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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percraft 님의 서재입니다.

난 당하고는 못 살아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papercraft
작품등록일 :
2021.05.17 12:01
최근연재일 :
2021.10.06 12:49
연재수 :
1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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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46,637

작성
21.10.04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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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19. 증오의 무한동력 [12]

DUMMY

준비하던 모든 것이 한순간 무너질 뻔 했지만, 현장에 일우가 없었어도 수습이 되었다.

복귀하는 비공정에서 몇 가지를 점검하며 일우는 개선사항을 반영시켰다.


“뭐, 이번 건 최종 테스트로 치자고. 이런 식으로 즉흥적인 대응을 유도하면 어지간한 상황은 수습이 될 거야.”

[해당 항목 적용. 대응 메뉴얼 정립 중.]

“아무튼, 이래서 사람 상대로 뭘 하는 게 참 힘들어. 의도대로 몰아간다고 딱 맞게 돌아가지도 않고, 내 말 안 듣는 놈도 나오거든. 그것도 사람 수가 늘어나면 그 불안요소가 커져.”

[메뉴얼 구축 완료. 분쟁 유도 모듈 개선사항에 적용됨.]

“그래서 ‘이게’ 필요했던 거야. 이건 사람한테 맡겼다간 안정적으로 유통하고 공급시키질 못하거든. 수상쩍게 돈을 주면서 맡긴다고 다 되는 게 아냐. 강제로 뿌려야지.”


일우가 폴리덴카 왕국까지 직접 이동했던 이유는 거기에서 준비한 다른 것 때문이다.

넓게 보면 자신을 엿 먹인 연방국과 민영을 동시에 괴롭혀주기 위한 계획이지만, 사실 이 계획의 가장 큰 목적은 민영이 용사 짓을 못 하도록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한 곳에 발을 묶어두는 건 그 계획의 일환이고, 나아가 민영이 이 상황을 벗어나더라도 그 누구도 용사라고 취급해주지 않도록 만드는 게 목적이다.

그러기 위해선, 일우가 준비한 이 특별한 외부인들이 필요하다.

그 준비도 다 되었고, 마침 이 곳에 머무르며 기다리던 것 역시 준비가 되었다.


[자연마력 분석 및 검증 완료. 결과 보고 대기중.]

“내가 건드려서 알아서 돌아가게 해둔 것들 준비는 다 됐고······. 대체 뭐가 얼마나 대단한 결과인지 들어보자고.”

[경고, 해당 보고 전달받을 시 요원의 모든 행동방침 및 목적에 심각한 영향력을 주게 됨.]

“······그래, 그것 때문에 중간보고도 안 해준다고 뻐겼지. 보고는 나중에 듣는다. 돌아가서, 싹 정리하고 손 뗀 다음에, 이동하면서 들을게.”

[확인.]


이제 모든 것을 마무리 짓고 떠나는 것밖에 남지 않았다.

그 사실을 알지 못하는 연방국의 다섯 왕들은 접견실에서 ‘연금술사 우’의 갑작스러운 호출을 받은 채 그의 연락을 받았다.


“연락을 다시 할 건 후일로 여겼소만······.”

[나도 그러려고 했어. 그런데 너희도 알 거 아냐?]

“우리 어린 ‘마도왕’의 비뚤어진 애정 때문이신가 보네요.”


‘문화왕’이 크로스로드에서 있었던 일을 언급하자, ‘마도왕’은 토라진 표정으로 ‘연금술사 우’의 얼굴 쪽을 바라보았다.


“······개인적인 일이야. 그리고 당신이랑 상관 없잖아.”

[그래, 상관없지. 내가 걔들 건드리지 말라고 말했는데, 아무 상관 없지.]

“이봐, 꼬맹아. 우리들이 같은 위치라는 건 네 멋대로 굴어도 된다는 뜻이 아냐.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고 침범하지 않는 거지. 네가 자꾸 꼬마처럼 굴면, 우리도 어른처럼 굴 수밖에 없어.”


‘산업왕’ 의자에 비딱하게 앉아 ‘마도왕’을 향해 어린아이를 대하듯 설교하자, ‘마도왕’의 표정에 불쾌감이 드러났다.

허나 그녀의 표정은 애교로 보일 정도로 ‘연금술사 우’가 짜증난 표정과 함께 날카로운 말투로 말을 쏟아냈다.


[야, 꼬맹아. 우리들은 같은 위치가 아니야. 내가 말하는 영역에 끼어들어서 꼰대질 하지 마.]

“······쟤 때문에 부른 건줄 알았는데.”

[말했지? 아무 상관 없다고. 니들은 말을 못 알아들어?]


‘마도왕’ 때문에 이런 자리가 마련된 게 아니라면 당연히 ‘학식왕’ 때문에 모인 것이고, 다른 왕들은 ‘학식왕’ 쪽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그에 맞춰 ‘연금술사 우’는 아주 실망스럽다는 의사표현을 했다.


[기회를 쓰레기처럼 날렸다는 아주, 아주 불쾌한 소식을 계속해서 전달받았거든.]

“그, 그게 무슨······! 이전에 내가 보고했을 때 분명 긍정적으로 보았잖소!”

[내가 정답이 아니고, 남이 이미 써먹은 답이라고 친절하게, 아주 상냥하게 말했잖니? 보통 그건 우회적인 오답이라는 뜻이에요, 이 무식쟁이야.]


그 말에 ‘학식왕’이 무어라 말을 꺼내기도 전, ‘연금술사 우’는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내가 여기저기에서 하는 짓은 다르지만 그거 하나만큼은 확실히 똑같아. 그게 뭔 줄 알아?]

“그건······.”

[버리면 쓰레기, 모으면 자원. 모를 리가 없을 거야. 내 소문 들었다면 여기저기에서 말했던 내용이니까.]


‘연금술사 우’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던 장본인인 만큼 ‘학식왕’이 그 내용을 모를 리 없었다.


-쾅!


예상 못 한 반응에 ‘학식왕’이 주춤대던 도중 접견실의 문이 열리며 ‘연금술사 우’가 들어왔다.

갑작스러운 본인의 행차에 왕들이 반응하기도 전, ‘연금술사 우’는 천천히 다가오며 손가락을 까딱했다.


“내가 말했지? 너한테 준 건 쓰레기를 자원으로, 힘으로 만들어낸다고.”

“그, 그래서 제대로 된 활용을······.”

“난 쓰레기를 자원으로 삼으라고 했지, 자원을 쓰레기로 만들라고 한 적 없는데?”


앞뒤가 안 맞는 소리 같지만, 중요한 건 ‘학식왕’이 저지른 행동은 ‘연금술사 우’를 굉장히 자극했다는 것이다.


“나는 쓰레기를 자원으로 삼으라고 줬지, 쓰레기를 만들어서 넣으라는 뜻이 아니었어. 그건 굉장히 낭비적이고 비효율적이고, 내 정신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거지.”


쓰레기를 재활용하는 장치를 이용한다는 건 그게 쓰레기라는 의미다. 인간을 그 장치로 에너지를 뽑았다면, 인간을 쓰레기로 파악했다는 것이다.


“아, 앞뒤가 맞지 않소! 그들은 어디까지나 세상에서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 쓰레기 같은······.”

“버리면 쓰레기! 쓰면 자원! 인간 쓰레기도 쓰면 돼! 내가 왜 이 노예시장이 마음에 들었는지 알아? 인간 쓰레기들을 노예로 재활용하는 거 때문에 그랬다고!!”

“그, 그건······.”

“그런데 내 기대를 실망시켜? 사실 인간 쓰레기는 그냥 인간 쓰레기로 쓰는 거였다고? 내가 너희들이랑 왜 손을 잡았는데?”

“그야 당신과 이해가 일치······.”

“재활용 정신 때문이었다고!!”

“?!”


전혀 뜬금없는 소리에 왕들이 당황했지만, 그의 말은 끊어지지 않았다.


“다 나 혼자 하는데 왜 너희들이랑 같이 하겠니? 정신적 뿌리가 같으니까! 아! 재활용을 하는구나? 그럼 너희들도 나랑 같구나!”

“그, 그런······ 말도 안 되는······.”

“그 정신으로 아이디어를 재활용해서 너희들한테 줬는데 다 쓰레기로 만들었어! 그건 이해해! 등신들이니 제대로 못 쓰니까! 하지만 대놓고 쓰레기를 자원으로 삼으라고 했더니 자원을 쓰레기로 만들어?!”


앞뒤가 안 맞는 개소리같지만, 오히려 그 점이 ‘연금술사 우’가 할 법한 소리였다.

이 자는 원래 상식적인 존재가 아니었으니까.


“아, 됐어. 이제 너희들이 날 속였다는 걸 알게 된 이상 손잡을 이유도 없고, 살려둘 필요도 없지.”

“그게 무슨······.”

“재활용 시간이다! 이 낭비벽에 사로잡힌 인간 쓰레기들아!!”


그 말과 동시에 ‘연금술사 우’를 중심으로 정체불명의 장치들이 튀어나갔고, 접견실의 다섯 왕은 물론이고 경호원들까지 모조리 사로잡았다.

그리고 강렬한 고통이 뿜어져나왔다.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으아아아아아악!”

“아아아아아아악!”


일시에 당사자와 목격자를 사로잡은 일우는 스카웃을 통해 플러그인 삽입을 지시했다.


“좋아, 플러그인 준비.”

[플러그인 설정 완료. 삽입 대기중.]

“넣어.”

[플러그인 삽입 개시.]


플러그인이 주입되며 끔찍한 고통에 사로잡힌 이들의 기억이 통째로 변형되기 시작했다.

소문 무성한 정체불명의 연금술사의 내용은 점점 지워졌고, 과거에 벌어진 일, 심지어 자신들의 직위조차 새롭게 고쳐졌다.

그 사이 일우는 유유히 접견실을 빠져나갔고, 플러그인으로 그들의 기억이 뜯어고쳐진 이들은 눈앞에 나타난 ‘황제의 수정구’를 바라보며 무릎을 꿇었다.


“자, 자비를······.”

[명심해라, 다음에도 실패할 땐 더한 고통을 주겠노라.]

“며, 명심하겠나이다······ ‘황제’시여.”

[내 기대를 실망시키지 말도록. 세계를 지배하는 미래는 올 것이지만, 너희들이 실망스러운 결과를 내놓을수록 그 시기는 늦춰진다.]


‘연금술사 우’의 자리에 새겨진 그들의 기억 속에는 ‘황제’라는 전혀 다른 인물이 주입되었다.

다섯 왕들이 받들어 모시는 존재이자 강대한 힘의 주인, 세상을 지배할 막대한 힘을 가졌지만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기에 몸을 숨기고 있는 존재.

흔히 말하는 마왕의 정석 같은 존재였다.


[그러니 그 눈엣가시같은 방해꾼들을 없애버리도록 해라! 내 인내심이 바닥나기 전에.]

“예, 예! 황제시여······.”


일우가 설정한 ‘황제’의 약점은 두 가지.

하나는 황제를 없앨 수 있는 카운터인 마법소녀.

그리고 다른 하나는 황제의 비밀을 가지고 있는 닌자.

다섯 왕들은 그런 황제의 약점을 제거하기 위해 행동하고 있으며, 그들이 제거되어야만 황제는 무적의 상태로 세상에 등장하게 될 것이다.

어디에도 수상쩍은 괴짜 연금술사의 기억은 찾아볼 수 없었고, 다만 세상의 지배자가 될 ‘황제’의 충실한 하수인으로서의 자신만 기억하고 있었다.


“······마도왕, 섣부른 행동으로 황제께서 불쾌히 여기게 만들다니.”

“나, 나름 계획이 있었어! 올베린의 왕족을 우리들의 일원으로 끌어들이면 훨씬 쉽게······.”

“우리의 정체가 비밀이라는 걸 까먹다니, 꼬맹이 주제에 기억력도 나빠서 어쩌죠?”

“이게 진짜······!”

“다들 그만. 황제께선 우리가 결과를 내놓기를 원하실 뿐이다. 쓸데 없는 일 하지 말도록.”


어느 새 ‘황제의 하수인’들이 된 다섯 왕들은 자신의 주인을 만족시키는 것이 자신들이 사명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그 시간, 졸지에 ‘황제’라는 존재의 숙적이 된 민영은 폴리덴카 왕국에서 왔다는 한 연금술사를 만나고 있었다.


“그래서, 이 ‘친구’라는 사람이 해결을 해 줄 거라고?”

“폴리덴카에서 어렵게 데려온 사람입니다.”

“유우라고 해요. 잭이 한참 잘 나갈 적에 신세를 좀 졌죠.”

“애인이 아니고?”

“남들은 그렇게 생각을 하죠.”


이 ‘유우’라고 자신을 소개한 여성 연금술사는 민영이 뒤집어 쓴 촉수복과 제어장치인 마법봉을 해제하기 위해 특별히 초대된 인물이라고 했다.


“자, 이걸 이렇게······ 그리고 이렇게 하면······윽!”

-파지지직---!


하지만 그 정체는 ‘연금술사 우’의 기억을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낸 사이버네틱스였고, 민영의 장비와 접촉하면 내장된 플러그인을 주입시키도록 하는 일종의 열쇠 역할도 맡고 있었다.

유우가 손을 대자 민영이 들고 있던 마법봉과 입고 있던 촉수복에서 강렬한 스파크가 터져나갔고, 일순간 민영은 그 강렬한 힘에 노출되었다.

그리고 그 타이밍에 맞춰 내장된 플러그인이 삽입돼 그녀의 기억에 혼란을 유도했다.


“아으으으윽!”

“괘, 괜찮으세요?”

“괜찮을 리가 없잖아! 누구 잡을 일 있어?!”


별 타격을 입지 않은 민영은 뭔가를 잘못 건드린 유우를 향해 버럭 화를 낸 뒤, 그녀를 데려온 장본인인 잭을 돌아보았다.


“어떻게 된 거야! 해결할 수 있다며?!”

“그, 그야······ 만들었던 본인이니 당연히······.”

“어, 음, 아니, 정확히는 제가 만든 게 아니라 누가 만들었던 걸 살짝 손본 거지만······.”

“알 게 뭐야! 그래서, 해제할 수 있어?”

“어······ 잘못 건드려서 완전히 결속이 된 것 같은데요?”

“뭐어?! 네가 만들었다면서! 없애줘야지!”


어느 새 민영의 기억은 입고 있는 장비를 개발한 당사자가 유우로 인식 되었다.

이 주점에 있는 이들은 민영을 제외하면 모두 일우가 만들어낸 사이버네틱스고, 민영이 변한 기억을 갖고 있다는 걸 인식하자 그에 맞춰 대응했다.

처음부터 민영이 언급한 내용이 진실이라는 듯이 말이다.


“······설명 제대로 안 했어?”

“나도 저렇게 알고 있었는데?”

“그러니까 연락했을 때 말했잖아. 나도 이건 그 ‘연금술사 우’님의 물건을 살짝······ 빌려서 만든 거라고.”

“네가 만들었다며? 나한테 팔 때엔 순수하게 자기 기술이라면서?”

“어, 그야······ 네가 멀쩡한 상인이었을 땐 그렇게 말을 안 했으면······ 빚 대신 안 들고 갔을 거 아냐. 후환이 두려워서 절대 인수 못하겠다고 했겠지. 그 사람한테 별에 별 소문이 다 붙으니까.”

“당연하잖아! 그 양반 기술이고 소문이고 죄다 이상한 것 밖에 없는데!”


둘의 대화 속에서 ‘연금술사 우’는 어느 새 일면식도 없지만 접근해서는 안 될 인간 정도의 존재가 되었다.

그리고 민영의 변한 기억에도 ‘연금술사 우’와 만난 기억은 없었기에, 눈앞에서 싸우는 두 사람의 관계에 더 관심을 가졌다.


“뭐야? 빚쟁이 사이였어? 그런 사람한테 날 맡긴 거야?”

“제가 그런 사람 아니면 데려 올 처지가 못 되니 말입니다. 쫄딱 망한 지가 언제인데······.”

“암요. 망했으니까 빚 갚을 필요 없다고 입 싹 닦은 사람이 한둘이 아닌데, 저 정도면 꽤나 양심 있는 편이라구요? 일이 좀 잘못 돌아가서 그렇지······.”

“아 맞아! 이거 어떻게 할 거야?!”

“어······ 뭔가 일이 잘못 돌아갔다고만······ 칠게요.”


그 말을 하면서 시선을 돌리는 유우를 본 순간, 민영은 일이 한참 잘못 돌아가고 있다고 깨달아버렸다.

허탈감 속에서 민영은 넋 나간 표정으로 자신의 ‘마법지팡이’를 바라보았다.


“처음에 그걸 받지 말 걸 그랬어. 수상쩍은 물건을 괜히 받아서······.”

“저, 저도 이 녀석이 준 게 이런 거일 줄은 몰랐습니다.”

“나도 그 기술을 완전히 이해한 줄 알았는데······ 뭔가 다른 게 있을 줄은 몰랐지.”

“······그러면, 그 ‘연금술사 우’라는 사람은? 그 사람 기술이라면서?”

“그 사람을 대체 무슨 수로 찾습니까? 여기저기에 자기 내키는 대로 불쑥 나타나는 사람인데.”

“쟤가 그 사람 물건을 가지고 만들었다며? 뭐라도 아는 사이니 그럴 거 아냐?”

“어, 사실······ 허락 맡고 들고 나온 게 아니라······.”


민영이 기술의 원본을 언급하자, 유우는 애매한 표정을 지으며 말꼬리를 흐렸다.


“······그분이 뭔가 벌이는 일이 많으니 실험실도 만들어두고 결과물도 방치해두고 그런단 말이죠? 그······ 왕들도 허락 안 맡고 들고 나왔듯이······ 저도 비슷하게······.”

“훔쳤다고?! 이봐! 줄 때 말은 안 했잖아!”

“어차피 그 사람은 자기 만든 거 아무렇게나 써도 아무 말도 안 한단 말이야! 다 끝난 일에는 그 사람은 신경 안 써! 그러니 나 같은 사람이 막 들고 나오지!”

“찾아서 갖고 나온 게 용하구만. 거기다 그걸 팔아먹을 생각 까지 하다니.”

“스탈리스에서 출처가 수상쩍은 물건은 다 그 사람 손에서 나오는 거 아니냐는 소문도 있으니까.”


어떻게 기억을 조작하더라도 물리적으로 일우가 손을 댄 흔적은 남기 마련이다.

그것 때문에 일우는 ‘연금술사 우’가 관련되긴 했지만 장본인과는 관계없다는 식으로 흐름을 깔아두었다.

그 말을 들은 민영은 혹시나 하는 생각을 하며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러면? 아예 그 사람 쫓아가서 어떻게 해달라고 하면?”

“어어······ 안 그러시는 게 좋을걸요?”

“대체 왜? 그 사람 기술이라면서? 천재라면서? 그럼 되겠지!”

“······소문 들은대로라면 그거 입고 찾아가시면 도둑놈이라고 혼쭐을 낼 걸요?”

“난 희생자야!”

“아, 그거 내가 들었던 소문이랑 똑같습니다. 끌려갔던 당사자도 그렇게 외친 게 마지막 한 마디라고 하더라구요.”

“난 아무 짓도 안 했어!”

“저거 아니야? 내가 아는 대로면 저게 마지막 외침이라던걸.”

“둘 다겠지. 그 양반한테 찾아갔다가 인생 조진 게 한둘이니.”

“······.”


잭과 유우를 통해 민영은 ‘연금술사 우’에게 찾아갈 자신의 미래가 저절로 그려졌다.

해결해달라고 직접 찾아갔다간 그대로 끝장날테니, 가급적 마주쳐서는 안 될 인물로 인식된 것이다.

그에게 찾아가는 선택지는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은 민영은 이내 축 처진 모습으로 자신의 옷을 가리켰다.


“······그래서, 이건 어떻게 할 거야? 어떻게 해결할 건데.”

“어······ 이왕 이렇게 된 거······ 실전 데이터를 쌓으면서 어떻게 해결을 해보도록 하죠?”

“싫어!”

“유우 말대로 그거 밖에 답이 없는 것 같습니다.”

“싫다고!!”


결국 민영에게 남은 선택지는 하나밖에 없었다.

촉수복을 입고 마법지팡이를 들고, 마법소녀가 되어 연방국의 다섯 왕과 싸우는 것.


작가의말

이렇게 되어서 주인공은 쏙 빠진 채 없는 세계정복을 꿈꾸는 있지도 않은 존재의 하수인이 된 다섯 왕과 마법소녀가 된 용사 찌끄레기와, 왜 있는지 아무도 알 수 없는 닌자의 3파전이 되었습니다.


변신 후에 데뷔전으로 피날레를 장식하려고 했지만, 길다는 의견이 두 개나 나왔기 때문에 그냥 마무리짓겠습니다. 뭐 후일담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이번 에피소드를 끝으로 1부는 끝입니다. 남은 건 에피소드 에필로그랑, 1부 에필로그 정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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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 ?. 촉수 마법소녀가 되고 내 인생이 달라졌다 +2 21.10.05 416 21 15쪽
» 19. 증오의 무한동력 [12] +2 21.10.04 441 18 17쪽
133 19. 증오의 무한동력 [11] +6 21.10.01 412 19 12쪽
132 19. 증오의 무한동력 [10] +3 21.09.30 415 19 18쪽
131 19. 증오의 무한동력 [9] +2 21.09.29 450 23 12쪽
130 19. 증오의 무한동력 [8] +1 21.09.28 471 21 17쪽
129 19. 증오의 무한동력 [7] +1 21.09.27 511 22 15쪽
128 19. 증오의 무한동력 [6] +2 21.09.24 577 21 12쪽
127 19. 증오의 무한동력 [5] +5 21.09.23 622 26 17쪽
126 19. 증오의 무한동력 [4] +5 21.09.17 672 22 12쪽
125 19. 증오의 무한동력 [3] +2 21.09.13 756 34 12쪽
124 19. 증오의 무한동력 [2] +7 21.09.11 701 37 16쪽
123 19. 증오의 무한동력 [1] +2 21.09.10 753 29 19쪽
122 18. 뜬금없이 나타나는 자 [10] +3 21.09.08 810 35 18쪽
121 18. 뜬금없이 나타나는 자 [9] +2 21.09.07 764 34 17쪽
120 18. 뜬금없이 나타나는 자 [8] +4 21.09.06 793 30 17쪽
119 18. 뜬금없이 나타나는 자 [7] +1 21.09.04 868 28 15쪽
118 18. 뜬금없이 나타나는 자 [6] +2 21.09.03 865 29 14쪽
117 18. 뜬금없이 나타나는 자 [5] +5 21.09.02 874 34 16쪽
116 18. 뜬금없이 나타나는 자 [4] +7 21.09.01 863 38 11쪽
115 18. 뜬금없이 나타나는 자 [3] +5 21.08.31 927 37 20쪽
114 18. 뜬금없이 나타나는 자 [2] +9 21.08.28 992 44 15쪽
113 18. 뜬금없이 나타나는 자 [1] +13 21.08.27 1,009 42 14쪽
112 17. 그는 용사가 아닙니다 [10] +1 21.08.26 1,034 37 18쪽
111 17. 그는 용사가 아닙니다 [9] +3 21.08.25 1,031 39 22쪽
110 17. 그는 용사가 아닙니다 [8] +6 21.08.24 1,008 40 18쪽
109 17. 그는 용사가 아닙니다 [7] +2 21.08.23 1,058 4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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