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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이여 회개하라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마지막조각
작품등록일 :
2013.03.03 21:28
최근연재일 :
2013.06.12 23:32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17,329
추천수 :
156
글자수 :
214,101

작성
13.06.07 22:43
조회
265
추천
3
글자
9쪽

3-11. 교차하는 4개의 신념

머릿말이 뭐죠?




DUMMY

이른 아침이 되자마자 네이린을 신관부부에게 인수인계하버린 칼린이었다. 그는 네이린이 엄마에게 끌려서 신전안으로 들어가기 직전에 얼굴이 빨개진 채로 그를 향해 뭐라뭐라 했었지만 그는 말썽쟁이 하나를 보내게 되어서 통쾌하다는 표정을 지은 채 무시했다.


아니 애써 무시하는 척, 하고 있었다는 말이 맞는 표현이겠지.


그렇게 약간은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돌아온 그를 보고 마론은 안타까웠는지 한마디 해줬고, 그 결과 그는 더 깊은 나락 속으로 빠져버리게 되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절망에 빠진 칼린을 달래는 것으로 몬스터 산맥 안에 위치한 다크엘프의 숲까지 가는데 약 30분씩이나 지연되었다.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

"네?"

"아아, 이 거울. 키류가 말해주길...이 아니라 생각해보니까 아공간 배낭이더라고. 하인씨도 와서 봐봐요. 짜잔!"


그녀는 거울 속에서 아까 전 일레인을 떠나올 때, 여관에서 받아온 도시락을 거울에서 꺼내고 있었다.


"내가 생각해보니까 이 거울안에는 시간도 정말 느리게 흘러서, 아마 100분의 1쯤? 그래서 이렇게 도시락의 신선도를 유지시킬 수 있었지. 후후. 난 아무래도 천재인가봐."

"우음... 그거 마도시대 유물이에요?"

"응, 그렇다는데."


사라가 마차안에서 참 쓸모없는 마도시대 유물 중 하나인 타차원 아공간 거울을 꺼내서 가지고 노는 동안, 한번쯤은 해줄 법 했지만 칼린은 절망에 빠지나 안빠지나 늘 그렇게 마차를 운전하고 있었고 마론은 이제는 지정석이 되어버린 마차 지붕위에서 눈을 감은 채, 잠을 청하고 있었다.


"마도시대라..."

"왜 그러십니까?"

"그 시절엔 참 재미있었는데 말이지."


누구도 보는 사람이 없기에 억지로 웃을 필요는 없었지만, 이제는 대부분 멈춰버린 마음은 그 시절을 '즐겁다'라고 기억하고 있었다. 아무리 그 이유를 물어보아도, 자신의 마음은 묵묵부답이었다.


아무리 기억하려고 해도 기억나지 않는 인간 시절의 삶. 이제 남은 것이라곤 그 기억을 스스로 봉인했다는 사실과 그 기억은 즐거운 기억이었고 즐거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


"그 시절을 스스로 봉인한 이유라도 있을까."

"무슨... 말씀이십니까? 뭘 봉인했다는 겁니까?"


마론은 이제는 거의 습관이 되어버린 거짓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보니, 내가 신과 내기라는 번거로운 일까지 하면서 여행을 하는 진정한 목적을 말했던가?"

"으음... 일단 제가 알기로는 여신기사단 멤버들을 전부 만나서 뭘 찾고 싶다고 하신걸로 기억합니디만."


'자자, 마왕씨? 나랑 내기한번 해보지 않을래?'


이 날은 절대로 잊지 못할 것이다. 신과의 내기라...


"내 기억 중에는 아주 특이한 기억이 하나 있지. 자네도 직접 보지는 못했겠지만 알고는 있을껄? 8천년전, 마도시대를 멸망시켰던 타메론 영감말이야."


진작 이렇게 할 껄,이라는 투정과 함께 기초적인 라이딩마법을 응용해서 마차를 몰게한 후, 경청모드가 된 칼린을 바라보면서 한차례 짧게 웃었던 마론은 다시금 말을 잇기 시작했다.


"사실 그가 물리치지 못했던 한 마리의 용이 있었어."

"타메론님께서 말입니까?"

"그래, 그 역시도 완전한 마력백지화는 아니었었지."


슈마크들이 말하는 전대 마왕말고, 진짜로 전대 마왕이었던 타메론은 마론이 새로이 마왕에 등극하기 전까지 가장 강력하다고 칭송받던 마왕이었다. 특히나 항마력에 있어서는 지금의 마론조차 뛰어넘을 정도였다. 그런 그의 특성으로 인해 마법을 쓰는 존재(마법사중에서 드래곤 써클의 경지에 도달했거나 진짜 드래곤들)과의 전투에서는 무지막지한 능력을 자랑했다.


"그 능력의 정확한 능력은 '상대방의 마력을 흡수해 신체를 강화한다.'였으니까."


그런 그의 말에 약간은 이상함을 느낀듯, 칼린이 반문해왔다.


"그렇다면 타메룬님께서 질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더더욱 상대가 드래곤이였으니까요."

"그 능력에도 한계가 존재했던 거지. 강력한 능력은 대체로 무자비하지. 그의 능력은 강력한 만큼, 그의 신체한계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어."

"그럴수가..."


무엇이건 지나치면 독이 되는 법, 결국 그는 자신이 가장 자랑스럽게 여겼던 능력으로 인해서 죽게 될 위기에 처했었다.


"그... 그 다음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궁금해?"

"물론입니다! 이런 이야기는 마계에 존재하는 어떠한 역사서에도 기록되지 않은 내용이니까요. 대부분의 역사서에 따르면 타메론님은 마도시대를 홀로 평정하시고는 사라지셨다라는 뜬구름잡는 소리만 써있으니까 말이죠."


얼굴가득 짖굳은 미소를 띄우며,


"크흐흐, 이런건 혼자만 알아야지 재미있다고 생각하지 않나?"

"아닙니다! 즐거움은 나눠가지면 두배가 된다는 인간들의 속담도 있습니다!"

"그거야 인간들이고 안 그래?"

"그... 그렇게 따지자면 마론님도 인간이셨잖습니까. 어서 말해주세요. 제발입니다."

"흐음... 그렇게까지 나온다면야..."


잠깐 고민하던 마론은 손가락을 세우며 조건을 제시했다.


"그럼 앞으로 자신의 직무에 충실할 것. 이게 조건이야."

"당연합니다. 그건 제 이름을 걸고 맹세할 수 있습니다."

"그럼 얘기 끝났네, 저리가."

"예에?"


볼일 끝났다는 듯, 울상을 짓고 있는 칼린을 본척도 하지 않은채 그대로 자리에 누워버린 마론이었다. 역시 변태마왕과는 절대로 약속을 하지말라는 마계의 말이 입증이 되는 순간이었다.


"후... 후편은요?"

"니 할일에 충실한다고 했으니까, 얼렁 가서 마부역할이나 충실하게 하든가."

"그런게 어딧습니까!"


한차례 옥신각신하긴했지만, 어차피 알려줄 생각이었던 마론은 칼린의 적극적인 공세에 결국 두손두발 다 들고 말았다.


"알았어 알았어. 말해준다 말해줘."

"당연히 그러실 것이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당연하다는 듯, 신뢰로 가득찬 눈빛을 보내는 칼린을 가증스럽다는 눈길로 바라보던 그였다.


"근데 사실 말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게, 거기서부터 내 기억이 막혀있어서 말이지."


한순간, 마론은 자신이 무슨 말을 들었는지 전혀 파악하지 못한 채 자신은 아무말도 듣지 않았다는 것처럼 흔들림없이 엄청나게 기대하는 표정을 짓고 경청하는 자세를 풀지 않는 칼린을 바라보면서 한숨을 쉼과 동시에 막대기를 휘둘러 달려드는 칼린을 제지했다.


"진짜라니까? 그때 기억은 무엇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스스로 봉인시켜 놔서..."

"설마 그 스스로 기억봉인했다는게 그 기억이었습니까아?!"

"그래도 정황상 몇가지 추측해본다면, 일단 타메론 영감도 못막을 정도의 능력을 가진 드래곤이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 세상이 평화로운 걸 생각하면 분명 그 드래곤은 죽었음에 틀림이 없어. 그리고 왠지 그게 지금의 일과 관련이 있는거 같단 말이지."

"관련이요?"

"그래, 내가 그들을 만나려고 하는 이유도 그들이 마지막으로 나와 만나서 싸웟을 때 보여주었던 마음의 힘이라는 것이 내가 내 기억을 스스로 봉인해야만 했었던 이유와 관련이 있는 것같아. 아니 있어, 분명히."


결국 답답해진 칼린은 마론에게 제안했다.


"그럼 그냥 잠깐만 봉인 해제해 보죠?"

"지금 그 말, 진심이냐?"

"뭐 별일 있겠습니까?"


별 것 아니라는 투로, 그저 가볍게 던진 말이었지만 그 말이 지니는 무게는 상당했다. 적어도 마론이 느끼기엔. 그는 그 엄청난 중압감에 맞서지 못한채, 헛웃음으로 회피했다.


"허허... 그게 좀 복잡해서 말이지. 세월이 흐르다보니까 마법들이 여러개가 묶여서 지금 이 상태에서 봉인을 해제했다간 내가 내 몸에 걸어둔 모든 봉인이 날아가 버릴텐데? 그렇게 되면 참 재미있지 않겠냐?"

"그렇다면?"

"굳이 따지자면 내가 마왕즉위한 날, 그때로 돌아가게 될지도?"

"그 말씀은..."


이제껏 너무나도 자연스러워서 눈치못했던 것, 마치 공기처럼 늘 그자리에 있기때문에 소중함을 알 수 없었던 것들이 순식간에 전부 사라져버린다면 인간은 3분조차 버틸 수 없게되는 것처럼. 만약 모든 봉인이 사라진다면 그가 스스로 자신의 힘을 포기하면서 까지 경험에 의한 학습을 통해 얻은 가짜 마음또한 사라지고 어떠한 때조차 묻지 않은 마왕이 등장할 것이다.


"그러니까, 조용히 하자?"

"알겠습니다..."


마치 난롯가의 화롯불처럼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붉게 타오르는 석양을 바라보면서 마론은 말했다.


"어차피 내 인생은 저무는 해와도 같아. 그저 주관적인 생각에 불과하지만, 아무래도 나는 이번을 끝으로 사라지게 될게야. 때가 된다면, 자연스럽게 모든 것을 알게 되겠지."

"..."

"그러니 그 때가 언제일지는 모르나 올 때까지, 남은 인생을 즐길 수밖에 없지않은가?"


매일같이 장난만치는 사이지만 이럴 때만이라도, 점차 멀어져가는 자신의 주군을 바라보며 그는 진심을 다해 고개를 숙였다.


"모든 것이 로드의 뜻대로 되시길."


그 전까지는 이런 결말말고 다른 결말로 향하는 길이 있었을지도 모르겠으나, 이제는 돌이킬 수 없다. 지금 이 순간, 그 끝은 죽음뿐인 여행이 지금 막 시작되었다.


****


그 날까지 앞으로


D - 22




꼬릿말은 또 뭐죠?


작가의말

으음,  점점 스토리가 나오기 시작하네요.

하하하핫, 앞으로 더 재미있어질 전망입니다.

기대해주셔도 좋아요.

2013년 6월 7일 10시 43분 마지막 조각이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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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3-12. 교차하는 4개의 신념 +3 13.06.12 201 4 10쪽
» 3-11. 교차하는 4개의 신념 +3 13.06.07 266 3 9쪽
41 3-10. 교차하는 4개의 신념 +3 13.06.01 235 4 8쪽
40 3-9. 교차하는 4개의 신념 +2 13.05.26 212 3 11쪽
39 3-8. 교차하는 4개의 신념 +1 13.05.14 235 3 7쪽
38 3-7. 교차하는 4개의 신념 +3 13.05.13 229 2 11쪽
37 3-6. 교차하는 4개의 신념 +2 13.05.11 288 2 10쪽
36 3-5. 교차하는 4개의 신념 +1 13.05.10 810 8 8쪽
35 3-4. 교차하는 4개의 신념 +1 13.05.09 288 1 10쪽
34 3-3. 교차하는 4개의 신념 +3 13.05.06 295 7 14쪽
33 3-2. 교차하는 4개의 신념 +3 13.04.24 316 5 14쪽
32 3-1 교차하는 4개의 신념 +3 13.04.19 377 2 12쪽
31 2부를 마무리 짓고. +1 13.04.19 262 2 5쪽
30 2-13.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3 13.04.13 324 3 11쪽
29 2-12.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4 13.04.10 330 4 11쪽
28 2-11.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1 13.04.08 353 2 12쪽
27 2-10.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2 13.04.04 293 2 14쪽
26 2-9.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1 13.04.03 295 2 13쪽
25 2-8.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3 13.04.02 405 3 12쪽
24 2-7.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3 13.03.30 336 6 10쪽
23 2-6.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1 13.03.29 336 2 14쪽
22 2-5.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5 13.03.28 297 2 12쪽
21 2-4.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1 13.03.27 326 2 14쪽
20 2-3.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3 13.03.26 357 5 9쪽
19 2-2.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1 13.03.25 379 2 11쪽
18 2-1.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이자리에 섰다. +2 13.03.23 424 10 12쪽
17 Extra story-1 네번째 장례식 +2 13.03.22 491 3 30쪽
16 1-15.성녀 전쟁의 시작 +3 13.03.21 826 4 14쪽
15 1-14.성녀 전쟁의 시작 +2 13.03.20 354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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