]

“아이씨······ 허접새끼들 진짜 더럽게 못하네.”

“네가 제일 못한단다, 등신아.”


쓰러진 ‘앞구정’의 귓가에 느긋하게 속삭여 조롱하는 행동은 총 맞기 딱 좋았지만, 일우는 상대가 한창 장전중이라는 걸 이미 계산해뒀다.


“아씨, 아씨, 아씨 개똥겜······!”

“똥뇌인 너만 하겠니.”


일우는 한창 장전중인 ‘샷건샷건샷샷건’에게 다가가 권총을 겨누고 가볍게 한 발을 쐈다.


-팍!

“아 씨!”

[택티컬 디스암 액티베이트. 적대 대상 무장 무력화.]


장전중인 모션인 상대에게 명중시키면 일시적으로 해당 무기를 봉쇄하는 스킬이 명중했고, 노출된 상태로 장전하던 ‘샷건샷건샷샷건’은 무기가 먹통이 되자 당황하며 허리춤에 손을 가져갔다.


-푸슉---!


발버둥삼아 던진 연막탄이 터지고 자욱한 연기가 쌓였고, 일우는 한껏 놀려먹기 위해 목소리를 키워 이죽댔다.


“오, 발버둥. 뉴비 치고 나쁘지 않네. 어디로 튀려고?”


연막을 던질 거라고 예상했던 일우는 곧바로 스캔 스킬을 사용했다.


[택티컬 스캔 액티베이트. 범위 내 포착 대상, 4.]


연막 사이에서 붉은 점으로 이루어진 인간의 형체가 부지런히 움직였고, 쓰러진 상대의 근처에 주저앉아 황급히 컨테이너를 집어 들고 있었다.

일우는 상대가 무슨 짓을 할지 짐작했기에 일부러 총구를 돌려 막 이쪽으로 다가오던 ‘눈감고쏴요’를 향해 응사했다.


-두드드드드득!

“이이이익! 이 새끼들 다 어떻게 된 거야? 왜 싸우다 말아?!”


고의적으로 맞추지 않은 사격에 상대는 엄폐물에 틀어박히며 다른 두 사람을 향해 욕을 퍼부어댔고, 그 사이 저 멀리에서 중무장 장갑차가 달려왔다.


-끼이이익---! 덜컹!

[호송차량 도착. 요원 회수 및 탈출까지 앞으로 60초.]


연막을 쓴 상대의 계획은 쓰러진 ‘앞구정’의 컨테이너를 모조리 먹은 뒤, 호송차량에 잽싸게 올라타 탈출할 생각이었다.

연막 범위 안에서 호송차량을 향해 달려가는 ‘샷건샷건샷샷건’은 의기양양한 목소리로 외쳤다.


“이거 다 내꺼다! 안녕!”

“야 이 새끼야! 혼자 튀면 어쩌자고!”

“당하는 게 등신이지! 나 먼저 탈주한다! 흐아!”


연막에서 튀어나온 상대의 코앞에 호송차량이 드러났고, ‘샷건샷건샷샷건’은 호송차량에 올라타려 했다.

하지만 활짝 열린 장갑차의 탑승구에 들어설 수 없었다.


“어 쒸, 왜 안타져? 버근가?”

[경고, 블랙 에이전트 포착. 응사 개시]

“어?”


-위이잉—-쿠르르르르르륵!!

호송차량에서 들린 기계음에 이어 상부에 올려진 개틀링건이 불을 뿜었다.

비명 지를 사이도 없이 ‘샷건샷건샷샷건’이 개틀링건에게 박살이 났고,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쓰러진 채 멍한 표정을 지었다.


“어······ 어이쒸······ 버근가? 개똥겜이네······.”


어느새 다가온 일우는 그의 앉에 대놓고 쭈그려 앉아 소음기 달린 총구로 그의 머리를 툭툭 쳤다.


“데스필드에선 말이다, 고렙 에이전트가 쪼렙 템 먹이려고 파티로 돌다 고렙장비 떨궈주는 어뷰징 막는 시스템이 있어요.”


가장 대표적인 어뷰징 방지 시스템은 ‘소유 태그’로, 파티원이 습득한 아이템에는 각자의 태그가 새겨진다.

파티원 중 쓰러진 사람의 아이템을 챙겨주는 배려용 시스템이기도 하고, 고의적인 템 떠넘겨주기를 방지하는 용도이기도 하다.

물론 그것뿐만이 아니다.


“파티 맺었던 사람들끼리 쳐 싸우고 컨테이너 집으면 30분 동안 코드블랙으로 판정 난단다. 30분 동안 픽업은 못 부르고, 픽업이 갓틀링으로 참교육도 하거든?”


파티를 맺지 않더라도 다른 에이전트가 부른 트럭을 탈 수 있지만, 블랙 에이전트는 전투 후 5분간 픽업트럭 탑승과 호출이 불가능해진다.

코드블랙은 그것보다 더 심한 패널티가 부여되며, 픽업트럭이 적으로 인식해 공격을 퍼붓는다.

픽업 트럭에 설치된 개틀링건은 바로 이걸 위해서 존재한다.


“그리고 픽업갓틀링에 맞아죽으면 박스는 다 날아가. 너 쳐먹은 템 다 날아갔단다?”


‘앞구정’의 박스를 한껏 들고 픽업에 달려들었던 ‘샷건샷건샷샷건’의 주변에는 손상 판정된 컨테이너들이 나뒹굴었다.

일우가 쓰러진 상대를 한참 조롱하는 사이, 혼자 남은 ‘눈감고쏴요’는 황급히 인근의 건물로 도망쳐 들어간 뒤 몸을 숨겼다.


“아이 씨······ 이게 어떻게 된 거야.”

“튄 새끼야! 하나 더 알려줄게. 코드블랙 뜨면 주변에 있는 일반 에이전트한테 일정 간격마다 네 위치 다 까발려지거든?!”


건물에 엄폐한 상대를 향해 일우는 인근에 쩌렁쩌렁 들릴 정도로 크게 외쳤다.

다른 사람을 적극적으로 털어먹는 플레이어가 있듯, 반대로 그런 블랙 에이전트를 전문적으로 사냥하는 플레이어도 존재한다.

상대적으로 리스크도 낮고, 추적도 쉽고, 무엇보다 어뷰징 플레이나 배신 플레이어를 엿 먹인다는 쾌감 덕에 적지 않은 플레이어가 코드블랙만을 추적하며 다닌다.


“30분 조빠지게 버텨봐라, 병신아! 하---하! 등신새끼!”


한껏 조롱을 날린 일우는 호송차량에 올라탔고, 시간이 지나 장갑차는 현장을 떠났다.

쓰러진 플레이어의 시체와 박살이 난 박스를 바라보던 ‘눈감고쏴요’는 머리를 벅벅 긁어댔다.


“아 씨······ 괜히 꼬드겨서 조졌네.”

“블랙박스 안뇽?”


-퍽!


홀로 살아남아 구석에 숨어있던 배신자는 치명적인 일격을 맞고 고꾸라졌다.

숙달된 플레이어들에게 어설픈 블랙요원은 그냥 걸어 다니는 아이템 상자나 다를 바 없기에, 블랙박스라는 별명으로 부른다.

그렇게 선의를 베풀어준 일우를 등쳐먹으려던 마지막 뉴비가 쓰러졌고, 클로킹을 풀고 나타난 플레이어는 템을 주으며 중얼댔다.


“와······ 뉴비들 진짜 아무것도 모르네. 그 새끼 진짜 완전 미친놈인데 그걸 건드리고 앉았냐.”


일우가 선행을 배신으로 보답한 마지막 뉴비는 호송 차량 포인트에서 죽치고 앉아있던 누군가의 먹잇감이 되었다.


작가의말

반갑습니다. 처음 뵙는 분도 있고, 처음이 아닌 분은.... 어, 거의 없지만 아무튼 계시겠지요.

이 글은 지극히 단순한 지향점을 가진 글입니다.

주인공이, 상대들을, 조지는, 그런 글입니다.

상대를 조지기 위해선 나름 이유가 필요합니다. 이유 없는 남을 조지면 그건 미친거고, 저는 주인공을 미친놈으로 만들고 싶지는 않습니다. 전개상 거의 미친놈같이 보이긴 할 것 같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이유가 있는 미친 모습입니다.

모쪼록 이 글을 즐겨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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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19. 증오의 무한동력 [2] +7 21.09.11 702 37 16쪽
123 19. 증오의 무한동력 [1] +2 21.09.10 754 29 19쪽
122 18. 뜬금없이 나타나는 자 [10] +3 21.09.08 810 35 18쪽
121 18. 뜬금없이 나타나는 자 [9] +2 21.09.07 766 34 17쪽
120 18. 뜬금없이 나타나는 자 [8] +4 21.09.06 794 3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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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18. 뜬금없이 나타나는 자 [2] +9 21.08.28 993 44 15쪽
113 18. 뜬금없이 나타나는 자 [1] +13 21.08.27 1,009 42 14쪽
112 17. 그는 용사가 아닙니다 [10] +1 21.08.26 1,034 37 18쪽
111 17. 그는 용사가 아닙니다 [9] +3 21.08.25 1,032 39 22쪽
110 17. 그는 용사가 아닙니다 [8] +6 21.08.24 1,009 40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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