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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이여 회개하라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마지막조각
작품등록일 :
2013.03.03 21:28
최근연재일 :
2013.06.12 23:32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17,328
추천수 :
156
글자수 :
214,101

작성
13.03.30 21:07
조회
335
추천
6
글자
10쪽

2-7.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머릿말이 뭐죠?




DUMMY

"아아, 솔직히 짜증납니다. 이런 거."

"시끄러, 왜 또 그러는데?"


해가 서서히 모습을 전부 드러낼 무렵, 그들은 추격전을 벌이고 있었다. 맨 앞에는 사라를 납치한 자들이 뛰어가고 있었고 그 바로 뒤로는 카르만이 뒤쫓고 있었다. 마지막으로는 마론과 칼린이 멀찍이서 뒤쫓고 있었다.


"이놈들! 당장 사라를 내놓지 못하겠느냐!"

"... 2번대대는 저 자를 상대해라."

"... 알겠습니다."


총 스무 명의 납치범들 중, 다섯 명이 무리에서 떨어져나와 카르만을 상대로 시간을 끌고 있었다. 그들도 상당한 실력자로 보이지만, 애초에 카르만이 오러를 사용하는 검사이기에 단순히 시간 끄는 역할밖에 할 수 없었다.

마론과 칼린은 그들이 직접 싸움을 벌일 수는 없는 일이기에 적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바라보고 있었다.


"그냥 몸에 구멍 20개만 내고 싸그리 죽여 버리죠. 귀찮습니다."

"에구구……. 또 그런다. 내가 그랬잖아, 사람 함부로 죽이지 말라고."


마론은 카르만이 싸우고 있는 거리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건물의 지붕 위에서 귀찮다고 투덜거리는 칼린을 잠시 구박하고는 저 멀리 사라져가는 납치범들을 바라보면서 잠깐은 어이없는 생각을 했다.


"솔직히 내 생각일 뿐이지만."

"네?"

"사라양이라면 그냥 누군가가 어디로 가자, 라고 말하면 십중팔구 그냥 따라갈 거 같은데 말이지."

"... 그렇긴 하죠. 워낙 여유로워보이는 사라양이니까 말이죠."


이제는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가 되었고 카르만은 그제야 모든 납치범들을 죽이고는 이미 늦었다는 것을 깨닫고는 분통해했다. 평소라면 5명중 한명은 살려놓고 그들의 본거지라도 파악을 할 터인데, 이미 딸이 관련된 시점부터 그는 반쯤은 정신을 놓은 상태였다. 그런 그를 잠시간 바라보던 칼린은 마론에게 말했다.


"일단은... 추적마법을 써서 어디로 가든 간에 추적은 별로 어렵지 않으니, 미인은 박명이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어서 가죠."


그러나 그런 그의 말에 전혀 미동조차 하지 않는 마론을 바라보면서 칼린은 다시금 재촉했다.


"안갑니까? 어차피 죽이는 건 무리더라도, 빼내오는 것정도는 가능하잖습니까?"

"정때문인가?"

"예?"


마론은 바람 한 점 없는 맑은 날씨에서 존재하지도 않을 비구름을 찾듯, 온화한 얼굴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냉소적인 미소를 띄었다. 그런 미소에 칼린은 약간의 두려움을 느끼며 부복했다.


이 모드는 내 생각이 맞다면, '마왕 모드'다. 평소엔 멍청하고 순하며 어쩔 때는 장난꾸러기처럼 보일 때도 있는 마왕이 아주 가끔씩 이런 모드가 되고는 하는데, 이때는 눈치를 잘 봐야한다. 안 그랬다간, 한 줌의 먼지가 되어 망각 속으로 사라질 터이니.


"정때문이냐고 물었다."

"... 아니라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마왕은 굳어버린 칼린의 자세를 쳐다보며 표정을 풀었다. 내가 무엇을 위해서 이래야만 하는가. 이제는 정말 허울뿐인, '전' 마왕일지도 모르는데.


"칼린. 너도 알다시피, 난 감정을 느끼지 못해. 그저 다른 사람의 것을 이해만 할 수 있을 뿐이지."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나는 인간을 연구했다. 마음이 없는 삶은 삶이 될 수 없다. 내가 느낄 수 없지만, 그렇다고 좌절할 수는 없지 않는가."


마왕은 어렸을 적, 인간들의 세상에 끊임없이 유희를 나가 인간이 되고 싶었던 시절을 기억해냈다. 무조건 인간들이 한다는 것은 전부 따라 해보았다. 왕부터 시작해서 끝내는 거리의 노숙자까지. 마치 그때를 비유하자면, 인간이 되고 싶었던 괴물, 이라고 해야 되나.


'그때만 해도 멍청했었지. 마음만 있다면 모든 것이 될 줄 알았으니 말이야.'


하지만 세상은, 마음만 가지고는 되는 것은 없었다.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반드시 따라붙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목적, 이득, 이익.


"그래서 인간이 어떠한 상황에서 어떠한 감정을 느끼는지 지금까지 조사해왔고 그것을 바탕으로, 그래 너희들 말에 따르면 연기한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

"..."

"내가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 줄 아나? 한시가 급한 상황에서?"


칼린은 마론의 말이 자신을 다그치려는 것이 아니고 그저 무기력하고 나약한 음성이라는 것을 그제야 깨닫고는 고개를 들고 마론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 글쎄요. 잘은 모르겠습니다."

"자네는 마족으로서 성녀를 구하러가는 것인가, 아니면 그녀와 짧은 시간의 여행을 했었던 동료로서 동료를 구하러 가는 것인가?"


마론은 말 그대로, 말이 안 되는 말을 했다.


"... 그런 건... 억지일 뿐입니다. 그런 게 어디 있습니까."

"그런가……."


솔직히, 칼린은 마론이 이해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차라리 증오하고, 빼앗고 싶겠지.


나는 마족 중에서도 처음으로 두 가지 감정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축복받은 마족'이니까. 누군가가 나에게 감정을 버리면 신을 뛰어넘을 힘을 주겠다는 제안을 한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거절할 정도로 나는 나의 감정이 소중하니까.


지금 이 순간을 느낄 수 있는 마음을 가졌다는 것에 나는 감사한다. 그렇기에 그는 감정동조라는 능력을 가지고도 나를 이해할 수 없고, 감정을 가진 나 또한 그를 동정할 수 없다.


"나는... 솔직히 말하면 귀찮아.... 그녀를 구하는 것에 대한 이유라면 '이해'할 수는 있지만, '받아'들일 수는 없으니까."

"..."

"나는 가끔씩 너처럼 정에 이끌리는 마족들을 보면 참으로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무언가를 열망하는 마음이 있으니 그런 거에 이끌릴 수라도 있는 것 아닌가."


단순한 절대자의 고독감 따위가 아니다. 세상을 압도하는 능력을 가진 마왕은, 지붕에 걸터앉아서 미친 듯이 납치범들의 소속을 캐기 위해 자신의 옷에 피가 묻는 줄도 모른 채 열심히 시체를 뒤지고 있는 카르만을 쓸쓸하게 바라보았다.


"그러면 어쩌실 생각이십니까?"

"글쎄……. 어쩌면 좋겠나?"


아까만 해도 세상의 지배자였던 그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분명히 자신보다 젊어 보이는 외모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세상의 혹독함에 지쳐버린 늙은 노인네로 보일 뿐이었다.


"... 돌아갑시다. 분명 사라양이 특이한 아가씨긴 했지만... 우리의 목적은 원래 그것이 아니었지 않습니까?"

"목적이라... 그래 목적이 있었군."


마론은 늘 들고다니는 기다란 흰 막대기를 지팡이 삼아서 일어났고 누더기 로브를 팡팡하고 털더니 다시 여관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그의 옆을 보좌하듯 칼린이 늘 그랬던 것처럼 천천히 뒤따라갔다.


그들이 여관으로 돌아온 것은, 정오가 될 무렵이었다.


****


"그게 무슨 소리지? 빼앗겼다니?"

"예? 빼앗겼다니요? 무엇을 말입니까?"


보고서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목표를 납치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중간에 또 다른 조직의 개입으로 목표를 빼앗김. 총 스무 명중 사상자는 15명, 경상자는 5명.'


"이런 멍청한! 시키는 일도 제대로 못하는 떨거지 같으니!"

"예? 그..그게..."

"시끄러! 넌 뭐야! 당장 나가!"


쿠르츠신관은 라츠신관이 보내온 보고서를 보고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책상을 내리치며 그저 라츠신관이 시켜서 보고서를 들고 온 것만이 죄인 견습사제에게 분노했다.


"그...그럼 전 그만 나..나가보겠습니다..."


크게 당황해서 황급히 나가버린 견습사제를 바라보며 한참을 라츠신관을 욕하던 쿠르츠신관은 화가 어느 정도 풀리자, 차분하게 생각해보기로 했다.


"으음... 동쪽 자치대의 개입이라... 자치대는 무슨 건달 같은 놈들이... 감히 내가 먼저 찍어둔 년을 건드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방금 화내면서 그 충격으로 책상에서 바닥으로 떨어진 이아스여신의 조각상 몇 개를 챙겨들며 나갈 채비를 하기 시작했다.


"이정도면, 10만 골드는 되겠지?"


****


"여깃소, 하루치 방값과 음식을 전부 계산해서 50실버요. 1골드를 내겠으니 거슬러주시오."


칼린은 방에 있던 마론과 자신의 짐을 모두 빼고는 카르만의 짐을 지금은 주인 없는 사라의 방으로 옮겨놓고는 방값을 계산하고 있었다.


"그리고 가벼운 도시락하나를 싸주시겠습니까?"

"1골드요? 잠시 만요... 여기 30실버입니다. 잠깐만 기다리세요."

"알겠습니다."


잠시 아줌마가 식당으로 들어가 음식을 연성하는 동안, 마론은 창가자리에 앉아서 사라가 납치당하기 전에 보고 있었던 내성을 바라보고 있었다.


"카르만 어쩌려나?"

"글쎄요. 아무래도 단순한 주종관계는 아닌 것 같았는데... 찾기 전에는 돌아오지 않겠죠."

"그 역시도 정때문인가?"

"그렇겠지요."


도시락을 받아들고도 입이 심심한지, 마론은 5실버짜리 애들처럼 사탕을 하나 입에 물고 길을 나섰다.


"... 그 나이에 사탕이라니요."

"왜? 그럼 안 되냐?"

"뭐. 원래대로 돌아왔으니까, 그건 좋은 것 같습니다만……. 도대체 왜 지금은 감정 동조를 저에게 사용하지 않습니까? 그러면 엄청난 쪽팔림을 이해하실 수 있으실 텐데요!"


마론과 칼린은 당당하게 동쪽 자치구역 중앙광장이 어렴풋이 보이는 대로를 따라 걸어가기 시작했고, 그러자 주변에서 수근수근대기 시작했다.


"어머머 저기 저 남자들 봐봐. 생긴 거는 평범하게 생겼는데 손잡고 다녀……."

"게다가 저 남자는 애들이나 먹을 만한 막대사탕을 먹고 있잖아……."

"설마 그건가?"

"어머 어머."

"어머나."


"...으으으……. 못해먹겠습니다!"


칼린은 마론의 손을 뿌리친 채 뛰어가기 시작했고, 마론은 그저 관심 없다는 듯, 사탕을 맛있게 먹으면서 생각했다.


'감정이나, 마음이나... 늘 장점만 있는 건 아닌 것 같단 말이지…….'






꼬릿말은 또 뭐죠?


작가의말

야호 연참대전 마무리! 자축파티라도 해야되나 거참.

휴식은... 아직정하진 않았지만...

필요하다면 내일 공지사항에 띄우도록하겠습니다.

2013년 3월 30일 9시 7분에 마지막조각이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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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3-3. 교차하는 4개의 신념 +3 13.05.06 295 7 14쪽
33 3-2. 교차하는 4개의 신념 +3 13.04.24 316 5 14쪽
32 3-1 교차하는 4개의 신념 +3 13.04.19 377 2 12쪽
31 2부를 마무리 짓고. +1 13.04.19 262 2 5쪽
30 2-13.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3 13.04.13 324 3 11쪽
29 2-12.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4 13.04.10 330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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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10.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2 13.04.04 293 2 14쪽
26 2-9.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1 13.04.03 295 2 13쪽
25 2-8.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3 13.04.02 405 3 12쪽
» 2-7.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3 13.03.30 336 6 10쪽
23 2-6.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1 13.03.29 336 2 14쪽
22 2-5.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5 13.03.28 297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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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2-3.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3 13.03.26 357 5 9쪽
19 2-2.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1 13.03.25 379 2 11쪽
18 2-1.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2 13.03.23 424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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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15.성녀 전쟁의 시작 +3 13.03.21 826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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