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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percraft 님의 서재입니다.

난 당하고는 못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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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percraft
작품등록일 :
2021.05.17 12:01
최근연재일 :
2021.10.06 12:49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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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8,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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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6,637

작성
21.09.0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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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18. 뜬금없이 나타나는 자 [4]

DUMMY

‘마도왕’이 데려갔던 아로엔 공주는 전문 지식이 없는 이가 보더라도 뭔가 심각한 일을 겪는 중이었다.


“으으으······.”

[해당 대상, 심층 세뇌과정 진행 중. 진행률, 27%]

“잘 하는 짓이다.”


‘연금술사 우’는 ‘마도왕’을 향해 고개를 홱 돌렸고, 그 시선이 부담스러운 듯 ‘마도왕’은 고개를 슬쩍 돌렸다.

그가 별로 대단할 것 없어 보이던 적엔 별다른 부담 없이 진행하는 일이었지만, 이제 상황이 바뀌었다.


“친구라며? 너희는 세뇌하는 대상을 친구라고 하는 거야?”

“······우, 우정을 더욱 깊게 만드는 과정이야.”

“올베린 왕국 잡아먹자고 이런 일 하는 게 아니라?”

“이, 이런 모습이 되었으니 그녀가 절 떠날 수도 있으니······ 그러니까 확실한 우정의 연결고리를 만들기 위해······.”


별다른 과거사 조사가 없더라도 일우는 이런 짓을 벌인 배경을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보나마나 그런 거지. 어디 뭐 잘나신 분 모이는 배움의 장소에서 권력도 뭣도 없는 2인자 취급이라 사방에서 다 따돌림 받았는데, 그나마 얘 혼자 널 사람 꼴 대우해줬겠지.”

“으음.”

“상황이 역전이 되었지만, 여전히 친구 사귀는 건 힘들지. 게다가 이 아가씨 성격 봐선 네 ‘권력 기반’을 별로 안 좋게 여길 거고.”


‘연금술사 우’의 지적에 ‘마도왕’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자신의 행적이 고스란히 들춰졌다.


“아마 데려간 직후에도 그러지 않았니? 이런 애가 되어서 실망이니, 넌 그런 애가 아니었잖니. 대충 이 아가씨는 그런 소리 할 것 같은데.”

“말한 대로야. 그래서······.”

“친구 관계 끝장날까 싶어서 세뇌라도 건 거였구만.”


어차피 아로엔 공주는 올베린에 영향을 주긴 어려운 자다. 국왕이 그녀를 아끼더라도, 공과 사를 확실히 나누는 그 왕의 성격 상 아로엔에게 행해진 일이 침공 명분이 되는 것 정도 뿐이다.

물론 일우는 올베린 왕에 대한 건 아무것도 모르지만, 세상 돌아가는 정보를 스카웃을 통해 수집했기에 대충 추정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최면에 약한 공주님이 또 이런 최면 비슷한 짓에 걸려드는 걸 내버려둘 순 없었다.

그 때 건져낸 건 다른 데서 최면에 걸려 헤롱거리라고 한 게 아니니 말이다.


“너희들의 같잖은 왕놀이에 맞장구치니 나도 나름 ‘왕 놀이’ 비슷한 걸 해볼까 해.”


세뇌중인 아로엔에게 다가가며 ‘연금술사 우’는 손가락을 까딱댔다.


“일단 왕의 권위는 무력에서 나오고, 백성이 왕을 섬기는 건 왕의 힘이 보호를 보장하기에 생기는 거지. 원시적 정치구조다 이거란 말이야.”

“그, 그렇지.”

“고로, 내가 데리고 온 이 아가씨를 내가 부하로 삼은 이상 내 백성으로 삼을 거고, 따라서 나는 보호할 의무를 가지게 되지.”


손 뻗으면 닿을 위치까지 도착한 ‘연금술사 우’는 마도왕을 향해 나름 온건하게 권유했다.


“내 딱갈이 내놔. 당장.”

“그, 그건 곤란한데.”

“찐따같은 과거사에서 유일하게 친절했던 사람 대하는 취급 봐선 넌 그냥 외톨이나 하셔.”

“윽······!”


‘연금술사 우’가 막 손을 뻗으려던 순간, ‘마도왕’의 촉수가 그의 앞을 막아섰다.


“뭐 하는 짓이야?”

“못 줘. 걜 뺏어갈 순 없어. 이제 난 왕이야. 이 왕국의 다섯 왕 중 하나야. 여긴 내 나라야. 당신이 얼마나 대단한지 확인했어도, 내 나라에서는 내 말이 곧 법이고 질서고 원칙이야.”

“······너 웃기는 소리 한다? 왕국이 통째로 사라지면 그 잘난 왕이라는 호칭 못 부르게 된다는 생각은 안 드니?”

“절대 못 줘.”


농담 비슷하긴 했지만, 일우의 계획엔 그 ‘왕국 멸망’이라는 대체안도 있긴 했다. 너무 깔끔하고 확실한데다 뒤끝도 없지만, 너무 단순하게 끝나버리는 계획안이었기에 보류했지만 말이다.

그 때, 창문이 박살나며 누군가가 ‘마도왕’의 개인실로 들어왔다.


-챙그랑---!

“윽!”

“도----모.”


창문을 통해 등장한 것은 닌자였다. 정말 뜬금없는 닌자의 등장에 ‘마도왕’은 이를 악물며 그를 가리켰고, ‘연금술사 우’는 난데없는 등장인물에 살짝 짜증이 솟는 얼굴이 되었다.


“너······!”

“쟨 또 뭐야?”

“하지메마시테. 닌---자데스.”

“뭔소린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닌자데스양반? 난 지금 좀 바빠. 우정이라는 이름의 최면을 걸려는 꼬맹이한테서 희생양을 빼내야 하거든.”


그 대답을 한 ‘연금술사 우’는 촉수에 속박되기 시작한 아로엔을 가리켰고, 닌자는 카타나를 뽑아 그를 가리켰다.


“와타시노 데스티니와 코노 이—-블 모노다치를 슬래쉬. 아나타가 이—블 모노다치의 부하라면 똑같이 코로스!”

“아, 난 부하 아냐. 지금은 이해관계 문제로 충돌중인, 엄격히 따지면 대립각을 세우는 중이지.”

“라이어는 비열한 모노다치. 닌---자의 앞에서 그런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여기 있는 애는 완벽한 무관계자인데 무슨 상황인지 보이지? 난 지금 얠 꺼내려고 왔거든.”


그의 손이 아로엔을 다시 한 번 가리키자, 닌자는 촉수에 속박된 여성을 확인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흠, 댓츠 혼또니 트루.”

“그러면 나 방해하지 말라고. 볼일 봐.”


닌자의 카타나가 ‘마도왕’을 향하자, 그녀는 펄쩍 뛰며 ‘연금술사 우’를 향해 소리쳤다.


“뭐 하는 거야?! 이 자를 막아야지!”

“내가 왜? 네가 싸지른 문제인데 니들이 알아서 치워야지.”

“그, 그야 그렇지만······ 이런 상황이면 도와줄 수도 있잖아!”

“아까 다섯 명 모아놓고 말했지? 우리의 같잖은 우정 시험하지 말라고. 너 기억력이 별로다?”

“그, 그건······.”


‘마도왕’이 주저하는 사이, ‘연금술사 우’는 에클록 절단기를 꺼내 촉수를 가볍게 잘라내 아로엔을 빼냈다.


“자, 그러면 알아서들 싸워. 내 볼일은 끝났으니까.”

“이봐!”

“흠, 혼또니 무관계자. 그렇다면 아나타는 서바이브.”

“거 고맙구만. 나한테 덤볐으면 가루로 만들어줬을 텐데. 근데 지금은 좀 바뻐. 얘한테 건 장난질 좀 풀어야하거든. 방해하지 마라.”

“코레와 마이 토크. 와타시를 방해하는 자, 닌자의 적. 이---블 모노다치.”

“방해 안 할테 니 알아서 해.”


그 말을 한 ‘연금술사 우’는 아로엔을 안아든 뒤 벽 쪽으로 향했다.


“너······!”

-쾅----!

“······흡.”


별 거 아닌 발차기에 벽이 뚫려 커다란 구멍이 되었다.

그래도 왕성이고, 꽤나 두터운 벽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연금술사 우’는 가볍게 다리를 휘두른 것으로 그 벽을 날려버렸다.

빠른 출구를 만든 ‘연금술사 우’는 ‘마도왕’을 돌아보며 히죽 웃었다.


“그래도 나름 배려는 해 줄게. 네가 올베린 공주를 세뇌했다는 걸 공식 경로로 까발려지는 것보단, 보는 눈 없이 내가 빼내는 게 너한텐 그나마 낫지 않겠니?”

“크윽······!”

“아, 잘 됐네. 얘한테 다 덮어씌우면 되겠다. 아무튼 알아서 해. 안녕!”


그 말을 남긴 ‘연금술사 우’는 그대로 구멍에서 뛰어 내렸고, ‘마도왕’은 이를 악물며 닌자를 가리켰다.


“······이게 다 너 때문이야!”

“코레와 아나타노 문—제데스. 아나타가 이---블 모노이기에 벌어진 업보.”

“시끄러워!! 감히 내 공간에 들어와서, 내게 제일 소중한 사람이 빠져나가는데 도움을 줘?!”


엄연히 따지면 아로엔은 ‘연금술사 우’가 그냥 빼낸 거지만, 당사자에게 따졌다간 진짜로 가루가 될 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마도왕’은 눈앞에 보이는 닌자에게 모든 원한을 돌린 것이다.


“이---블 모노는 책임 전가도 이---블 모노스럽군. 역시 코로스!”

“그건 이쪽이 할 소리야. 죽어!!”


실내 사방에서 뼈의 창과 촉수의 채찍이 닌자를 향해 덮쳐들었고, 닌자는 카타나를 휘둘러 그것들을 베고 쳐내며 ‘마도왕’을 향해 육박해왔다.


“인법, 사시미 메이킹!”

“칫!”

“사시미는 생선을 베고 뼈를 가르는 호쾌한 블레이드의 아—트. 코노 상황은 마치 사시미를 다루는 것과 동일.”

“어디서 남의 기술을 생선 따위로······!”


자신의 공격을 막은 것도 모자라 이상한 비유를 하는 것에 더 화가 난 듯 ‘마도왕’은 좀전과 비교할 수 없는 강력한 후속타를 준비했다.


-콰앙---!


하지만 그 때, 또 다른 난입자가 등장했다.


“이번엔 또······ 칫.”


이번에 나타난 건 민영이었다.

그 경기장에서 일시적으로 후퇴한 민영은 전략을 바꿔 하나하나 차근차근 박살내기로 마음먹었고, 다섯 왕 중 자신과 비슷한 기술을 쓰면서 그녀를 짝퉁 취급한 ‘마도왕’을 첫 번째 목표로 노리고 있었다.

마침 그녀의 개인 공간에서 소란이 벌어진 것을 확인한 민영은 이 틈을 노려 ‘마도왕’을 제거하기 위해 난입한 것이다.


“이 빌어먹을 새끼야. 내가 다시 왔다. 뭐? 내가 짭이라고? 내가 그거 까먹었을것 같지? 어?”

“코레와 어나더 게스트의 입장이군. 도---모.”

“······너 이새끼?!”


하지만 그 소란을 벌인 게 닌자였을 거라곤 생각하지 못한 모양이었다.


“이 닌자새끼가 여기 왜 있어?”

“소레와 마이 퀘스쳔, 페이크 이블 모노.”

“이 짭새끼가 지금 누구보고 짭이라는 거야?”


안 그래도 짜증나는 닌자가 자신을 짝퉁 취급하자, 민영은 지금 당장에라도 그 닌자의 목을 비틀어버리고 싶었다.

그리고 이 상황을 본 ‘마도왕’은 대충 흐름을 알겠다는 듯 말을 꺼냈다.


“흥. 결국 그 때 그건 다 연기인 모양이군. 어설픈 것들이 연기를 해봤자 한계가 있으니······.”

-쿠웅!

“큿소!”


협력 관계를 부정하기라도 하듯 거대한 고깃덩어리로 된 주먹을 이용해 닌자를 벽에 처박아버린 민영은 잔뜩 화가 난 표정으로 ‘마도왕’을 노려보았다.


“아앙? 안그래도 짜증나는 새끼랑 짜증나는 년이 한자리에 있어서 빡치는데 아가리 작작 털어라?”

“천박한 언행이군요. 흥, 그러니 후계자에서 버림받았겠지.”

“지금 뭐라고 지껄이는거야······윽!”

-채앵---!


황급히 방어를 펼친 민영은 카타나를 휘두른 닌자와 맞부딧쳤고, 닌자는 민영을 향해 말했다.


“역시 이블 모노와 이블 모노. 파이트 전에 벌이는 토---크 타임에 공격하지 않는다는 닌---자의 룰을 어기다니.”

“그딴 룰 없거든?”

“코레와 아나타가 닌---자가 아니기에 돈 노우. 닌자의 룰은 베리 헤비.”

“그게 다 지켜야 할 선이 없는 탈락자니까 그런 거겠지.”


빈정대듯 ‘마도왕’이 끼어들자, 민영은 화가 머리 끝까지 난 표정으로 말했다.


“오늘 여기서 너희 둘 다 조진다.”

“그건 이쪽이 할 말이야.”

“오레노 토크다.”


그 말을 신호로 세 사람은 각자 두 사람을 박살내기 위해 현란한 싸움을 벌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참 난리가 난 쪽을 멀리서 바라보던 일우는 히죽 웃었다.


“아주 좋아. 계획대로 되고 있어. 니들끼리 그렇게 치고 받아라.”

-콰르르르륵!


공격을 버티지 못한 왕성 일부가 무너져 내렸고, 말 그대로 공주님을 공주님 안기로 들고 있던 일우는 자신이 만들어낸 흐름이 잘 돌아가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작가의말

우리의 최면에 약한 공주님은 또 최면에 걸릴 뻔 했습니다. 그러라고 있는 공주니까요.


주인공과 닌--자가 한 자리에 있는 걸 보면 각자 다른 사람이라는 건 증명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정체는..... 어, 이전에 다 밑밥 뿌렸잖습니까. 굳이 정체 어쩌고 할 것도 없습니다만, 대충 짐작할 단서는 곧 나올 겁니다.


그리고, 매우 슬프게도, 루틴이 깨져버렸습니다. 그 날 오전에 작업해서 올리는 루틴이 박살이 나버렸습니다. 어쩔 수 없죠. 한두 번 구르고 부상입은것도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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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19. 증오의 무한동력 [1] +2 21.09.10 753 29 19쪽
122 18. 뜬금없이 나타나는 자 [10] +3 21.09.08 809 35 18쪽
121 18. 뜬금없이 나타나는 자 [9] +2 21.09.07 764 34 17쪽
120 18. 뜬금없이 나타나는 자 [8] +4 21.09.06 793 30 17쪽
119 18. 뜬금없이 나타나는 자 [7] +1 21.09.04 868 28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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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뜬금없이 나타나는 자 [4] +7 21.09.01 863 38 11쪽
115 18. 뜬금없이 나타나는 자 [3] +5 21.08.31 926 37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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