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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percraft 님의 서재입니다.

난 당하고는 못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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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percraft
작품등록일 :
2021.05.17 12:01
최근연재일 :
2021.10.06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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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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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2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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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19. 증오의 무한동력 [5]

DUMMY

이제는 다섯 왕을 부리는 입장이 된 ‘연금술사 우’는 통신용 마법도구를 통해 이번 작전 결과에 대해 떠들어댔다.


[간단하게 짚고 간다. 첫째, 니들 돈 없니?]

“나름 뭐 대륙에서 부유한 편에 속하긴 하지.”

[근데 왜 거지새끼들처럼 굴어?]


괜한 말을 꺼낸 ‘산업왕’은 겸연쩍은 표정을 짓자, ‘연금술사 우’는 곧바로 ‘은행왕’ 쪽을 향해 비난을 퍼부었다.


[야, 돈. 너 연금술사 아니지?]

“준 지식을 구현해낸 걸 보면 알 수 있을 텐데.”

[내 규격에 그건 무조건 1회용이였어. 소모품이라고. 근데 내가 본 대로면 1회성 소모품 용도가 아니거든?]

“당신은 우릴 시험한다고 했으니, 나름의 결과였다만.”

[아니지이이이! 내가 준 ‘초강력 원격 끈적이’는 말이야? 던지고 터뜨리고 조종해서, 한방에 싸악 녹이라고 준 거라고!]


사실 ‘은행왕’가 분석해낸 것이 정답이었다. 하지만 일우가 준 물건은 해석의 여지가 다분했고, 그 중에서 가장 극단적으로 치우친 성능을 언급했다.

사실 ‘연금술사 우’가 말한 대로 만들었다면 어디에 담지도 못하는 괴악한 물건이 탄생하지만, 그런 뒷사정이 나오기도 전 ‘연금술사 우’는 연달아 비난을 퍼부었다.


[그 닌자 녀석도 한방에 싸악! 그 이상한 여자애도 싸악! 녹여버리세요! 깔끔하게! 안 튀도록 멀리서 조종하게 만들어줬는데, 그걸 너희들은 이상---하게 써먹었다고!]

“당신이 준 지식을 그 정도로 소모하기엔······.”

[그래서 내가 말했잖아! 거지새끼냐고! 그 지식 하나 가지고 다용도로 써먹을 만큼 아이디어가 빈곤해? 재사용을 해야 할 정도로 거지냐고!]


원래 그렇게 쓰라고 건네준 용도였지만, 제대로 해석한 ‘은행왕’을 향해 무능한 녀석이라 비난한 ‘연금술사 우’는 손을 거칠게 휘저었다.


[모든 발상엔 딱 적당한 용도와 딱 적합한 기능이 있다고! 근데 넌! 그걸! 그 빈곤한 정신머리 때문에 다 날렸어!]

“어······ 그럼 내 잘못은 없지?”

[너도 문제야! 이 거지새끼야!]

“윽.”

[시설을 새로 만들던가! 아예 장소를 따로 만들어야지! 내가 준 게 그런 대놓고 일 벌이는 장소에서 만들라고 준 줄 알아?!]

“하지만 시설을 활용해야 하는데다 여기가 관리하기 쉽고······.”

[돈 아끼려고 그랬으니 그러지! 그러니 이상한 잡동사니에 깔려서 다 망했고!]

“끄응······.”


물론 ‘산업왕’의 선택은 합리적이다. 이미 설비도 갖춰져 있고, 굳이 시설을 새로 만들 필요도 없이 즉시 생산이 가능하니까.

하지만 ‘연금술사 우’가 들먹이는 대안에 반박하지 못했다.

실패했으니까.

실패자들을 비난할 권리를 갖게 된 ‘연금술사 우’는 갖가지 이유를 내밀어 그들의 무능력함을 한껏 비난했다.

흔한 악당의 최종 보스처럼 말이다.


[이게 둘째야. 정성이 부족해. 내가 베푸는 은혜를 그만큼 받아쳐먹는 정성이 부족하니까 재탕을 하고 두 번 이상 써먹으려고 했지!]

“······이번 건은 산업왕이 안일하긴 했지.”

“그럼요. 주신 선물에 부합되는 새로운 장소를 찾으려고 시도는 했어야죠.”

[부채, 너 말 잘했어. 넌 망했지만, 아예 새로운 장소를 이용하려는 시도는 칭찬해줄만 해.]

“저, 저쪽도 재탕이라고. 나도 크게 다를 건 없······.”

[닥쳐. 망한 놈 의견 따윈 필요없어.]


다섯 왕은 서로 같은 직위지만 미묘하게 서로를 견제하는 세력이 되어야 한다. 한데 똘똘 뭉치면 금방 균형이 깨지니까.

‘연금술사 우’가 고의적으로 누군가를 깎아내리고 추켜세우는 데엔 다 그런 이유가 있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하고 결정적인 셋째. 내가 준 거에서 효과를 건드렸다는 거. 그게 제일 괘씸해!]

“아니, 그건 내 잘못이 아니라 은행왕이 준 대로······.”

[따졌어야지! 내가 말했던 그런 끝내주는 성능이랑 거리가 머니까 바꿨어야지이이이이!]


그 때문에 일우는 이 다섯 명의 관계에 금이 갈 여지를 한껏 제공했고, 그걸 부추기고 있었다.

이 다섯 왕의 맹주인 ‘은행왕’의 지위를 깎아내려 나머지 넷과 동등한 위치로 끌어내리는 것.

모두가 이 ‘연금술사 우’의 아래에서 동등한 급의 부하라는 것.

일우의 계획에 따라 다섯 왕의 관계는 조금씩 변하고 있었다.


[너희 두놈들에겐 매우 실망이야. 부채보다 더 최악이었어. 쟨 그래도 써먹기라도 했지만 니들은 아예 써먹지도 못했으니까!]

“끄응······.”

[하지만, 아직 두 녀석 남았군. 거기 너.]


‘학식왕’을 가리킨 ‘연금술사 우’는 손가락을 까딱였다.


[다음 차례는 너다. 아직 너한텐 기대한 것도 없으니 실망한 적도 없지. 하지만 날 실망시킬 기회가 따악 두 번 밖에 없다는 걸 명심해. 물론 너한텐 한 번이지만.]

“나는 기회를 소중히 여길 생각이오. 그 자들에 대해선 나름 조사를 하고 있으니, 좋은 결과를 보여드리라 말할 수 있지.”

[좋아! 그 말은 마음에 들었어. 그럼 준비 되면 다시 보자고.]


그걸 끝으로 ‘연금술사 우’는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었고, 흑색 수정구에 투영된 그의 모습이 사라졌다.

그리고 수정구로 연락하던 도중 한 마디도 말을 꺼내고 있지 않던 ‘마도왕’은 다른 네 왕을 향해 빈정거렸다.


“아주 다들 그 녀석에게 고개 숙이는 게 익숙해졌네?”

“시끄러워, 꼬맹아.”

“소문이 사실이라고 해서 그 자가 정말로 우리 모두를 상대할 수 있는 실력이 있다고 확신할 수도 없잖아?”


다른 네 왕은 이런저런 경로를 통해, 혹은 그가 준 물건을 통해 ‘연금술사 우’가 얼마나 무시무시한 자인지 뼈저리게 깨달았다.

다만 ‘마도왕’은 자신이 소중히 여기던 아로엔 공주를 빼앗긴 것에 앙금이 남아있는지 그 압도적인 차이를 부정하며 으르렁댔다.


“라는 생각을 할 때라고 예상을 했고, 실제로 그렇군.”


물론 그것도 일우의 계산에 포함되어 있었다. 정확히는 스카웃이 가장 큰 변수요인으로 계산해낸 것이지만 말이다.


“뭐, 뭐야?! 거기서 왜 나와?”

“조금 전까지 마법도구로 연락을 하던 게······.”

“도구는 휴대가 가능하고, 너희들이 궁뎅이 걸친 의자 뒤에서 차폐벽 설치하고 쓰면 되는 거지. 바보들이야?”


‘연금술사 우’는 다섯 왕의 의자 뒤에서 고개를 내밀었고, 손에 든 수정구를 흔들어보였다.

네 왕이 당황하는 사이, 조금 전까지 그의 욕을 한 ‘마도왕’은 자신을 향해 ‘연금술사 우’가 다가오는 걸 보고 기겁했다.


“왜······ 왜 나한테 오는 거야? 대체······.”

-쾅---!


‘마도왕’의 몸이 순식간에 사라졌고, 뒤이어 접견실의 벽 한쪽에서 요란한 소리가 터져나왔다.

그리고 거기엔 머리가 벽에 박힌 채 기절한 것처럼 축 늘어진 마도왕의 몸이 보였다.


“어, 아직 안 죽었지? 난 평등주의자라서 일단 다섯 명 모두에게 똑같이 기회를 주려고 했거든. 죽었으면 뭐, 네 명에게 평등한 기회를 제공 한다 셈 치자고.”


스카웃의 계산 상 다섯 왕을 전부 제어하려면 단순히 그들에게 위압과 도구 제공만 해선 안 됐다. 고의적으로 반항의 싹을 키운 뒤 싹 잘라버려 복종하게끔 만들어야 했다.


“그, 그 장치로 연락한다고 했으······.”

-콰앙---!

-콰앙---!

“말로 끝내기엔 좀 아쉬워서. 간단하게 끝낼 수 있는데 질질 끌어? 어? 내가 우습니? 우스워?!”


이번 계획을 망친 당사자인 두 왕도 똑같이 접견실 벽에 쳐박히자, 남은 ‘문화왕’과 ‘학식왕’은 식은땀을 흘렸다.

하지만 ‘연금술사 우’는 그들에게 손을 대는 대신, ‘산업왕’이 가지고 있던 제어장치를 회수할 뿐이다.


“기절했을 테니 너희들한테 말해줄 테니까, 저놈들 깨면 전달해. 이번에 제공해준 걸 재탕하려고 하면 아주 좋은 일 벌어질 거라고.”

“대체 무슨······”

“제어장치 살짝 건드렸으니, 이거 쓰는 순간 그 점액질이 폭주해서 쓴 놈을 집어 삼켜버릴거라고만 전해.”

“······.”

“그 2인조 멍청이들한테 제대로 썼을 때의 효과가 나타날 테니, 내가 갖고 있는 생각 확인하고 싶으면 써보라고들 하고.”


슬쩍 ‘2인조로’ 닌자와 민영을 묶은 ‘연금술사 우’의 말을 들은 ‘학식왕’은 고개를 끄덕였다.


“왜? 못 믿겠니? 써볼래?”

“과, 관두겠소. 그보다 내게 줄 계획은······.”

“아, 그것도 미리 말해야겠네. 며칠 뒤에 연락하면 식당으로 튀어오라고. 최근에 크로스로드에 잘나가는 곳 하나 생겼거든.”

“알겠소이다······.”

“난 똑똑한 녀석은 저런 머저리들이랑 같은 대우를 하면 안 된다는 주의니까, 식사하면서 지적인 대화 나눠보자고.”


자기 할 말만 전달한 ‘연금술사 우’는 유유히 문을 빠져나갔고, 긴장된 표정을 부채로 숨기던 ‘문화왕’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당신은 그의 마음에 드는 성과를 내길 바라죠.”

“그럴 참이다. 저들처럼 될 생각은 없어.”


‘학식왕’은 벽에 박힌 세 왕들을 바라보며 식은땀을 닦았다.


***


이제는 완전히 촉수복이 되어버린 장비를 껴입은 민영은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주점 구석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젠장, 젠장, 젠장······.”

“새 옷은 마음에 드니?”

“너 이 개자······악!”

“에헤이, 그 장비 때문에 무슨 일이 벌어지더라도 나한테 지랄을 하면 안 되지.”


민영에게 촉수복을 제공한 장본인이 등장하자 민영은 그대로 그의 멱살을 붙잡으려 했다.

하지만 ‘연금술사 우’는 너무나도 간단히 민영의 손목을 붙잡은 뒤, 간단하게 그녀를 테이블에 처박아 제압해버렸다.


“다시 한 번 설명하지만 내 장비는 순수하게 가능성을 열어주는 도구야. 거기서 뭐가 감당이 안 되는 게 튀어나온다? 그건 네 무의식적인 힘이라고.”

“내가 그딴 촉수 덩어리를 원했다고? 헛소리 하지 마!”

“바닷가 출신이라서 고향 그리워라도 하나보네.”

“시끄······아아악!”

“쉿, 아가리. 곱고 바른 말.”

“아아아아악!”


새끼손가락을 살짝 꺾어주자 민영은 격하게 비명을 내질렀고, 주점의 모두가 민영을 고문하는 ‘연금술사 우’를 본 체 만 체 했다.


“이런, 나름 미소녀······는 아니지만, 아무튼 이런 아가씨가 고래고래 비명을 내지르는데 아무도 도울 생각이 없구만?”

“······으으, 아무튼 이거 풀어줘. 난 더 이상 이런 거 입고 다니기 싫으니까.”

“아, 그거 때문에 온 거긴 해. 풀어주는 게 아니라 네 장비 관련으로.”

“풀어달라니까?”

“못 풀어준대도 그러네. 그걸 벗길 수 있는 건 착용자가 완벽하게 제어해서 스스로 벗거나, 착용자가 죽을 때 밖에 없어.”


결코 벗겨지지 않도록 의도적으로 제조했고, 민영이 그 장비를 완벽히 제어해서 스스로 벗는 일은 영영 벌이지지 않을 것이다.

물론 민영도 그렇게 벗을 생각이 없었다.


“전자가 불가능하다면 후자는······ 아, 되겠네. 죽여줘?”

“그래! 차라리 죽는 게 낫겠······으에게겍······!”

“내가 수많은 같잖은 친구들과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쌓다보니 알게 된 게 있는데, 뭔 지 알아?”


민영의 목을 쥐어잡고 그녀를 들어올린 ‘연금술사 우’는 히죽 웃으며 천천히 손아귀에 힘을 주었다.


“죽는게 낫다고 하는 애들을 정작 죽이려고 하니 살려고 하더라구.”

“끄, 끄으으······!”

“결론은 그거지. 아무리 최악이라도 결국 목숨이 오락가락하면 진리를 깨닫는 법이지. 일단 사는 게 그나마 낫다.”


그녀는 살아야 한다. 아무리 촉수에 시달리는 옷을 입고 괴로운 나날을 살아가더라도, 여기에서 이상한 족속들과 얽혀서 하루하루가 괴롭더라도 살아가야 한다.

그게 일우가 바라는 거니까.

일우는 민영이 괴로운 나날을 살아가길 바란다.

그놈의 같잖은 용사놀이와, 자기도 모르게 누아즈의 충실한 장기말이 되려고 한 대가다.

그 생각을 하며 일우는 민영을 소파에 내던지듯 풀어주었다.

“켈륵, 켁, 케헥······!”

“죽음의 문턱 밟고 오니 대충 감이 잡히지?”

“이런 녀석한테 이런 수모를······.”

“그야 별 힘 없으니 그러지. 내가 말했지? 장비 제어를 못하는 거 다 네가 부족해서 그런 거라고.”


민영은 대답 대신 이를 악물었고, 그 모습에 ‘연금술사 우’는 히죽 웃은 뒤 두 사람의 냉랭한 현장을 곁눈질로 보던 어글리 잭을 불렀다.


“이봐! 구질대는 패배자 모임 구심점!”

“······.”

“이름이 그거지? 못생긴 놈이던가? 아무튼 일로 와.”


잭이 다가오자 ‘연금술사 우’는 그에게 설정해둔 그럴싸한 이력을 언급했다.


“너 이런 장난감 취급하는 전문가였지? 마도구 깔짝이던 그런 쪽.”

“그, 그걸 어떻게······!”

“나 같은 천재는 딱 봐도 다 알아. 아무튼 간에, 이제 네 임무는 이 촉수에 잠재력 있는 아가씨 딱갈이다. 얘가 쓰는 장비 대충 분석해서 관리하고······ 뭐, 벗기는 건 너도 못하니까 포기하고.”


애초에 ‘어글리 잭’이라는 사이버네틱스는 이 용도로 만들었다. 민영의 곁에서 그녀가 엇나가지 않도록 보조하는 역할.

다른데 새지 않고 이 도시에서 촉수복을 벗을 수 있을거라는 희망을 불어넣고, 다른 두 세력과 계속해서 충돌할 수 있도록 정보를 물어다주는 것.


“아, 물론 싫으면 때려치워. 그 왕놈들 박살내겠다고 날뛰는 그 요란한······ 이상한 검은 놈 하나 있던데 걔한테 붙던가.”

“그 자식 이야기는 꺼내지도 마.”


‘연금술사 우’가 닌자를 언급하자 민영의 눈에 분노가 서렸고, 이내 잭을 돌아보았다.


“그딴 녀석 찾아갈 생각 하지 마. 여긴 내가 다 무너뜨릴 테니까.”

“오, 좋아. 열심히 하라구. 기대하고 있으니까.”

“딱히 당신 기대 충족하려고 하는 게 아냐. 내가 열 받으니까 하는 거고······ 당신이 말했던 그 녀석이 하도록 내버려두진 않으니까.”

“그래, 그렇게 열심히 적극적으로 행동해서 내 노력이 그럭저럭 어디 써먹히긴 했다는 걸 증명해달라고.”


‘연금술사 우’는 자신이 과거에 공들인 노력이 헛수고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그리고 다섯 왕들이 자신의 결과물을 어설프게 가지고 논 것 때문에 민영에게 도움 비슷한 것을 주고 있다.

지금까지 한 것도 그럴싸하지만, 조금 더 그런 요소를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 민영은 누아즈의 입김이 직접 닿은 장본인이고, 그런 그녀의 앞에서 조금이라도 빈틈이 보이면 누아즈에게 들통이 날 수 있으니까.


“왜, 그런 거 있잖아? 고전 문헌에 나오는 용사 중에 그······ 뭐더라? 마법사 소녀? 마법소녀?”

“어······ 그거······ 말씀이십니까?”

“다시 생각해봐도 그 용사 놈들 정신머리는 참 이해가 안 된다니까. 세상에 마법 남자나 마법 여자가 있나? 마법 노인은? 마법 올베린 사람이나 마법 톨라인이라고는 안하잖아? 근데 마법소녀? 대체 뭐람.”


겸사겸사 민영의 성질을 한층 더 긁기 위해, 일우는 그녀에게 괴악한 별명을 붙여주었다.


“근데 너, 자칭 용사 어쩌고라고 했지?”

“······그래. 용사 맞아.”

“그러면 넌 이제 마법 소녀다! 소녀는 아니지만.”

“뭐어?”

“문헌의 용사 중에 그런 게 있어. 마법소녀라는, 스탈리스 대륙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괴악한 개념. 아니, 마법 쓰면 마법사지 마법소녀는 뭐래?”


당연히 민영이 좋게 받아들일 리 없지만 ‘연금술사 우’는 자신의 생각을 남에게 멋대로 강요하는게 습관같은 자다. 당연히 거부하는 민영을 향해 그만의 철학을 내세우는 건 그만의 개성이다.


“하지만 지금 너한텐 딱 어울려. 말도 안 되는 개 헛소리 같은 개념이 딱 맞아!”

“무슨 헛소리야!”

“그래, 너도 헛소리인거 이해하지? 그래서 붙이는 거야. 하, 지가 용사래? 허이구 참나. 그러면 마법소녀도 실존하겠다. 어차피 둘 다 개소리인건 마찬가지잖아?”

“아냐! 난 진짜 용사라니까?!”

“그래? 그러면 마법소녀도 실존하겠네! 와! 너 해!”

“누가 한다고 그래?!”

“그 기록에 보면 이상한 옷을 입고 괴상한 기술을 쓴다고 했으니······ 아, 너네! 너잖아? 촉수가 뿜어지는 이상한 복장에, 촉수를 뿜는 이상한 기술! 딱 너네!”

“그건 당신 때문이잖아아아아!”

“내 장비는 단지 너의 가능성을 열었을 뿐이라구. 내가 만들었을 적에 그 장비 입을 꼬맹이들은 손에서 빛이 번쩍번쩍 뿜어졌을걸? 나름 빛의 어쩌고니까.”

“거짓말!”

“응 사실 거짓말이야. 걔들 입은 적이 없는데 뭐가 나올지 뭐가 아니?”


사람 정신을 뒤흔드는 정신없는 화술 속에서, 어느 새 민영은 ‘촉수 마법소녀’라는 괴악한 호칭이 붙어버렸다.


작가의말

추석이라고 이런저런데 왔다갔다하고 에이션트 스피릿에 대한 경배의식도 준비하고 해서 그 날 써서 그 날 올리는 정책상 업로드가 불가능하다고 공지를......

.....안올리고 그냥 잠수탄 꼴이 되었군요. 어이고 세상에 맙소사.



아무튼 이렇게 용사 2호는 주인공의 계략으로 촉수 마법소녀로 재탄생되었습니다. 모처에서 연재를 했다면 이걸로 19금 소설이 씀풍씀풍 쏟아질 소재겠군요.

그런데 이런 식이면 닌자는 솔플이 되잖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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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19. 증오의 무한동력 [1] +2 21.09.10 753 29 19쪽
122 18. 뜬금없이 나타나는 자 [10] +3 21.09.08 809 35 18쪽
121 18. 뜬금없이 나타나는 자 [9] +2 21.09.07 764 34 17쪽
120 18. 뜬금없이 나타나는 자 [8] +4 21.09.06 792 30 17쪽
119 18. 뜬금없이 나타나는 자 [7] +1 21.09.04 868 28 15쪽
118 18. 뜬금없이 나타나는 자 [6] +2 21.09.03 865 2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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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18. 뜬금없이 나타나는 자 [4] +7 21.09.01 862 38 11쪽
115 18. 뜬금없이 나타나는 자 [3] +5 21.08.31 926 37 20쪽
114 18. 뜬금없이 나타나는 자 [2] +9 21.08.28 992 44 15쪽
113 18. 뜬금없이 나타나는 자 [1] +13 21.08.27 1,008 42 14쪽
112 17. 그는 용사가 아닙니다 [10] +1 21.08.26 1,033 37 18쪽
111 17. 그는 용사가 아닙니다 [9] +3 21.08.25 1,030 39 22쪽
110 17. 그는 용사가 아닙니다 [8] +6 21.08.24 1,007 40 18쪽
109 17. 그는 용사가 아닙니다 [7] +2 21.08.23 1,057 41 14쪽
108 17. 그는 용사가 아닙니다 [6] +3 21.08.21 1,052 4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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