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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이여 회개하라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마지막조각
작품등록일 :
2013.03.03 21:28
최근연재일 :
2013.06.12 23:32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17,385
추천수 :
156
글자수 :
214,101

작성
13.03.19 21:00
조회
345
추천
4
글자
9쪽

1-13.성녀 전쟁의 시작

머릿말이 뭐죠?




DUMMY

메세이아를 축으로 순식간에 성기사단의 진열이 바깥쪽부터 와해되기 시작했고, 모든 신관들은 성기사들에 대한 보조를 중단하고 메세이아의 치료를 전담하기 시작했다.


"메세이아, 차라리 죽는게 나았을걸."


마론은 혀를 찼다. 그의 말은 성녀에게 저주나 다름없는 말이었으나, 그는 순수하게 이 모든 상황에서 벗어난 관조자의, 제 3의 시점으로 그들을 내려다 볼 수 있기에 진심으로 하는 충고였다.

성녀란, 이 조직에서 정신적 지주나 다름없는 존재였다. 차라리 죽었었다면, 이들은 모든 계획이 무리라는 것을 알고 즉시 칼루프백작성으로 물러났겠지만, 이렇게 어중간하게 살아버렸으니, 선한 인간들에게는 죽음을 각오한 무모한 복수를, 악한 인간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되어버린 셈이었다.

여기 존재하는 모든 인간을 가깝거나 먼 미래에 파멸시키는 아주 좋은 시작점이 된 꼴이었다.

마론은 등 뒤에서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칼린의 기척을 느끼며 말했다.


"너도 보이겠지? 이 혼란의 소용돌이가 지나간 뒤 어떤양상이 벌어질지. 크크... 재미있지 않겠나?"


칼린은 갑자기 음산하게 웃어제끼는 마론을 바라보며 마땅치않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무슨 또 헛소리입니까?"

"이놈이?"


마론은 갑자기 분위기를 깨버리는 칼린을 돌아보며 막대기 끝으로 뒷통수를 쳐버렸다. 그러나 칼린도 나름대로 변명거리가 있다는 듯, 물러나면서 변명했다.


"재미있지 않겠냐니.... 남의 고통을 보고 즐기는 마론님은 역시 변태였군요."

"... 이 쪼잔한 2인자자식이...."


칼린은 마론이 비겁하게도 자신이 마계에서 저지른 온갖 흑역사를 떠벌리려는 것을 가까스로 제지하고는 말했다.


"...역시 진지한 건 전혀 당신에게 어울리지 않습니다, 마왕님."


마론은 한순간 긴장했다가, 자신이 너무 과민반응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런건... 봉인에서 나오시고 모두 잊어버리신게 아니셨습니까?'


마왕은 웃었다.


"그... 뭐... 됬다. 그만하자. 우리는 여행을 나온거지, 정벌을 하러 나온게 아니니까... 가자."


칼린은 갑자기 입을 삐죽대며,


"근데 머리는 좀 그만치면 안되겠습니까? 인간들사이에는 머리를 자꾸치면 머리가 나빠진다는 속설이..."

"시끄러."


딱!


마론은 머리를 감싸쥐고 중얼거리는(피의복수를...) 칼린에게 성녀쪽으로 가려다 물었다.


"어때? 너도 메세이아 보러 갈테냐?"

"무슨 그런 얼토당토 앉는 말씀을, 오히려 저는 제가 점찍어놓았던 성녀를 건드린 모자란 엘프를 족치려 가려던 참입니다만."

"...심하게는 하지마, 그들도 어쩔수는 없었을테니."


마론은 혹시라도 칼린이 살생을 저지르는 실수를 할까봐 우려의 목소리로 말했지만, 칼린은 웃었다.


"후후후후.... 저는 똑똑해서 말입니다."

"싱거운놈."


마론은 몸을 돌려 메세이아와는 정반대쪽인 네이린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고, 칼린은 문득 마론이 걸어가는 뒷모습이 쓸쓸하다고 생각했다, 마왕시절과는 다르게. 그리고 칼린은 자리에서 사라졌다.


****


-저들, 이상하다.-

"무슨소리에요? 키류사이드?"


용은 성녀가 화살을 맞고 쓰러져 소란이 일어난 곳으로부터 거리를 둔채 한담을 나누고 있는 두사람에 대해 소녀에게 의구심을 제기했다.


-도대체 저들의 정체는 뭐지? 나의 힘으로도 전혀 알 수가 없어.-


소녀는 베시시 웃으며 몸을 비비꼬았다.


"무지무지 강한 용병들이 아닐까요? 헤헤."

-아니, 굳이 강함이나 그런 종류는 아닌 듯 하군. 마치 지금 이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


소녀는 눈을 감은 채로 백옥빛 머리카락을 좌우로 흔들었다.


"무슨소린지 저는 잘 모르겠네요."

-너희 인간들이 이야기하지 않나.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소녀는 작고 가녀린 손을 마주치며 자신이 어렸을 때 읽었던 이야기책의 구절을 떠올렸다. 용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어렴풋이 알것만도 같았다.


"아, 그렇죠. 인간은 자의든 타의든 반드시 적응하게 되어있으니까요."

-어쩌면, 인간이 아닐지도 모른다. 저들에게는 모래 한톨 만큼의 적응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어. 위험하다. 가까이 가서는 좋은 꼴을 못봐.-


하지만, 소녀는 그러한 경고나 위험쯤은, 신경도 쓰지않았다. 그리고 그녀는 감고 있던 눈을 뜨며, 가슴에 한손을 얹으며 말했다.


"헤헤, 신룡의 가호가 그들과 나 사이에 깃들기를."


그녀의 눈에는 은은한 빛이 감돌다 사라져 있었다. 그리고 소녀는 종종걸음으로 다친 성녀를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


메세이아는 그 짧은 시간에 겨우 회피함으로서 화살이 심장에 박히는 것은 모면했다. 대신 그녀의 어깨는 열심히 열심히 썩어들어가고 있는 중이었다.


"치...치유의 손길!"

"치유의 손길!"


아직 어려서 신성력을 사용하지 못하는 네이린을 제외한 여섯명의 어린성녀들과 메세이아 본인이 어깨에 회복의 주문을 걸어대고 있었지만, 너무 강력한 원한의 마기가 실린 화살이어서 그런지, 완전히 낫기위해선 1년은 요양해야 할듯 싶었다.


"성녀언니, 아파?"


어느새 칼린의 품을 빠져나와 메세이아에게 다가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던 네이린이었다. 네이린은 자신이 아직 어려서 신성력을 사용하지 못하는게 매우 안타까웠고 아쉬웠다. 하지만 씩씩하고 올곧은 네이린이었기에, 신성력을 제외한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치료를 동원해보려고 애쓰고 있었다.


"미안하구나, 내가 하나는 생각하고 둘이 있을 거란 생각은 하지 못했어."


미체는 메세이아의 수도복의 앞섬이 눈물로 젖을 때까지 메세이아를 잡고 울고 있었다. 멀리서보면 성녀의 가슴팍에 붉은 털뭉치가 열심히 물을 짜내는 것으로 보였다.


"미체. 그만하렴. 내가 죽는 것도 아니지 않니?"

"하..하지만."


미체에게 그 어떠한 영웅들보다 빛나는 우상이었고 존경해 마지 않으며 닮고 싶은 사람이었던 메세이아가 이렇듯 허무하게 당한 사실에 억울했다.


-아 그렇구나, 성녀는 소중해, 그 무엇보다도.-


그녀는 생각했다. 이것은 마물주제에 성녀를 함정에 빠트린 것이라고. 그렇기 때문에 성녀가 이렇게 심하게 다친거라고, 자신이 먼저 알아챌 수 있었더라면 이러한 일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을텐데


'다음부터는 병사들을 닦달해서라도 이런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어, 반드시. 어차피 쓸모없는 병사 100명보단 성녀 한분이 훨씬 나으니까. 물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그러나 서서 성녀를 차갑게 바라보던 샤텐은 미체와는 너무나도 달랐다.


-이게 아니야, 이렇게 성녀는 약해서는 안되. 강해야 한다. 그 무엇보다도.-


샤텐에게 신을 가장 가까이서 모시고 신탁을 가장 많이 듣는다는 성녀는 자신의 아버지와 어머님을 말한마디에 좌지우지할 정도로 강력한 존재였다. 바로 그것때문에 자신이 모든 것을 버리고 이렇게 성녀가 되기위해 모든 것을 올인해왔고, 또 그렇게 지난 3년간 부모님의 사랑을 넘치도록 받아왔다. 비록 그것이 자신을 목적으로서 이용하기위해 연기한 것 뿐이라지만, 행복했었다.

부모님들은 분명히 자신이 성녀가 되어 돌아가면 분명히 연기가 아닌 진심으로 나를 가족이라고 여겨 줄 것이었다.

그녀는 무서웠다. 부모님들이 다시 3년 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3년전, 그녀는 자신을 산채로 신에게 바치려는 부모님에게 말했다.


만약 자신이 성녀가 된다면, 자신을 제물로 바치지 말아달라고. 자신이 아직 10대일때 시간을 달라고.


생각하기도 싫지만, 자신이 성녀가 아닌채로 돌아가게 된다면, 이미, 자신의 동생도 제물로 바치려고 했던 광신도인 부모님들이 이번에는 자신을 정말로 신에게 제물로 바칠 것이라는 것을 알고있었다. 그녀는 죽기싫었다.


'나는 반드시 성녀가 될 것이다. 나와 극적으로 살아남은 내 동생을 위해서라도.'


****


마론평원 어딘가.


칼린은 앞쪽에서 거대한 대궁을 이고 도망가는 다크엘프에게 대화를 시도해보았다.

"어, 저기 혹시나 해서 묻는 건데. 내가 너희들을 죽일 생각은 없거든? 그러니까 잠깐 대화를 위해서 멈추어주지 않겠나?"


"당신은 누구지? 인간이 아닌가?"

그 다크엘프는 싸움보다 대화를 먼저 시도하는 인간은 처음보았기에 활을 들기위해 뒤로 가져갔던 손을 거둔채 물었다.


"아 인간은 아닌데, 지금은 인간이어야만해, 복잡한 사정이 있지."

"그렇다면 무슨 볼일인가? 내가 그대들에게 해를 입혔었나?"


도저히 인간들에게 마기에 오염되어 비정상이라고 전혀 생각할 수 없는 정중한 말투로 다크엘프는 물었다.


"아니, 그런것은 아니지만. 너는 내 먹이를 건드렸어."

"그게 무슨...?"

"미안하군. 너희에게 개인적인 원한은 없지만, 너희들이 나를 너무나도 곤란하게 만들어서 말이야."


칼린은 즐겁게 웃었다. 마치, 재미있는 장난감을 눈앞에 둔 꼬마아이처럼,


"잠시.... 놀아줬으면 하는데? 날 곤란하게 한 대가로 말이야. 후후후..."




꼬릿말은 또 뭐죠?


작가의말

자 13화 업뎃입니다! 흑천청월님의 덧글에 힘입어, 오늘도 역시 즐거운 마음으로 글을 써봅니다.

간만에 초심으로 돌아간 기분이 드는 군요.

어쨋건 이제 1.성녀전쟁편도 1~2화를 남겨두지않고 있습니다!

야호! CH1을 다써보다니. 감개가 무량하군요.

애초에 처음 이 글을 쓰기 시작할 때, 딱 여기까지만 스토리라인을 구성했었죠.

여튼, 제가 생각하고 있던 여정이 전부 그대로 글로 쓸 수 있게되어서 참으로 기쁩니다.

2013년 3월 19일 9시정각! 마지막조각이 조금 빨리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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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3-10. 교차하는 4개의 신념 +3 13.06.01 236 4 8쪽
40 3-9. 교차하는 4개의 신념 +2 13.05.26 213 3 11쪽
39 3-8. 교차하는 4개의 신념 +1 13.05.14 236 3 7쪽
38 3-7. 교차하는 4개의 신념 +3 13.05.13 230 2 11쪽
37 3-6. 교차하는 4개의 신념 +2 13.05.11 289 2 10쪽
36 3-5. 교차하는 4개의 신념 +1 13.05.10 811 8 8쪽
35 3-4. 교차하는 4개의 신념 +1 13.05.09 290 1 10쪽
34 3-3. 교차하는 4개의 신념 +3 13.05.06 296 7 14쪽
33 3-2. 교차하는 4개의 신념 +3 13.04.24 318 5 14쪽
32 3-1 교차하는 4개의 신념 +3 13.04.19 379 2 12쪽
31 2부를 마무리 짓고. +1 13.04.19 264 2 5쪽
30 2-13.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3 13.04.13 325 3 11쪽
29 2-12.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4 13.04.10 332 4 11쪽
28 2-11.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1 13.04.08 354 2 12쪽
27 2-10.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2 13.04.04 294 2 14쪽
26 2-9.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1 13.04.03 297 2 13쪽
25 2-8.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3 13.04.02 407 3 12쪽
24 2-7.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3 13.03.30 337 6 10쪽
23 2-6.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1 13.03.29 337 2 14쪽
22 2-5.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5 13.03.28 297 2 12쪽
21 2-4.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1 13.03.27 327 2 14쪽
20 2-3.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3 13.03.26 358 5 9쪽
19 2-2.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1 13.03.25 382 2 11쪽
18 2-1.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2 13.03.23 425 10 12쪽
17 Extra story-1 네번째 장례식 +2 13.03.22 492 3 30쪽
16 1-15.성녀 전쟁의 시작 +3 13.03.21 827 4 14쪽
15 1-14.성녀 전쟁의 시작 +2 13.03.20 356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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