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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나라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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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비공
작품등록일 :
2006.10.22 23:49
최근연재일 :
2006.10.22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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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9.0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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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마병(魔兵)

DUMMY

가주들이 욕하고 있던 칸은 마지막으로 기습을 성공한 모햐카 부대를 이끌고 다른 부대를 찾아 적들이 온 길을 거꾸로 따라갔다. 부대는 나눠서 출발했다. 첫날에는 정찰대가, 셋째 날에는 쟈론 부대가, 넷째 날에는 부커 부대가, 다섯째 날에는 부리 부대가 모햐카 부대는 아침 일찍 마지막 기습을 마치고 따랐다.


적들은 점점 줄어드는 부대를 인식하지 못했다. 기습은 불규칙적이고 의외적인 공격이라 적들은 방어하기 급급해서 기습이 줄거나 기습의 약하다는 생각을 못했던 것이다.


"정찰대는?"


정찰대가 만들은 길을 따라 삼일을 달리자 쟈론 부대를 만날 수 있었다.


"정찰대는 필온 마을 주변에서 대기 중입니다. 보고로는 적들은 필온 마을을 전략지점으로 이용한 것 같습니다. 남작에게서 온 질주자가 그 마을에 도착한 후에 새로운 보급대가 꾸려졌다고 합니다."


정찰대의 속도는 경악할 정도였다. 8일거리를 4일 만에 주파해내는 능력을 보였다. 거의 숲을 일직선으로 뚫은 것이다. 만약 정찰대가 전부 질주자나 도끼새를 가진 부대였다면 모르지만 두 발만으로 이룬 결과였다. 아귀들에게 영지내의 모든 도끼새가 먹히지만 않았다면 더 빨리 움직였을 것이다.


"모햐카 부대는 남아서 보급대가 오면 중간에서 탈취한다."


칸은 부리 부대, 쟈론 부대, 부커 부대를 이끌고 필온 마을로 향했다.


다시 이틀을 달려 필온 마을에 가까이 다가오자 정찰대가 찾아왔고 그들의 도움을 받아 야영을 했고 보고를 들었다.


"보급대는 하루 전에 출발했습니다. 은밀히 사정을 알아본 바에 의하면 필온 마을 외에 6개 마을에 모든 전사들이 동원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멀리 있는 5개 마을에서도 전사들이 모여들고 있어 2차 원정대를 만들고 있습니다."


"2차 원정대의 규모는?"


"대략 200여명의 전사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중에 100명은 먼저 보급대와 떠났습니다. 노예병은 보이지 않습니다."


레힐리나의 말은 의외였다. 보급대에 전사수가 많았다.


"모햐카 부대에 연락해 보급품만 탈취하고 빠지라고 해라."


"네 알겠습니다."


"마을 지도는?"


"여기 있습니다."


칸은 정찰대의 주임무를 지도 제작에 두었다. 탐색자인 레힐리나가 정찰대의 부대장인 이유였다.


"음"


필온 마을을 구성하는 요새는 비야마 요새와 같은 도시를 싸고도는 목책으로 만든 마을이 아니라 성의 개념으로 하나의 단일 건물로 이루어진 요새였다. 괴수들의 침입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요새라 외부의 침입에는 강했다.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내부에서 우리를 돕는 자들이 있습니다."


레힐리나가 말했다.


"믿을 만한가?"


"네 믿을 수 있습니다. 저희 가족입니다."


비야마 요새에서 거점을 마련하고 각 마을의 사냥터를 전전했던 레힐리나는 비야마 영지에서 가장 크고 가까이에 위치한 필온 마을에 몇 명의 가족들을 사전에 보냈었다.


"운이 좋군요."


로히나의 말처럼 운은 아니었다. 대다수 사냥꾼들의 관행이었다. 먼저 선발대를 보내는 일은 비일비재했다. 다만 대부분의 선발대들은 가모의 명령으로 돌아왔지만 레힐리나의 가족들은 레힐리나의 선견지명으로 남은 것뿐이었다. 결정적인 순간에 칸에게 인정을 받기 위한 레힐리나의 승부수 이었다.


"좋아. 공격은 새벽으로 한다. 요새의 문이 열리면 먼저 부리가 이끄는 부대가 난입해 문을 점령한다. 쟈론 부대와 부리 부대는 요새 안으로 들어가 각 지점을 점령한다. 정찰대는 주위를 살피며 외부로 도망치는 자들이 없도록 한다. 모두 조 단위로 움직인다."


"네 알겠습니다. 대장님."


300에 가까운 조직된 병사들이 100명이 지키는 요새를 기습하는 것은 쉬운 일이었다. 칸이 걱정하는 것은 승리가 아니었다. 병사들의 희생을 최소화 해야 했다.



새벽, 칼리가 겨우 잠을 청하자 경비대는 토굴을 박차고 요새의 정문으로 달렸다. 때맞춰 요새의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억지로 열리는 문은 서서히 열리다 멈추다 다시 열렸다.


"시충 같은 놈들아 뛰어!"


쟈론이 입에 거품을 물고 부대원들을 독려했지만 이번에도 부리 부대를 따를 수는 없었다. 재빠른 테헤라의 전사들은 벌써 열리기 시작한 문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정문을 장악하고 적들의 공격을 막을 준비를 해라!"


부리 부대가 정문으로 들어갈 때쯤에는 레헬리나의 침투한 가족들은 2명이 죽고 2명은 중상을 입어 더 이상 마을 경비대를 막지 못했다. 하지만 부리 부대의 신속한 움직임은 문을 여닫는 도르래를 돌려 다시 문을 닫으려는 적들 보다 빨랐다. 부리 부대의 1조는 문을 넘어마자 도르래를 향해 달려 서너 명의 경비대를 죽이고 도르래를 정령 하는데 성공했다.


때맞춰 요새 안에서도 적의 침입을 알리는 경종이 울리기 시작했다. 요새안의 모든 사람을 깨우는 시끄러운 경종 소리에 전사들뿐만 아니라 남아 있던 종사자, 노예, 어린이들 할 것 없이 일어나 뛰어나왔다. 하지만 요새를 지키던 원래의 경비대가 대부분 비야마 요새로 공격을 나갔기 때문에 수비 위치로 나오는 자들 보다는 우왕좌왕하며 부산을 떠는 자들이 훨씬 많았다.


부리 부대가 점령한 도르래를 이용해 정문이 활짝 열리자, 쟈론 부대와 부커 부대가 쏟아져 들어왔다. 사전에 계획된 대로 쟈론 부대는 좌측의 수비탑을, 부커 부대는 우측의 수비탑을 향해 달렸다. 요새의 좌우에 설치된 수비탑은 마력포가 있어 선점해야 했다.


다행이 좌측 수비탑은 마력포가 움직이기 전에 도착해 쉽게 점령했다. 하지만 우측 수비탑의 마화포(魔火砲)는 달려오는 부커 부대를 향해 어둡게 영혼을 태우는 염화(琰火)를 뿜었다.


선두에 선 3명의 전사들에게 긴 불줄기가 덮쳤다. 비명은 없었다. 처절하게 일그러진 여전사의 피부는 쪼그라들고 물집이 잡혔다. 입은 찢어져라 벌려져 비명을 질렀지만 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피부가 녹아들고 피와 몸속의 액체가 기화되어 연기가 되었다. 핏줄이 쪼그라들고 근육들이 터져 나온다. 내장이 익어서 떨어지고 허연 뼈가 보였다.


뼈조차 말할 수 없는 겁화의 고통에 녹아들었다. 두 명의 남전사도 마찬가지였다. 검은 불꽃을 맨 몸으로 받은 남전사들은 녹아서 하나의 물체가 되어 땅에서 철벅거리는 액체가 됐다. 액체처럼 녹아버린 시체의 찌꺼기들 사이로 3개의 영혼석이 사이한 빛을 뿜으며 엉커있었다. 한순가 악몽이 부대를 스쳐갔다.


'비명을 살라먹는 불꽃'


부커 부대원들은 이야기만 들었지 본적이 없었던 말을 확인했다. 영혼석을 녹이는 영혼로에서 축출한 지옥의 불꽃, 그것이 부대원들에게 침묵을 강요했다.


"저격자 저격자 어디 있어!"


부커는 정신을 차렸다. 수비탑의 마력포가 다시 움직였다. 한 번 더 마화포를 맞는다면 죽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부대원들을 겁쟁이로 만들 것이다.


휘잉!


바람을 가르는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수비탑 안에서 비명이 들렸다. 독폭시(毒爆矢)가 수비탑을 지키던 경비병을 맞췄다. 독폭시가 적병의 몸에 들어가 터지면서 독을 뿜었다. 몸의 반쪽이 터지며 독으로 중독된 녹색의 피를 흘리며 적병은 수비탑 밖으로 떨어졌다.


"진입하라 뛰어 들어가!"


수비탑의 마화포는 움직이지 못했다. 5명이 필요한 마화포를 혼자서 붙들고 있던 적병은 이를 갈고 달려드는 부커 부대원들에게 마화포를 쏘지 못했다. 한 명만 더 있었다면 어떻게든 가능했겠지만 기습에 2명밖에 없었고 또 한 명이 죽어 홀로 남자 마화포를 움직인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으악"


곧 수비탑은 점령되었고 부커 부대원들에 의해 경비병은 다진 고기가 되었다. 동료의 원한을 갚기 위해 서로 칼질을 해놔서 영혼석을 제외하고는 살점이나 뼛조각도 찾기 힘들었다. 적병은 항복이란 말도 꺼내지 못하고 죽었다.


양쪽의 수비탑이 칸의 부대에 들어오자, 적들의 반항은 눈에 뛰게 줄어들었고 항복하는 전사들이 늘었다. 남들에게 떠밀려 진격하는 몇 명의 전사들만 부대원들의 칼날 앞에 목을 떨어뜨렸다.


어느새 인가 경종 소리는 멈춰 있었다. 들려오는 소리는 함성과 무기 부딪치는 소리, 비명과, 울부짖음이었고 이도 병사들이 요새로 진입할 때마다 줄어들었다.


병사들은 마지막 보루인 요새의 중추, 아성(牙城)으로 공격해 갔다. 쟈론 부대가 아성으로 들어가는 통로에서 문을 막은 전사들과 싸우고 있을 때, 부리 부대는 아성의 내벽을 기어 올라갔다. 그리고 곧 창문을 통해 내부로 난입했다. 아성 안쪽에서 호통소리와 창칼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고 참담한 비명이 울렸다. 적병들은 쓰러지거나 항복했다.


아성 옆에 달려있는 기도당(신관은 없어도 마을에는 신에게 기도를 드리는 곳이 반드시 존재한다.)을 제외하고 모든 건물이 점령당했을 때, 헤그머의 빛이 뚜렷하게 밝아져왔다. 아성 앞의 안뜰(연병장)은 시체와 중상자들로 즐비했다. 칸은 이들을 뒤로 하고 아성 안으로 입성했다.


전투는 일방적이었다. 칸의 부대는 조직적이고 군율도 살아있었으며, 내부의 호응도 있었지만 적들은 방심했고 뿔뿔이 흩어져 저항 한번 제대로 못하고 제압당했다. 무엇보다 압도적인 수의 차이는 전투를 순식간에 끝내게 만들었다.


"부상 23명, 사망5입니다. 그리고 레힐리나의 가족이 2명 사망했습니다. 적들은 34명이 사망했고 62명이 항복했습니다. 정찰대의 보고로 빠져나간 적들은 없었다고 합니다."


칸은 엉터리 부대가 조금은 군대가 되었다는 것을 느꼈다. 병사들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날뛰는 병사들도 있었지만 자신들이 맡은 일은 완벽하게 처리했다. 적들을 기습 공격하므로 부대는 경험을 쌓았다. 서로 협력하고 발을 맞추는 법을 배우게 되었을 때, 더 이상 사냥꾼들이나 전사들의 모임이 아니라 군대라 할 수 있었다.


"수고 했다. 영혼석은 모두 수거하고 병사들은 휴식을 취하라고 해라. 단 정찰대는 계속 정찰을 한다."


"네 알겠습니다."


칸은 요새의 지휘소에서 보고를 들었다. 마을의 점령은 1시간도 안돼서 끝났다. 병력의 차이가 컸고 적들은 너무 방심하고 있었다.


칸은 지휘소에서 눈을 붙이고 있었다. 아귀의 난 이후에 칸은 단 한숨도 자지 못했다. 불가 사리할 정도로 강한 육체가 아니었다면 어디서 쓰러져야할 정도로 피곤했다. 하지만 휴식도 깊지 못했다. 밖에서 들리는 소리 때문이었다.


"내꺼야!"


"살려주세요."


"엄마!"


승리한 병사들이 적에게서 약탈을 하는 소리는 처절한 비명을 만들었다. 재물과 재화를 빼앗고 여성과 남성을 강간했다. 여성들에게 선택되지 못했던 남성들은 그동안 쌓인 욕구를 배출하기 위해 여성을 강간했고, 여성들은 전투에 참가하지 못할 정도로 어린 아이들을 뺏기 위해 동료들과 싸웠다.


그리고 약탈이 진행될 때 칸은 막지 않았다. 눈살을 찌푸리기는 했지만 전쟁이 무엇인가 모를 정도로 어리석거나 순진하지는 않았다.


부대들의 휴식시간과 약탈시간은 길지 않았다. 필온 마을 외에도 가까운 곳에 3개의 마을이 더 있었다. 필온 마을을 정리한 경비대는 모햐카 부대가 돌아오자마자 3개의 마을을 향해 달렸다. 모햐카 부대는 25명의 사망자와 보급품과 소우까지 몰고 돌아왔다.


"죄송합니다."


모햐카는 칸이 보낸 전령에 따라 치고 빠질 생각이었지만 최초 기습 때 아군이 죽자 흥분한 병사들이 전사들을 전멸시켜 버렸다. 비슷한 수의 전사들이 붙어 승리하고도 25명만이 죽은 것은 큰 전과였지만 모햐카는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모두 쉬도록 한다."


칸은 질책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희생자가 적은 것은 운이 도운 것이다. 칸은 승리를 거둔 장수를 질책할 만큼 어리석지는 않았다.


모햐카 부대와 칸은 3일 동안 마을에서 머물며 휴식과 보급을 마쳤다. 칸은 마화포의 위력에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너무 크고 무거워 이동이 불가능했다. 그리고 비야마 요새에도 더 크고 더 사정거리가 긴 마화포가 설치되어 있었다. 다만 마화포에서 쏠 마화가 영혼로가 부서지면서 공급이 안 되기 때문에 현재는 사용이 불가능했다. 삼일을 기다리는 동안 3개의 마을을 점령한 각 부대가 전리품과 포로를 끌고 돌아오기 시작했다. 전사들이 모두 빠져나간 텅 빈 마을에 당당하게 들어가 약탈하고 돌아온 것뿐이었다.


"돌아간다."


각 부대의 보고를 들은 칸은 회군을 명령했다. 병사가 30명 가깝게 줄었지만 경비대는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갔다. 빼앗은 많은 전리품과 포로들은 그들의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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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마녀(魔女) +9 06.09.08 7,701 5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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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마계(魔計) +8 06.09.08 7,601 53 19쪽
88 마계(魔計) +15 06.09.08 7,620 59 21쪽
87 마계(魔計) +12 06.09.08 7,632 46 18쪽
86 마계(魔計) +10 06.09.08 7,693 48 15쪽
85 마계(魔計) +8 06.09.08 8,116 49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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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마투(魔鬪) +8 06.09.03 7,647 54 15쪽
78 마투(魔鬪) +9 06.09.03 7,852 50 15쪽
77 마투(魔鬪) +8 06.09.03 7,957 5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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