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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percraft 님의 서재입니다.

난 당하고는 못 살아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papercraft
작품등록일 :
2021.05.17 12:01
최근연재일 :
2021.10.06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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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8,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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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6,637

작성
21.10.0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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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9. 증오의 무한동력 [11]

DUMMY

금발 닌자를 이용해 아로엔 일행을 빼냈지만, 아직 문제는 남아있다.

일이 벌어지는 장소는 크로스로드고, 외부 개입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도 테이블에서 일을 벌이려던 일우의 계획이 틀어진 것이다.

애석하게도 금발 닌자는 일우가 직접 지시를 해서 조종하는 방식이 아니었기에, 크로스로드에서 빼내는 식의 정밀한 명령을 내리진 못한다.

그런 제작자의 마음을 알지 못하는 금발 닌자는 눈앞에 나타난 악인 ‘마도왕’과 마주한 채 자세를 취했다.


“가라테 이즈 닌자즈 스페셜 마샬아—츠. 유 힛 가라테, 유어 플래시 앤 본 이즈 디바이드.”

“뼈와 살이 분리된다는 게 어떤 건지 알고는 있어?”

-쯔저저저저적!

“으, 으어어억!”

“이런 거야.”

“홀리······ 빗취! 유 킬 이노센트 민간인!”

“걱정 마. 크로스로드는 외부에게 공개된 장소이지만, 크로스로드의 뒷골목은 엄연히 우리의 세계니까.”


한 가지 다행이라면 ‘마도왕’은 아로엔을 데려가는 모습을 남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는 점이고, 그 덕에 후미진 뒷골목에서 닌자와 부딪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네가 무고한 사람을 신경쓸 여유가 있을까?”

“쑈잉 가라테, 빗취.”


불과 건물 몇 개 너머로 평화로운 상거래가 진행되고 있지만, 지금 이 골목길에선 유혈이 오가는 싸움이 시작되었다.

선공은 금발 닌자의 손길에서 시작되었다.


“헤비머쉰---가라테---!”

-위이잉---드르르르르륵!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모를 무지막지한 기관총이 닌자의 손에 쥐여졌고, 불꽃과 금속탄을 세차게 뿜어낸다.

갑자기 나타난 무기에 ‘마도왕’은 순간 움찔했지만, 침착하게 뽑아낸 뼈로 펼친 방패를 만들어 탄을 막았다.


-투드드드드득!

“무술이라며?”

“댓츠 가라테 웨펀. 어나더 워드 이즈······.”


맛보기 삼아 날린 탄이 가로막혔지만, 금발 닌자는 또 다른 기관총을 들어 양손에 들며 호기롭게 외쳤다.


“건---법.”

-철컥!

“더블—헤비머쉰---가라데 이즈 커밍, 빗취!”

-콰과가가가가!


뜬금없이 기관총이 나왔지만, 스탈리스 대륙에서 총이라는 건 낯설지만 쌩뚱맞은 무기는 결코 아니다.

연금술사나 기타 괴짜 발명가, 혹은 이세계에서 온 용사들에 의해 그 지식 자체는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만들기도 어렵고 비싸게 만든 데다, 일정 수준을 넘는 강자들에겐 한낱 장난감 수준의 물건일 뿐이다.

그 사실을 이번 작전 도중 스카웃에게 들었던 일우는 닌자가 아니라 람보에 가까운 짓을 벌이고 있는 금발 닌자의 상황을 지켜보며 혀를 찼다.


“······누아즈가 총 때문에 날 쫓아낸 게 아닌걸 알았으니 넘어가더라도, 나 쫓아냈던 그 놈들은 도무지 용납이 안 돼. 판타지에서 총을 못 쓴다는 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현 상황을 해결할 방책을 추구하는 것을 권장함. 해당 상황 발생, 작전 계획에 심각한 방해요소로 판단됨.]

“쓰으읍, 그래. 지금은 그 새끼들이 문제도 아니고, 이 작전 망하면 그 총 하나 때문에 사람 따돌렸던 놈 엿 먹이지도 못하니까.”


일우는 그 말과 함께 통신도구를 들어 누군가와 연락하려 했다.

그 사이 닌자와 한참 거리가 먼 액션을 벌이고 있는 금발 닌자는 어느새 양 손에 수류탄을 든 채 ‘마도왕’을 향해 덮쳐들었다.


“닌자--- 가라테 스페셜! 반---쟈이---!”

-콰아아앙---!

“크윽!”


텀블링을 하며 ‘마도왕’과의 거리를 좁힌 금발 닌자는 수류탄의 폭발에 휩쓸렸고, 당연히 ‘마도왕’도 그 사정권 안에 들었기에 피해를 입었다.


“이······ 조잡한 폭발물로 감히!”

“닌자 스페셜--- 익스플로젼 카라테. 인죠이!”

“절대 그냥 죽이진 않을 거야. 생포해서 팔과 다리를 거꾸로 달아버릴 거야.”

“호우, 돈 워리, 빗취. 유 네버 캔 두 댓. 원 모어 반—-쟈이----!”

“이익!”

-콰아아아앙!“


닌자가 아니라 미치광이 자폭병같은 꼴을 본 일우는 막 연락하려던 것도 멈추고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이런 미친, 난 저런 기술 넣은 적 없는데?”

[해당 기술, ‘사쿠라 블레이드’ 내 존재함.]

“수류탄 들고 자폭하는 기술도 있다고? 닌자라면서? 그 게임 미친 거 아냐?”

[전투지점 관측 결과, ‘마도왕’의 측근의 차폐격벽으로 인해 외부 정보 차폐 확인됨. ‘닌자 2호’의 전투 지속 시 차폐격벽 무효화까지 예상시간, 34분으로 추정.]

“그나마 쟤가 생각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니 다행이네.”

[알림, 폭발물로 인한 차폐격벽 파손 확인. 폭발물 1회 폭파 시 32초 삭감.]

“······빨리 어떻게 해야겠다.”


황급히 일우가 누군가에게 연락하는 사이, 금발 닌자는 연달아 폭발물을 집어 던졌다.


“닌자 스페셜--- 스모크 플레임!!”

-콰아아아앙!!

“이익! 대체 무슨 차이가 있다고 다르게 부르는 거야?! 아까랑 똑같잖아!”

“놉! 댓츠 익스플로전 포 스모크! 룩 어라운드!”

“아까도 펑펑 터질 때마다 똑같았어!”

“오우, 마이 미스테이크. 쏘오리. 사---죄의 가라테!”

-콰아아아앙!


손을 쓰는 사이에도 폭발은 계속해서 터져나갔고, 일우는 황급히 취할 수 있는 수단을 모두 쏟아부었다.


“크으······!”

“롸잇! 댓츠 라스트! 리틀---아토믹---보이!”


대체 무슨 수로 만든 건지 알 수 없지만, 금발 닌자의 손에는 알아보는 사람에겐 기겁할 만한 문양이 떡하니 찍힌 폭탄이 쥐여졌다.


[폐하! 차폐벽이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더 이상 충격이 가해지면 외부에 노출됩니다!]

“이 빌어먹을 광대가······!”

“노우! 아임 닌자!”

“크로스로드에 알리지 않고 조용히 처리해주려고 살살 했더니 주제 파악을 못하고······!”


화가 머리 끝까지 솟구친 ‘마도왕’의 주변이 심상치 않은 기운이 퍼져나간다.

당연하게도, ‘마도왕’은 지금 닌자를 상대로 전력을 쏟아붓고 있지 않았다. 그녀의 힘이 제대로 개방되었다간 마법으로 친 차폐격벽 따윈 금방 박살이 날 것이고, 크로스로드에서 그녀가 힘을 쓴다는 게 곧바로 알려질 것이다.

크로스로드가 상거래의 중심지가 된 건 연방국에서 그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장소에서 ‘마도왕’이 전력의 힘을 발휘한다면 인근의 상인과 민간인들은 혼란에 빠질 것이다.

그리고 크로스로드가 가지고 있던 그 동안의 지위는 한순간에 무너질 것이다.

하지만 화가 머리 끝까지 난 마도왕은 그런 것을 고려할 상황이 아니었고, 그녀로선 지금 눈앞의 거추장스러운 바퀴벌레같은 존재를 밟아버리고 싶을 뿐이었다.


“지금 이 자리에서 널······!”

“거기까지.”


막 자신의 힘을 개방하려던 ‘마도왕’의 뒤에 ‘학식왕’이 나타나 그녀의 어깨를 짚었다.

순간적으로 등장한 ‘학식왕’이 어깨를 짚자, 그녀는 화들짝 놀랐다.

가볍게 댄 손에서 엄청난 힘이 그녀를 억눌렀기 때문이다.

그것도 별다른 징후나 여파 없이.


“······너! 어떻게 여기에······.”

“차폐격벽이 크로스로드에 설치되었다는 것을 듣자마자 왔다.”

“시, 신경 꺼. 이건 내 일을 하는 거야.”

“크로스로드에서 네 힘을 썼다간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고 있을 텐데.”

“상관없어! 저 자식을 없애버리지 않으······.”


막 울분을 토해내려던 ‘마도왕’의 어깨에 다시 ‘학식왕’의 손이 얹어지자, 그녀는 저도 모르게 입을 다물었다.


“새롭게 얻은 힘을 시험하고 싶지 않다만.”

“······칫!”

“그리고, 새로운 손님이 또 등장한 모양이로군.”


‘학식왕’은 그렇게 말하며 닌자 쪽을 바라보았고, 어느 새 금발 닌자 뒤에는 처음 나타났던 그 닌자가 팔짱을 낀 채 서 있었다.


“섣부른 액션은 다메라는 유—샤의 토크, 전혀 언더스탠드 나이데스네.”

“벗, 벗······ 댓츠 빗취! 빗취 머스트 킬!!”

“코레와 어그리. 벗, 우리는 아직 페이션트를 발휘해야 한다. 그것이 유---샤노 토크.”

“노우! 킬 나우!”

“코레와 불가능이다. 우리는 아직 풋사과데스.”

“······유 퍼스트, 그러니 네 말이 옳다요.”


금발 닌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닌자의 말을 따랐다.

동료를 말린 닌자는 ‘학식왕’ 쪽을 바라보았고, ‘학식왕’ 역시 닌자를 바라보며 거만하게 팔짱을 꼈다.


“운이 좋군. 지금 너희들은 내 상대가 되지 못해. 하지만 난 여기서 싸울 생각이 없다.”

“소레와 마이 토크.”

“흥. 반박하려면 덤벼보도록.”

“아나타다치를 코로스하는 건 픽스, 벗 코노 타임은 낫 커밍.”

“그래, 도망쳐라. 지금은 자비를 베풀도록 하지.”


그 말에 대답하는 대신, 닌자들은 흐릿해지더니 이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닌자가 물러난 걸 본 ‘학식왕’은 ‘마도왕’을 돌아보았다.


“내 수고를 덜어주려고 하지만, 어린애처럼 구는 건 용납 못한다.”

“······시끄러워.”

“우리들 중에 가장 어리다는 걸 굳이 행동으로 증명하지 말도록.”


그 말에 ‘마도왕’은 홱 돌아서서 현장을 떠났고, ‘학식왕’ 역시 자리를 떠났다.

잠시 후, 지붕 틈새에서 튀어나온 민영은 어느 새 나온 식은땀을 닦아내며 ‘학식왕’이 떠난 방향을 지켜보았다.


“······칫.”

[제가 뭐랬습니까! 수상쩍은 에너지가 미친 듯이 날뛴다고 했잖습니까! 지금 덤볐으면 큰일 났습니다.]


금발 닌자와 ‘마도왕’이 근처에서 싸운다는 것을 ‘어글리 잭’의 마법도구를 통해 파악한 민영은 곧바로 현장에 도달했지만, 거기서 본 건 엄청나게 강력해진 ‘학식왕’이었다.

함부로 나서면 곤란하다는 생각에 몸을 숨기고 상황을 지켜보았고, 조금 전에 닌자라는 말이 무색한 아메리칸 스타일의 거거한은 그녀의 머리 속에서 싹 사라진 지 오래였다.


“그래, 나도 눈은 있으니 봤어.”

[학식왕의 힘, 지금으로선 도저히 상대할 수가 없습니다!]

“아냐, 충분히 싸울 수 있어.”

[마법도구로 계측된 수치만 봐도 제가 벌벌 떨리는데, 현장에서 느끼는 건 더할 겁니다.]


그 말이 사실이었지만, 자존심 때문에라도 마냥 긍정할 순 없었다.

아무도 알아봐주지도 않고 인정하지도 않지만, 민영은 용사로 이곳에 왔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 사실을 긍정해버리면 ‘유일한 대응수단’을 써야 한다는 상황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것 때문에 민영은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닥쳐. 그래도 그 망할 변신은 죽어도 안 해.”

[진짜로 죽습니다. 저런 자 상대하려면 만용 부리면 그냥 죽습니다요.]

“차라리 죽을래.”

[농담이시죠?]

“······으으으으으!”


하지만 투정을 부린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라는 건 그녀가 더 잘 알고 있다.

싸우기 위해선, 그 미친 연금술사가 준 것들을 활용해야 한다.

그냥 쓰는 수준이 아니라, 수족처럼 부릴 수 있어야 한다.

현재로선 그 ‘변신’만이 성능을 제대로 끌어올릴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하지만 그걸 모두 이해한다고 해도 할 수 있는 건 아니었고, 민영은 부들부들 떨며 수치심을 억누르며 외쳤다.


“마음의 준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해! 지금 당장은 못 해! 아니, 어떻게든 좀 고쳐봐!”

[최, 최선을 다하고는 있습니다만······.]

“고치기 전까진 절대 변신 안 해!”


그렇게 말을 하긴 했지만, 싸워야 할 때가 온다면 민영에겐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작가의말

원래 기술에는 접두사만 붙이면 특화된 기술이 되는 겁니다.


근데 내용중에 뭔가 엄청난게 나온 느낌이군요. 그럼 주인공은 왜....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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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증오의 무한동력 [11] +6 21.10.01 412 19 12쪽
132 19. 증오의 무한동력 [10] +3 21.09.30 414 19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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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19. 증오의 무한동력 [6] +2 21.09.24 576 2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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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19. 증오의 무한동력 [3] +2 21.09.13 756 34 12쪽
124 19. 증오의 무한동력 [2] +7 21.09.11 700 37 16쪽
123 19. 증오의 무한동력 [1] +2 21.09.10 753 29 19쪽
122 18. 뜬금없이 나타나는 자 [10] +3 21.09.08 809 35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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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18. 뜬금없이 나타나는 자 [8] +4 21.09.06 793 3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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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18. 뜬금없이 나타나는 자 [4] +7 21.09.01 863 3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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