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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이여 회개하라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마지막조각
작품등록일 :
2013.03.03 21:28
최근연재일 :
2013.06.12 23:32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17,322
추천수 :
156
글자수 :
214,101

작성
13.06.12 23:32
조회
200
추천
4
글자
10쪽

3-12. 교차하는 4개의 신념

머릿말이 뭐죠?




DUMMY

"행방불명이라고?"


감히 정령왕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 수는 없었기에, 그저 연신 고개를 숙이는 장로 다크엘프였다.


"죄송합니다. 어스님. 아무래도 젊은 아이들이다보니까 저희 종족이 당하는 불이익에 대해서 참을 수가 없었겠지요."


한때나마 즐겁게 가르쳤었던 제자들이 사라졌다는 것은 그녀에게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못했다. 그녀는 이미 수천년의 세월을 살아온 지고지순한 존재. 아마 내일이면 다크엘프 몇몇 따위는 기억 속에서 완전히 사라져버릴 것이다.


"뭐 그런건 중요하지 않다. 그나저나 기할린의 상태는 어떠한가?"

"그게... 저희 다크엘프 일족이 의식이나 흑마술에 대해서는 상당히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기할린님이 걸리신 저주는 도저히 풀 방법이 없사옵니다. 상대의 공포를 원동력으로 하는 저주라니... 그런 저주는 듣도보도 못했습니다."


애초에 모든 '마법'이라는 수식이 들어가는 것들은 정말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정령마법은 정신력을 소모한다.) 모조리 마나를 사용하게 된다. 흑마법또한 마찬가지.


다크엘프들이 저주를 해체할 때 사용하는 법은 오로지 한가지다. 바로 저주마법을 지속시키는 원동력이 되는 마나를 제거하는 것이다. 물론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방법을 모르는 종족은 없다. 그러나 그 방법을 시행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다크엘프들 뿐이었다. 왜냐하면 그 마나회로를 읽어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다크 문스톤이 그들에게만 존재하기 때문이었다.


"역시... 두려움의 마력이로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여기에 왔건만, 당연한 결과인건가.


초조한듯, 손톱을 물어뜯는 그녀였다.


"자... 잠깐만요. 두려움의 마력이라면 설마 '그'가 나타나기라도 한겁니까?"


30년 전 당시, 인간들의 말과는 다르게 다크엘프들은 전혀 전쟁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었다. 그렇게 끝났었다면 평화로웠을 것이었지만 그 평화는 어느 다크엘프로부터 깨졌다.


"이 인간을 좀 봐!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저주에 걸린 것 같은걸?"

"우와! 어떻게 저주가 마나를 원동력으로 사용하지 않는 거지?"

"연구해보고 싶다!"


한 다크엘프가 가져온 인간의 시체에 붙어있던 한 줌밖에 되지 않았던 '그'의 두려움의 마력은 결국 장로는 그 마을을 버리고 다른 보금자리를 찾아 떠날 때까지 총 다크엘프 수의 3분의 2를 먹어치우고도 멈추지 않았다.


그 때의 공포를 생각하면서 사시나무처럼 떨고 있는 장로를 안쓰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그녀는 대답해주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가 직접 나타난 것은 아니다. 그저 그의 허물을 뒤집어 쓴 망령이 나타났을 뿐이었지."

"확... 확실히 그 때와는 느낌이 조금 달랐습니다. 그 때의 마나는 완벽하게 제어되어서 소름끼치도록 안정된 느낌의 마나였지만, 지금의 마나는 거의 미쳐 날뛰는 수준이더군요."

"그건 아직 그들이 미숙하다는 증거겠지."

"그렇다면 다행입니다만..."


기다리고 있을 다른 정령왕들에게 돌아가며, 그녀는 말했다.


"어찌되었건 그에게 해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해주게나."

"알겠습니다."


옛날 3천년전에 한번 나와보고 또다시 이렇게 세상에 나온지 40년도 안되었는데, 벌써 돌아가긴 좀 그러니까.


****


두려워...


두려워...


어째서 넌 사라지지 않은 거지?


분명히 그날 우리들의 손으로 봉인했을 터인데?


우리들은 이아스 여신님에게 배웠다.


비록 너에게는 아무리 강력한 공격도, 단단한 방어도 통하지 않지만,


그런 너를 이길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은,


어떤 두려움에도 굴복하지 않는 굳건한 마음.


그러한 진실된 마음의 힘만이 어떠한 것도 가지지 못한 너를 질투에 차게 해,


네 스스로 너의 힘을 두려워하도록 만들게 해,


너 자신의 마력을 통제하지 못하고 먹혀 스스로 소멸하게 된다고.


그런데 너는 어째서,


우리 앞에 또다시 나타난 거지?


이렇게 노쇠해버린 우리 앞에.


****


거대한 공포의 마력이 소용돌이치는 곳


그 주변에는 예전에는 그곳에 마을이 존재했었던듯, 집으로 보이는 건축물들이 여럿있었다. 하지만 보통적인 벽돌로 만든 집따위가 아니라 나무로 만들거나 아예 나무 속에 구멍을 판 집도 있었다.


"이곳이..."

"그분의 마력이 휩쓸고 간 대지입니다. 저희는 이 대지에 더 이상 발을 들여놓았다가는 죽습니다."


데스나이트 군대에서 뽑아낸 500명의 강건한 데스나이트들조차 그 저주받은 대지에는 발을 들여놓을 수 없었던 모양이다. 그저 한 줌의 마나로 시작했던 그의 마나가, 죽어가는 다크엘프들의 두려움을 먹고 자라 그 지역의 기후조차 바꿔버릴정도의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전대 마왕님의 흔적인건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녀의 마나처럼 뒤엉켜있거나 혼란스럽지는 않다. 장로 다크엘프의 말처럼 정말로 소름끼치도록 질서정연하게 안정되어 있을 뿐이었다.


"앞으로, 더 많은 적을 상대하게 될 것이다."


물론 그녀의 힘의 원류라고 할 수 있는 마나이기에, 그녀에게 직접적인 영향은 끼치지 않았다.


"그렇다면, 더더욱 많은 힘이 필요할 것."


어느샌가 마나의 중심지까지 들어간 그녀였다.


"이 기회를 놓칠 수야 없지!"


그리고 천천히 그녀는 슈마크가 정해놓았던 마족의 한계를 넘어가기 시작했다. 슈마크가 어째서 굳이 그녀가 마왕이 되지못하도록 한계를 정해 놓았는지에 대한 의구심조차 없이.


****


"아무래도 신 교황파 세력또한 이 곳, 바스타를 중심으로 움직이려는 듯 하네."


아무리 교황조차 간섭하지 못할 정도로 지고지순한 위치에 있는 신전의 원로들이지만 그렇다고해서 무적은 아니다.


"발락 단장을 중심으로 해서 모이는 듯 하군. 비츠라 대신관을 내세우지 않고 성기사 단장을 대표로 내세웠다는 뜻은 아무래도 전면전을 불사해서라도 진입할 생각인것 같군."


시그마 원로는 핵심을 찍어냈다.


"그런데 여기 2만의 쿠즈 공작군들은 뭐지?"


디크 원로는 책상 위에 놓인 대륙 전도에 새롭게 등장한 2개의 말을 가리키며 말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신 교황파 세력 7만과 구 교황파 세력 6만이 격돌해야 되는데, 쿠즈 공작군이 개입한다면 가뜩이나 숫자도 열세인데 9만 대 6만으로 싸울 판이었다.


"아아 그들이라면 내가 잘 알고 있지."


한동안 자리에서 침묵을 지키며 듣고만 있었던 판토라 원로가 말했다.


"그 쿠르츠라는 신관이 좀 많이 해먹은 모양이더군."

"아아 그 시리스 쿠즈 공자 사건 말인가?"

"뭐, 그 탓에 아무래도 반역이라도 할 생각인 것 같군."

"반역이라..."


어둠 속이라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노인은 가소롭다는 듯 비웃었다. 마치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무슨 계획을 짯으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 다 알고 있다는 듯이.


"그래봤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네. 그저 어린아이의 치기일 뿐이지."

"그렇군."

"하지만 주의하게나 절대로 무슨 일이 있더라도 시리스 쿠즈 공자는 죽이면 안되네. 그렇게 됬다간 쿠즈 공작, 나아가서 리하임 국가 군대의 3분의 1을 적으로 돌리게 될테니 말일세."


****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 되었던 걸까나.


누나가 알론 대신관을 만났었던 것?


누나가 어린성녀가 되어버린 것?


갑자기 부모님들이 광신도가 되어버린 것?


내 병을 치료하기 위해 왔던 쿠르츠 신관이 악독했던 것?


내가 병에 걸린 것?


"..."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고 계실까나~?"

"아, 누님."


돌아보려는 소년을 제지하면서, 소녀는 소년의 볼을 꼬집는다.


"됬어. 어차피 이 주변엔 아무도 없다고. 그러니까 우리 이대로 조금만 더 있자, 사랑스러운 동생?"

"하아..."


소년의 한숨소리에 걱정이 드는 듯, 소녀는 묻는다.


"왜 그래? 고민있어?"


이미 돌이킬 시점은 지났다.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뒤쪽에서 자신을 안는 익숙하면서도 포근한 느낌에 기대어 소년은 말한다.


"모든 것은... 저 때문일까요?"


발락단장과의 대담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았지만, 결국 그는 15살짜리 어린 소년에 불과했다. 그것도 몇년간을 병치레로 보낸.


머리를 쓰거나 계획을 세우는 일에 대해서는 약간 모자라는 면이 없잖아 있을지도 모르지만, 샤텐은 누나로서 빙긋 웃었다.


"그럴리가, 조그마한 녀석이 못하는 말이 없어."


자신과 같은 피를 이어받았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는 듯한 시리스의 머리를 감싸앉으며 그녀는 말했다.


"모든 것은 잘 될꺼야... 이아스신의 뜻대로..."


****


샤텐과 시리스가 있는 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 사람들 사이에 숨어서 그들을 몰래 지켜보는 이가 있었으니, 그는 바로 다름아닌 쿠르츠신관이었다.


"참으로 아름다운 금발이로군. 게다가 아직 20살도 채 되지않은 소녀라니..."


그러나 그가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은 그저 한가지 좋은 물건을 바라보는 느낌밖엔 들지 않았다.


"뭐, 그녀는 어차피 스스로 내 발앞에 머리를 조아리게 될테니 말이야. 후후후. 그날이 기대가 되는 군."


군침을 삼키지만 아직때가 되지 않았기에 설익은 과일을 먹는 멍청한 짓따위는 하지않는다. 기대감은 충족시킬 수 있을 지도 모르지만 사람을 고문할 때도 최상이라고 불리우는 방법에는 이러한 것이있다.


'고문하고 싶은 대상에게 잠깐이나마 희망의 독을 보여주는 것, 바로 희망고문이라지 아마... 네 녀석들의 그 어리석은 행동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두고보는 것도 괜찮은 일이 되겠군... 후후후.'


길게 늘어트린 신관로브의 끝자락을 들면서 돌아서려고 할 때, 무엇인가 생각난 듯 주머니에 손을 넣어 하나의 나침반을 꺼내들었다.


'그러고보니 잘 작동은 되고 있는 건가?'


그러자 갑자기 나침반에서 깜빡깜빡거림과 동시에 대상의 방향과 대략적인 거리를 표시했다.


'후후, 잘 작동하고 있는 것 같군. 그럼 이제 모든 것은 신의 뜻대로인가...'


미련이 남았는지 한차례 샤텐남매를 돌아보고는 자신이 할당받은 막사로 몸을 움직이는 쿠르츠였다.


****



그 날까지 앞으로


D - 21





꼬릿말은 또 뭐죠?


작가의말

생각해보니까, 몇몇화에서는 D-day표기를 깜빡했네요. 수정했습니다.

아 참, 그리고 동방존자님이 생각했던거 말인데요....

생각은 했지만 너무 유치해보여서 말이죠... 쿠쿠쿠

늘 응원해주시는 티말님과 흑천청월님에겐 감사하단 말씀 전하고요.

어쨋건 또다시 슬렁슬렁 올리다 물러가봅니다.

 

2013년 6월 12일 11시 32분에 마지막조각이 올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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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3

  • 작성자
    Lv.89 티말
    작성일
    13.06.12 23:55
    No. 1

    마론만 만나면 바로 해결될 문제 몇가지가 보이는 군요. 아니, 칼린만 만나도 정리는 되려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흑천청월
    작성일
    13.06.13 02:58
    No. 2

    재미있게 잘 보고 갑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동방존자
    작성일
    13.06.18 16:48
    No. 3

    아, '500원'이요? ㅋㅋ
    당연히 유치하지요. 나올까봐 걱정했던 거라니까요.. ^^
    글이 갈수록 매끄러워지네요.
    좋습니다. 건필!!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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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3-11. 교차하는 4개의 신념 +3 13.06.07 265 3 9쪽
41 3-10. 교차하는 4개의 신념 +3 13.06.01 235 4 8쪽
40 3-9. 교차하는 4개의 신념 +2 13.05.26 212 3 11쪽
39 3-8. 교차하는 4개의 신념 +1 13.05.14 235 3 7쪽
38 3-7. 교차하는 4개의 신념 +3 13.05.13 229 2 11쪽
37 3-6. 교차하는 4개의 신념 +2 13.05.11 288 2 10쪽
36 3-5. 교차하는 4개의 신념 +1 13.05.10 810 8 8쪽
35 3-4. 교차하는 4개의 신념 +1 13.05.09 288 1 10쪽
34 3-3. 교차하는 4개의 신념 +3 13.05.06 295 7 14쪽
33 3-2. 교차하는 4개의 신념 +3 13.04.24 316 5 14쪽
32 3-1 교차하는 4개의 신념 +3 13.04.19 377 2 12쪽
31 2부를 마무리 짓고. +1 13.04.19 262 2 5쪽
30 2-13.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3 13.04.13 324 3 11쪽
29 2-12.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4 13.04.10 330 4 11쪽
28 2-11.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1 13.04.08 352 2 12쪽
27 2-10.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2 13.04.04 293 2 14쪽
26 2-9.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1 13.04.03 295 2 13쪽
25 2-8.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3 13.04.02 405 3 12쪽
24 2-7.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3 13.03.30 335 6 10쪽
23 2-6.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1 13.03.29 336 2 14쪽
22 2-5.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5 13.03.28 297 2 12쪽
21 2-4.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1 13.03.27 325 2 14쪽
20 2-3.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3 13.03.26 356 5 9쪽
19 2-2.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1 13.03.25 379 2 11쪽
18 2-1.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2 13.03.23 424 10 12쪽
17 Extra story-1 네번째 장례식 +2 13.03.22 490 3 30쪽
16 1-15.성녀 전쟁의 시작 +3 13.03.21 826 4 14쪽
15 1-14.성녀 전쟁의 시작 +2 13.03.20 354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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