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Last Segment

마왕이여 회개하라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마지막조각
작품등록일 :
2013.03.03 21:28
최근연재일 :
2013.06.12 23:32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17,332
추천수 :
156
글자수 :
214,101

작성
13.04.10 23:51
조회
330
추천
4
글자
11쪽

2-12.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머릿말이 뭐죠?




DUMMY

아무래도 아침이고 사람들도 점점 거리로 나오고 있는데, 절대로 이런 속옷같은 옷을 입고는 돌아다닐 수 없다는 칼린의 말에 그들은 아직 동절기라 분수가 한낮에만 나오는 광장에서 옷가게가 문을 열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에취!"

"추워?"

"에...훌쩍! 헤헤헤."


사라는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리고는 두 손과 가슴으로 무릎을 꽉 껴안은채 훌쩍이고 있었다.


"어째.. 너는 웃는 거 밖에 할 줄 모르냐."

"아..하하하. 훌쩍."


그녀는 이제는 거의 버릇이 되어버린 생각 없이 웃는 행동을 지적하는 마론의 말에 또다시 멋쩍은 듯, 웃었다. 그러니까, 계속 웃었단 소리다.

많이 추운듯 계속 훌쩍이는 그녀의 행동에 마론은 하는 수 없이 망토를.. 건네주기는 무슨, 절대로 그럴 일은 없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그는 약간은 예외적인 생각을 했다.


'사라가 추워한다. 사라는 인간이다. 인간은 추운걸 싫어한다.'


그리고는 자신을 한번 내려다보더니.


'나는 마족이다. 마족은 추운 것을 싫어하지 않는다. 나의 옷을 벗어주어야 한다.'


분명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마론은 전혀 일반적이지 않았다. 왜냐하면 일단 그는 적어도 8000살은 넘게 살아온 인물이니까.


'그럼, 여기에는 마족이 나 하나뿐인가?'


****


쿠즈공작령의 동쪽방향, 그러니까 그들이 서있는 곳을 기점으로 내성으로 가는 방향에서 해는 점점 뜨고 있었고, 여기저기서 사람들의 아침을 깨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대로에는 아침부터 무슨 일이 그렇게 바쁜지 소수의 사람들이 거리를 걷고 있었다. 만약 그들이 약 30분만 더 일찍 나왔더라면 눈이 호사(?)를 누릴 수 있었을 지도 몰랐다.


벌써 기다린지 30분이 넘어가고 있을 무렵, 마론일행은 전부 광장의 한 구석에 자리잡아 옷가게가 열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광장에는 특이하게도 2층으로 된 옷가게가 하나 있었는데, 주점은 벌써 문을 열고 술주정뱅이들을 쫓아내고 있었으나 어째서인지 그 옷가게만큼은 아직 문이 열릴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마치 님을 기다리는 아낙네처럼 하염없이 옷가게가 열기를 기다리며 마론에게서 고개를 돌린채 옷가게의 문을 쳐다보고 있는 칼린을 향해 그는 슬쩍 말을 걸어보았다.


"어이, 칼린~."

"..."


이번 뒤끝은 얼마나 오래가려나, 이 뒤끝대마왕같으니라고.

칼린의 말로는 분명히 안 삐졌다고는 하지만 그가 봤을 땐 분명히 삐졌다. 그것도 단단히.


어떻게 된 일인가 하면은 아침 겨울바람으로 인해서 사라의 멍청한 웃음조차 사그라들려고 할 때, 마론은 순식간에 칼린을 덮쳤고 로브를 강탈해내었다. 갑작스러운 기습에 칼린은 어안이 벙벙해졌고 마론은 마치 자기 것인양 쿨하게 사라에게 건네주었다. 하지만, 결국에는 둘다 쓰고 있었던 로브를 전부 벗어줘야만 했다. 마족이 두명인 것처럼 추위를 싫어하는 생명체는 둘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여기까지야 뭐 쌤통이다!하고 비아냥거리던 칼린이었지만. 이 말 한마디로 삐져버리고 만다.


마론은 칼린의 비아냥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다크엘프에게 자신의 로브를 건네었다.


"아.. 저는."

"받아둬, 어차피 필요도 없는 물건이니까."

"예..."

"필요없다니요! 제 혼신의 역작을 그렇게 평가절하하지 마십쇼!"


이렇게 된 것이었다. 물론 칼린의 말처럼 그 로브가 혼신의 역작일지는 알 수 없지만, 그녀들로 인해서 드디어 마론과 칼린은 여행을 시작한 후 처음으로 그 누더기 로브를 벗게되었다! 내심 그 로브를 빨기는 했을까?라고 의심하던 사라는 가볍게 안도했다.


"흥! 입니다!"

"어이..."


지나가는 사람들은 그들의 애들장난같은 다툼에 웃음지을지 모르지만 그와는 별개로 그들의 외모에 감탄하며 그들을 바라보았다.


칼린은 새카만 흑발을 어깨를 넘지 않도록 짧게 자르고 앞머리를 들어올려 이마를 반쯤 들어낸 채, 마족 특유의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매서운 눈초리, 그리고 짧게 깎아질러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강인함을 느끼게하는 턱선을 지니고 있었다. 한동안 면도를 안했는지 남자다움이 늘씬 풍기는 아주 약간의 턱수염이 삐죽삐죽 자라나고 있었다. 그리고 목에는 수수한 장식이 달린, 그가 예전에 결혼했었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목걸이를 하고 있었다. 이러한 그의 얼굴을 보다보면, 네이린의 말처럼 그가 처음에 의도했던 30대 중반의 동네에 흔한 아저씨와는 거리가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난다고 볼 수 있었다.

또한 대부분 어느정도 뱃살이 있는 30대 중반의 아저씨와는 전혀 다르게 마족 특유의 구릿빛 피부를 연하게 만들어 마족의 검은 피부색처럼 사람들에게 이상함을 느끼게 하기보다는 섹시미를 추구했고 키는 거의 190에 육박할 정도로 큰 편이지만 덩치는 작은 편이어서 언뜻보면 허우대일지 모르지만 잘 살펴보면 붙어있을만한 근육은 다 붙어있는 균형잡힌 몸매였다.


그런 칼린과는 대조적으로 마론은 이제껏 누더기로브에 숨겨져 왔었던, 그의 머리는 거의 허리에 육박할 정도로 길었다. 그 긴 머리카락은 그의 목부분에서 검은 머리색과는 대조되는 하얀색의 머리끈을 이용해서 활동에 불편함이 없게 단단히 묶어놓았다. 게다가 마론은 칼린과는 완전히 반대노선을 탄 듯 앞머리를 길게 내렸고 어찌보면 강인함보다는 유약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매끄러운 턱선을 지녔다. 하지만 그 역시 칼린보다 강하면 몇배는 강했지 절대 약하지 않는 마족 중 한명. 외유내강이랄까, 만약 눈 웃음을 짓는다면 매력적으로 보일 듯한 그였지만 강인한 눈초리는 그가 겉보기와는 다르게 강한 신념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진동을 멈추고 어느때와 마찬가지로 정말 평범해보이는 흰막대기를 오른손에 들고 있었다.


어쨋건 결국 칼린이 화를 풀지 않자 마론, 아니 변태마왕은 최후의 수단을 사용하기로 결심했다. 이름하여 그것은 바로 방귀뀐 놈이 성낸다작전, 나는 너보다 짬밥을 3000년은 더 많이 먹었어! 그런데 어서 개겨?!작전이었다.


그렇게 흰막대기로 칼린을 치는 것으로 시작하려고 할때,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옷가게의 문이 열렸고 변태마왕의 모든 작전은 흐지부지 끝나고 말았다.


"어서오십쇼!"


옷 가게는 별로 특이한 것이 없었다. 그저 특이하다면 아무래도 광장에 붙어있는 가게라 그런지 이곳 서쪽지역에서 가장 번화했다고 여길 수 잇는 광장이다보니 그저 옷을 입기위해서 이곳을 찾는 남자들보다는 옷을 사기위해서 이곳을 찾는 여자들을 노린 건지 알수는 없지만 1층에는 그저 남정네들이 들릴법한 평범한 옷가게일 뿐이지만 2층에는 따로 재단사가 있고 피팅룸까지 구비된 가게였다.


아무래도 아직 점원이 오지않은 듯, 사장으로 보이는 자가 나와서 물었다.


"어느분의 옷을 사러 오셨습니까?"

"여기, 이 두 여자분들의 옷을 좀 봐주게."

"알겠습니다. 그럼 다른 분들께서는?"


주로 강인해보이는 칼린보다는 어찌보면 귀족티가 날 것 같은 마론쪽을 바라보며 눈짓을 했고 마론은 귀찮다는 듯 자신이 대충 걸친 여행자용 가죽조끼를 슬쩍 들어보이며 고개를 저었다.


"난 이거면 되."

"라는 데요?"

"알겠습니다. 그러시면 여성분들은 절 따라 2층으로, 나머지분들은 저쪽에서 기다려주시면 되겠습니다."

"갑시다. 마론님."

"그러지 뭐."


아무런 생각이 없는 듯, 새 옷을 보며 좋아라~하는 사라와는 다르게 다크엘프는 마론과 칼린에게서 떨어진 다는 사실에 잠시 불안한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그녀는 그 일행중에선 가장 막내(설정상 20대 후반 - 마론, 역시 설정상 30대 중반 - 칼린, 19살 먹은 사라, 16살 먹은 다크엘프)였기 때문이었다.


"..."

"응?"


그러한 시선에 이상함을 느낀 듯, 마론은 잠시 다크엘프를 쳐다보다가 그녀의 눈에서 불안한 기색을 느끼고는 가볍게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러고보니 통성명을 하지않았군. 꼬마야, 네 이름은 뭐니?"


먼저 물어본 마론이 놀랄정도로 갑자기 안색이 불안에서 기쁨으로 확 바뀌더니, 그것도 잠시 이번엔 슬픈 듯 울먹이려고 했다.


"그... 플로라에요. 플로라."


원래 이름보다는 훨씬 친숙한 플로라라는 이름을 쓰기로 다크엘프는 결심했다. 어차피 겪을 것이라면 이왕이면 행복하게 보낼 것이다. 그들이 어떤사람들인지는 아직 모르지만.


"그래 플로라, 좋지. 근데 우리 이름은 다 아니?"

"대충은요..."

"그럼 늦었지만 다시 소개를 하도록 하지. 내 이름은 마론이고, 저기 얼빠진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은 칼린이라는 놈이지. 그리고 네 뒤에 있는 소녀는 사라 카르만이지."


그녀는 뒤를 돌아보았고, 그런 그녀의 시선을 느낀듯 사라는 환하게 미소지었다.


"편하게 사라라고 부르면 되."


어차피 이렇게 된거, 아예 정식으로 입장을 밝혀버려야지,라고 생각하던 칼린은 플로라에게 걸어와서 거의 가슴께밖에 오지않는 플로라의 머리칼을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으음, 우리는 딱히 너에게 노예를 요구하지는 않을거야. 그저 너를 네 고향에 데려다줄 생각이지."

"고향...이요?"


칼린은 지금껏 잊고 있었던, 마론의 토사물... 아니 두개의 목걸이를 꺼내들어 플로라에게 주었다.


"이 목걸이는..."

"그래, 우리는 그 목걸이를 돌려줘야되는 '의무'를 지게되었거든."

"그걸 어떻게..."

"후후. 그거야 다 아는 방법이 있지..."


흑마법사를 알고 있었다면 말이지,라고 끝말을 삼키는 그였지만 그녀를 생각하자 또다시 울적해저버린 그였다. 그리고 그런 그를 안쓰럽게 바라보던 마론이었다. 잠시 말이 끊겨버린 칼린을 대신해 마론은 말했다.


"어쨋건, 네 고향에 간다고만 알아둬."

"고향... 내 고향..."


플로라는 16세 소녀의 티를 아직 벗지못한 자그마한 손으로 목걸이를 꽉 쥐면서 생각했다. 드디어 고향에 갈 수 있겠구나...

어쩌면 플로라는 인간에게 분노해왔었으나 사실은 착했던 것일 수도 있다. 아무리 증거가 있다지만, 또다시 인간을 믿는 실수를 저지르다니.

그렇게 웃는지 우는지 알 수 없는 플로라를 바라보던 마론은 마계의 공처가라는 말이 맞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듯, 궁상맞게 질질짜려는 칼린을 발로차서 플로라를 쓰다듬었다.


"그냥, 친구나 동료처럼 여기려무나, 큰나무 그림자 일족의 꼬마야. 알겠니?"

"예."


그렇게 확실히 눈웃음 하나는 남자도 반할만한 마론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던 플로라의 표정이 점점 묘하게 변해가고 있다는 사실은 같은 여자였던 사라만이 가까스로 눈치챌 수 있었다.


'설마? 아니겠지~ 헤헤.'


작년, 브람스 할아버지때는 자신의 부모를 얻었다고 할 수 있었던 플로라는 더이상 슬프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제는 남편감(?)을 얻었다고 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꼬릿말은 또 뭐죠?


작가의말

그래도 3일을 넘기지 않았습니다.. 하하하하

누니도리님의 댓글, 열심히 보고 있으니 걱정하지마세요. ㅎ

이번 편에서는 마론과 칼린의 외적묘사에 좀 치중한 감이 없잖아 있군요.

원래는 1부에서 했었어야 하는건데... 원체 그 녀석들이 로브를 벗으려고 들지 않더군요. ㅎㅎ 못난 놈들입니다.

여튼, 기쁜마음으로 올려봅니다.

2013년 4월 10일 오후 11시 51분 마지막조각이 올려봅니다.

그러고보니 홍보도 해야되는데 귀찮군요.. ㄷㄷ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마왕이여 회개하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공지 13.06.19 182 0 -
43 3-12. 교차하는 4개의 신념 +3 13.06.12 201 4 10쪽
42 3-11. 교차하는 4개의 신념 +3 13.06.07 266 3 9쪽
41 3-10. 교차하는 4개의 신념 +3 13.06.01 235 4 8쪽
40 3-9. 교차하는 4개의 신념 +2 13.05.26 212 3 11쪽
39 3-8. 교차하는 4개의 신념 +1 13.05.14 235 3 7쪽
38 3-7. 교차하는 4개의 신념 +3 13.05.13 229 2 11쪽
37 3-6. 교차하는 4개의 신념 +2 13.05.11 288 2 10쪽
36 3-5. 교차하는 4개의 신념 +1 13.05.10 810 8 8쪽
35 3-4. 교차하는 4개의 신념 +1 13.05.09 288 1 10쪽
34 3-3. 교차하는 4개의 신념 +3 13.05.06 295 7 14쪽
33 3-2. 교차하는 4개의 신념 +3 13.04.24 316 5 14쪽
32 3-1 교차하는 4개의 신념 +3 13.04.19 377 2 12쪽
31 2부를 마무리 짓고. +1 13.04.19 262 2 5쪽
30 2-13.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3 13.04.13 324 3 11쪽
» 2-12.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4 13.04.10 331 4 11쪽
28 2-11.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1 13.04.08 353 2 12쪽
27 2-10.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2 13.04.04 294 2 14쪽
26 2-9.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1 13.04.03 295 2 13쪽
25 2-8.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3 13.04.02 405 3 12쪽
24 2-7.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3 13.03.30 336 6 10쪽
23 2-6.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1 13.03.29 336 2 14쪽
22 2-5.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5 13.03.28 297 2 12쪽
21 2-4.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1 13.03.27 326 2 14쪽
20 2-3.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3 13.03.26 357 5 9쪽
19 2-2.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1 13.03.25 380 2 11쪽
18 2-1.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2 13.03.23 424 10 12쪽
17 Extra story-1 네번째 장례식 +2 13.03.22 491 3 30쪽
16 1-15.성녀 전쟁의 시작 +3 13.03.21 826 4 14쪽
15 1-14.성녀 전쟁의 시작 +2 13.03.20 354 3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