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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percraft 님의 서재입니다.

난 당하고는 못 살아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papercraft
작품등록일 :
2021.05.17 12:01
최근연재일 :
2021.10.06 12:49
연재수 :
1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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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6,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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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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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19. 증오의 무한동력 [2]

DUMMY

크로스로드의 구석진 골목에 위치한 주점, ‘낡은 술잔’.

그 간판을 바라보던 민영은 함정을 경계하며 천천히 입구로 들어섰다.

그리고 눈에 보이는 건 정말 인생 끝장난 자들의 집합소같은 어두침침하고 가라앉은 분위기의 술집이었다.

그 와중 멀쩡한 모양새의 바텐더는 민영을 향해 인사했다.


“어서오십쇼, 불청객 양반.”

“초대받고 온 거야.”

“이 나라에선 그렇지 않잖습니까?”


민영의 정체와 사정을 다 안다는 듯 그 말을 한 바텐더는 히죽 웃었다.


“당신도, 우리도, 모두 불청객이죠.”

“이런 소리 하러 온 거 아냐. 어글리 잭, 어디있어?”


바텐더는 가볍게 구석 쪽을 가리켰고, 민영이 찾던 자가 술을 홀짝이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민영이 곧바로 맞은편에 앉아, 어글리 잭은 잔을 비우며 입을 뗐다.


“확인하고 오셨습니까?”

“그래. 거기에 당신이 남긴 것도 봤어. 내가 거기로 올 걸 예상하기로 했다는 듯이 말이야.”

“설명 드렸지만 우린 정보를 얻는 데 능숙합니다. 얻는 방식을 알면, 다른 누군가의 방법도 대충 알게 되지요.”


어글리 잭이 남긴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으로 향했던 민영은 관측 지점에서 그가 남긴 쪽지를 확인했다.

그렇기에 이 주점으로 되돌아오기로 결정했고, 그와 좀 더 이야기를 나눠볼 것을 결심한 것이다.


“그래서, 여기까지 오라고 한 이유는?”

“앞으로 정보가 필요하시다면 이 곳으로 오시면 됩니다. 제가 아니면 바텐더가 당신에게 필요한 것을 드릴 겁니다.”

“좋아. 협력하겠다는 뜻으로 알겠어. 그러면 이만······.”

“그리고, 지금은 만날 분이 계십니다.”


그 말에 민영이 채 뭐라고 하기도 전, 그 ‘만날 사람’이 다가왔다.


“다 끝났냐? 이 구질구질한 분위기 잡는 낡아빠진 패배자 집합소에서 대체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 모르겠네.”

“예, 이제 이야기 나누시면 됩니다.”

“좋아, 친구. 이렇게 처음부터 협력하겠다고 하면 얼마나 좋니? 누구 하나 곡소리 안 내고 깔끔하게 끝날 수 있던 거잖아.”

“당신을 어떻게 믿게······ 어어억!”

“그럼 믿지 마 새꺄. 질질 끝지말고 비켜”


어글리 잭을 번쩍 들어 내던진 남자는 잭의 자리에 앉았다.

정체불명의 상대가 이 주점과 별로 호의적인 관계가 아니라는 것을 과시하며 나타나자, 민영은 그를 잔뜩 경계했다.


“네 소개는 안 들을 거야. 알아보니 별 거 없더만.”

“그럼 당신은 그렇게 잘났나 봐?”

“지금 이 시점에선, 나만큼 유명한 사람음 없지. 우다. 좀 길게 부르고 싶은 사람은 ‘연금술사 우’라고도 하지.”

“······.”


민영은 그 말을 듣고 눈썹을 치켜 올렸다.

연방국에서 동향 파악을 위해 남의 이야기를 엿듣는 와중 심심하면 떠오르는 그 이름.

문제는 그 이름이 얽힌 사건은 하나같이 통일성 없이 제멋대로 튀는 것들 뿐이고, 민영은 그 인물이 누군가가 만들어낸 가짜라고만 생각했다.


“내가 알기론 그 연금술사는 가짜야. 소문 하나하나가 다 따로 노는 기행 밖에 없고, 같은 사람이 한 거라는 증거는 아무것도 없으니까.”

“아, 그래?”


그 직후 민영은 눈앞이 깜깜해졌다.

다시 그녀가 눈을 떴을 때 머리가 깨질 것 같은 고통이 덮쳐들었고, 반대편의 ‘연금술사 우’가 깨진 병을 들고 있었다.


“좋아. 따로 노는 기행 하나 추가.”

“······이게 뭐 하는 짓이야?”

“겪어보고도 모르다니 배움이 느리군.”


‘연금술사 우’는 깨진 병을 내던졌고, 다시 한 번 민영은 정신을 잃었다.

두 번째로 일어난 민영은 머리를 감싸쥐었다.


“끄으으으······!”

“세상에는 반복학습이라는 게 있고, 깨달음이 늦으면 계속 습득할 때까지 하는 거야.”

“그마······!”


다시 한 번 민영은 정신을 잃었고, 다시 일어날 땐 두 팔을 좍 내밀어 무언가를 막으려는 자세를 취했다.


“머저리 대가리 두들기려고 온 거 아냐. 작작해.”

“당신이나 작작해! 대체 왜 이러는 거야?”

“못 믿겠다며? 믿게 만들려고 하는 거야. 원래 몸에 새기면 절대 잊을 수 없거든. 지금도 몸이 기억하잖니?”


소문이 제각각이지만 공통점은 있었다. 미쳤다는 거.

지금 눈앞의 상대가 진짜인지 알 길이 없지만, 미친 것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민영은 신음소리를 내며 눈앞의 상대가 진짜라고 받아들였다.


“끄응······ 좋아! 믿을게! 그런데 그 이상한 짓만 하는 연금술사가 나한테 무슨 볼일이야?”

“너, 이 동네 왕들한테 불만이 좀 있다며?”

“개인사정이야.”

“개인사정인데 왜 ‘마도왕’과 비슷한 기술을 쓰지?”

“······.”

“뭘 그렇게 노려봐. 내가 다른 녀석처럼 같다고 했니? 비슷하다고 했잖아, 비슷하다고.”


미묘한 차이를 강조한 ‘연금술사 우’는 손안에 든 깨진 병을 가지고 민영을 가리켰다.


“바보들은 거기서 거기 같지만 내가 알아본 대로면 달라. 그 건방진 꼬맹이랑 네가 쓰는 마법은 살짝 다르거든.”

“당신이 그걸 어떻게 알아?”

“그럼 같다고 해줄게. 만족하니?”

“절대 아냐.”


자존심이 긁힌 민영은 으르렁거렸고, 그 점이 만족스럽다는 듯 ‘연금술사 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래야지. 다름에서 모든 게 시작되니까. 같다면 네가 소문의 그 ‘마도왕 후보 탈락자’라는 것도 사실이 되잖니. 그러면 뻔한 전개고, 난 뻔한 거엔 손 안 대.”

“내가 그 망할 계집이랑 다른 걸 쓴다는 게 당신이랑 무슨 상관이지?”

“네 과거사는 솔직히 알 바 아니고, 지금 하는 짓에 관심이 많지. 이 나라 조지는 거.”


‘연금술사 우’의 표현이 마냥 틀린 건 아니지만, 민영이 추구하는 바와는 미묘하게 달랐다.

그러거나 말거나 ‘연금술사 우’는 자신이 왜 나타났는지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소문을 들어보니, 그 녀석들이 내가 예전에 개발하고 방치했던 것들 몇 개를 훔쳐다 쓰고 있었거든.”

“도둑에게 엄벌이라도 주려는 거야?”

“아---니? 난 원래 기술은 만인을 위해 존재한다는 사상이거든. 문제는 그걸 제대로 못 쓴다는 거야.”


그 말과 동시에, ‘연금술사 우’는 거칠게 탁자를 내려쳤다.


-콰작!

“망할새끼들 같으니라구! 훔친 것도 제대로 못 써?! 감히 내 기술을 그따위로 활용해? 제대로 못 써? 아! 못 배워쳐먹은 글러먹은 학생에겐 벌이 필요하지!”

“······.”

“하지만 난 선생이 아냐. 직접 걔들에게 ‘자, 이 기술을 이용해서 사람 100명을 조질 수 있어요. 근데 니들은 10명밖에 못 조졌잖아. 이 쓰레기들아!’라고 하고 싶지는 않아. 내가 걔들 가르치지도 않았고, 그럴 생각도 없으니까.”


소문대로 괴상하기 짝이 없었지만, 민영은 잠자코 그의 말을 들었다. 세 번이나 머리를 후려맞았는데도 민영은 그의 움직임조차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난 기술을 제대로 못 쓴 얼간이들이 뼈저린 교훈을 얻었으면 싶어. 제대로 못 쓰는 기술은, 결국 인생을 조진다.”

“당신이 직접 하지?”

“말했지? 난 선생 아니라고. 내가 직접 나서면 그건 내가 가르치는 게 돼. 그건 안 돼. 이건 내 철칙이자 원칙이야.”

“그러면 나는 왜 찾아왔어?”

“대신, 나랑 별 연고도 없는 제 3자가 걔들을 조지면 훌륭한 교훈이 되지. 이건 가르치는 게 아냐. 그냥 머저리들에게 재앙이 들이닥치는 거지.”

“······난 당신 말 듣고 이러는 거 아냐.”

“그래 아니니까 온 거야. 내 명령을 들으면 내가 앞에 설명한 게 성립 안한다니까 그러네? 머저리야?”


무슨 말인지 도저히 파악되지 않지만, 민영은 대충 파악할 수 있었다.

이 ‘연금술사 우’라는 미치광이 연금술사는 자신의 기술을 훔친 다섯 왕들이 누군가의 손에 화끈하게 망하길 바란다.

하지만 ‘연금술사 우’는 그게 전부는 아니라는 듯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이건 다른 이야기. 최초로 여기서 뭔가 좀 큼직한 사건 벌어졌을 때, 거기 연류 되었다고 의심되는 사람이 뭔가 흥미로운 단어를 언급했단 말이야. 용사.”

“······.”

“네가 그거라고 긍정할 리는 없다고 볼게. 세상 어느 용사가 사람을 고깃덩어리로 만드냐?”

“만일 맞다면?”

“그럼 배로 흥미롭지. 와! 용사의 선입견이 드디어 박살이 났어! 좋아, 발전은 원래 선입견의 타파에서 벌어지는 거니까.”


흥미롭다는 말과는 달리 ‘연금술사 우’의 표정은 심드렁했는데, 그 이유는 곧바로 나왔다.


“하지만 너 하는 거 보니 용사라는 믿음이 안 가. 뭔가 용사! 라는 녀석들의 흔한 전개가 안 나오잖아.”

“구체적으로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데?”

“용사가 적을 쓸어버렸다! 같은 흐름이 안 나오잖아. 너 맨날 죽쑨다며?”


다섯 왕을 박살낼 사람이, 그것도 용사라고 자처하는 자가 별다른 성과 없이 허탕만 치는 꼴이 영 마음에 안 든 모양이다.

그 말에 민영은 입을 다물었고, ‘연금술사 우’는 손가락을 까딱였다.


“이건 두 가지지. 네가 용사가 아니거나, 용사인데 아직 각성이나 힘을 제대로 어쩌질 못하거나.”

“······앞쪽은 절대 아냐. 그리고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이러는 거야.”

“아, 뭐 힘에 제약이라도 있나보네. 요새 용사는 자기 몸에 직접 힘을 봉인한다는 흐름인가봐? 보통은 쓰는 장비가 봉인되었니 뭐니인데.”

“그래서 당신이랑 무슨 상관인데.”

“자! 마침 운 좋게도 나는 용사나 뭐 그런 거대한 흐름을 만드는 사람을 가르칠 생각은 있어. 여기 놈들은 도둑놈이라서 뭔가 가르쳐줄 생각이 없지만.”

“내게 뭘 가르쳐준다는 거지?”

“아, 사실 뻥이야. 내가 너한테 가르쳐줄 건 없어.”


역시나 소문답게 정신이 오락가락 하는 화법이었다.


“대신, 쓸만한 도구 하나 제공은 해줄 수 있지.”

“이건······.”

“원래 개발 의도는 힘 쓰는 요령이 안 쌓인 애들용인데······ 이게 필요해서 만들었던 한······ 40년? 50년? 그 전에 딱 만들었었거든? 근데 말이야······.”

“그런데?”

“만들고 가보니 쓸 애들이 죽었더라구.”

“······.”

“그렇게 좀 기다리고 나대지 말라고 말했는데 애새끼들은 말도 안 들어. 그래서 만들어두고 쳐박아 뒀다······ 네 꼬라지 보니 이게 딱 떠오르더라구?”


그 말을 하며 ‘연금술사 우’는 넓은 폭의 끈이 덕지덕지 이어진 모양새의 옷 비스한 무언가를 들어 흔들었다.


“무슨 힘을 쓰는 진 몰라도 이건 그 힘을 최적화시켜서 딱 적당한 형태로 변화시키는 거야. 내가 살펴본 대로라면, 넌 힘을 굉장히 분산시키기 때문에 본체가 약하거든?”

“난 충분히 강해.”

“하지만 소환이나 뭐 불러들이고 하는 위주잖아? 진짜로 셌으면 내가 머리통을 쓰다듬었을 때 기절같은 건 안 하지.”

“······.”

“그래서, 내가 예상하는 착용 효과는······ 네 신체 강화를 중점에 둔 쪽일 거야. 부족분을 메꾸고 효율성을 높인다!”


민영의 자존심을 살살 긁으며 자신의 장비의 효과를 강조한 ‘연금술사 우’는 다시 한 번 장비를 흔들어보였다.

하지만 민영의 눈에 이건 장비라기 보단 괴이쩍은 성벽을 가진 이들이 입는 구속복 같은 느낌이었다.


“······그런데 왜 이런 모양이야?”

“특정 사용자를 고려한 게 아니야. 착용자 맞춰서 조율하거든. 만일 네가 전사면, 이건 갑옷 안에 입는 2차 방호구 형태로 변해. 마법사라면? 부위마다 마력포집기나 마력재포집기 같은 게 추가로 적용되겠지.”

“그럼 내가 입고 어떻게 변하는지 모른다는 소리 아냐?”

“물론 넌 새로운 유형이니 딱 뭐가 나온다! 라고는 못 말하겠다야. 고기랑 뼈 같은거 불러내는 애는 뭐 뼈갑옷이라도 되나?”

“의심스러운데.”

“그래? 싫으면 하지 마. 보니까 한 명이랑 싸우는 것도 아니던데. 그 얼굴 가린 괴상한 말투 쓰는 놈이 달려드니 맨날 당하더만.”


민영이 주저하자 ‘연금술사 우’는 냅다 장비를 거둬들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런 이에겐 설득하는 것보단 도발하는 쪽이 훨씬 강하게 먹히기에 일우는 곧바로 정보를 흘렸다.


“참고로 그 녀석도 이거 비슷한 걸 쓰고 있을 걸?”

“······!”

“몰라. 지구의 용사도 나랑 비슷한 발상을 한 건지는 몰라도, 아무튼 그 녀석도 자기 힘이 아니야. 뭔가 장비 써서 그 정도로 날뛰지.”


그 말에 혹한 듯 민영의 눈빛이 변하자, ‘연금술사 우’는 반으로 쪼개진 탁자에 그 장비를 내던졌다.

그 물건을 향해 조심스럽게 손을 뻗던 민영은 고개를 들었다.


“내가 이걸 가져서 당신에게 얻는 이익이 뭐야?”

“당연히 있지! 수십 년 동안 쌓인 재고 처분! 그 때의 노력이 삽질이 아니게 된다는 건 굉장한 이득이라구?”

“······.”

“넌 젊으니까 세월이 낭비된 슬픔을 모르지? 나한텐 뼈아파.”


역시 소문대로 정신나간 사람 답게 이상한 이유 때문이었다.

하지만 역으로 그런 점이 설득력이 있었다.

정신 나간 사람에겐 남을 돕니 뭐니 하는 소리보단 자기 시간을 날려먹지 않게 만들기 위해서라는 게 훨씬 그럴싸하니 말이다.


“하지만 과거가 그럭저럭 쓸 만 했다는 게 되면, 내 나름의 보람이 생기지. 여기서 벌어지는 일 따위? 아아, 난 내 일만 신경 써. 그게 중요한 거야.”

“······좋아. 이건 어떻게 입지?”

“그야 자기 쓰는 힘에 따라 다르지. 일단 들어봐.”


민영은 조심스럽게 장비에 손을 가져갔다.

그 순간, 장비가 순식간에 붉은 색으로 변하더니 촉수가 사방에서 생겨나왔다.


“이, 이건 대체······흐읏!”


순식간에 생겨난 촉수가 민영의 옷자락 사이를 파고들어가자, 민영은 순간 떨쳐내려 했다.

하지만 촉수가 파고드는 속도가 더 빨랐다.


“아, 네 힘 유형이 그런 쪽이니 그렇게 되는군.”

“이, 이게 무슨······ 흐잇!”

“뼈랑 고기만 생각했는데, 너 촉수도 쓰지?”

“그, 그러······으으윽!”

“뭐, 그러면 대충 견적 잡히네.”


촉수로 완전히 변한 장비가 자신의 몸을 뒤덮기 시작하는 사이, ‘연금술사 우’는 이 상황을 간략하게 요약했다.


“촉수갑옷이 된다 그거지!”

“이이익!”

“아, 참고로 힘을 약체화시키기 위해 강제로 벗길 걸 고려해서 입은 사람이 완벽히 제어하기 전까진 못 벗기게 만들었어.”

“뭐?! 아읏! 흐으읏!”

“뭐 그렇게 이상한 소릴 질러대?”

“계, 계속 파고들······흐익!”

“어쩔 수 없어. 일반적으론 평상복과 갑옷 사이에 들어가도록 고려했는데, 네 건 거의 촉수잖아? 착용할 때 좀 스멀거릴수도 있어.”

“오, 옷 안에 파고······하으읏!”

“아, 그러겠네. 일단 촉수 덩어리니까 마도학적 장치라고 보긴 힘드니, 신체부위를 최대한 많이 접속시켜서 동조율을 끌어올리는 거구만.”


물론 다 거짓말이다.

애초에 이 장비는 이러라고 만들었고, 이렇게 되도록 의도한 물건이다.

그 밖에 다른 기능이 몇가지 포함되어 있지만, 그건 민영이 결코 알아선 안 될 비밀이었다.


“제작할 때 이런 애가 입을 걸 고려를 못해서 이런 현상이 일어날 줄은 몰랐는데······ 이야, 이거 새로운 걸 알았네?”

“드, 들어오지······꺄악!”

“네가 겪는 일 굳이 설명 안 해줘도 돼. 이제 관심 없거든. 아무튼 난 줬고, 자알 써먹는 건 어디까지나 네 일이야.”


그 말을 하며 ‘연금술사 우’는 촉수덩어리에게 온몸이 뒤덮히는 기분에 괴로워하는 민영을 바라보며 히죽 웃었다.


“버, 벗겨줘! 이런 걸 받는 거였다면 안 했······으힉!”

“아, 거 더럽게 힉힉대네. 고작 해봤자 땀구멍 쪽에 접촉면적 확대하려고 바늘같은 거로 찌르는 수준일 텐데.”

“그, 그정도가······아으으읏!”

“거 설명하지 말라니까. 아무튼 전달해줬으니 난 간다? 여길 뜰 생각이니까 찾을 생각 말고, 최대한 빨리 거기에 익숙해지던가 하라고.”

“자, 잠까······.”


민영이 뭐라고 대답하기도 전에, 다시 그녀는 정신을 잃었다.

네 번째로 민영의 머리통을 두들겨준 ‘연금술사 우’는 히죽 웃었다.


“깨어나는 사이에 모든 게 다 끝날 테니까 고마워하라고.”


그녀가 정신을 차릴 즈음엔 이미 그 장비는 민영에게 완전히 고정될 것이다.

그게 중요했다.


작가의말

세부 묘사는 이 글의 연령층과 연재 사이트의 사정을 고려하여 생략되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상상하는 그런 쪽일 가능성이 꽤 높습니다.


물론 주인공이 이걸 준비한 목적은 따로 있습니다만.... 어차피 괴롭히기 위해서니 부가기능 한두 개 더 추가해도 상관 없잖습니까? 자기 컨셉이랑도 맞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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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19. 증오의 무한동력 [6] +2 21.09.24 576 2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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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19. 증오의 무한동력 [3] +2 21.09.13 756 34 12쪽
» 19. 증오의 무한동력 [2] +7 21.09.11 701 37 16쪽
123 19. 증오의 무한동력 [1] +2 21.09.10 753 29 19쪽
122 18. 뜬금없이 나타나는 자 [10] +3 21.09.08 809 35 18쪽
121 18. 뜬금없이 나타나는 자 [9] +2 21.09.07 764 34 17쪽
120 18. 뜬금없이 나타나는 자 [8] +4 21.09.06 793 30 17쪽
119 18. 뜬금없이 나타나는 자 [7] +1 21.09.04 868 28 15쪽
118 18. 뜬금없이 나타나는 자 [6] +2 21.09.03 865 29 14쪽
117 18. 뜬금없이 나타나는 자 [5] +5 21.09.02 874 34 16쪽
116 18. 뜬금없이 나타나는 자 [4] +7 21.09.01 863 38 11쪽
115 18. 뜬금없이 나타나는 자 [3] +5 21.08.31 926 37 20쪽
114 18. 뜬금없이 나타나는 자 [2] +9 21.08.28 992 44 15쪽
113 18. 뜬금없이 나타나는 자 [1] +13 21.08.27 1,008 42 14쪽
112 17. 그는 용사가 아닙니다 [10] +1 21.08.26 1,033 37 18쪽
111 17. 그는 용사가 아닙니다 [9] +3 21.08.25 1,030 39 22쪽
110 17. 그는 용사가 아닙니다 [8] +6 21.08.24 1,008 40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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